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150화 (150/204)
  • 0150 / 0204 ----------------------------------------------

    자충수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상황을 살피며 주변을 둘러보는 정화였고 그런 정화의 날선 눈빛에 마른침을 삼키며 눈치를 살피는 오건휘였다.

    '정화 태감이 이곳에는 어떻게…… 설마, 아삼 저놈이?'

    자신의 말을 무시한 아삼을 노려보며 날카로운 눈빛을 보이는 오건휘였지만 아삼은 그런 오건휘의 살기 어린 눈빛을 담담히 받아냈다. 오건휘의 시선은 신경도 쓰지 않은 듯 전심어서로 송상호와 황군을 향해 명을 내렸고 그의 명에 당도한 그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 사로잡아야 한다. 절대 죽여서는 아니 될 것이다. 반드시 산 채로 잡아라.

    자신들을 포위하는 송상호와 황군의 모습에 남은 두 명의 복면인의 어깨가 가늘게 떨려왔다. 이내 서로를 바라보며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그들이었다. 그런 그들의 눈빛을 눈치 챈 아삼이 분뢰공을 끌어올리며 무영보법을 밟아나갔지만 이미 행동을 실행한 복면인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더 이상 버티는 것은 불가하다 판단한 그들이 아삼이 다가오기 전에 검붉은 피를 뿜으며 쓰러졌고, 경련을 일으키면서 이내 축 늘어지는 복면인들의 모습에 오건휘의 얼굴에 안도하는 표정이 스쳤다.

    "공공, 이게 다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 저들은 누구며 문 첩형은 어찌 이곳에 있는 것인지? 그리고 금 첩형은 누가 그런 것인가? 나는 그저 이곳에서 뭔가 일이 벌어진 것 같다는 소식에 들렸을 뿐인데……"

    아무 것도 알지 못하다는 듯 억울한 눈빛으로 정화를 바라보며 말을 늘어놓는 오건휘였고 그런 오건휘의 말을 가로 막으며 차갑게 명을 내리는 정화였다.

    "뭣들 하느냐? 관련된 자들을 모두 잡아들이거라."

    정화의 명을 받은 송상호가 오건휘를 향해 다가갔다.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정화의 모습에 침음을 삼키는 오건휘였지만 이미 일이 틀어졌음을 직감한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그늘이 지어져 있었다. 이내 할 수 없다는 듯 송상호를 따르는 오건휘였고 그런 오건휘를 바라보며 긴 한숨을 토해내는 정화였다.

    그 뒤를 이어서 남은 동창의 요원들이 아삼과 전소평을 이끌었다.

    정화와 함께 처소에 든 아삼이 잔뜩 굳은 얼굴로 정화를 대했다. 그리고 아삼에게서 이전에 있었던 일을 전해들은 정화의 얼굴 역시 딱딱하게 굳어졌다.

    "흠…… 금무정, 이 미련한 인사가 결국 권력이라는 마물에 사로잡혀 목숨을 잃었구나."

    "……."

    두 눈을 감으며 긴 한숨을 토해내는 정화였고 그 모습을 묵묵히 바라보는 아삼이었다. 궁에 몸담고 있으면서 권력이라는 것의 추악함을 절실히 깨달아가는 그였기에 금무정의 최후가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그래, 이 일의 배후에 오건휘가 있는 것 같다고?"

    어느새 진지한 눈빛으로 아삼을 바라보며 묻는 정화였고 그런 정화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전심어서로 답하는 아삼이었다.

    - 확실한 배후를 알 수는 없지만 제독도 이 일과 관련이 있는 듯 합니다. 저와 금 첩형을 그곳으로 부른 자가 제독입니다. 무엇보다 약속이나 한 듯 그 곳에 나타난 걸로 봐서는…… 쉽게 의심을 거둘 수 없을 듯 합니다.

    "오건휘라…… 금무정과 너를 엮을 배포가 있는 인사가 아닐 텐데…… 다른 이상한 점은 없더냐?"

    아삼의 전심어서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묻는 정화였고 그런 정화의 하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망설이는 아삼이었다.

    - 저…… 그것이……

    "뭔가 걸리는 것이 있더냐? 괜찮다. 개의치 말고 말해 보거라."

