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169화 (169/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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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얽힌 인연

    검은 복면을 뒤집어 쓴 사내들이 멀리서 수리상단의 현판이 걸린 건물을 바라봤다. 이제 축시로 넘어가는 시간, 이미 주변은 돌아다니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산했고 그 상단을 지키면서 서있던 관군들도 모습을 감춘지 오래였다.

    비장한 눈빛으로 그 건물을 바라보던 복면인들이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 선 사내를 필두로 모두가 바닥을 박차며 걸음을 옮겼다. 이내 가볍게 건물의 담을 뛰어넘으며 안으로 들어서는 그들이었고 어두웠던 상단의 앞마당에는 달빛에 비친 검은 그림자만 모습을 보였다.

    앞마당을 지나쳐서 상단의 건물 안으로 들어선 복면인들이 주변을 살피며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몰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그들의 눈은 살기로 번뜩였다.

    한 놈도 살리지 말라던 명을 떠올리며 들어선 그들이었다.

    푸욱.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잠들어 있는 자들을 향해 검을 찔러 넣는 복면인들이었지만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뭔가 잘못 됐다!'

    급히 이불을 들추며 안을 확인하는 복면인이었고 그 안에 목침과 뭉친 이불이 들어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미간을 찌푸렸다. 여기저기에서 비어있는 방 안을 확인하면서 무언가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그들이 빠르게 밖으로 뛰쳐나왔다.

    그들이 뛰쳐나옴과 동시에 새하얀 빛이 번뜩였다. 달빛을 받아 번뜩인 검광에 뛰쳐나온 자의 목이 바닥을 굴렀고 이질적인 소리에 모여든 복면인들의 눈에 검을 늘어뜨린 누군가가 모습을 보였다.

    "현지향?"

    살기 어린 눈으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한 사내의 모습에 놀란 복면인이 얼떨결에 그 이름을 내뱉었다. 그리고 싸늘한 현지향의 눈빛에 침음을 삼켜야만 했다.

    '어차피 각오한 일이었다. 저자가 고수라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으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다만,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알고 상단에 있는 자들을 모두 대피시켰는지……'

    마치 정보가 새어나가기라도 한 것처럼 너무나 적절한 대응이었고 그 사실이 의아한 복면인이었다.

    그들이 상단의 주변에 나타나자마자 이상함을 느낀 아삼이었다. 때 마침, 현지향과 독대를 하고 있던 아삼이 이상함을 느끼고 그와 전소평을 시켜서 은밀히 상단에 거주하는 자들을 한 곳으로 불러들였다.

    그들이 모인 곳을 지키는 전소평과 아삼이었고, 그들의 상단주인 현지향을 그 복면인들에게 내보냈다.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처럼 그 일을 풀어낼 사람은 현지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아삼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느낀 현지향이었고 이렇다 할 무인이 없는 상단을 찾은 낯선 자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 그였다.

    "웬 놈들이냐?"

    싸늘한 목소리로 묻는 현지향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섞여있었다. 그 사실을 눈치챘는지 긴장한 듯 마른침을 삼키던 그들이 그의 주변을 에워쌌고 그런 그들의 움직임에도 가만히 그들을 주시하는 현지향이었다.

    자신을 둘러싼 자들을 보면서 억눌렀던 살기를 터뜨리는 현지향이었다. 그런 그의 몸에서 가공할 만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고수라는 말을 미리 전해들은 복면인들이었지만 막상 그를 마주하자 엄청난 중압감이 몸을 짓눌러왔다. 그 무거운 기운에 몇몇 복면인들이 식은땀을 흘리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염두에 두고 들어선 우리다. 저자를 죽이기 위해서 움직인 이상…… 반드시 죽인다.'

    살갗을 찌르는 듯한 살기가 주변을 가득 메웠고 그런 살기를 받아내며 주변을 둘러보는 복면인이었다.

    - 나와 남은 세 천인장은 앞에 있는 현지향을 상대한다. 바타이! 너는 남은 인원을 이끌고 상단에 숨은 자들을 없앤다.

    전음으로 명을 내린 그가 주변을 둘러보며 큰 소리로 외쳤다.

    "남은 자들은 다른 놈들을 찾아서 처리해라."

    그들의 수장으로 보이는 자들의 명에 다른 열한 명의 복면인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일부러 따로 보내는 수하들을 향해 소리치는 사내였다.

