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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쌍조(一箭雙鵰)
가볍게 내지른 주먹에 피를 뿜으며 나가떨어지는 황세웅이었고 그 모습에 황보완이 어리둥절해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행동에 이상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비록 황보세가의 망나니라고 불리던 그였고, 어미를 닮아 성정이 거칠었지만 그렇다고 아예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당연히 막아낼 거라고 생각하고 뻗어낸 주먹이었다.
어려서부터 늘 자신의 밑에서 비굴하게 굴었던 놈이 금의위라는 감투를 쓰고 나대는 것이 못마땅했기 때문에 그만 참지 못하고 욱해서 나선 것이었다. 이미 그의 뒤에는 황보가와 당가가 있으니 이런 일 정도야 응당 무마시킬 수 있을 것 같았지만, 황세웅이 보인 모습은 흥분한 그로서도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무슨 수작이지? 그래도 금의위라는 놈이 이런 가벼운 주먹에 피를 뿜고 나가떨어지다니? …… 이놈이 나를 능멸하려 함인가?'
황세웅이 일부러 자신을 곤란하게 만들려는 듯 수작을 부린다고 생각하는 그가 더욱 노기를 터뜨리려 했다. 하지만 갑자기 들려오는 아삼의 전심어서에 어리둥절해하며 주변을 둘러봐야만 했다.
표홀한 신법으로 비호처럼 날아든 아삼이었다. 제법 먼 거리를 경공으로 날아든 그는 일부러 무공을 온전히 드러내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 정도로 수준이 높은 경공이었고 그렇게 달려든 그가 어리둥절해 하는 황보완을 향해 움직였다. 그리고 움켜쥔 황보완의 주먹을 틀어쥐며 그 앞을 막았다.
"크윽."
느껴지는 아삼의 완력에 고통스러운 듯 신음을 흘리는 황보완이 인상을 구기며 갑자기 나타난 상대를 바라봤다. 앳된 얼굴로 보이는 하얀 얼굴을 가진 낯선 자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고 그 사실에 놀란 마음보다 불쾌한 마음이 더 컸다.
이내 아삼의 손에 잡힌 주먹을 빼내려는 그였지만 단단하게 움켜쥔 그 손을 쉽게 벗어날 수는 없었다.
"네놈은 또 무엇이냐?"
불쾌하다는 듯 화를 내며 아삼을 향해 다른 주먹을 뻗는 그였다. 우선은 이렇게라도 아삼의 손을 빠져나가려는 황보완이었고 그런 그의 행동을 반기는 아삼이었다.
날아든 주먹을 너무나 가볍게 막아낸 아삼이 발을 내지르며 그의 가슴을 후려쳤다. '뻐억'하는 소리와 함께 아삼의 발에 가슴을 얻어맞은 황보완이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뒤로 튕겨져 나갔고, 그의 입에서는 붉은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이전에 황세웅이 보인 모습과 비슷한 모습으로 뒤로 날아가는 황보완이었지만 얼굴을 찌푸린 그 모습은 황세웅에 비해 더 고통스러운 듯 보였다.
이상하게 전개되는 상황에 모두의 시선이 갑자기 나타난 아삼을 향해 있었다. 그때, 튕겨져 나가는 황보완의 등을 받치며 그를 받아주는 사람이 나타났다. 하얀 머리를 곱게 빗어넘긴 녹색 경장을 입은 자가 앞으로 나섰고 황보완을 받아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자중하고 있어라. 누가 함부로 나서라고 하더냐?"
"크윽. 송구합니다."
그의 상태를 살피며 꾸중을 하는 사내였고 그의 말에 순한 양처럼 대꾸하는 황보완이 절뚝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천천히 그 모습을 살피던 그 사내가 아삼을 향해 시선을 옮겼다. 서로가 서로의 눈을 확인하는 두 사람의 행동에 모두가 숨을 죽여 그들을 바라봤다.
녹색 경장에 하얗게 샌 머리를 가진 사내는 키가 컸지만 풍채가 좋지는 않았다. 비쩍 마른 듯한 체구를 지녔지만 그 눈은 위로 치켜 올라간 것이 상당히 신경질적인 성격을 가진 듯 보였다.
서로가 천천히 외형을 살피기 시작했고, 이내 무거운 침묵을 깨고 사내가 앞으로 나서면서 아삼을 향해 입을 열었다.
"사천에서 이런 병력을 움직이면서 우리 당가에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는 연유가 무엇이오?"
- 대 명의 관이 그런 것을 따로 보고하고 움직여야 한단 말이냐?
"……."
