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110화 (1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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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심(野心)

    아삼이 보낸 전서구를 받은 정화의 얼굴이 잔뜩 굳어졌다. 우려했던 것이 현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은밀한 장소에서 군사훈련을 하고 있다는 말 자체가 반란을 꿈꾸는 확실한 증거였기 때문에 곧 홍희제와의 독대를 청하는 정화였다. 하지만 자신의 의도와 달리 혈육이라는 이유로 한왕에 대한 처벌을 거부한 홍희제였고 대신 사자를 보내서 경고의 뜻만 전달하기로 했다.

    어쩔 수 없이 홍희제의 뜻대로 해야만 하는 정화였기 때문에 그의 미간은 펴질 줄을 몰랐고 할 수 없이 아삼에게 전서구를 날려서 한왕에게 보내는 황제의 뜻대로 사자들과 함께 움직이라는 명을 내리는 정화였다.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낙양의 관아를 감찰하는 것으로 보이라는 명을 더했다.

    전소평을 통해서 하오문을 움직인 아삼의 손에는 금의위의 부천호인 반두교와 낙양 관아 그리고 왕상평의 치부가 모두 들어왔다. 생각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에 만족한 듯 미소를 띤 아삼이 조용히 붓을 놀리며 송상호를 향해 내밀었다.

    '너는 전소평과 이놈들을 처리해. 이 정도 비리라면 이놈들도 꼼짝 못 할 거야. 왕상평이란 놈은 전소평이 처리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줘."

    아삼의 명에 송상호와 전소평이 고개를 숙이며 길게 읍을 했다. 고개를 들어 아삼을 바라보던 전소평의 두 눈에는 고마움이 가득했고 송상호는 찝찝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두 사람이 방을 나서자 이번에는 아삼이 고기현을 향해 종이를 내밀었다.

    '너는 나와 같이 황궁에서 나오는 사자들을 호위한다. 곧 이곳에 당도한다고 하니 그들과 함께 한왕께 갈 채비를 해라."

    아삼의 명에 고기현 또한 고개를 숙이며 방을 나섰다. 돌아서는 고기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아삼이 전서구로 보낸 정화의 서신을 꺼내 들었다.

    '흠, 사자들을 호의하며 한왕을 은밀히 살피라고? 살펴서 뭔가가 나온다고 해도 어차피 황제는 혈육을 해할 마음이 없는 듯 한데……"

    고개를 흔들며 다시 서찰을 갈무리하는 아삼이었다. 정화의 의중이 뭔지 모르겠으나 자신은 그저 정화가 시키는 대로 하면 그뿐이었다.

    **

    빠르고 은밀하게 도착한 황제의 사자들과 함께 한왕의 저택에 들어선 아삼이 긴장한 듯 주변을 살폈다. 그들을 호위하기 위함도 있었지만 의심스러운 점과 함께 한왕이 손을 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때, 아삼의 눈에 낯익은 얼굴 하나가 들어왔다. 막 한왕을 만나고 나오는 듯 스쳐지나가는 사람이었는데 그 얼굴을 확인한 아삼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저 자는…… 어떻게 저 자가 이곳에 있는 거지?'

    멀어지는 사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깜짝 놀라는 아삼이었다. 상상하지 못한 인물이 한왕을 만나고 나왔기 때문이다. 분명히 지난번 금의위와의 대련에서 첫 번째로 나섰던 금의위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이전의 관아에서도 그렇고 지금 한왕과 만나고 나온 사람들도 그렇고 금의위와 한왕이 연관되었다는 사실에 아삼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과 한왕이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먼 곳까지 오느라 수고가 많았네. 자, 어서들 오르시게."

    언제 나타났는지 한왕 주고후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사자들을 맞이했고 이내 전각 안으로 들어선 사자들이 왕의 서신을 한왕에게 건넸다. 그렇게 받아든 황제의 서신을 읽던 한왕의 얼굴이 미미하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 않은 듯 여전히 미소를 지으며 호탕하게 말을 이어나갔다.

