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149화 (149/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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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충수

    심각한 얼굴로 아삼의 처소에 모여 머리를 맞대는 두 사람이었다. 이내 잔뜩 굳은 얼굴의 송상호가 아삼을 향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직까지 아무런 움직임은 없습니다. 아무래도 고천홍의 일로 금 첩형…… 금무정이 많이 위축된 것 같습니다."

    송상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는 아삼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나섰으니 당분간은 움직임이 없을 거라고 예상했었던 그였다. 그런 아삼을 보면서 다시 굳은 얼굴로 묻는 송상호였다.

    "허면…… 이제 어떻게 할까요?"

    - 당분간은 지켜 보거라. 지금은 자중한다고 하나 필히 움직일 것이다. 이대로 가만히 있을 인사가 아니다. 우리가 품에 안은 자들의 행동에 각별히 유의하라 전하고, 트집이 잡힐 만한 것들은 모조리 없애라.

    "예. 첩형. 그리 시행하겠습니다."

    아삼의 전심어서에 고개를 숙이는 송상호였다. 그때 자신의 처소로 다가오는 낯선 기운을 느낀 아삼이 송상호를 향해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잠시 후, 낯선 환관 하나가 아삼의 방문을 두드리며 낭창거리는 목소리로 고했다.

    "첩형 나리, 계십니까?"

    "들거라."

    아삼의 눈빛을 받은 송상호가 짐짓 엄한 목소리로 밖을 향해 소리쳤고 이내 앳된 얼굴의 환관 하나가 종종걸음으로 아삼의 처소 안으로 들어서며 아삼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첩형 나리, 제독께서 찾으십니다."

    환관의 말에 놀란 듯 서로를 바라보는 아삼과 송상호였다. 이내 표정을 지운 아삼이 송상호를 향해 전심어서로 말했다.

    - 알겠다하고 우선 돌려보내라.

    "크흠. ……알았으니 이만 가 보거라."

    아삼의 전심어서에 환관을 향해 하명하는 송상호였다. 이미 아삼이 전심어서를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되도록이면 그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그였다.

    하지만 송상호의 말에도 머뭇거리는 환관이었다. 이내 그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하…… 하오나 바로 모셔오라 하셨기에…… 소인을 따르시지요."

    "되었다. 알아서 찾아 뵐 터이니, 너는 이만 물러가거라."

    "하…… 하오나 제독께서……"

    "알아서 찾아뵌다고 하지 않았더냐? 그만 물러가라."

    쩔쩔매는 환관의 말을 가로 막으며 단호히 소리치는 송상호였고 그런 송상호의 모습에 고개를 숙이며 읍을 하는 환관이 울먹이는 모습으로 그를 바라봤다.

    "소인의 사정도 헤아려 주십시오. 따로 은밀히 모시라는 명을 받았기에……"

    "은밀히?"

    "…… 은밀히 모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라.

    은밀하게 찾는다는 말에 이상함을 느끼는 아삼이었고 그 뜻을 전한 송상호의 말에 이내 종종걸음으로 사라지는 환관이었다.

    "무언가 수상합니다. 제독께서 어찌 첩형을 찾으실까요?"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삼을 바라보는 송상호였고 아삼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때, 다급하게 처소로 들어선 전소평이 자리에 앉자마자 그들을 향해 새로운 사실을 전했다.

    "제독의 부름을 받은 금무정이 움직였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또 무슨 일을 꾸미는 것은 아닐까요?"

    금무정의 동태를 살폈던 전소평의 말에 두 사람의 눈이 크게 떠졌다. 이내 심각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송상호가 아삼을 향해 말했다.

    "확실히 뭔가 수상합니다. 금무정을 부른 제독이 무슨 연유로 첩형을 찾으실까요? 뭔가 함정이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제독께서 첩형을 찾으셨다고?"

    송상호의 말에 놀란 듯 두 눈을 크게 뜨며 되묻는 전소평이었고 그런 전소평을 무시한 채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아삼의 의중을 묻는 송상호였다.

    "첩형, 어찌 하실 생각이십니까? 설마 이대로 제독께 향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아무래도 이번 부름은 무시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맞습니다. 뭔가 수상합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첩형이 위험해질 수도 있습니다."

    송상호의 말에 동의한 듯 고개를 끄덕이는 전소평이었다. 그런 두 사람의 눈빛에 고심에 잠겼던 아삼이 뭔가 결심을 굳힌 듯 전심어서로 말했다.