    상단에 남은 자들을 처리하라는 명을 크게 내뱉은 이유는 그렇게 조금이라도 현지향의 신경을 분산시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런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동요를 보이지 않는 현지향이었다. 이미 아삼과 전소평이 그들을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 조차도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분이시다. 내 생각이 맞는다면…… 상단에 있던 사람들은 안전할 터. 대신 그들을 언급한 네놈들을 용서하지는 않겠다.'

    별다른 모습을 보이지 않은 채 냉정한 모습을 유지하는 현지향이었다. 그 모습에 생각했던 것보다 희생이 클 거라고 예상한 복면인이 얼굴을 구기면서 바닥을 박찼다.

    "죽여라!"

    먼저 행동하며 소리치는 복면인이었다. 거리를 좁힌 그가 현지향을 경시하지 못하고 처음부터 강한 공격을 찔러 넣었다.

    단 한 번의 내지름이었지만 섬광이 번뜩였고 강력한 검기가 쏟아졌다. 그렇게 빠르게 다가오는 검을 쳐내며 상단의 자세를 유지하는 현지향이었다.

    채앵.

    부딪치는 금속음과 함께 뒤로 물러서는 복면인의 얼굴이 구겨졌고 무표정한 얼굴의 현지향이 다른 복면인의 검을 쳐내기 시작했다.

    '흐음. 독특한 검법이군. 저런 자세는 처음인데……'

    멀리서 현지향의 모습을 바라보던 아삼이 흥미롭다는 듯 그를 바라봤다. 머리 위로 들어 올리는 그의 검은 하늘을 찌를 듯 세워져 있었고 복면인이 다가올 때마다 빠르게 휘둘러졌다. 그렇다고 중심을 잃지는 않았다. 내려치는 즉시, 다시 자세를 회복하며 계속해서 그 자세를 유지했다.

    '독특하군. 커다란 보름달이 뜨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군. 죽은 당가의 시체에 새겨진 검흔이 저런 식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현지향을 의심할만하겠어.'

    검 끝에 실린 힘도 적지 않다는 것이 느껴졌다. 내려치는 그 검로가 단순했지만 빠르면서 강해 보였다. 그렇다고 그 흐름이 끊기지도 않았다.

    콰아앙.

    계속해서 달려드는 복면인들이 귀찮았는지 힘을 끌어올리는 현지향이었고 거친 폭음이 터져 나오면서 가슴이 갈린 복면인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필두로 거친 싸움이 시작됐다.

    - 이 전각을 지켜라. 나는 다가오는 놈들을 상대하마.

    "예."

    아삼의 전심어서에 호기롭게 외치는 전소평이었지만 다가오는 자들의 수준이 보통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할 수 있었다. 잠깐 스치는 불안함과 함께 언제라도 출수할 수 있도록 비도를 꺼내며 기운을 끌어올리는 그였지만 이어지는 모습에 괜한 기우였다는 것을 깨달으며 놀란 눈으로 아삼의 모습을 바라봐야만 했다.

    언제 나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은밀한 움직임이었다. 순식간에 상대의 뒤를 점한 아삼이 복면인을 향해 손을 뻗었고 점혈 당한 복면인이 그대로 굳은 채 눈동자를 굴렸다. 그렇게 무너지는 자를 뒤로하고 다른 자들을 제압하는 아삼이었지만 상대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뒤늦게 아삼의 움직임을 눈치채고 그를 향해 검을 찔러 넣는 그들이었다. 하지만 채 그들의 검이 닿기도 전에 물러선 아삼이었고 그들의 검은 동료를 꿰뚫었다.

    섬뜩한 파열음과 함께 그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동료를 죽였다는 죄책감보다는 앞에 선 상대를 처리하지 못했다는 모멸감이 더 큰 것 같았다.

    곧 기운을 끌어올린 그들이 아삼을 향해 다시 검을 내질렀다. 이미 제압당한 두 명과 죽은 한 명을 제외하고 일곱 명의 복면인이 그의 방위를 점하며 검과 도를 내질렀지만 그들의 검은 일제히 허공을 갈랐다.

    다시 그들 뒤에 나타난 아삼의 모습에 헛바람을 집어삼키는 복면인이 보법을 밟으며 뒤를 향해 검을 찔러 넣었다.

    "크윽."

    하지만 오히려 공격한 그가 신음을 토해내야만 했다. 순식간에 손을 잡힌 그의 가슴에 아삼의 손이 틀어박혔기 때문이다. '쿠웅.' 거리는 작은 울림이 들리는 듯 했고 그 소리와 함께 싸늘한 한기가 온 몸을 잠식했다.

