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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동주(吳越同舟)
뒤에서 느껴지는 싸한 기운에 바로 고개를 숙이며 뒤를 돌아보는 장원형이었다. 간신히 아삼의 손을 피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상대의 경공에 기겁을 해야만 했다.
최대한 기척을 숨기고 멀리서 그 객잔만 주시하던 그였다. 한쪽 창이 터져나가면서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그곳을 벗어났다. 무림에서 일절이라고 꼽히는 제운종으로 빠져나왔지만 쫓아오는 상대의 수준이 범상치 않았다.
하지만 그 역시도 무당이 자랑하는 일대 제자 중 한 명이었다. 뒤에서 느껴지는 그 불안함에 급히 고개를 숙여서 아삼의 손을 피하고 상대의 빈 가슴에 장을 뿌렸지만 허공에서 멈춘 손에 헛바람을 집어삼켜야만 했다.
터억.
자신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을 가하는 상대의 행동에 기운을 끌어올린 아삼이 그의 손목을 잡았다. 놀란 그 모습을 살피며 허공을 거머쥔 손으로 다시 상대의 혈을 짚어 나갔지만 그 행동을 온전히 마칠 수 없었다. 이질적인 기운이 자신을 향해 날려드는 것을 느낀 그가 급히 뒤로 물러서며 기운을 끌어올렸다.
"멈추시오!"
커다란 외침과 함께 아삼을 막아서는 낯선 인영이었다. 갑작스런 다른 이의 등장에 뒤로 물러선 아삼이었지만 제운종을 펼쳤던 자를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끌어올린 기운이 그의 손으로 모여들었고 차가운 한기가 얼음 결정을 만들어내며 그의 손가락 끝에 생겨났다.
투두둑.
뒤로 물러서면서 손가락을 터는 아삼이었고 생겨난 얼음결정이 안도하던 장원형의 혈을 누르면서 터져 나갔다.
아삼이 날린 얼음결정에 혈을 제압당한 장원형의 몸이 굳어졌고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한 그가 뒤로 튕겨져 나갔다. 그리고 그런 장원형의 몸을 누군가가 받아내며 조심스럽게 아삼과의 거리를 벌렸다. 아삼을 막으러 달려들었던 낯선 자와 함께 동행 했던 다른 이가 그의 몸을 받아낸 것이었다.
짧은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지만 자신이 쫓던 자를 돕는 상대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리는 아삼이었다. 튕겨져 나간 장원형을 받아들며 물러서는 그 모습에 아삼이 다시 걸음을 옮겼지만 그런 그의 앞을 낯선 자가 막아섰다.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겨를도 없었다. 아삼은 장원형을 잡아야만 했고 상대는 그런 아삼을 막아내며 진정시켜야만 했다. 아삼의 행동을 막은 자는 혈을 제압당한 장원형의 정체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당의 검을 가진 장원형의 모습을 알아 본 그들이었다. 그런 무당의 제자가 누군가를 피해서 도망가고 있다는 사실이 의아했고 제운종을 펼치며 도망가는 그를 순식간에 따라잡으면서 제압하려는 그 모습에 놀랄 뿐이었다.
그런 그 모습을 보면서 우선은 싸움을 막아내고 남은 일들을 풀어나가자고 마음먹은 그들이었다. 같은 구파일방을 이루는 명문정파의 유대감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자의 모습에 분뢰공을 끌어올리는 아삼이었다. 순식간에 뻗은 그의 손이 앞을 막아선 자의 얼굴을 향해 들이쳤고, 그 공격에 놀란 상대가 그런 아삼의 공격을 막아냈다.
빠른 자신의 공격을 막아낸 상대의 가진 실력이 낮지 않은 것 같았다. 느껴지는 반발력도 크다는 사실에 내심 놀라는 아삼이었다. 뒤늦게 앞선 상대의 기운을 읽어내자 현지향 못지않은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더욱 큰 힘을 끌어올리는 아삼이었다.
그런 아삼의 기세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챈 상대도 가진 기운을 끌어올리며 날아드는 그의 공격을 막아내기 시작했다.
타다닥. 타다닥.
순식간에 수초를 교환한 두 사람의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어렸다.
'대단히 빠른 공격이다. 나조차도 가늠할 수 없는 빠르기라니…… 겨우 막아내는 것이 전부이질 않은가!'
