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99화 (99/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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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긋남

    금무정의 방문을 받은 아삼의 머릿속도 복잡해져만 갔다. 아무런 추궁도 없이 우선은 휴식을 취하고 몸을 보중하라는 말과 함께 돌아서는 금무정을 바라보던 아삼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서렸다. 처음으로 벙어리라는 사실을 다행이라고 여기는 그였다.

    '사황련에서 내 존재를 눈치챘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일 테고…… 만태산의 시체가 발견된다면 유일하게 나만 살아남았다는 것이 될 텐데. 이대로 사황련을 없애는 것이 나에게 안전하겠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내 무공이 드러난다. 내가 가진 실력을 상회하는 자들이 죽은 상황에서 내가 살아남았다? 의심스러운 구석이 너무 많은데.'

    깊게 고민하는 아삼이었지만 쉽게 결정을 내릴 수는 없었다. 위명도의 시신을 옮겨서 표두인 현창석과 동귀어진을 한 것처럼 꾸몄지만 그것이 거짓으로 밝혀진다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어떻게 하지? 차라리 연검을 사용하던 자의 시체를 만태산에게 가지고 갔었어야 했나? 서로 동귀어진을 했다고 꾸몄다면 구색은 맞췄을 텐데…… 흐음.'

    고심하는 아삼이었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다. 서로 다른 세 세력이 모두 죽었다는 것 자체가 흔치 않은 일이었고 거기에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것은 도저히 제대로 설명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누군가 아삼이 있는 처소로 들어왔다. 구영고가 몇몇을 대동하고 누워있는 아삼을 내려 보면서 눈을 빛냈다.

    "어떻게 된 일이냐? 죽은 첩형의 시신이 발견됐다. 어떤 상황이 있었는지 설명을 해 보거라."

    "……."

    자신을 추궁하는 구영고의 행동에 딱딱한 얼굴로 바라보는 아삼이었다. 머릿속으로 납득할 만한 상황을 그려봤지만 쉽게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미심쩍은 부분을 최대한 없애면서 자신을 감춰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삼이 곤란해하던 그때, 닫혔던 문이 열리면서 새로운 사람이 안으로 들어섰다. 낯선 사람의 방문에 인상을 찌푸리며 돌아보는 구영고였지만 급히 머리를 조아릴 수 밖에 없었다.

    "정 공공을 뵈옵니다."

    "흐음. 생각보다 저 아이를 찾는 이들이 많구먼."

    "……."

    "내 다음에 다시 오도록 하마. 보중하도록 해라."

    정화의 걱정 어린 말에 뒤늦게 침상에서 몸을 일으킨 아삼이 고개를 숙이려 했고 그런 아삼을 말리는 정화였다.

    "되었다. 몸도 성치 않은 놈이 무슨…… 쯧쯧. 아무리 중한 일이라고 하나 몸도 성치 못한 아이를 취조하려는 것인가?"

    "송구하옵니다. 그것이 아니오라……"

    "우선 몸을 보중할 시간을 줘야 하지 않겠나? 안색을 보니 내상을 입은 것 같네만…… 운기라도 해야 내상을 다스릴 수 있지 않겠는가?"

    "……."

    "내 말이 말 같지 않은 겐가?"

    아무런 대꾸도 없이 고개를 숙이는 구영고의 행동에 미간을 찌푸리는 정화였다. 그런 정화의 모습을 보고 황급히 고개를 조아리는 구영고가 놀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아…… 아니옵니다. 공공. 소인이 어찌."

    "나오시게. 당분간 쉴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좋겠네. 네 이름이……"

    "저…… 전소평이옵니다."

    "그래. 전소평. 저 아이와 연이 있다지?"

    "…… 예. 공공."

    "네가 옆에서 도움을 주도록 하거라."

    "예. 공공."

    감격한 표정으로 깊게 읍을 한 전소평이 고개를 숙였고 그런 그를 뒤로하고 품에서 목갑을 꺼낸 정화가 아삼을 향해 던졌다. 느릿한 속도로 날아든 목갑과 함께 그곳에 있던 자들의 눈이 놀란 듯 크게 떠졌다. 엄청난 한 수를 내보인 정화의 행동에 다시 고개를 숙이는 그들이었다.

    "내상약이다. 먼저 몸을 다스리거라."

    - 송구하옵니다.

    "되었다. 내 따로 부를 터이니, 몸이나 잘 다스려라.