    "하하하, 이거 폐하께서 이 사람의 충심을 오해하신 듯하네. 그저 무료하여 무예 수련에 열중한 것을…… 자네들도 알다시피 내가 무(武)에 관심이 많지 않은가? 아마도 건장한 사내들과 교류를 한다는 것이 지나쳤나 싶으이. 가서 폐하께 전하시게. 마음 푹 놓고 계시라고. 더 이상 폐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말이네."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옆에 놓인 창을 꺾어버리는 한왕이었다. 그 모습에 놀란 황제의 사자들이 고개를 숙으며 읍을 했고 그 모습을 바라보는 한왕의 표정이 차갑게 식어갔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미소를 지으며 사자들을 대접하는 한왕이었고 그런 한왕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던 아삼의 얼굴은 점점 굳어갔다.

    "내 자네들을 위해 깨끗한 처소를 마련하라 했으니 며칠 푹 쉬시게. 이곳까지 오느라 그 여독이 만만치 않을 터이니 자네들 집이라 생각하고 푹 쉬게나."

    한왕의 배려에 사자들이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런 사자들을 훑어보던 한왕의 눈이 한 곳에서 멈췄다. 그들 사이에 다른 옷을 입고 있는 인사가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너는? 넷째와 함께 봤었던 환관이 아니더냐?"

    아삼을 바라보며 한왕이 물었고 아삼이 고개를 숙이며 다시 예를 올렸다.

    "맞구나. 넷째의 처소에서 봤던 그 아이가? 하하하. 그래 동창에 들어갔다 하더니 이제 제법 사내의 티가 나는구나. 이곳은 어쩐 일이냐?"

    반가운 듯 두 눈을 빛내며 묻는 한왕이었고 그런 두 사람의 모습에 사자들이 멍하니 두 사람을 바라봤다.

    "하하하, 맞다. 네 놈은 말을 못 했지. 여봐라, 가서 지필묵을 가져오너라."

    한왕의 명에 하인 하나가 달려 나갔고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한왕이 사자들을 향해 나직이 말했다.

    "피곤할 터이니 다들 가서 여독을 푸시게. 나는 오랜만에 저 아이와 담소를 나눠야겠네."

    사자들이 한왕을 향해 예를 올리며 전각을 나섰다. 그런 그들을 돌려보내는 아삼의 미간이 미미하게 찌푸려졌다. 한낱 환관인 자신을 이렇게 독대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무슨 생각이지? 스치듯 한 번 봤던 어린 환관을 기억하고 있다? 내가 정화의 사람이라는 것이 알려져서 인가?…… 아니면 나를 이용해서 뭔가를 도모할 수작인가?'

    잠깐 생각에 잠겨있던 아삼이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한왕의 눈빛과 마주치자 재빨리 고개를 숙였고 의미심장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한왕의 눈빛에 마른침을 삼켰다.

    얼굴을 마주하고 앉은 한왕과 아삼 사이에 이상한 기류가 흘렀다. 서로를 탐색하려는 듯 아무런 말도 없이 서로를 살폈고 머리 또한 빠르게 회전하고 있었다. 그런 어색한 공기의 흐름을 깬 사람은 한왕 주고후였다.

    한왕이 아삼을 향해 호탕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그간 잘 지냈느냐?"

    한왕의 물음에 아삼이 하인이 가져다 준 붓을 들어 빠르게 대답을 적어 나갔다.

    '네. 황자마마께서도 강녕하셨는지요?'

    아삼이 쓴 종이를 바라보며 한왕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오냐. 황궁에서처럼 눈치 볼게 없어서 그런지 아주 편히 잘 지내고 있다. 흠이라면 무료한 것 말고는 없구나. 그래서 이렇게 괜한 오해를 사고 있지 않느냐? 하하."

    일부러 너스레를 떠는 한왕이었고 그런 한왕의 속내를 꿰뚫은 듯 아삼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그건 그렇고 네 필체는 여전하구나. 보면 볼수록…… 글이 유려하다."

    아삼이 쓴 글씨를 바라보며 감탄하는 한왕이었다. 그런 한왕을 향해 아삼이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고 고개를 숙인 아삼을 훑어보던 한왕이 나직이 물었다.

    "네가 동창에 들어간지도 꽤 되었지? 이렇게 사자들을 호위하고, 또 감찰을 다니는 걸로 봐서는 동창 내에서 너를 꽤 중히 쓰는 것 같구나. 지금 네 직위가 무엇이냐?"

    '당두입니다.'

    아삼이 내민 종이를 바라보던 한왕의 두 눈이 커다래졌다.

    "당두? 벌써 당두의 위치에 섰단 말이냐?"