아삼의 분뢰수에 놀란 상대가 더욱 빠르게 손을 놀리면서 그 공격에 대응을 했고, 그렇게 쭉쭉 뻗어오는 그의 공격을 막아내는 아삼도 언젠가 접했던 기억이 있던 그 초식에 침음을 흘렸다.
'죽엽수(竹葉手)인가? 죽엽수는…… 화산의 무공이 아닌가?'
마치 대나무의 잎처럼 계속 뻗치는 그 공격이 의아한 아삼이었다. 예전에 동생들을 만나러 화산에 갔을 때, 겪어본 경험이 있는 그 무공이었지만 지금 상대하는 자와 그때 상대했던 자와의 수준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마치 주변에 대나무가 솟구쳐 오르면서 수많은 잎을 뻗어내는 듯한 느낌에 놀라워하는 아삼이었다.
'공격 하나하나에 머금은 기운이 강력한 것을 보면…… 화산 내에서도 그 위치가 낮은 자는 아니다. 그렇다면 이들도?'
그렇게 상대하는 자의 정체에 대한 의구심을 갖는 아삼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 공격이 이어지지는 않았다. 불현 듯 허리 쪽에서 느껴지는 싸한 느낌에 급히 무영보법을 밟는 아삼이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렇게 물러선 아삼의 행동에 놀라워하며 침음을 삼키는 상대였다.
사아악.
죽엽수를 펼치면서 아삼의 공격을 막아서는 조충이었다. 생각보다 빠르고 강력한 그의 수법에 조금씩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자 검을 빼드는 그였다. 허공섭물의 묘를 이용해서 죽엽수를 펼치는 와중에 기습을 하듯 검을 뽑아내며 상대의 허리를 갈랐다. 하지만 급히 뒤로 물러서는 아삼의 행동에 간신히 그의 옷자락만 잘라낼 수 있었다.
그렇게 뒤로 물러선 두 사람이 대치하며 서로를 노려봤다. 그리고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움직임을 멈췄다.
'저 사람은…… 아영과 아호의 손윗 동기가 아닌가?'
'화산에 있던 두 아이의 사부인가? 이것 참…… 공교롭군. 결국 화산도 끼어든 것인가?'
순간 싸늘한 적막이 내려앉았다. 서로가 서로의 정체를 알고 있는 만큼 쉽게 공격을 할 수도 없었다. 하지만 그런 적막도 뒤이어 그곳에 도착한 전소평과 일련의 무리들에 의해서 깨어나갔다.
도착한 그들이 검을 빼들며 아삼과 전소평을 에워쌌고 그 모습에 미간을 좁히는 전소평이었다. 이내 기운을 끌어올리는 전소평이었지만 아삼의 제지에 그저 경계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조충도 주변을 둘러 싼, 매화검수들을 물리며 아삼을 향해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오. 이것 참…… 공교롭구려."
"……."
"흐음.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인지 물어도 되겠소? 저 사람은 구파일방을 대표하는 문파들 중에서도 무당파라고 불리는……"
- 알고 있소. 무당파의 제자라는 것을……
"……."
- 가지고 있는 검의 표식이 눈에 익으니 그것을 모르는 것이 더 이상한 일 아니겠소? 사용한 경공도 유명하지 않소?
아삼의 전심어서에 놀란 조충이 그를 바라봤다. 일전에 봤을 때는 벙어리였기 때문에 그 필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새삼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던 조충이 이내 표정을 지우면서 그를 향해 다시 물었다.
"무슨 일로…… 무당의 제자를 쫓았는지 알 수 있겠소?"
- 염탐하는 자를 추적해서 그 연유를 물으려 했음이오. 저자가 화산의 제자가 아닌 이상…… 화산에서 끼어들 이유가 있소?
"……."
날이 서린 아삼의 물음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 하는 조충이었다. 그렇게 아무런 말도 못 하는 조충을 뒤로하고 전소평을 향해 명을 내리는 아삼이었다.
점혈 당한 무당의 제자를 인계받아 오라는 말에 고개를 숙이는 전소평이었지만 앞에 보이는 자를 향해 걸어가는 그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어졌다.
"그 자를 건네주시오."
"…… 불가하다."
남루한 옷을 입고 있는 거지의 말에 인상을 구기는 전소평이었다. 남루한 옷차림과 때가 묻은 얼굴로 보아 거지라는 것은 확실했고 허리에 묶인 매듭의 수를 보고 그가 개방의 장로라는 사실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자신이 움직이고 있는 하오문과는 무림에서 하은 역할이 비슷해서 대립하고 있는 개방이었기 때문에 더욱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전소평이었다. 그런 그가 대뜸 하대를 하는 개방의 인물을 향해 위엄 가득한 목소리로 호통을 쳤다.