아삼의 대꾸에 당인평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어린 자의 말투가 마치 자신을 아래로 깔고 보는 듯한 느낌이 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오만하게 치켜뜬 아삼의 눈이 거슬렸지만 애써 화를 가라앉힌 그가 다시 말을 이어갔다.
"이 사천에 공헌한 바가 적지 않은 우리 가문이오. 최소한 지금까지는 군을 움직이려고 할 때, 자그마한 언질 정도는 줬다 이 말이오. 그것이……"
-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다. 일개 문파 따위에게 시시콜콜 보고를 하고 움직인다니 이곳 사천도 썩을 대로 썩었군.
"……."
- 무엇하는가? 어서 데리고 온 자들을 물려라!
강압적인 아삼의 태도에 당인평의 얼굴이 붉게 변했지만 애써 화를 참아내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 모습에 얼굴을 굳힌 아삼이 뒤를 돌아보며 수하들을 향해 전심어서를 날렸다.
- 어서 이들을 치워라. 한낱 문파가 어찌 관의 일을 방해한단 말이냐?
"…… 예."
아삼의 호통에 뒤늦게 당가의 사람들을 향해 움직이는 그들이었다. 하지만 채 걸음을 떼기도 전에 앞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살기에 움직임을 멈춰야만 했다.
살갗이 저릴 듯한 그 살기와 함께 바로 앞에서 느껴지는 그 기운을 확인한 아삼의 얼굴에 미미한 미소가 걸렸고 이내 그 표정을 지운 그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앞을 바라봤다.
당인평이 살기를 뿜어내며 아삼을 노려보고 있었다. 이미 붉어진 얼굴은 그의 노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려주었고 그의 얼굴을 확인한 아삼이 오히려 호통을 치며 그를 꾸짖듯 말했다.
- 감히 일개 문파 나부랭이가 대 명의 군과 대적하려 함이냐!
모두에게 꽂혀드는 아삼의 전심어서에 뒤에서 지켜보던 당가의 무인들이 분기를 터뜨렸다. 그리고 그런 그들을 대신해서 살기를 뿜어내던 당인평이 아삼을 죽일 듯이 노려보며 그에게 전음을 보냈다.
- 문파 나부랭이라니…… 우리 당가를 무시하는 것이오?
- 갑자기 전음을 보내는 연유는 뭐지?
- 이미 그 도를 넘어섰소. 아무리 군을 등에 업고 있다고 하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 당가를 무시한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오.
- 그래서 어쩔 텐가? 그 어리석음을 꾸짖어 줄 텐가?
- 그 뜻이 완고한 것 같으니 이쯤에서 물러나겠소. 이대로 우리를 보내 주시오.
"……."
당인평의 말에 아무런 말도 잇지 못하는 아삼이었다. 생각처럼 되지 않는 상황에 미간을 찌푸린 그가 당인평을 바라봤다. 그래도 나이는 허투루 먹은 것이 아닌지 꽤 현명하게 행동을 하는 그였다.
'일부러 도발하는 모습을 보였건만……'
씁쓸해 하는 아삼이었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이내 기가 찬다는 듯 비릿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그가 당인평을 향해 다시 전심어서를 날렸다.
- 이미 손을 쓴 네놈들이 아니더냐? 저기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금의위가 보이지 않는 것이냐?
- 지금 나랑 농을 하자는 것이오? 그런 어쭙잖은 공격을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는 것이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오? 어찌 삼류 무인도 눈치 챌 짓거리를 금의위가 한단 말이오?
- 쓰러진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좋다. 그렇다면 저놈을 두고 물러나거라. 그렇다면 내 당가라는 이름을 봐서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주겠다.
"……."
아량을 베푸는 듯한 아삼의 말에 당인평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최대한 화를 억제하는 모습을 보이는 그였지만 끓어오르는 분기를 누를 수 없었는지 다시 살기를 쏟아내는 그였다. 하지만 그런 당인평의 살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아삼이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은 당인평이 살기를 누그러뜨리며 무표정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아삼을 향해 전음을 보냈다.
- 저 아이 또한, 당가와 연이 닿아 있으니, 쉽게 내줄 수 없소.
- 그럼 불가하다. 모두가 순순히 오라를 받아라.
- 정녕 우리 당가와 척을 지려 함이오?
- 대단한 자부심이군. 일개 문파 나부랭이가 대단한 위세구나. 사천에서 이름을 떨친다고 하여 네놈들의 가문이 대단하다고 여기는 것이더냐? 이 상단을 정리하고 난 이후에, 네놈들의 비리까지 척결할 것이다. 그 시기를 앞당기고 싶거든 지금 날뛰어 보거라.
