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96화 (96/204)

0096 / 0204 ----------------------------------------------

시작(始作)

위명도라는 고수를 상대로 힘을 숨긴 상태에서 맞설 수는 없었다. 이미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만태산의 도에 어깨를 베인 위명도였지만, 아삼 스스로도 그를 감당할 수 있을지 확신이 들지 않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앳된 얼굴의 관인을 마주한 위명도는 그자가 조금 전에 자신을 향해 검을 쏘아보낸 자라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쓰게 웃었다. 어린 나이에 제법 자질이 있어 보이는 놈이었지만 살려보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너희들을 버리고 도망간 그 놈을 탓하거라.'

이내 마음을 다잡은 위명도의 몸에서 살기가 흘러나왔고 그런 기운에 대적하기 위해서 기운을 끌어올린 아삼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변한 아삼의 눈빛에 흠칫 놀란 위명도였지만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전보다 강해진 기운이었지만 신공절학을 익히지 않은 이상 자신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에 있는 놈들을 처리하고 도망간 만태산을 쫓으려고 마음먹은 위명도가 자신의 애병에 진기를 주입했다. 베인 어깨에 통증이 일었지만 애송이를 상대하기에는 충분해 보였고 바닥을 박찬 그가 빠른 속도로 아삼을 향해 쇄도해 들어갔다.

빳빳하게 세워진 연검의 날카로운 날이 아삼의 목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미 대비를 하고 있던 아삼이었지만 생각보다 더 빠른 속도에 급히 뒤로 물러서며 공격을 피하려고 했다. 하지만 집요하게 따라붙는 검에 다른 방법을 떠올려야만 했다.

옆으로 움직인 아삼이 들고 있던 군도를 휘둘렀다. 찔러들어오는 연검을 흘리면서 상대의 품으로 파고들 생각을 가졌지만 이미 그런 상황을 많이 겪어본 위명도였다.

아삼의 의도대로 그가 휘두른 도가 연검을 비켜 막으면서 요란한 쇳소리를 냈고 들려버린 위명도의 팔과 함께 안으로 파고든 아삼이 다시 도를 휘두르려고 했다. 하지만 이어지는 위명도의 행동에 그 움직임을 멈춘 아삼의 얼굴에 다급함이 어렸다.

촤르륵.

요란한 소리와 함께 팔에 감기는 연검에 이전의 기억을 떠올린 아삼이 급히 기운을 끌어올렸다. 정확히 만태산이 당한 그 초식이었다. 그의 팔을 찢어발기던 기억을 떠올린 그가 숨겨진 기운을 일깨웠다.

차갑고도 빠른 기운이 아삼의 혈맥을 내달렸다. 순식간에 팔에 모여든 규화보전의 음기가 분출되면서 분뢰공이 발현되었다.

차장. 끼기긱.

다급함을 느낀 아삼이 손을 빼면서 분뢰공을 펼쳤고 동시에 위명도의 연검이 당겨졌다. 아삼의 팔을 찢어발길 듯한 연검의 섬뜩한 날이 그의 피부를 파고들려던 찰나, 뿜어져 나온 음한 기운이 주변을 얼렸다.

부드럽게 휘어진 연검이 순간 굳었고 분뢰공을 펼친 아삼의 팔은 짧은 순간에 손에 쥔 도를 버리고 그곳에서 벗어났다. 뒤늦게 당겨진 연검에 얼어붙은 공기의 얼음 결정들이 부서져나갔고 차가운 얼음조각이 공기 중으로 비산했다.

"이…… 무슨."

팔을 베어내리라 의심하지 않았던 위명도였다. 상대에게는 불행한 일이었지만 가장 유용하게 사용되던 초식 중 하나였고, 앞에 있는 상대의 팔이 떨어져 나갈 거라고 예상했지만 갑자기 빨라진 그 움직임은 그의 공격을 무효화시키고 되려 반격을 해왔다.

분뢰공의 묘를 담은 보법이 순간적으로 위명도와의 거리를 좁혔고 무방비 상태의 가슴을 향해 아삼의 분뢰수가 쏟아졌다.

퍼엉.

상당히 빠른 공격이었지만 위명도의 장이 어렵게 아삼의 분뢰수를 막아섰고 부딪친 공격에 서로가 인상을 찌푸리면서 뒤로 물러섰다. 아삼은 강하지만 내력이 위명도에 미치지 못했고 위명도는 다급하게 기운을 끌어올리느라 제대로 된 위력을 낼 수 없었다.