"너희 개방과는 관련이 없는 일이다! 경을 치고 싶지 않다면 어서 그자를 넘겨라."
"경을 치고 싶지 않다? 크크크. 오랜만에 듣는 망발이구나. 하오문에 적을 둔 씨 없는 놈아! 지금 그 동창이라는 감투로 나를 겁박하려 하는 것이냐?"
"……."
"잘 들어라. 너희 관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겠다만 그렇게 날뛰는 것도…… 흐흡."
전소평을 향해 살기를 보이며 말을 이어가던 그였지만 순식간에 쏟아진 아삼의 장력에 급히 뒤로 물러서며 그의 눈치를 살펴야만 했다.
- 우리가 관과 관련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방해하는 것을 보면…… 개방이라는 곳이 참으로 대단한 곳인가 보군.
"……."
- 어서 그자를 넘겨라. 이 일은 우리와 무당과의 일이다. 개방이라는 거지들이 낄 이유가 없다.
"허허. 동창이라는 감투를 썼다고 하여, 모든 이들이 너에게 무릎이라도 꿇을 줄 알았더냐? 그간 관과 무림이 서로 관여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먼저 깬 것도 모자라서 지금 정파를 대표하는 무당파……"
- 거지들의 씨를 말려버리기 전에 닥치고 그 자를 넘겨라.
"뭐…… 뭐라?"
개방의 장로인 송헌의 대꾸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일갈을 하는 아삼이었다. 전소평을 향해 독설을 내뱉은 그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뿐더러, 자신의 일을 방해하는 그 분을 송헌에게 푸는 아삼이 일부러 강경하게 나섰다.
- 먼저 관의 일에 끼어든 놈은 그놈이다. 그리고 내가 왜 네놈과 이런 일로 실랑이를 벌여야 한단 말이냐?
"……."
아삼의 차가운 물음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그였다. 하지만 여전히 장원형을 넘기지 않는 그 모습에 미간을 찌푸린 아삼이 전소평을 향해 전심어서를 날렸다. 의도적으로 모두가 들을 수 있도록 명을 내리는 아삼이었다.
- 전소평!
"예. 첩형."
- 너는 당장 군을 모아서 감숙성 일대의 거지들을 몰아내라. 한 놈도 살려주지 말라 이르거라. 감숙성의 거지들이 해결되는 대로 인근의 거지들을 모두 몰아낼 것이다. 황명을 거역하며 막아선 그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다. 더불어 그놈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릴 것이다.
"예. 첩형. 명 받들겠습니다."
아삼의 명에 읍을 하며 걸음을 옮기려는 전소평이었다. 그 명에 하얗게 질린 개방의 장로 송헌이 부들부들 떨고 있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조충이 앞으로 나서면서 아삼을 바라봤다.
"노기를 거두는 것이 어떻겠소?"
"……."
"송 장로가 함부로 끼어든 것은 유대가 깊은 문파에 대한 배려였을 뿐이오. 그 대응이 너무 지나친 감이 있소이다. 이렇게 감정적으로 나선다면 그 끝은 자명할 터. 노기를 가라앉히고 조금 더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어떻겠소?"
"……."
거듭되는 조충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송헌을 노려보는 아삼이었다. 그런 그의 시선을 느낀 송헌이 전소평을 향해 아직까지 점혈되어 있는 정원형을 건네며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전원형을 건네는 송헌의 모습에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아삼이었다. 그런 아삼의 모습에 어쩔 수 없이 다시 나선 조충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선 사과를 드리겠소. 미안하오. 무턱대고 그대의 일에 끼어든 것은 저희 불찰이오. 정파를 대표하는 문파의 제자라 우선 그 다툼을 말리고 말을 해보자고 생각한 것이오. 다급한 마음에 앞뒤 가리지 않고 이리 끼어들었소."
- 되었소. 이만 돌아가는 것이 좋겠군.
조충과 대하는 것이 불편한 듯 시선을 돌린 아삼이 전소평을 바라봤고, 정원형을 둘러멘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곳을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목소리에 다시 움직임을 멈춰야만 했다.
아무런 말도 없이 지켜보던 개방의 장로 송헌이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대들이 쫓는 자들이 지금 무림에서 움직이는 여러 문파들의 목적과 관련이 있는 자들이라면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네."