    - 저희를 공격한 복면인들이…… 무림에서 유명한 문파들의 무공을 사용했습니다. 유명한 문파의 무공를 사용하기는 했으나 그것이 조금…… 이상합니다. 일전에 겪어봤던 무공들과는 다르게 뭔가 위력이 떨어지고 부자연스러운 것이 제대로 된 위력은 내지 못하는 듯 싶었습니다. 그들의 제자라고 하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있습니다.

    아삼의 전심어서에 정화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이내 심각한 얼굴로 고심에 빠지는 그였다.

    '설마 그들과 관련이 된 것인가? 오건휘가 그런 무인들을 움직였다는 것도 믿을 수 없는 일인데…… 숨어있던 그들이 움직인 것인가?'

    뭔가 짚이는 것이 있는 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생각에 잠긴 정화였고 그런 정화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삼이었다. 하지만 아무런 말도 묻지 않은 채, 그저 묵묵히 정화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 아삼이었다. 때가 되면 자신에게 일러줄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흠…… 아무래도 이 일을 쉬이 넘길 수는 없겠구나. 오건휘 그자를 잡아들이거라. 그자를 문초하다 보면 그 배후가 나오겠지."

    결심을 굳힌 듯 진지한 눈빛으로 아삼을 향해 명을 내리는 정화였고 그런 정화의 하명에 고개를 숙이며 읍을 하는 아삼이었다. 이내 돌아서는 아삼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정화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이제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 차라리 잘 된 일일지도 모르겠구나.'

    화롯불이 일렁이는 어두운 방 한 가운데에서 무표정한 얼굴로 앞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정화였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산발을 한 채 피갑칠을 한 동창의 제독 오건휘가 두려운 듯 두 눈을 굴리며 앉아 있었고, 그 옆에 무표정한 모습을 보이는 아삼이 서있었다.

    "다시 묻겠다. 너에게 이런 사특한 일을 시킨 자가 누구냐? 누가 너와 손을 잡은 것이더냐?"

    날선 정화의 음성이 온 방안에 쩌렁쩌렁 울렸다. 그리고 그런 정화의 음성에 어깨를 움찔거리는 오건휘였다. 하지만 고개를 가로 저으며 억울한 눈빛으로 정화를 올려보는 그였다.

    "공공, 억울합니다. 저는 그저 억울한 누명을 썼을 뿐입니다."

    "네 이놈. 네놈이 금무정과 아삼을 그곳으로 부르지 않았더냐? 어찌 그런 외진 곳으로 그들을 부른 것이냐? 그리고 네놈은 어찌 알고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이더냐?"

    "……."

    "네놈이 사이가 틀어진 둘을 치우려 함이 아니었더냐? 금무정을 죽여놓고 그 자리에 나타난 아삼에게 뒤집어씌우려 했겠지?"

    "고…… 공공. 억울합니다."

    "네놈 배포로, 네놈 능력으로 그런 일을 꾸밀 수는 없을 것이다. 설령 그 일을 생각해냈다고 하더라도……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바른대로 토설하거라. 도대체 이런 일을 꾸민 자가 누구냐? 누구와 손을 잡은 것이냐?"

    "꾸미다니요? 손을 잡다니요? 제가 어찌 그런 일을 꾸민다는 말씀입니까?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공공."

    모르쇠로 일관하는 오건휘였고 그런 오건휘를 노려보며 차가운 음성으로 아삼을 향해 명을 내리는 정화였다.

    "그 놈을 데리고 오너라."

    정화의 하명에 고개를 숙인 아삼이 어딘가로 향했고 곧이어 누군가를 포박한 채 들어왔다. 그리고 아삼과 함께 들어선 자의 얼굴을 확인한 오건휘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잔뜩 겁먹은 얼굴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들어서는 자는 바로 아삼의 처소를 찾아온 그 환관이었기 때문이다.

    "네 너에게 몇 가지 물을 터이니 바른대로 고하거라."

    정화의 엄명에 잔뜩 겁먹은 눈동자를 굴리며 그저 고개를 주억거리는 환관이었다.

    "오늘 아삼의 처소를 찾았다는데 무슨 연유로 찾은 것이냐?"

    "그…… 그것이…… 제독이 문 첩형을 찾아서……"

    오건휘의 눈치를 살피며 답하는 환관이었고 그런 환관을 매섭게 노려보며 소리치는 오건휘였다.

    "네 이놈!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느냐? 내가 언제 그런 명을 내렸단 말이냐?"