'크윽. 강하다.'

'엄청난 음기다!'

서로의 공격에 침음을 삼키며 뒤로 물러서는 두 사람이었다. 그리고 위명도의 장에 물러서던 아삼은 다급히 고개를 숙여야만 했다. 뻗어진 위명도의 연검이 크게 휘어지면서 그의 목을 노리며 회수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간신히 피한 연검에 잘린 머리카락이 흩날렸고 물러서던 아삼의 발이 떨어진 군도를 차 올렸다. 커다란 원을 그리면서 날아든 군도를 확인한 위명도는 연검을 쥔 팔을 노리는 그 공격에 어쩔 수 없이 팔을 빼내면서 흔들리던 내기를 더했다.

콰앙.

묵직한 도와 가는 연검이 부딪쳤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굉음이 터져 나왔다. 위명도의 베인 어깨에서 다시 피가 튀어 올랐고 부딪친 군도는 튕겨나가면서 바닥에 박혀들었다. 물러서는 와중에 의도적으로 군도를 날린 아삼의 행동이 위명도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다시 바닥에 떨어진 검을 차올리며 손에 쥔 아삼이 얼굴을 찌푸린 위명도를 향해 달려들었다. 조금이라도 고통스러워하는 지금이 기회였고 그의 손에 쥔 검이 섬전처럼 뻗어갔다.

'낙화검.'

일전에 황자에게 필사해서 건넸던 낙화검이라는 쾌검술이 펼쳐진 것이다. 아삼이 유일하게 알고 있는 검술이었다. 조잡하다고 평했던 황자였지만 지금 아삼의 손에서 펼쳐지는 그 검술은 더 이상 조잡한 무공이 아니었다.

분뢰공의 묘를 싣고, 규화보전의 진기를 끌어올린 일격이었다. 그 어떤 공격보다 빠른 그 검격에 충격이 더해진 팔에 인상을 찌푸리던 위명도가 다시 진기를 주입하며 뒤늦게 검을 뻗어냈다.

빠르게 찔러오는 평범한 철검에 은은한 빛이 서렸다. 끌어올린 기운이 유형화 되면서 검 끝에 서렸고 그 위력을 경시하지 못한 위명도도 더 많은 기운을 끌어올렸다. 그와 동시에 만태산에게 베였던 어깨에서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크흡."

고통을 참아내며 내기를 더하는 위명도였고 그의 연검과 아삼의 쾌검이 부딪쳤다. 검첨을 마주한 상태에서 멈칫하던 두 사람이었다. 내기를 더 끌어올린 아삼이 이를 악물었고 위명도 또한 기운을 더했다.

푸쉬시.

내기가 더해질수록 서로의 몸에 충격이 전해졌다. 위명도의 어깨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가 줄기가 되면서 주변을 붉게 물들였고 아삼도 저릿한 손에 인상을 구겨졌다. 그 순간, 위명도의 팔을 통해서 검에 전해지던 내기의 흐름이 약해졌다. 베인 어깨의 고통과 함께 아삼의 검 끝에서 전해지는 음기가 천천히 그의 팔을 차갑게 식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과 같은 내기의 흐름을 보이지 못한 것이다.

'이…… 음기는.'

위명도의 머리에 번뜩이는 생각과 함께 아삼의 검첨이 연검의 검첨을 밀어내면서 들어왔다. 검 끝에서 부터 출렁거리면서 밀리는 연검은 맑은 쇳소리를 내면서 휘어졌고 뒤늦게 기운을 더 짜내는 위명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왔다.

흘린 피도 피였지만 주변을 얼리는 한기가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그의 행동을 방해했다. 밀리는 그 모습에 마지막 힘을 뽑아낸 아삼의 검이 막아서던 연검을 밀어내고 위명도의 가슴에 박혀들었다.

"크으윽!"

'끝이다. 해냈어!'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촉에 위명도의 가슴을 찔렀다고 생각하는 아삼이었지만 마지막에 몸을 비틀어서 그 공격을 어깨로 받아낸 위명도였다. 마지막 공격에 안도하던 아삼이 뒤늦게 그가 피한 모습을 보고 검을 잡은 손을 들어 올렸지만 어느새 위명도의 장은 그의 가슴을 후려치고 있었다.

파앙.