"……."
"잘못하면 그들을 벌하기도 전에 여러 문파들의 공분을 살 것이야. 아무리 관이라고 하나 그 많은 문파들을 상대로……"
- 다시 한 번 주제를 알지 못하고 지껄인다면, 이 명에 거지들의 자리는 없을 것이다.
"……."
다시 이어지는 아삼의 싸늘한 전심어서에 입을 다무는 송헌이었고 그런 송헌의 모습에 쓰게 웃은 조충이 아삼을 향해 입을 열었다.
"송 장로가 한 말이 사실이오? 그것과 관련된 일이라면…… 우리 화산도 무관하지 않는 일이오. 더군다나 지금 모여들고 있는 문파들의 수도 적지 않을 터인데…… 따로 생각이 있으시오?"
"……."
자신의 물음에 답을 하지 않는 아삼의 모습에 표정을 굳히는 조충이었다. 지금 그가 보인 강경한 모습만으로는 모여든 무인들과 관이 부딪친다는 것이 기정사실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관과 무림이 충돌하면 큰 참사가 벌어질 것이 불 보듯 뻔했고 화산도 그 일에 자유로울 수 없었기 때문에 사전에 그 일을 막아야겠다고 여기는 조충이었다.
아직까지 표정을 풀지 않는 아삼의 모습에 조충이 어쩔 수 없이 그를 향해 전음을 보내며 의중을 물었다.
- 혹시나 해서 건네는 말이오. 제자로 들인 두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강경하게 나서지는 않았으면 좋겠소. 그 아이들도 이제 무림에 적을 뒀으니…… 그것에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것이오. 이미 이곳에 많은 무인들이 몰려오고 있소. 모두 자파의…… 비전을 되찾기 위함이오. 쉽게 포기할 인사들이 아니니 그대로 부딪치는 것보다는 차라리 서로 도우며 일을 해결하는 것이 어떻겠소?
- 서로 협력을 하자는 말이오?
조충의 제안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충을 바라보는 아삼이었고 그런 아삼을 향해 전음으로 자신의 뜻을 이어가는 조충이었다.
- 말 그대로요. 어차피 관에서 상대해야 할 자들도 우리가 쫓던 자들이 아니오? 괜히 관과 무림이 부딪쳐서 그들에게 틈을 보이느니……
- 말은 쉬우나 그게 가능하다 생각하시오? 서로의 목적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같은 배를 탄단 말이오?
불가하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젓는 아삼이었고 그런 아삼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단호히 말하는 조충이었다.
- 원수도 목적을 위해서는 손을 잡는다고 하였소. 하물며 원수지간도 아닌데 한 배를 타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소? 그대만 동조해준다면 다른 문파들은 내 알아서 설득해 보겠소.
조충의 전음에 미간을 찌푸리는 아삼이었다. 이내 고심하던 그가 결심을 내린 듯 조충을 향해 전심어서로 자신의 뜻을 전했다.
- 좋소. 따로 연통을 주시오.
모여드는 무림의 여러 문파들을 뒤로하고 움직이는 것도 생각해보는 아삼이었지만, 그 반발을 무마시키는 것도 힘이 들어보였다. 차라리 그들을 모아놓고 경고라도 하는 것이 좋다고 여기는 그였다. 더군다나 화산에 있는 두 동생들도 걱정을 해야만 했다.
그놈과의 약조를 떠올리며 씁쓸해 하는 아삼이었다. 우선은 다른 문파들과 만나보고 나서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 승낙하는 그였다. 그런 자신의 전심어서에 고개를 끄덕이는 조충을 뒤로하고 사로잡은 정원형을 대동한 두 사람이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따로 연통을 넣어서 만남을 주선해야겠소. 개방이 다시 도움을 줘야 할 것 같소."
"흐음. 알겠소. 따로 연통을 넣으리다. 그나저나…… 너무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오. 거지들을 치우라고 명을 내리던 그 모습은……"
새삼 아삼의 모습을 떠올린 송헌이 말을 잇지 못 했다. 이미 아삼의 직위와 막강한 권한을 잘 알고 있는 그였다. 그 직위도 직위였지만 자신을 향해서 뿜어지는 살기와 기운 또한 예사롭지 않았다.
온 몸을 짓누르던 그 강력한 기운을 떠올리던 그의 표정이 어느새 딱딱하게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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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