    "하…… 하오나, 분명 제독께서 문 첩형을 그곳으로 모시고 오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소인은 그저 제독의 명에 따랐을 뿐입니다."

    "그것이 사실이렸다?"

    두 눈을 빛내며 묻는 정화였고 그런 정화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답하는 환관이었다.

    "네 공공. 소인이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고하겠습니까? 분명 제독이 문 첩형을 그곳으로 은밀히 데리고 오라고 했습니다."

    "뭐라? 은밀히?"

    의심가득한 눈초리로 오건휘를 바라보는 정화였고 그런 정화의 눈빛에 고개를 가로 저으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오건휘였다.

    "공공, 저 자가 실성을 한 듯 합니다. 저는 정말로 그런 명을 내린 적이 없습니다. 억울합니다."

    정말 억울하다는 듯 소리를 질러대는 오건휘였고 그런 그의 모습에 아무 말 없이 오건휘를 바라보며 고심하는 정화였다. 이내 오건휘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보던 정화가 나직이 말했다.

    "모른다? 억울하다? 진정 억울해서 억울하다고 하는 것이냐? 아니면 네 몸 하나 건사하고자 모른 척하는 것이냐? 동창의 제독이였으니 너도 잘 알 것이다. 이곳에서 토설하지 않고 성히 나간 이는 없다는 사실을…… 그것도 이리 증인까지 있으니 빠져나가려고 해도 빠져나갈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버티다 보면 결국 네놈이 뒤집어쓰겠지. 하지만 네가 이렇게 그들을 감싸준다고 그들이 너를 구해줄 것 같더냐? 너도 네 눈으로 똑똑히 봤으니 알 것이다. 이 궁에서는 쓸모가 없다고 생각되면 가차 없이 버려진다는 사실을!"

    "……."

    "네 목숨은 살려 줄 것이다. 그동안 함께 해온 날들을 생각해서 목숨을 보전해 줄 것이니 그들의 배후를 불거라. 네놈 하나 잡자고 내가 나선 것 같더냐?"

    "그…… 그것이."

    정화의 말에 갈등되는 듯 두 눈동자를 바삐 움직이는 오건휘였고 그런 오건휘을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을 잇는 정화였다.

    "잘 생각해보거라. 네놈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그 배후를 토설하면 그 목숨이나마 유지할 수 있으나 네놈이 정녕 다 뒤집어쓰겠다면 나도 어쩔 수가 없다. 네놈과 관련된 자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차가운 정화의 마지막 말에 오건휘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이내 결심을 굳힌 듯 마른침을 삼키며 힘겹게 입을 떼는 오건휘였다.

    "그것이……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는 그저 왕…… 크으윽!"

    갑자기 말을 잇지 못하고 괴로운 듯 미간을 잔뜩 찌푸리는 오건휘였고 그런 오건휘를 바라보는 정화와 아삼의 두 눈이 놀란 듯 크게 떠졌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놀란 아삼이 오건휘의 혈을 짚으려 다가갔지만 늦은 감이 있었다.

    부르르 떨면서 고통스러워하던 그가 칠공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했고, 동시에 증인으로 함께 왔던 환관도 똑같이 괴로움에 몸부림치면서 칠공에서 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그들의 움직임에 어떻게 조치를 취할 겨를도 없었고, 짧은 시간에 절명을 한 듯 움직임을 멈추는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그곳에 모인 남은 인원들이 침음을 흘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쓰러진 오건휘를 향해 걸어간 정화가 한참을 그를 바라봤다. 아삼 역시 그 모습을 지켜봤지만 이런 적은 처음이었기에 어리둥절해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때, 정화이 입이 열렸다.

    "지독하구나. …… 고독이다."

    피를 흘리며 죽은 그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며 뇌까리는 정화였다. 술을 마시기 전에 해독약이라고 먹었던 것이 바로 고독이었다.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오건휘였고 금무정을 죽였다는 사실에만 기뻐하던 그였다.

    스스로의 위치를 자각하지 못한 그가 그렇게 죽었고 그 배후를 밝히지 못한 정화와 아삼의 얼굴이 굳어졌다. 어느새 방 안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고 비참한 모습으로 죽은 오건휘를 바라보며 고심하는 두 사람이었다.