    놀란 듯 되물으며 다시 한 번 아삼을 천천히 훑는 한왕이었다. 기껏해야 번역의 위치에 올랐을 거라 생각했는데 당두라니 생각보다 아삼이라는 환관의 능력이 출중한 것 같았고, 정화의 힘이 아직도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한왕이었다. 그리고 무덤덤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아삼을 바라보는 그의 두 눈이 빛났다.

    '당두라?…… 그만큼 정화가 이 어린놈을 중히 여긴다는 뜻인가? 들리던 말이 사실인가 보구나. 이 아이를 내 쪽으로 끌어들인다면…… 정화라는 거대한 벽을 쉽게 허물 수도 있음이렸다?'

    예전 넷째의 처소에서 봤던 앳된 아삼을 떠올리던 한왕이 씁쓸한 듯 입맛을 다셨다. 아무리 정화라고 하나 능력이 없는 아이를 중히 여기지 않는 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화의 성품과 안목을 잘 아는 한왕이었기 때문에 그날 그냥 지나친 어린 환관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다.

    그런 한왕의 표정에 아삼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한왕의 눈치를 살피는 아삼이었고 그런 아삼을 본 한왕이 입을 열었다.

    "그래, 너는 내가 이곳에서 무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

    "……."

    뜬금없는 한왕의 물음에 아삼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머뭇거렸다. 그런 아삼을 향해 엷은 미소를 지으며 한왕이 말을 이어갔다.

    "선황께서 그 황위를 갖기 위해 거병하셨을 때, 나는 선봉에 서서 선황을 도왔었다. 허나 둘째라는 이유로 나는 그 공을 인정받지 못했지. 그뿐이더냐?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삶이 무료하여 무언가를 할 때마다 '야심을 드러냈다, 다른 마음을 품었다'하여 항상 오해를 받으며 몸을 사려야만 했다. 그래서 이렇게 낙양에 매어있지 않더냐?"

    쓸쓸하게 웃는 한왕의 모습을 그저 말없이 바라만보는 아삼이었다. 그가 자신에게 왜 이런 말을 건네는 것인지 그의 의중을 알 수 없었기에 아무런 대꾸 없이 가만히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나를 향한 시선은 거둬질 줄을 모르더구나. 봐라. 이번에도 또 다른 마음을 품지 말라 이리 서신을 보내지 않았더냐? 헌데 말이다."

    "……."

    "……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무는 법이다. 자꾸 가만히 있으라, 다른 마음을 품지 말라 하니 이제는 그 고양이를 물고 싶어지는 구나. 너는 어찌 생각하느냐? 내가 고양이를 물어도 괜찮겠느냐?"

    어느새 의뭉스런 눈빛으로 아삼을 바라보는 한왕이었고 그 눈빛의 의미를 이해한 아삼이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 하지만 깊은 생각을 할 것도 없이 이내 마음을 정리한 듯 비장한 얼굴로 붓을 드는 아삼이었다.

    '그 고양이는 쥐를 잡을 생각이 없으십니다. 생각이 있으셨다면 이렇게 사자들을 보내지도 않으셨겠지요. 고양이를 물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온전히 쥐의 마음에 달렸으나 고양이 또한 가만히 당하고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소인의 미련한 생각으로는 고양이의 오해를 풀어주는 것이 최선인 듯싶습니다.'

    아삼의 생각을 읽은 한왕의 얼굴이 굳어졌다. 하지만 금세 호탕한 웃음으로 자신을 감춘 한왕이 다시 한 번 아삼을 떠보며 말했다.

    "그렇지. 어찌 쥐가 고양이에 대적하겠느냐? 허나 쥐를 도와주는 든든한 친구가 곁에 있다면 한번 해 볼만 하지 않겠느냐? 어떠냐? 쥐의 친구가 돼 보겠느냐? 고양이를 물리치고 난 이후에 많은 것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노골적인 한왕의 물음에 아삼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하지만 이내 입술을 깨문 아삼이 붓을 들어 한 자 한 자 조심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갔다.

    '소인이 어찌 감히 쥐의 친구가 될 수 있겠습니까? 소인은 그저 지금의 자리에 만족할 뿐입니다. 송구하오나 소인은 쥐를 도와줄 깜냥이 되지 못 합니다."

