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97화 (97/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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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始作)

    죽음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다. 이전 삶에서도 많이 봐왔던 것이 타인의 죽음이었고 동창이 된 이후로 잔인하다고 여겨질 광경을 많이 겪은 그였기에 별다른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차라리 고통스러워하는 것보다 깔끔한 죽음을 주는 것이 고문을 받는 자들에게 더 자비로운 일이었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아삼이었다.

    '만태산……'

    흔적을 쫓으면서 움직이는 아삼의 머릿속에 그의 얼굴이 떠올랐다.

    무능력하고 탐욕이 많은 지금의 직위에 어울리지 않는 자.

    단지 그것뿐이었다. 이전부터 생각했지만 딱히 자신과 관련이 없었기 때문에 별다른 감정은 없었다. 하지만 가짜 당새아를 잡아들이는 상황에서부터 자신에게 적의를 드러내는 만태산이었다. 어렴풋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전에 있었던 일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수하를 버리고 도망가는 무능력하고 이기적인 놈. 그런 놈이 자신을 향해 적대감을 가지고 있다면 살려둘 이유가 없었다.

    '그런 놈은…… 두고두고 우환거리로 남겠지.'

    무공을 제외하고 무능력하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흔적을 드러낸 상태로 움직인 만태산이었다. 이미 추적술을 수준급으로 배운 아삼이 그놈의 흔적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도망간 만태산을 마주할 수 있었다.

    수풀로 가려진 관도의 한 켠에서 거친 숨을 내쉬면서 기댄 채 앉아있는 그의 모습이 아삼의 두 눈에 가득 들어왔다. 깊게 베인 가슴의 상처에 하얗게 질린 얼굴을 한 만태산이 낯선 기척을 느끼면서 고개를 들었고 곳곳이 베이고, 피 묻은 목면을 입은 채 걸어오는 아삼의 모습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크윽. 그놈은 어떻게 되었느냐?"

    "……."

    "젠장, 벙어리 자식. ……이리 와서 나를 부축하거라."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아삼을 보며 명을 내리듯이 강압적인 말투로 대하는 만태산이었고 그런 그의 행동에 얼굴을 굳힌 아삼이 그를 향해 걸어갔다.

    "쓸만한 내상약이 있느냐? ……끄윽. 어찌 너 혼자 온 것이냐? 설마…… 네놈도 도망 온 것이더냐?"

    - 닥쳐라.

    "뭐…… 뭐라? 이놈이! …… 가만, 어떻게?"

    "……."

    "…… 혜광심어?"

    놀란 듯 되묻는 만태산이었지만 이어지는 것은 아삼의 답이 아니라 검이었다. 빠르게 날아드는 검첨이 그의 가슴을 향해 뻗어나갔고 뒤늦게 그 사실을 깨달은 만태산이 진기를 끌어 모았다.

    터억.

    이미 중상을 입은 만태산이었지만 절정이라는 경지가 거짓은 아니었는지 아삼의 기습적인 공격을 막아냈다. 기습을 펼친 아삼 역시 온전한 상태는 아니었다. 이미 위명도와의 싸움에서 내상을 입었고 그 상태에서 표두인 현창석을 상대한 그였다. 위명도의 장에 맞은 가슴은 뻐근하게 아려왔고 그 충격으로 입은 내상과 함께 현창석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서 무리를 한 상황이었다.

    스스로도 자신의 상태를 잘 알았기 때문에 기습까지 강행한 상황이었지만 만태산도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생에 대해서 집착이 많았고 욕심도 많은 사람이었다. 뻗어낸 검을 손바닥 사이에 끼운 채 안간힘을 쓰던 만태산이 마지막 힘을 짜내면서 검을 비틀었다.

    쨍강.

    부러진 검과 함께 힘을 이기지 못한 아삼의 몸이 앞으로 쏠렸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만태산이 다가오는 아삼을 향해 부러뜨린 검첨을 찔러 넣었다.

    촤아악.

    순간 만태산의 가슴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검상에 더해서 배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상처에 피가 쏟아지고 창자가 삐져나왔다. 어느새 아삼의 손에 들린 위명도의 연검이 그의 가슴을 갈랐고 뒤늦게 아삼의 손에 들린 연검과 요대를 확인한 만태산의 눈이 부릅떠지면서 앞으로 꼬꾸라졌다.

    터억.