싸늘한 아삼의 전심어서에 결국 참았던 노기를 터뜨리는 당인평이 이를 갈며 그를 노려봤다.
- 네놈이 실성한 것이냐! 알량한 직위를 믿고 날뛰는 것이라면 그만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 후훗. 네놈 눈에는 이 병력들이 보이지 않는단 말이냐?
- 모두가 우리 당가를 왜 두려워하는지 아느냐? 네놈이 믿고 있는 병력들까지 위협할 만한 것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네놈 정도는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일 수 있으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어서 군을 물려라.
살기를 뿜어내며 의중을 드러내는 당인평의 전음에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아삼이었다. 이내 뒤를 돌아보는 그가 남은 병력들을 향해 명을 내렸다.
- 모두 추포하라. 감히 관에 대적하려 들다니, 내 친히 당가라는 곳을 벌할 것이다.
아삼의 명에 뒤에 시립해 있던 병력들이 움직였다. 그리고 그 모습에 당인평이 기운을 끌어올리며 아삼을 향해 은밀한 기운을 날렸다.
은밀히 날아오는 이질적인 기운에 미간을 찌푸린 아삼 역시 기운을 끌어올렸다. 살갗이 화끈한 것이 당가가 자랑하는 독이라는 것을 확신한 그였고 끌어올린 규화보전의 기운을 뿌리며 대응하자 은밀한 기운이 터지며 공기 중으로 독이 흩날렸다.
"크흡."
흩어지는 독이 당가를 향해 걸음을 옮기던 병력들을 뒤덮었다. 비산하는 독에 고통스러워하던 자들이 그대로 주저앉으며 흡입한 독을 다스렸고 그 모습을 확인한 아삼이 당인평을 노려봤다.
- 독을 쓴 것이더냐? 끝내 당가가 관을 대적하려 함이렷다?
- 잔말 말고 목을 내놓거라. 이놈!
자신을 향해 암기를 뿌리는 당인평의 모습에 아삼의 얼굴에 만족할 만한 웃음이 지어졌다. 그 웃음에 위화감을 느끼는 당인평이었지만 이제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은밀히 중독시키려 했건만……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저놈을 죽인 이후에 병력을 물리고, 당가를 위해 내 목을 내놓을 것이다.'
스스로 의지를 다지며 기운을 끌어올리는 당인평이었다. 천둥벌거숭이 같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어린놈을 없애면 남은 일들은 가문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였다. 끌어올린 기운과 함께 품에 손을 가져간 그가 큰 소리로 외쳤다.
"거리를 벌리고 물러서거라!"
쩌렁쩌렁 울리는 당인평의 말에 뒤에 시립해 있던 당가의 무인들이 급히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에 아삼 역시 손을 들어 올렸고, 근처에 있던 병력들이 급히 거리를 벌리며 안전한 곳으로 움직였다.
따로 떨어진 두 사람이 서로를 노려봤지만 그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품에 손을 넣은 당인평이 무언가를 꺼내들며 공중에 뿌리자 검붉은 가루가 순식간에 그의 주변을 뒤덮었다.
바람에 조금 날리는 그 가루에 미간을 찌푸린 아삼이 기운을 더 끌어올리며 그를 주시했다. 독을 사용하는 무인은 이번에 처음 만났기 때문이다. 그만큼 독을 제대로 사용하는 자들의 수는 적었고 부딪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설렘에 긴장한 듯 손을 털어내는 아삼이었고 그 모습을 확인한 당인평이 공중에 뿌린 가루를 후려치며 기운을 뿜어냈다.
장력을 쏟아내는 모습이었지만 그 모습은 생소했다. 뿌려놓은 독들이 그의 주위를 배회하는 듯 날아다니고 있었고, 그 뭉친 독에 장력을 뿌리자 허공을 격한 장력이 길게 늘어지며 아삼을 향해 날아들었다.
파앗.
날아든 장력을 분뢰수로 쳐낸 아삼이었지만 흩날리는 독가루에 인상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몸에 내려앉은 검붉은 가루가 입고 있던 의복을 녹이며 안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다. 그 사실에 놀란 아삼이 다급히 기운을 뿜어냈고 그의 몸에서 뻗어 나온 기운들이 파고들던 가루를 날려버렸다.
"흥! 제법이구나. 이쯤에서 무릎을 꿇고 죄를 청한다면 없던 일로 해줄 수도 있다."
자신을 향해 외치는 당인평의 말에 코웃음을 치는 아삼이었다. 이내 기운을 끌어올린 그가 무영보법을 밟으며 그를 향해 들이쳤고 분뢰수를 뿌렸다. 하지만 그 공격을 맞이하는 당인평의 얼굴에는 싸늘한 미소가 걸렸다.