끈 떨어진 연처럼 뒤로 튕겨나간 아삼이 바닥을 굴렀고 그런 아삼을 향해 휘청거리면 다가선 위명도가 다시 한 번 장력을 날렸다. 튕겨나가서 구르는 와중에도 다시 의도적으로 바닥을 구르는 아삼이었다.

나려타곤을 사용하는 아삼의 모습에 창백한 위명도의 안색이 더욱 구겨졌고 아삼이 있던 곳에 장력이 터져나가면서 흙이 튀었다. 그렇게 움직임을 멈춘 아삼을 향해서 위명도가 뛰어들었다.

핏발이 선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는 위명도의 모습에 섬뜩함을 느끼는 아삼이었다. 마지막에 어깨로 검을 받았던 그의 한 쪽 팔이 떨어져나가면서 붉은 면포를 더욱 붉게 만들었고, 성한 왼팔은 아삼의 머리를 향해 있었다.

필살의 의지를 담은 공격이었는지 순식간에 들이닥친 위명도의 장이 아삼의 얼굴 바로 옆에 박혀들었다.

퍼억.

바닥에 박히는 장력의 소리에 아삼의 몸이 떨려왔고 바로 앞에서 자신을 노려보는 위명도의 핏발선 눈빛이 두 눈에 가득 들어왔다.

"네놈이었냐? 연매를 죽인 흉수가……"

힘겹게 입을 여는 위명도였고 그런 위명도의 두 눈이 부릅떠졌다. 어느새 뻗어진 아삼의 손끝이 그의 심장을 찌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식간에 심장을 얼리는 아삼의 기운에 고통스러워하던 위명도가 움직임을 멈췄다.

그런 위명도의 모습을 무심하게 바라보던 아삼이 고개를 돌려서 옆에 박힌 그의 팔을 바라봤다. 아슬아슬하게 피한 일격이었다. 마지막 일격을 맞았다면 머리가 부서졌다는 생각에 몸을 떨어낸 아삼이 찔러 넣은 손을 빼냈다.

한쪽 팔을 잘라낸 것이 아삼의 목숨을 살렸다. 마지막에 검을 잡은 손을 들어 올린 아삼의 행동이 자신의 목숨을 구한 것이다.

잘려진 팔은 위명도의 균형을 잃게 만들었다. 아무리 위명도라고 하지만 짧은 순간에 달라진 몸의 균형을 바로 잡을 수는 없었다. 고수로 불렸던 그도 잃어버린 균형을 쉽게 극복할 수는 없었고 회심의 일격이 아삼의 머리를 비껴나가면서 결국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 아삼은 그를 밀어내면서 몸을 일으켰다. 상상도 하지 못했던 고수와의 일전은 그의 몸을 힘들게 만들었고 비틀거리면서 일어서던 아삼이 남아있는 사람들을 바라봤다.

남은 동창의 요원이 커다란 검흔을 새긴 채 서 있었고 표두인 현창석과 표사 한 명과 대치 중이었다. 남은 표사를 처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중상을 입었고 비틀거리면서 일어서는 아삼의 모습에 모두의 움직임이 멈췄다.

"크흐흐. 아삼! 대단한 자식. 뒷일을…… 부탁……"

긴장이 풀렸는지 그대로 주저앉는 동료였다. 천천히 그를 향해 다가간 아삼이 그 모습을 바라봤다. 이미 가슴과 배를 가로지르는 검흔은 심각한 상처였고 스스로도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지 허탈한 웃음을 짓고 있던 그가 아삼을 바라보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떨궜고 그대로 움직임을 멈췄다. 목숨을 잃은 것이다.

착잡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삼은 바닥을 구르는 검을 집어 들며 남은 두 사람을 바라봤다. 이미 자신의 무공과 행적을 들킨 이상 저들을 살려둘 수는 없었다.

그 사실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는지 다가오는 아삼을 바라보는 두 사람이었다.

"사…… 살려주십시오. 저는 단지 표사로 일을 했을 뿐, 관인을 죽인 적도 없습니다. 그냥 머릿수만 맞추기 위해서……"

촤아악.

무릎을 꿇으며 비굴하게 목숨을 구걸하는 표사는 표두인 현창석의 검에 목이 베였다. 무심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삼이었고 현창석은 그 눈빛을 마주하며 마른 침을 삼켰다. 이내 결심을 굳힌 듯 피가 흐르는 검을 곧추세운 현창석이 아삼을 노려봤다.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백에 미간을 좁힌 아삼이 바닥을 박찼다. 느껴지는 상대의 기운은 일류 언저리였고 뻗어낸 검은 이전에 위명도의 팔을 베었던 쾌검이었다. 아삼의 검이 우뢰를 가르듯이 빠른 속도로 뿌려졌고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검이 현창석의 심장을 찔렀다.