    - 제독께서 부르시는데 안 갈 수는 없지. 허나 뭔가 수상한 것은 사실이니 나름 대비는 해야겠다. 송상호, 너는 지금 모을 수 있는 최대한의 병력을 모아서 바로 내 뒤를 따르도록 해라. 그리고 따로 정화 태감께 연통을 넣고 만약을 대비한다.

    "예. 첩형."

    아삼의 하명에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며 읍을 하는 송상호였다. 이내 빠른 걸음으로 처소를 나서는 송상호를 바라보던 아삼이 전소평을 향해 전심어서로 말했다.

    - 너는 나와 함께 간다. 아무래도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듯 하니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이다.

    아삼의 전심어서에 전소평 또한 비장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선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는 환관을 향해서 걸음을 내딛었다.

    "첩형, 제독께서는 어찌 이런 외진 곳에서 보자고 하셨을까요?"

    기다리던 환관을 뒤쫓아서 움직이는 그들이었지만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주변을 살피는 전소평이었다. 이내 뭔가를 발견한 전소평이 아삼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첩…… 첩형, 저곳에……"

    전소평의 손끝이 가리키는 곳으로 시선을 옮긴 아삼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전소평이 가리키는 곳에 처참한 몰골로 죽어있는 금무정의 시체가 있었기 때문이다.

    "……죽었습니다."

    "……."

    "어떻게 된 일이냐?"

    금무정의 시체를 살피던 전소평이 그들을 안내하던 환관을 바라봤지만 영문을 모른다는 듯 놀란 모습으로 둘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아삼이 죽어있는 금무정의 시체와 주변을 바라보면서 인상을 구겼다.

    '오건휘…… 무슨 짓을 꾸미고 있는 것인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겨있던 아삼이 갑자기 달라진 주변의 공기에 두 눈을 빛냈다. 이내 살수지무의 공능으로 주변의 기감을 살피던 그가 전소평을 향해 다급히 전심어서를 날렸다.

    - 조심해라.

    아삼의 전심어서가 끝나자마자 여기저기서 검은 복면을 뒤집어 쓴 사내들이 그들을 향해 매섭게 달려들었다. 그 모습에 미간을 찌푸린 아삼이 바닥을 박차며 날아올랐고 전소평 또한 굳은 얼굴로 품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다짜고짜 달려드는 그들의 행동에 전소평이 비도를 뿌렸다. 제법 힘을 실은 비도가 섬광을 번뜩이며 달려드는 놈들을 향해 날아갔지만 수월하게 그것을 쳐내는 그들이었다.

    그 한수에 상대하는 자들의 무공이 뒤쳐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전소평이 더욱 신중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어지는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크윽."

    그들이 튕겨낸 비수를 다시 쳐내는 아삼이었다. 날아오는 비도에 내력을 더하며 방향을 바꿨고 이전보다 더 빠르게 날아든 비수가 복면인의 가슴에 박혀들면서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천근추의 수법으로 바닥으로 내려선 그가 잔상을 남기며 빠르게 움직였고 꺼내든 용아가 놈들의 목숨을 끊었다. 생각보다 뛰어난 아삼의 무공에 당황한 듯한 그들이었지만 서로 눈짓을 보내며 따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상함을 느낀 아삼이 주변을 둘러보며 전소평을 향해 전심어서를 날렸다.

    - 저 환관을 확보해라.

    갑작스런 아삼의 명에 어리둥절해 하던 전소평이었지만 괜한 명을 내릴 아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급히 환관을 향해 움직였다.

    비도를 손에 쥔 채 날아드는 검을 쳐내는 전소평이 자신을 이끈 환관의 혈을 짚었고 다가오는 자들을 향해 비도를 뿌렸다. 다소 밀리는 듯한 전소평의 모습에 다시 바닥을 박차는 아삼이었다. 흐릿한 그의 신영이 전소평의 앞을 가로막았고 날아드는 복면인을 향해 연검이 뿌려졌다.

    휘리릭.

    낭창거리는 연검이 상대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고 그 공격에 허리를 숙이며 안으로 파고드는 복면인이었다. 하지만 채 다가서기도 전에 휘어진 연검의 검첨에 머리를 꿰뚫린 그가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용답상운의 초식으로 놈들을 상대하기 시작하는 아삼이었다. 그리고 종잡을 수 없는 그 공격에 더 강력한 기운을 끌어내는 그들이었다.