비웃는 듯한 그 미소와 함께 움직이지 않던 그가 다시 장력을 뿌리자, 검붉은 독을 머금은 장력이 달려드는 아삼을 향해 날아갔다. 현란한 움직임으로 그 장력을 피한 아삼이 장력을 뿌리며 당인평의 주변에 있는 독들을 날리려고 했지만, 쏟아지는 장력에도 당인평의 주위에서 흐트러지지 않는 독이었다.
안으로 파고들면 그 독들이 아삼의 움직임을 방해했고, 거리를 벌리자니 독을 품은 장력을 쏟아내는 당인평이었다.
'당가의 무인들을 상대하기 꺼려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군.'
어떻게 보면 치사하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꽤 효율적인 모습이었다. 그 사실을 확인하며 쓰게 웃은 아삼도 천천히 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점점 더 거대해지는 아삼의 존재감에 비웃던 당인평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이…… 이런 기운을…… 저 어린놈이 어떻게?'
또래에 비해서 높은 무공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던 당인평이었다. 혜광심어는 아닌 이상한 방법의 전음을 사용하는 것이 의아했지만 단지 그것뿐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느껴지는 기운이 간신히 절정을 넘었다는 것을 이미 확인했던 그였기 때문에 자신보다 더 큰 기운을 뿜어내는 아삼의 모습에 놀란 듯 그를 바라봤다.
그리고 기운을 뿜어내는 아삼의 주위가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다.
차아악.
내뻗는 걸음에 주변의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했고 그의 발끝에서부터 서리가 내린듯 차가운 결정들이 주변을 잠식해 내갔다. 그 심상치 않은 기운과 한기에 다시 장력을 뿌리는 당인평이었지만 채 아삼에게 닿기도 전에 무언가에 막혀서 깨져나갔다.
"호…… 호신강기?"
아삼의 주위에 어린 투명한 막에 그가 쏟아낸 검붉은 장력이 터지면서 독가루가 흩날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부딪친 강기와 함께 흩어지던 가루들이 그대로 얼어붙으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더 이상 제 역할을 다하지 못 하는 독들이었고 그 모습에 경악하는 당인평과 당가의 무인들이었다.
"어…… 어떻게 이럴 수가!"
경악하는 당인평이 다시 독을 품은 장력을 쏟아내고 암기를 뿌렸지만 아삼의 몸에 생채기 하나 낼 수 없었다. 주변을 막아서는 호신강기와 차가운 기운에 모든 것이 무용지물이었다. 그리고 그의 공격이 주춤하는 것을 확인한 아삼이 무영보법을 밟으며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당인평의 주변을 가득 채우던 독가루들이 아삼이 다가서기가 무섭게 떨어져 내렸다. 모두가 얼어붙어버린 듯 바닥으로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고, 뒤늦게 당인평이 기운을 끌어올리며 그것들을 통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차가운 기운이 주변을 가득 채웠고 그런 그의 정면으로 아삼의 분뢰수가 뻗어졌다.
퍼엉.
어쩔 수 없이 분뢰수를 막아내는 당인평이었지만 파고드는 한기에 몸을 떨어야만 했다. 파고든 한기를 떨쳐내야 했기 때문에 남은 기운을 끌어올리는 그였다. 하지만 다시 이어지는 아삼의 공격에 계속해서 공격을 막아내야만 했고, 결국 몸 안에서 날뛰는 한기의 영향으로 느려진 그의 몸에 아삼의 분뢰수가 틀어박혔다.
"장로님!"
피를 흘리며 떨어져 나가는 당인평의 모습에 모두가 놀라며 그를 불렀다. 하지만 다시 그를 향해 달려드는 아삼이었고, 날아드는 그의 분뢰수에 당인평의 얼굴에 그늘이 지어졌다. 자신이 의도했던 것처럼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린놈의 무공이 이정도 일 줄이야…… 나 때문에 우리 당가가……'
낙심하는 그의 두 눈에 아삼의 하얀 손이 가득 들어왔다. 이내 그의 가슴을 향해 날아드는 그 공격에 체념한 듯 눈을 감는 당인평이었지만, 들려오는 소리에 다시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멈추시게!"
쉬이익.
사자후처럼 주변을 가득 울리는 경고음과 함께 들이치는 아삼을 향해 암기가 날아들었다. 거력이 깃든 그 암기를 확인한 아삼이 누군가 잡아당긴 듯 뒤로 미끄러지면서 물러섰고 그 앞에 박힌 암기가 바닥을 터뜨리며 박혀들었다.
그리고 그 공격을 확인한 아삼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당가의 가주가 이제야 나타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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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