    쓰러지는 만태산을 막아선 아삼이 그의 몸을 뒤로 뉘였다. 쏟아낸 혈흔을 지우고 그의 손에 들린 부러진 검첨을 빼낸 그가 죽은 만태산의 심장에 그것을 꽂아 넣었다. 아직까지 죽지 않던 만태산의 얼굴이 심장에서 느껴지는 화끈함에 처참하게 구겨졌다. 이내 늘어지는 그 몸을 확인한 아삼이 손에 들린 연검을 바라봤다.

    무공의 흔적이 드러나는 것을 우려해서 가지고 온 무기였다. 이미 그의 몸에 연검으로 인한 검상이 새겨진 것을 알고 일부러 챙겼지만 생각보다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피를 털어낸 아삼이 다시 요대에 연검을 넣으면서 그것을 갈무리했다. 황궁에서 지내는 그였기 때문에 몸에 함부로 병기를 지닐 수 없었다. 대신 이런 식으로 요대에 무기를 숨기면서 움직일 수 있다면 위급한 상황에서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따로 그 무기를 챙기는 아삼이었다.

    '위명도, 그 자에게 당한 상처와 비슷하니…… 같은 상대에게 죽임을 당했다고 여겨질 수 있겠지. 이대로 돌아가면서 어떻게 보고를 해야 할 지 생각해 봐야하나?'

    자신만 살아서간다면 분명히 의심할 사람들이 존재했다. 이미 사황련이라는 단체와도 엮인 상황이었고 위명도도 독고화연이라는 여자와 비슷하게 죽었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자신이 드러나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동창과 사황련 거기에 표국이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죽은 만태산의 시체까지 고려해야겠지?'

    고민을 하던 아삼은 자신의 흔적을 지우면서 그대로 그곳을 벗어났다.

    ***

    관과 시비가 일었다는 보고에 은무강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냉철한 성격에 사리분별을 할 줄 안다고 여겼던 위명도가 그런 일을 벌였다는 사실에 머리가 지끈거렸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독고패의 화를 가라앉히고 동요하는 사파 무림을 자중시키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 했던 자가 일을 벌인 것이었다.

    '그놈이…… 화연이를 잊지 못하고 있었던가?'

    독고화연을 향한 위명도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던 그였지만 이미 혼인을 한 상황이었고 슬하에 자식까지 뒀던 위명도였다. 그 감정이 희석되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을 실감하는 은무강이었다.

    "이미 관과 부딪쳤다면 그들을 살려 보낼 생각이 없다는 뜻이오. 그렇다면 그 목격자들도 살려둘 수 없지 않겠소? 그대로 두면 말이 새어나가서 위험해 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오."

    "……."

    "내가 가보겠소. 련주는 내게 천월대 두 개 조만 붙여 주시오. 남은 자들도 모두……"

    "불가합니다. 다른 자를 내보내지요."

    "련주!"

    독고패의 노성 섞인 외침에 은무강이 미간을 좁혔다. 그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독고패였지만 물러서지는 않았다.

    "이 상황에서 장로께서 가신다 하여 달라질 일은 없습니다. 위명도, 그자라면 잘 처리할 것이니 잠시 지켜보시지요. 따로 사람을 보내서 뒤처리를 돕게 만들겠습니다."

    "…… 내 나중에 명을 어긴 벌을 따로 받겠소."

    "장로! 독고 장로!"

    포권을 하며 그대로 대전을 빠져나가는 독고패였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인상을 구긴 은무강이 급히 그의 뒤를 따르며 소리를 쳤다.

    "대기하는 천월대를 소집해서 뒤를 따르라."

    "존명."

    멀어지는 은무강의 뒤로 흐릿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부복을 했고, 그의 명에 따라서 다급하게 움직였다.

    이미 그곳을 빠져나간 독고패는 빠른 속도로 사황련과 멀어졌다. 반나절 거리에 있다던 그곳에 딸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놈들을 생각하며 힘을 아끼지 않은 그였고 순식간에 관군과 충돌했다던 곳에 당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러난 참상에 멍하니 그곳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독고 장로, 그렇게 가버리면 어떻게 하자는…… 이 무슨."