    - 조심해라.

    느껴지는 기운이 더 강력해진 것을 알아챈 아삼이 전소평에게 주의를 줬고 전소평이 그 소리에 마른침을 삼킨 채 그들을 경계했다.

    다시 달려드는 그들의 검이 전방을 가득 채웠다. 수많은 검영이 곡선을 그리며 아삼을 향해 날아들었고 뒤에 있을 전소평과 환관을 생각한 아삼이 피할 생각을 하지 못하고 기운을 끌어올렸다.

    '익숙한 검법이다. 이놈들…… 정체가 뭐지?'

    전방을 가득 채운 검영을 쳐내며 분뢰공을 끌어올리는 아삼의 팔이 흐릿한 잔영을 남기며 뿌려졌다.

    티디딩. 티딩.

    검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검술이 날아드는 검영을 걷어냈고 상대의 심장을 꿰뚫었다. 그리고 그 사이로 날아든 섬광에 허리를 숙이며 공격을 피하고 안으로 파고든 아삼의 장이 다른 사내의 가슴에 틀어박혔다.

    퍼엉.

    피를 뿌리며 날아가는 상대와 함께 뒤에 서있던 자들 중 한 명의 모습을 확인한 아삼이 미간을 찌푸렸다. 제법 큰 기운이 그의 주먹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마보로 선 그의 주먹이 뻗어지고 강력한 기운이 전소평을 향해 뿌려지자 그 기운을 경시할 수 없던 아삼이 기운을 끌어올리며 용아를 찔러 넣었다.

    콰아앙.

    진한 검기가 검신을 타고 흘러나오며 날아가는 권기에 부딪쳤다. 무형의 기운이 변하면서 날카로운 얼음 칼날을 생성했고 권기에 부딪치자마자 커다란 굉음과 함께 투명한 가루가 비산하며 허공에 뿌려졌다.

    차가운 눈발이 휘날리듯 햇빛을 받은 그것들이 비산하며 눈을 어지럽혔고 그 모습에 놀란 자들이 주춤거렸다.

    '화산과 점창. 그리고 소림의 무공인가?'

    예전에 동생들을 만나면서 접한 무공과 비슷한 형태의 공격이었고 말로만 듣던 유명한 문파의 형식을 닮은 무공들이었다. 어떻게 그런 유명한 문파의 무공을 배운 자들이 이곳에 나타난 것인지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아직 남은 대여섯 명의 무인들을 막아야만 하는 아삼이었다.

    잠깐의 소강상태에서 호흡을 고르는 아삼이었고 뒤에서 긴장한 듯 흥건하게 젖은 손바닥을 닦아내는 전소평이었다. 다시 들이치는 자들의 모습에 비도를 뿌리는 전소평이 그들의 움직임을 막았고 아삼의 쾌검이 전방에 뿌려졌다.

    볼 수도 느낄 수도 없을 정도의 빠르기에 다시 한 명이 목숨을 잃었고 아삼의 머리위로 검이 휘둘러졌다. 다급히 보법을 밟으며 뒤로 물러선 아삼이었지만 그 공격은 당연하다는 듯 자연스럽게 그를 뒤쫓았다.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부드러운 검법에 뿌려지는 시린 검을 피해내는 아삼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이 검법 역시 그에게는 익숙한 검법이었기 때문이다.

    '무당의 검법이 아닌가?'

    소청검법(小靑劍法).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부드러운 검법에 다시 내기를 끌어올리는 아삼이었다. 예전에 왕현이라는 자와 부딪쳤을 때, 겪었던 검법이지만 그가 사용한 검법과 비교해서는 다소 부드러움이 떨어지는 듯 했다.

    살짝 끊기는 듯한 느낌에 그 빈틈을 노리고 아삼의 검이 파고들었다. 그대로 몸이 꿰뚫릴 것 같았지만 다급히 손목을 비틀며 검로를 바꾸는 아삼이었다.

    동료가 당하는 것을 두고 보지만은 않으려는 듯 다른 자들이 합세했기 때문이다. 전소평이 견제하는 다른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가 아삼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들의 모습에 더욱 기운을 끌어올린 아삼의 연검에서 시릴듯한 한기와 함께 강력한 기운이 터져 나왔다.

    콰과광.