    그대로 이를 부딪치며 덜덜 떨던 그가 바닥에 주저앉으며 고통스러워했고 그런 그의 뒤에서 다른 복면인이 섬전 같은 검을 찔러 넣었다.

    쉬이익.

    허공을 가르는 일검이었지만 그 공격을 확인한 아삼의 눈에 놀라운 빛이 어렸다.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그들이 찾고 있던 자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점창의 검법인가? 이들이 사용하는 무공은……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이상함을 느낀 아삼이 다른 복면인의 검을 받았다. 그리고 다른 무공을 사용하는 그들의 모습에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이전에 잡았던 놈들과 같은 놈들이다!'

    각기 서로 다른 문파의 무공을 사용하는 그들을 확인한 아삼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이내 잔뜩 굳은 얼굴로 현지향을 향해 명을 내리는 그였다.

    - 모두 사로잡아야 한다. 가능하면 죽여서는 안 된다. 제압한 이후에도 저들이 자진하지 못하도록 막아라.

    귓속을 파고드는 아삼의 전심어서에 놀란 현지향이 표정을 숨기며 고개를 끄덕였고 그런 그의 모습을 확인한 아삼이 바닥을 박차며 당황해 하는 자들을 바라봤다.

    생각보다 많은 숫자였다. 가진 무공도 낮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을 처리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현지향이 상대하는 자들의 무공이 낮지 않은데……'

    살수지무로 느껴지는 현지향의 기운이 가장 컸지만 상대하는 자들 역시 만만치 않았다. 잘못 하면 낭패를 입을 수 있을 정도의 그들이었고 그 사실에 고심하던 아삼이 마음을 굳힌 듯 검초를 뿌리는 상대를 향해 다가섰다.

    번뜩이는 검광에 상체를 숙이며 안으로 파고드는 아삼이었다. 무영보법을 밟자 순식간에 길게 늘어난 그의 몸이 상대의 안으로 파고들었고 미처 그가 대처하기도 전에 멍해있는 상대를 향해 손을 뻗는 아삼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을 그들이 아니었다. 그런 아삼을 향해 다른 검격이 날아들었고 안으로 파고든 상태에서 몸을 회전시키며 그곳을 벗어나는 아삼이었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물러서며 주변을 살피는 아삼이었지만 오히려 같은 편의 검에 베인 상대의 몸은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파아앗.

    붉은 핏줄기를 뿜어대며 쓰러지는 복면인이었고 그 모습에도 별다른 죄책감이 없는지 계속해서 아삼을 향해 달려드는 그들이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에 기운을 끌어올린 아삼이 보법을 밟으며 손을 털었다.

    허공을 격하는 그의 장이었지만 뿜어진 기운이 날아드는 복면인을 날렸고 그 장력에 얻어맞은 복면인은 몸을 떨며 고통스러워했다.

    영혼까지 얼릴 듯한 한기가 그의 몸을 파고들며 휘젓기 시작했고 새하얗게 변한 그의 몸이 잘게 떨리고 있었다.

    '지독한 놈들이군.'

    몸을 돌보지 않고 달려드는 놈들의 모습에 아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이내 용아를 빼들은 그가 기운을 끌어올리며 보법을 밟아갔다.

    순식간에 자리를 옮긴 그의 손이 비틀어졌고 상대하던 자들의 손이 튀어 올랐다. 검을 든 그들의 손목이 잘린 채로 비산했고 모두가 고통스러워하며 바닥을 굴렀다.

    손목이 잘린 그들이었지만 피는 튀지 않았다. 잘린 단면이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몸 안으로 파고든 차가운 음기가 그들을 괴롭혔다.

    채앵.

    하지만 그런 아삼의 공격도 모두 성공하지는 못 했다. 그들 중 한 명이 그의 검을 막았고 처음으로 이질적인 금속성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에 이채를 띤 눈으로 그를 바라보는 아삼이었고 상대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이 현지향이 싸우고 있는 자들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싸늘한 아삼의 눈빛에 마른침을 삼키는 상대였다. 비타이라고 불렸던 그가 주변을 둘러보며 아삼을 경계했지만 이미 제대로 서 있는 자들은 그를 제외하고 두 명뿐이었다.

    "너희들은 다른 자들을 죽여라. 나는 이자를 상대하겠다."

    휘어진 곡도를 하나 더 빼들며 쌍도를 든 채, 도의 끝을 겨누는 그였고 그의 명에 남은 두 명이 몸을 날렸다. 하지만 전소평이 있는 곳으로 몸을 날린 자들은 그대로 몸이 베인 채 바닥을 굴러야만 했다.