    뒤늦게 그를 쫓아온 은무강이 그를 나무라며 말을 내뱉었지만 눈앞에 보이는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위명도? 지월대가……"

    어색한 모습을 보이며 움직임을 멈추고 있는 사내는 위명도였다. 사황련을 대표하는 고수 중 한 명으로 지월대의 대주를 맡고 있는 그였다. 그런 사내가 움직임을 멈춘 채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뒤늦게 도착한 사황련의 무인들이 그 주변을 막아섰고 은무강과 독고패는 천천히 주변을 살폈다.

    "똑같은 놈에게 당했소."

    "……."

    "화연이를 죽인 흉수에게 위명도, 이 아이도 똑같이 당했소. 팔이 잘리고 검흔이 심하지만 결정적인 사인은 심장이 꿰뚫린 것이오. 거기에 차갑게 식은 것을 보면…… 역시 그놈이 확실하오."

    살기를 숨기지 않는 독고패의 행동에 옆에 있던 은무강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위명도 앞에서 손을 뻗은 상태로 죽어있는 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의 손은 위명도의 심장 부근에 머물러 있었다.

    "어설픈 조작이군. 눈을 돌리려 함인가? 아니면 혼선을 줄려 했음인가?……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수작인가?"

    조용히 뇌까리던 은무강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변을 살폈다. 위명도의 애병이 없어진 것과 서로 다른 사인으로 죽은 두 사람이 마주보며 마치 동귀어진을 당한 듯 꾸며놓은 모습은 누군가 의도적으로 흔적을 지웠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만들었다.

    그렇게 흉수의 정체를 파악하려는 그때, 천월대의 대주가 모습을 드러내며 그를 향해 다가왔다.

    "관군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쓰러진 자들과 비슷한 복장으로 지금 그들의 걸음을 멈춰 세웠으나 길을 비킬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위명도와 지월대의 시신을 수습하라. 그들에게 들켜서는 안 될 것이다. 흔적을 지우고 길을 열어라. 관에 대적할 수는 없지."

    "존명."

    은무강의 명을 받은 천월대의 대주가 수하를 부렸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독고패는 붉어진 얼굴로 은무강을 바라봤다.

    "련주. 이미 그 흉수가 명백한 상황이오. 죽어있는 표국이나 관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드러난 이상 이곳에 나타난 놈들을 모조리……"

    "불가합니다. 그자들을 모조리 죽인다고 한들 그 비밀이 새어나가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행여라도 그 사실이 알려진다면…… 우리 사황련은 백만의 대군을 상대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더 이상 사황련은 없겠지요."

    "……."

    단호한 은무강의 말에 말을 잇지 못하는 독고패였다. 그의 분노를 짐작한 은무강은 이내 그를 달래기 시작했다.

    "화연의 죽음은 저 또한 원통합니다. 이미 그 일을 알아내라고 지시를 했으니 조금만 더 지켜봤으면 합니다. 그 진위가 모두 밝혀지면 그때는 정파든, 관군이든 그 복수의 칼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니 지금은 조금만 참고 기다려 주시지요."

    "…… 알겠소. 허나, …… 아니오."

    고개를 돌리는 독고패의 모습에 불안함을 느끼는 은무강이었다. 하지만 뭐라고 말을 할 수도 없었다.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이 어떤 것인지는 겪어보지 않아도 이해가 갔기 때문이다. 다만 이해하는 것과 직접 겪어본 차이를 알지 못하는 은무강은 지금 참고 있는 독고패의 심정을 정확히 헤아릴 수는 없었다.

    위명도를 비롯한 사황련의 무인들의 시체를 수습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검은 목면을 입은 동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수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보고 놀란 은무강이었지만 그들 중에 절대적인 고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만태산의 명으로 지원을 하기 위해서 달려온 구영고였지만 눈앞에 보이는 참상에 절로 얼굴이 굳어졌다. 자신들의 앞을 가로 막았던 자들이 사황련의 고수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더욱 굳어진 얼굴로 앞으로 나선 그가 범상치 않은 기도를 가진 자를 향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동창의 당두인 구영고라고 하오. 사황련에서 왜 이곳에 있는지 알 수 있겠소?"

    "사황련의 련주인 은무강이오. 련과 가까운 곳에서 다툼이 있다고 하여 이렇게 나온 것이오. 이미 우리가 당도했을 때는…… 지금 이 모습이었소."

    "……."

    "표국과 싸운 흔적이 역력하더이다. 어떤 연유인지는 알 수 없으나, 서로 부딪쳐서 상잔을 한……"

    "우리 동창이 고작 표국의 표사들에게 당했다는 뜻이오?"