    커다란 폭음과 함께 달려들던 자들이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두 명의 복면인이 가슴을 베인 채 그대로 무너져 내렸고 검을 세우며 그 공격을 막았던 남은 두 사람은 떨리는 손을 부여잡으며 얼굴을 구겼다.

    그리고 그 공격을 감행한 아삼이 지친 듯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골랐다.

    '아직까지 이 초식은 무리인가?'

    허해진 단전과 함께 큰 힘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는 아삼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앞에 있는 자들을 모두 물리쳤다는 것이었지만, 아직 멀쩡한 한 명과 떨리는 두 손을 부여잡으며 미간을 찌푸린 두 명이 남아있었다.

    파고든 한기에 고통스러워하는 두 사람이었다. 그들의 모습에 남은 한 명의 복면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자신의 일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지친 아삼을 뒤로하고 전소평에게 달려드는 그놈이었다. 그나마 가능성이 높을 때는 괴물 같은 자가 지쳐보였을 때라고 생각하던 그였기에 전소평을 노렸다.

    마지막 힘을 더했는지 전소평을 향해 달려드는 그의 속도가 상당히 빨랐다. 마주 오는 그자의 행동에 다시 전소평의 비도가 뿌려졌고 위험한 공격만 쳐내면서 그대로 몸을 던지는 상대였다.

    몇 개의 비도가 그의 몸에 꽂혀들었지만 개의치 않던 그가 그대로 뛰어들었고 파고든 비도와 함께 심음을 흘리면서 검을 뿌렸다. 저돌적인 그 모습에 당황한 듯 남은 비도로 그의 검을 쳐낸 전소평이 남은 힘을 끌어내며 다시 손을 털었고, 숨겨둔 비도가 상대의 이마를 파고들었다.

    쿠웅.

    그대로 무너지는 상대의 모습과 함께 거친 호흡을 토해내는 전소평이었다. 그리고 그 복면인이 쓰러지기가 무섭게 일련의 무리들이 그곳으로 들이닥쳤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동창 요원들을 대동하고 현장으로 달려오는 오건휘였고, 오자마자 남아있는 그들을 향해 매섭게 호통을 쳤다.

    "당장 그만 두지 못 할까! 황제 폐하께서 계신 이 궁에서 이 무슨 해괴한 짓이냐?"

    잔뜩 굳은 얼굴로 아삼을 노려보는 오건휘였다. 이내 주변을 살핀 그가 인상을 찌푸리며 의문 가득한 눈빛으로 아삼을 바라봤다.

    "자네가 이 외진 곳까지는 어인 일인가? 그리고 저 복면인들은 누구란 말인가?"

    자신은 전혀 모른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는 오건휘였고 그런 오건휘를 매섭게 노려보는 아삼이었다. 아삼의 날선 눈빛에 그 눈을 피하며 고개를 돌리는 오건휘였고 그때 시체들을 살피던 동창요원 하나가 오건휘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고했다.

    "제독, 저기 금 첩형의 시신이 있습니다."

    "뭐라? 금무정의 시신? 금무정의 시신이라니? 어찌 그가 여기에서 죽어있다는 말이냐? 혹시……"

    "……."

    "뭣들 하느냐? 당장 저 자를 포박하……"

    막 동창요원들을 향해 명을 내리던 오건휘가 그곳을 향해 다가오는 일련의 무리들을 바라보며 당황한 듯 주변을 둘러봤다.

    송상호와 그 뒤를 따르는 병력들의 모습에 놀란 듯 멍하니 그들을 바라봤고 그 모습에 송상호과 전소평을 향해 전심어서로 명을 내리는 아삼이었다.

    - 우선 저 흉수들부터 잡아라.

    아삼의 전심어서에 복면인을 향해 매섭게 달려드는 송상호와 황군이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그 모습에 오건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금무정을 해한 흉수로 아삼을 엮으려했지만, 그를 제외하고도 다른 자들이 몰려들었다는 사실이 그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내친 걸음이다. 지위는 내가 더 높으니…… 어떻게든 엮어서 내쳐야만 내가 산다.'

    움직이는 자들을 멍하니 바라보는 오건휘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이내 남은 자들을 향해 명을 내리려던 그였지만 다시 다가오는 한 사람을 보고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거대한 존재감을 뿜어대며 익숙한 얼굴이 다가오고 있었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다가오는 그 사람은 바로 정화였다.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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