    용아를 휘두른 아삼의 공격이 그들의 허리를 잘랐기 때문이다. 용유검의 새로운 초식을 사용한 아삼이었고 허공을 가르며 날아간 강기가 그들의 몸을 베었다.

    자신이 보낸 수하들이 제대로 된 걸음도 떼지 못하고 무너지는 모습을 확인한 복면인이 그대로 쌍도를 휘두르며 아삼을 향해 달려들었다.

    푸른색의 흐릿한 검기가 진해지면서 뭉쳐들었고 혼신을 다한 자신의 공격에 희미한 미소를 지어보이던 그가 아삼의 몸을 베어냈다. 하지만 손끝에는 아무런 느낌도 없었다. 그 사실에 경악한 그가 뻣뻣하게 굳어지는 몸을 느끼면서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이형환위? 어떻게 이런 무공을 지닌 자가 여기에 있단 말인가?'

    아삼의 무공에 경악하는 그였고 무너져 내리는 그를 점혈한 아삼이 쓰러진 남은 자들을 마저 제압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지금 모습을 드러낸 이들 이외에는 별다른 기운은 느껴지지 않았다. 이내 아직까지 싸우고 있는 현지향을 확인한 그가 그대로 현지향을 향해 몸을 날렸다.

    처음 한 명의 복면인을 처리한 현지향이었지만 신중을 기하는 그들의 행동에 고전을 면치 못 했다. 최근 들어서 이렇게 실전을 경험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가진 무공과 별개로 고전할 수밖에 없었고, 뛰어난 합격술을 보이는 그들의 무공에 힘겨워 했다. 더군다나 이들을 죽여서는 안 된다는 아삼의 전심어서에 더욱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조금씩 밀리는 듯한 현지향의 모습에 그를 돕기 위해서 다가가는 아삼이었고 현지향 못지않은 고수가 다가오는 것을 확인한 복면인의 얼굴에 그늘이 졌다.

    아삼의 무영보법이 그들의 눈을 어지럽혔고, 현지향의 검이 복면인의 가슴을 갈랐다. 더 이상 살아남을 가능성이 보이지 않다고 여긴 그들은 더욱 필사적으로 변했고 결국 아삼의 장력을 맞부딪친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목숨을 잃었다.

    규화보전의 한기가 침범하자 힘겨워하며 무너져 내리는 복면인이었지만 남은 자는 그 모습을 확인하자마자 독단을 깨물면서 자진을 택했다.

    아삼의 개입으로 순식간에 남은 놈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거친 숨을 토해내는 현지향과 달리 조금 붉어진 얼굴로 안정적인 호흡을 보이는 아삼이었다.

    이내 제압당한 그의 혈을 점하면서 그의 몸에 파고든 규화보전의 한기를 없앤 아삼이 현지향을 향해 전심어서로 명을 내렸다.

    - 전소평이 지키는 곳을 대신 지키고 그를 불러와라.

    "예. 주군."

    고개를 숙이며 멀어지는 현지향의 모습에 씁쓸해 하는 아삼이었다. 하대를 하라는 그의 말에 처음에는 못마땅해하는 그였지만 실상 살아온 해가 그렇게 차이 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편하게 말을 놓은 아삼이었다.

    그렇다고 젊어 보이는 외형의 그가 노인을 향해 하대를 한다는 사실이 썩 달갑지만은 않았다.

    떠오르는 상념을 떨쳐내며 사로잡힌 복면인들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아삼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삼의 눈치를 살피며 그의 옆으로 다가온 전소평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이 자들은 어떻게 합니까?"

    - 모두 그곳으로 데리고 가거라. 그들과 비슷한 무공을 보였으니 따로 문초해보면 더 많은 것들을 알 수 있겠지.

    아삼의 하명에 고개를 숙이며 읍을 하는 전소평이었다. 이내 사로잡힌 복면인들과 함께 상단에 딸린 건물의 지하로 향하는 그였고 그런 그의 뒤를 조용히 따르며 현지향을 향해 전심어서로 말을 하는 아삼이었다.

    - 뒷수습을 부탁하네. 그리고 전소평의 이름으로 제형안찰사의 설유근을 불러오게.

    "예. 주군."

    멀어져가는 아삼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현지향이었고 그런 현지향을 뒤로 한 채 전소평의 뒤를 따르는 아삼이었다.

    '갑작스런 기습이라…… 찾던 놈들이 당호상단과 연관이 있던 것인가? 일이 이상하게 돌아가는군.'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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