    아삼을 향해 걱정의 말을 남긴 정화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데리고 방을 나섰다. 뒤에 남은 두 사람이 고개를 조아렸고 이내 정화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아삼이 힘든 몸을 뉘이며 전소평을 바라봤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아삼의 눈빛에 어색한 듯 머리를 긁적이던 전소평이 그를 바라봤다. 이내 씨익 웃어 보이며 대단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입을 여는 전소평이었다.

    "나에 대해서 말을 한 거야? 정화 태감께서 내 이름을 알아주다니. 역시 내가 보는 눈은 있다니까. 하하."

    "……."

    "크흠. 그 눈빛은 뭔가를 묻는 듯한 눈빛이네? 원래는 내가 묻는 게 맞겠지만…… 흐음. 뭐랄까, 너 혼자 살아남았다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눈치거든. 그래서 구 당두가 오자마자 너를 찾은 거고."

    계속 말을 하라는 듯한 아삼의 눈짓에 전소평이 있었던 일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전소평 스스로도 아삼 혼자 살아남았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있었지만, 이미 정화가 아삼을 찾았다는 사실에서 부터 그에게 붙어야 한다는 생각에, 지원을 간 이후 벌어졌던 일에 대해서 늘어놓기 시작했다.

    전소평을 통해서 모든 전말을 알게 된 아삼은 인상을 굳히면서 깊은 생각에 잠겼다. 생각 했던 것보다 일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만약 대충 얼버무리면서 사황련을 끌어들였다면 의심을 피할 수 없었다는 생각에 인상을 찌푸린 그가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는 네 방 앞을 지키고 있을 게. 아무래도 정 공공께서 나를 남긴 이유가 그것 같으니까."

    눈치가 빠른 전소평이 방을 나섰고 그 모습을 확인한 아삼은 조용한 곳에서 앞으로 설명할 일들을 생각해 냈다.

    '사황련이 자신들의 존재를 감춘 것이구나. 관과 대적하기 껄꺼로웠다는 거겠지? 그렇다면 나도 그들의 존재를 감춰야 하나? 그들의 존재를 감추고…… 그 고수와 비슷한 자를 등장시키는 것이 좋을까? 표국과 대치하는 중에 알 수 없는 고수의 습격이 있었고…… 만태산 그놈은 도망을 간 것으로 보고를 올려야겠군.'

    대충 큰 틀을 만든 아삼이 세세한 부분을 끼워 맞추기 시작했다. 이내 모든 생각을 정리한 그가 정화가 건넨 내상약을 삼키며 운기를 하기 시작했다. 급속도로 모여드는 기운과 함께 규화보전의 음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빠르게 내달리던 그 기운이 몸속에 퍼지는 내상약의 도움을 받아 막히고 상처 난 혈맥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바람에 일렁이는 횃불이 칠흑같이 깜깜한 어둠을 힘겹게 몰아내고 있었다. 그 어둠 속에서 감옥을 지키고 있던 요원들이 갑자기 나타난 인학을 발견하고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고생한다."

    동창 요원들을 보면서 미소를 짓던 인학이 자연스럽게 감옥 안으로 들어서자 이번에는 감옥 안에서 번을 서던 요원들이 인학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마상, 그 자를 좀 보러 왔다."

    인학의 말에 요원 하나가 열쇠를 챙겨서 앞장섰다. 앞장서는 요원의 뒤를 따르던 인학의 두 눈이 매섭게 변했고 이내 번을 서던 이들을 떠올리면서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밖에 둘 그리고 안에 둘. 다행히 감옥에는 마상 그자 말고는 다른 죄수가 없구나. 하긴 요즘 이 일에 매진하고 있었으니…… 나에게는 다행인가?'

    조용히 침음을 삼키던 인학을 향해 걸음을 멈춘 요원이 잠긴 감옥을 가리켰다.

    "끌어냅니까?"

    "잠깐, 물어볼 것들이 있으니 끌어내서 의자에만 앉히거라.

    인학의 눈에 초췌한 마상의 얼굴이 가득 들어왔다. 결박당한 채 의자에 앉아서 멍한 눈빛으로 인학을 바라보는 마상이었다. 두 눈에 가득 찬 두려움에 인학을 바라보던 마상이 더듬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무…… 무슨…… 일이십니까? 저는…… 더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지금껏 말한 것이 모두 참입니다."