    아삼의 글을 읽은 한왕이 인상을 찌푸리며 위엄 가득한 목소리로 다시 한 번 물었다. 이전보다 더 노골적인 물음이었다.

    "깜냥이 될지 안 될지는 쥐가 판단하겠지. 어떠냐? 이만 쥐의 손을 잡는 것이!"

    단도직입적인 한왕의 위엄 있는 물음에 아삼의 얼굴에 당혹감이 스쳤다. 이내 마른 침을 삼키며 가슴을 진정시킨 아삼이 자신의 생각을 쓰기 시작했다.

    "이미 고양이의 손을 잡은 제가 어찌 또 쥐의 손을 잡겠습니까? 소인은 그저 이 자리에 있겠습니다."

    냉정하게 거절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아삼이었고 그런 아삼의 태도에 자신의 사람으로 삼기에는 힘들 거라고 판단한 한왕이 조용히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놈만 도와준다면 정화라는 커다란 벽을 쉽게 허물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역시나 정화의 안목이 뛰어남을 다시 한 번 깨달은 한왕이었다.

    "오랜만에 뜻이 다른 자와 담소를 나누니…… 그것 또한 좋구나. 너도 피곤할 테니 그만 돌아가서 쉬거라."

    호탕한 웃음으로 자신을 포장한 한왕이었고 그런 한왕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하는 아삼이었다. 멀어져가는 아삼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한왕의 두 눈에 어느새 살기가 어렸다.

    "흠…… 아깝구나! 허나 내 것이 될 수 없다면 다른 사람의 것도 될 수 없어야겠지. 아까운 놈이지만 어쩔 수 없구나."

    두 눈을 감고 턱을 괸 채 생각에 잠긴 한왕이 이내 누군가를 불렀다.

    "부르셨습니까?"

    한왕의 부름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온 하인이 고개를 숙였고 그런 그를 향해 한왕이 나직이 말했다.

    "가서 금의위의 부천호 유명덕, 그 자를 데려오너라."

    한왕의 명에 하인이 재빨리 전각을 나섰고 곧 유명덕이 낯선 사내 하나와 함께 전각으로 들어섰다. 가영호의 명에 의해 한왕을 돕고자 낙양에 와 있던 유명덕이었다. 바로 낮에 아삼이 봤던 그 금의위 사내였다.

    "부르셨습니까?"

    "그래, 헌데 옆에 있는 이는 누구냐?"

    한왕의 물음에 낯선 사내가 고개를 숙이며 읍을 했다.

    "소인은 무당의 제자 왕현이라 합니다. 사숙의 심부름으로 본산인 호북성으로 가는 도중에 이것을 전하려 들렸습니다."

    한왕에게 서찰을 올리는 왕현이었고 무당의 제자라는 말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왕현을 바라보는 한왕이었다.

    "무당의 제자라? 내 무당의 위명은 익히 들어 알고 있다. 이렇게 보게 되니 참으로 반갑구나."

    예의 호탕한 웃음으로 왕현을 맞는 한왕이었고 그런 한왕을 향해 왕현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할 터이니, 우선 가서 여독을 풀거라."

    한왕의 명에 예를 표하며 자리를 뜨는 왕현이었다. 그런 왕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유명덕을 향해 나직이 묻는 한왕이었다.

    "혹, 아삼이라는 아이를 아느냐? 너도 궁에 있었으니 그 아이에 대해서는 알겠지?"

    한왕의 물음에 유명덕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그가 물음에 답을 하려고 할 때 언제 되돌아왔는지 왕현이 놀란 눈으로 되물었다.

    "…… 방금 아삼이라 하셨습니까?"

    "무엄하네. 지금 어느 안전이라고……"

    "되었네. 어찌 그러느냐? 너도 그 아이를 아느냐?"

    갑작스런 왕현의 행동에 호기심이 동한 한왕이 되물었고 그런 한왕을 향해 잔뜩 굳은 얼굴로 대답하는 왕현이었다.

    "알고 있습니다. 알다 말다요. 소인이 어찌 그 이름을 잊겠습니까?"

    뭔가 사연이 있는 듯 살기 어린 눈빛으로 아삼의 이름을 되뇌는 왕현의 모습에 한왕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흘렀다. 이내 왕현의 모습을 천천히 훑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한왕이 스스로 떠올린 생각에 만족한 듯 웃음을 지어보였다.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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