뒤늦게 휘둘러진 현창석의 검은 아삼의 옆구리에 생채기를 내며 멈춰졌다. 검붉은 피를 흘려내던 그가 그대로 꼬꾸라졌고 주변을 둘러본 아삼은 살아남은 자가 있는지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확인을 했다.

'아직…… 내 모습이 드러나면 안 되겠지.'

남은 자들의 죽음을 확인하고 표물을 뒤지던 아삼이 마상이라는 자가 보냈다던 비급과 서찰을 찾아내고 인상을 찌푸렸다. 죽은 현창석의 가슴에서 핏물에 번진 서찰과 잘린 양피지가 딸려 나왔기 때문이다. 이미 피에 젖고 검에 찢긴 서찰과 비급은 온전한 글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그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서 서찰과 비급을 펼쳐낸 아삼은 피를 털어내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이미 주된 내용은 핏물에 잠식된 상황이었다. 서찰의 내용은 알 수 없었고 비급의 구결도 제대로 알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비급의 윗부분을 읽은 아삼의 눈이 크게 떠졌다.

'흡혈공으로 얻은 양기가, 송화가 익힌 무공의 음기를 죽인다. 보는 눈이 많고 시간이 촉박하여 우선 무공의 구결을……'

멀쩡한 글 이후로 피가 번져서 읽을 수 없었지만 아삼 스스로 잘 알고 있는 이름이 그 비급에 쓰여 있었다.

'송화? 규화보전을 익혔던…… 내가 알고 있는 환관인 그 송화인가?'

양기로 음기를 죽인다는 글귀를 조용히 바라보던 아삼은 아쉬움을 떨쳐내면서 피를 털어내며 비급을 갈무리했다. 목내이로 변한 훈육생의 시체를 확인하면서 느꼈던 그 기운이 규화보전의 음기라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지만 이 비급에 얽힌 내용은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우선 만태산, 그자를 찾아야겠지.'

가슴에 깊은 검흔을 입고 도망간 만태산을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면서 죽은 동료들의 시신을 바라본 아삼의 눈이 가라앉았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언제 사황련의 다른 고수들이 나타날지 몰랐다. 한나절 거리에 사황련이 위치해있었기 때문에 몸을 피해야만 했다.

그곳에서 죽은 동창의 요원들은 모두가 내서당에서 함께 교육을 받았던 자들이었다. 어차피 남은 자들을 모두 처리해야했지만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죽었다는 사실에 씁쓸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아삼이었다.

그런 아삼이 죽은 위명도를 향해 다가갔다. 심장을 꿰뚫린 채로 절명한 그 모습은 이전에 죽였던 독고화연이라는 여자의 모습과 유사했다. 실제로도 그 여자를 잘 알고 있는 듯한 위명도의 행동을 떠올린 아삼은 절명한 그를 바라보면서 고심을 했다.

'이대로 사라진다면 의심을 받은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다시 안에 남아있을 기운을 흡수할 수도 없으니…… 차라리 다른 흔적을 만드는 것이 좋을까?'

남은 팔을 바닥에 박은 채 이상한 자세로 죽은 위명도의 모습에 그의 요대를 잡은 아삼이 뒤로 잡아당겼다. 사후경직이 일어났는지 그 자세 그대로 바닥을 구르는 모습에 인상을 찌푸린 아삼은 다시 그를 들어서 죽은 현창석의 근처에 다가간 후, 두 사람의 자세를 바로잡았다.

'시간이 촉박해서 완벽한 흔적을 만들 수는 없다. 쉽게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게라도 만들어야 한다.'

속으로 마음을 다진 아삼은 위명도의 몸에서 풀려 나온 요대를 손에 쥐고 그를 바라봤다. 대충 이전의 흔적을 지우고 떨어진 위명도의 팔에서 연검을 뽑아든 그가 검을 갈무리하고 요대를 허리에 둘렀다.

바닥에 뒹구는 철검을 쥔 아삼이 만태산이 도망갔던 곳을 향해 몸을 날렸다. 바닥에 뿌려진 핏자국을 따라서 그 뒤를 밟던 아삼은 다급하게 도망갔던 그자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만태산의 흔적을 뒤쫓았다.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