    마상이 터져버린 입술을 힘겹게 들썩이며 말했다. 얼마나 고문이 심했는지 인학의 얼굴을 보면서 오줌을 지리는 그 모습에 미소를 짓던 인학이 이내 그 미소를 지우고 인상을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알고 있다. 너에게 뭘 더 듣고자 온 것이 아니다. 그저 힘겨워 하는 네놈의 고통을 끝내주러 온 것이다."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옆에 선 동창 요원의 혈도를 제압한 인학이 그의 가슴에 오른손을 밀어 넣으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이전과 다른 느낌에 인상을 찌푸린 그가 왼손도 마저 그의 가슴에 찔러 넣더니 비급에 나온 대로 기운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붉게 충혈된 눈으로 인학을 바라보던 동창 요원의 얼굴에 핏기가 가시더니 쭈글쭈글해지면서 목내이처럼 변해갔다. 일전에 발견된 그들의 시체와 똑같은 모습으로 죽은 것이다.

    '무공을 익히지 않는 자에게서는 큰 거부감이 없었지만, 내공을 가진 자는 밀어내는 힘이 강하구나. 본능적으로 이 기운에 대적하는 것인가?'

    이미 이곳에 들어서기 전에 이름 모를 어린 궁녀를 상대로 흡혈공을 시험해 본 그였다. 수월하게 뽑혀 나오는 강한 양기와 함께 그 위력도 좋은 것이 인학의 마음에 쏙 들었다. 생각보다 쉽게 익힐 수 있는 무공이었지만 앞선 동창의 요원들을 상대로 펼치는 것에서 그 한계를 확인 한 인학이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마상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황제의 교지가 내려지기 이전에 목내이처럼 변한 시체를 봤지만 이렇게 눈앞에서 직접 보게 될 거라는 것은 상상도 못한 그였다.

    "어…… 어…… 어."

    너무 놀란 나머지 내지르려던 비명이 목에 걸려서 나오지 않았다. 그저 벙어리처럼 '어어'거릴 뿐이었고 결박당한 그대로 인학의 얼굴을 바라보는 마상이었다. 뒤늦게 그에게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쳤지만 '삐거덕'거리는 소리만 날뿐 묶인 몸을 움직일 수는 없었다.

    삐거덕거리는 소리에 저 멀리에서 앉아있던 동창 요원이 천천히 다가오면서 어두운 곳에 서 있는 인학을 바라봤다.

    "무슨 일입니까?"

    가까이 다가서는 그의 시선에 목내이처럼 변한 시체 하나가 가득 들어왔다. 그 모습에 놀란 그가 의아한 눈빛으로 고개를 돌리자 옆에 있던 인학의 그의 혈도를 짚었다. 빳빳하게 굳어오는 몸과 함께 가슴에서 느껴지는 고통과 이질적인 느낌에 그가 빨갛게 충혈된 두 눈으로 자신의 가슴과 인학의 손을 바라봤다.

    "미안하다. 어쩔 수가 없다."

    결국 감옥을 지키던 마지막 동창 요원 역시 목내이로 변한 채 인학의 손에 쓰러졌고 그 모습을 목도한 마상이 고개를 저으며 애원하기 시작했다.

    "살…… 살려주십시오. 제발."

    "그 말을 들어주기 힘들다는 것은 너도 잘 알고 있겠지? 모든 것이 네 욕심에서 나온 것이니 나를 원망하지는 말아라."

    차가운 미소와 함께 인학이 마상을 향해 다가갔고 곧이어 마상 역시 앞선 자들과 같이 쭈글쭈글한 목내이로 변한 채 차갑게 식어갔다.

    '마공이군. 단시간 내에 이런 위력을 보이다니…… 익히기도 쉽고 양기가 흘러 들어와서 단전이 충만해 지니 동자공을 익힌 나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무공이구나.'

    동자공을 기반으로 한 그의 내력이 흡혈공을 이용해서 동남, 동녀의 정기를 빨아들일 때마다 크게 증진되는 것 같았다. 이미 충만해진 내기는 그를 흡족하게 만들었고 몸 곳곳에 힘이 넘쳐 흘렀다.

    팽가의 영약인 소공단을 복용한 것 같은 느낌에 비릿한 미소를 흘리는 인학이었다. 그의 주변에 가장 많은 자들이 바로 동남과 동녀였다. 어린 환관과 궁녀를 떠올린 인학은 영약을 대체할 자들이 많다는 사실에 웃음을 짓고 앞으로의 일을 생각했다.