    "우리야 알 수 없소. 그저 보이는 모습만 말했을 뿐이오."

    여유로워 보이는 은무강의 말에 그를 노려보는 구영고였지만 이미 자신의 경지로는 대적할 마음도 생기지 않는 자였기 때문에 쉽게 추궁을 하기도 힘들어보였다. 그런 은무강과 사황련의 고수를 보던 구영고는 남은 요원들에게 주변을 수색하라는 명을 내리고 사황련의 고수들을 바라봤다.

    "이제 이곳은 우리 동창이 맡겠소. 수하들을 물려 주시오."

    "이곳은 우리 사황련이 관할하고 있는 곳으로 쉽게 물러선다면 강호의……"

    "황명을 수행하는 우리들이오. 사황련과 관계된 자들은 없으니 응당 희생된 동료의 일은 우리들이 맡는 게 순리에 맞지 않겠소? 사황련과 관련이 없다면 말이오."

    구영고의 의심 섞인 말에 그를 바라보던 은무강이 웃음을 지어보였다. 이내 작은 미소가 크게 번졌고 파안대소를 터뜨리는 은무강이었다.

    "하하하하. 지금 본 련을 의심하는 것이오?"

    진한 살기를 뿜어내는 은무강의 행태에 눈살을 찌푸리는 구영고였다. 앞에서 느껴지는 가공할 기운에 침음을 삼킨 그였지만 힘겹게 말을 꺼냈다.

    "황제 폐하의 명을…… 수행하는 우리요. 지금 관과…… 대적하려는…… 크윽. 것이오!"

    자신의 기운을 버티고 악다구니를 쓰는 구영고의 행동에 기운을 거둬들인 은무강이 쓰게 웃었다. 잠깐 시험을 해본 것이었지만 앞에 선 자의 강단도 보통이 아니었다. 이 이상 일을 크게 벌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한 그가 수하들을 물렸고 그 모습을 확인한 구영고가 날카로운 눈초리를 그를 쏘아봤다.

    "고맙소."

    이마에 맺힌 땀과 함께 인상을 찌푸린 구영고가 뼈가 섞인 그 한마디를 내뱉고 몸을 돌렸다. 그 모습에 천월대의 무인들이 나서려고 했지만 은무강의 제지로 자리를 지켜야만 했다.

    멀리서 동창의 모습을 확인하는 사황련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어쩔 수 없이 신경을 끊은 구영고는 수하들을 통해서 그곳의 상황을 파악했고 죽은 동창 요원들의 시신을 수습했다.

    "첩형과 번역 한 명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 혹 근처에 있는지 흔적을 찾아라. 관에 연락해서 관군을 더 동원하고 이곳을 통제한다. 다른 무인이나 세력이 들어올 수 없게 대대적으로 인원을 차출해야 할 것이다."

    멀리 있는 은무강의 시선을 느낀 구영고가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외쳤고 그 소리를 들은 은무강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죽은 이들을 제외하고도, 또 다른 자들이 있었던가?'

    - 손정.

    - 예. 주군.

    - 천월대 몇을 추려서 첩형과 번역이라는 자의 행방을 쫓아라. 이들의 행동을 주시하고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따로 조사해서 철저하게 알아내야 할 것이다.

    - 존명.

    멀리서 고개를 숙이는 천월대의 대주가 모습을 감췄고 그런 그를 따라서 몇몇 무인들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들의 기척을 눈치 챈 독고패가 은무강을 바라봤고 은무강의 입술이 달싹였다. 이내 딱딱하게 굳어있던 독고패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게 그곳을 벗어나는 은무강과 독고패였고 은무강의 뒤에서 그의 모습을 바라보던 독고패의 얼굴에 미안한 기색이 스쳤다.

    '이번에 흉수를 찾아야만 하오. 련주. 그 시일이 늦어질수록…… 선친과의 약속은 노부의 머릿속에서 잊혀질 것 같소.'

    답답해하는 독고패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앞선 은무강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첩형과 번역이라는 자들이 살아있다면 모든 일의 진상이 밝혀질 일이었다. 그들의 신변을 최대한 확보를 해야만 했고, 일의 진상을 밝혀내야만 했다. 그래야 뒤따라 걸어오는 독고패의 심기를 풀 수 있었다.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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