    황금빛 화려한 문양이 수놓아진 중화전에 모인 세 사람의 얼굴에는 방의 모습과 달리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황공하옵니다. 폐하. 이제 막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는데…… 소신이 경거망동하여 함부로 나서는 바람에…… 황공하옵니다."

    면목이 없다는 듯 선덕제를 향해 고개를 숙이는 정화였고, 그런 정화를 바라보며 조용히 고개를 가로 젓는 선덕제였다.

    "아니네. 그간 이 일에 신중을 기한 자네가 아니던가? 내 자네의 공을 모르지 않은데 어찌 자네를 탓하겠는가? 그나저나 이제 다시 그 꼬리를 감추었다고 하니, 어쩌면 좋단 말인가?"

    긴 한숨을 토해내는 선덕제였고 그런 선덕제를 향해 중년의 사내가 고개를 숙이며 중후한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 태조 때부터 존재했던 그들이옵니다. 그들 때문에 이 검교가 만들어졌으나 워낙 신중을 기하는 자들인지라 저희들도 겨우 그들의 존재만 인식했을 뿐이옵니다. 이렇게 모습을 드러낸 것을 보면 정화 태감의 공이 적지 않습니다. 허나, 다시 숨어들었다면 아마 쉬이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이옵니다."

    검교의 수장을 맡고 있는 중년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선덕제였고 다시 깊은 한숨을 토해내는 그였다.

    "그렇다고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어떡하든 그들을 찾아내서 그 뿌리를 자르지 못한다면 이 나라가 흔들릴 수도 있음이야."

    선덕제의 말에 잔뜩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정화와 중년의 사내였다.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은 중화전이었고 이내 선덕제의 눈치를 살피던 정화가 그 침묵을 깨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나섰다.

    "폐하, 소신에게 한 가지 생각이 있사온데 들어보시겠습니까?"

    "생각? 어서 말해 보게. 그 생각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정화의 말에 두 눈을 빛내며 재촉하는 선덕제였다. 그리고 그런 선덕제를 향해 자신의 생각을 천천히 밝히는 정화였다.

    "폐하, 제가 전면에 나선 것을 알게 된 이상 저들은 쉬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옵니다. 허니 저들에게 틈을 보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틈을 보이다니?"

    "손자병법에 공성계(空城計)라는 것이 있사옵니다. 빈 성으로 적을 유인해 미궁에 빠뜨린다는 뜻으로 방어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게 하여 적을 혼란에 빠뜨리는 것이지요. 제가 이 궁에서 모습을 감춘다면 필히 저들은 안심하고 움직일 것이옵니다. 그럼 그때 저들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겠사옵니까?"

    정화의 말에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선덕제였다. 하지만 이내 고심하던 그가 미간을 찌푸린 채 난감하다는 듯 말했다.

    "허나 자네가 어찌 이 궁에서 모습을 감춘단 말인가? 이미 뒤로 물러선다하여 한번 모습을 감췄던 자네가 아닌가? 또 다시 그렇게 모습을 감춘다고 해도…… 그들이 쉬이 믿어주겠는가?"

    선덕제의 하문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에 잠겼던 검교의 수장이 뭔가가 생각난 듯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하오면 폐하, 원정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어떻겠사옵니까?"

    "뭐라? 원정을?"

    검교 수장의 말에 놀란 듯 되묻는 선덕제였고 그 옆에 선 정화 또한 생각지도 못한 말에 당황한 듯 그를 바라봤다.

    "예. 폐하. 그간 한왕의 역모 사건으로 명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이 좋지 않다는 것을 폐하께서도 잘 알고 계시지 않사옵니까? 이번 기회에 대원정을 다시 시작하여 명의 굳건함을 대외적으로 알리고, 정화 태감의 부재도 노출시켜 숨어있던 그들이 다시 준동하게 하는 것도 좋을 듯 싶사옵니다."

    "흠…… 좋은 생각이네. 자네의 생각은 어떤가?"

    고개를 끄덕이며 정화를 향해 묻는 선덕제였다. 이내 고심하던 정화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 소신 또한 좋은 생각이라 사료되옵니다."

    흡족한 듯 환한 미소로 자신을 향해 묻는 선덕제의 모습에 차마 고개를 가로 젓지 못하는 정화였다. 이미 반백을 넘긴 나이로 원정을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정화였지만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생각지도 못한 원정길에 다시 대선단을 이끌게 된 정화였다.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