    인학은 이번 일의 흉수가 정훈이라는 환관이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정훈의 뒤에 황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가 없어지면 자신이 드러나지는 않을 거라고 판단하는 그였다.

    '어차피 모든 계획은 그 정훈이라는 놈이 중심이니…… 그놈을 없앤다면 모두 묻힐 일들이다. 내가 비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자신의 안위를 위해서 위험한 생각을 하는 인학이었고 주변을 둘러보던 그의 두 눈이 이제는 바깥으로 향했다. 곧이어 다급한 표정으로 밖으로 뛰쳐나간 인학이 번을 서고 있는 두 명의 동창 요원을 찾았다.

    "마상, 그 자가 본색을 드러냈다. 지금 폭주하기 시작했으니 너는 안으로 들어가서 다른 요원들을 도와라 어서! 그리고 너는 지금 구 당두를 모시고 와라. 아니…… 다급한 상황이니……"

    다급한 어조로 명을 내리던 인학이 멀뚱멀뚱 서있는 요원을 바라보며 호통을 쳤다.

    "뭘 하고 있는 것이냐? 안에 있는 자들을 죽일 것이냐? 너는 먼저 그들을 도우라고 하지 않았더냐?"

    "아…… 알겠습니다."

    인학의 명에 동창 요원 하나가 허겁지겁 안으로 달려갔다. 의심쩍은 상황이었지만 위급한 상황이라는 말에 어쩔 수 없이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그였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인학이 미소를 숨긴 채 앞에 있는 다른 자를 향해 말을 이었다.

    "시급을 다투는 일이니 근처에 있는 아무나 데리고 와라. 금의위의 손이라도 빌려야 할 참이다."

    "예."

    다급해 보이는 인학의 모습에 번을 서던 요원이 지원을 요청하러 등을 돌렸다. 그런 요원의 등을 확인한 인학이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뒤에서 가슴을 찔렀다.

    "크윽. …… 으읍!"

    터져나오는 신음을 막아선 인학이 그를 끌면서 안으로 들어섰고 온몸의 피가 빠져나간 듯 생기를 잃은 자가 서서히 굳어가면서 눈빛을 잃었다. 이내 죽어버린 그를 확인한 인학이 급히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목내이처럼 변한 시체들을 확인하던 요원이 들어서는 인학을 발견하고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다.

    "어찌된 영문인지 제가 들어왔을 때에는 이렇게 목내이로 변한 시체들만 있었습니다."

    "시체들만 있었다? 허면 마상 이놈이 범인이라는 말인가?"

    "마상 이자도 묶인 상태에서 목내이로 변한 것을 보면……"

    말을 이어가던 요원이 급히 입을 다물었다. 묶인 마상도 목내이로 변한 상태라면 의심할 사람은 한 명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기이함을 느낀 그가 옆을 바라봤다. 섬뜩한 눈빛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인학의 모습에 놀란 그가 허리에 있는 군도를 뽑아내려고 했지만 그런 그의 팔을 붙잡으면서 그의 가슴에 손을 찔러 넣는 인학이었다.

    "끄으윽."

    "…… 마상을 죽이려면 어쩔 수 없었다. 너희들은 이번 일을 벌였던 놈들에게 죽임을 당한 것이어야 한다. 입막음을 위한 죽임!"

    커다래진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요원의 눈빛에 그 이유를 설명하는 인학이었다. 내서당에서 같이 교육을 받았던 그들이었기 때문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우선은 자신부터 살아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번을 서던 마지막 요원도 인학의 손에 목내이처럼 쭈글쭈글 변해갔다. 생기를 잃은 모습에 가벼워진 몸뚱이를 든 인학이 그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금 이대로 두면 이들과 안면이 있는 자의 소행으로 의심될 여지가 컸기 때문이다.

    마상을 다시 옥에 가두고 남겨진 자들의 시체도 옮긴 인학이 혹시라도 남긴 흔적이 없는지 다시 한 번 확인을 하고 몰래 그곳을 벗어났다.

    "이제 정훈…… 그 자만 남은 것인가?"

    주변을 둘러보며 기척이 있는지 살피던 인학이 조심스럽게 주변을 경계하며 다시 한 번 발걸음을 재촉했다.

    미리 알아둔 정훈의 처소를 향해 조심스럽게 걸어가는 그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몰래 이 무공으로 내기를 키운다면…… 내 힘으로도 그놈들을 벌할 수 있을 것이야. 더 이상 팽가에 끌려다니지 않아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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