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84화 (8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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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의 흐름

    황궁 내에 있는 동창의 건물에는 다시 한 번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하지만 무언가를 자백을 받으려는 자와 어떻게든 부인하려는 자 사이의 날 선 긴장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았다.

    "네 년의 이름이 당새아가 맞느냐?"

    만태산이 결박당한 상태로 앉아있는 중년의 여인을 향해 날카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풀어헤친 머리는 산발을 한 상태였고 입고 있는 얇은 옷은 헤진 상태로 곳곳이 찢어져 있었다. 여기저기 묻은 핏자국은 그녀가 당한 고초를 알려주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던 그 여인은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만태산의 말을 부인했다.

    "아니다. 아니라고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는 것이냐? 당새아라니? 나는 복자련이다. 복자련! ……당새아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알지도, 보지도 못 했다."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의 눈을 쳐다보며 부인하는 여인의 모습에 만태산의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흘렀다. 처음부터 앞에 있는 여자의 이름이 당새아건 복자련이건 상관없었다. 그저 그들에게는 무공을 익힌 중년의 여성이 필요했을 뿐이었고 그 여인이 스스로 당새아라고 밝히면 될 일이었다.

    패주의 잔당을 색출한다는 명목 하에 동창의 고수들로 하여금 무공을 익힌, 당새아로 둔갑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인물을 추포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제일 먼저 자신들의 사람으로 복자련이라는 여인을 잡아들인 만태산이었고, 그 여인을 당새아로 둔갑시켜야만 했다.

    상대적으로 약한 무공을 가진 여인이었다. 단지 호신의 용도로 사용할 무공만 익힌 여인으로 이제 갓 이류 수준을 넘어선 상태였다. 당연히 동창의 고수들을 상대로 너무나 손쉽게 제압당할 수 밖에 없는 복자련이었다.

    그렇게 완강하게 부인하는 복자련의 모습에 웃음을 짓던 만태산이 표정을 굳히면서 싸늘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무공을 배운 년들이 독하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강단이 있는 년이 아닌가? 하긴 그렇게 농민들을 선동해서 반란을 꾀한 수괴라면 응당 그런 뚝심이 있어야 하겠지."

    "나는 복자련이다. 네놈들이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아니면…… 아직 별다른 고통을 느끼지 못해서 이렇게 버티는 것인가? 아직 네년의 입을 열기에는 많이 부족했나보구나."

    "아니다. 나는 당새아가 아닌 복자련이다. 나는 복자련……"

    부인하는 복자련의 말을 끊은 만태산이 송상호를 돌아보며 눈짓을 보냈다. 그러자 만태산의 눈빛을 받은 송상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복자련을 바라봤다. 이내 복자련의 손을 잡은 그가 무표정한 얼굴로 타지(墮指)를 하기 시작했다.

    뚝. 뚝.

    "끄아아악! 끄윽…… 아아악!"

    복자련의 비명소리와 함께 살과 뼈가 잘리는 소리가 건물 안을 가득 채웠다. 어느새 열 손가락이 모두 잘린 채 새빨간 선혈을 뚝뚝 흘리고 있는 복자련이 자신의 잘린 손가락을 바라보면서 망연자실해 있었다. 손끝에서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고 무언가 파고드는 그 날카로운 감각에 절로 몸을 떠는 그녀였다. 그렇게 겁에 질린 상태로 멍하게 자신의 잘린 손가락을 바라보던 복자련을 향해 옆에서 지켜보던 만태산이 다시 한 번 물었다.

    "이제 실토하겠느냐? 네년이 당새아지? 그렇지?"

    빨갛게 충혈 된 두 눈에 원망을 가득 담은 복자련이 만태산을 노려보며 힘없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나…… 나는…… 당새아가 아니다. 나는…… 복자련이다. 대체 내게 왜 이러는 것이냐?"

    여전히 당새아가 아니라고 부인하는 복자련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린 만태산이 다시 엷은 미소를 띠우며 말했다.

    "그래. 그렇게 나와야지. 명색이 네년도 무림인이라고 불리던 년인데 쉽게 토설하면 재미가 없지. 암. 당연히 그렇게 나와야지. 이제는 쉽게 자백한다고 해도 봐줄 생각이 없어졌다. 더 이상 무림인이라고 불릴 수 없게 만들어주마."

    "애당초에 나는 무림이라는 곳에 발을 들인 적이 없다. 그저 연이 닿아서 간단한 토납법을 배웠을 뿐이다. 네놈들이 찾는 그 당새아가 아니란 말이다!"

    억울하다는 듯이 크게 소리치는 복자련이었다. 표독스럽게 만태산을 바라보며 원망 가득한 목소리로 소리쳤지만 그녀의 행동을 무시한 만태산이 다시 송상호를 바라보며 눈짓을 보냈다.

    괜한 사람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송상호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최대한 감정을 보이지 않던 그가 만태산의 눈짓에 기다란 쇠꼬챙이를 들고 복자련을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무…… 무얼 하려는 것이냐? 또 무얼 하려는 게야?"

    복자련이 겁에 질린 얼굴로 송상호를 바라봤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복자련의 어깨를 부여잡은 송상호가 기다란 쇠꼬챙이를 복자련의 단전을 향해 천천히 쑤셔 넣었다. 그리고 크게 뜬 눈으로 아랫배를 바라보던 복자련의 모습에 옆에 있던 만태산이 입을 열었다.

    "무림인인 네년이 도망갈 수도 있지 않겠느냐? 그러니 미리 손을 쓸 수 밖에."

    조금 남아있던 내기가 흩어지면서 자신의 단전이 찢어질 듯이 아려오는 것을 느끼는 복자련이었다. 크게 애착은 없었지만 이번 일의 단초를 제공한 쥐꼬리만한 기운이 사라지자 계속해서 버티려는 그녀의 의지도 함께 사라졌다.

    죽은 듯이 멍한 복자련의 눈빛에 지켜보던 만태산이 다시 한 번 되물었다.

    "이제 토설할 마음이 생겼느냐?"

    복자련이 얄궂은 미소를 지으며 묻는 자의 얼굴을 바라봤다. 넓은 얼굴에 하얀 분칠을 한 자로 그 웃음이 상당히 기분 나쁘게 느껴졌다. 눈 속에는 탐욕의 빛과 함께 호기심이 엿보였다. 마치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지켜보고 싶다는 그 눈빛에 절로 몸이 떨려오는 복자련이었다.

    고개를 들어서 그런 만태산의 눈을 들여다보던 복자련의 고개가 꺾였다. 힘없이 떨궈진 고개로 한참을 바닥만 바라보던 그녀를 향해 예의 그 물음이 다시 이어졌다.

    "네년 이름이 당새아가 맞느냐?"

    "……그래. 내가 당새아다. 이제 됐느냐?"

    "농민들의 봉기를 부추겼고, 그들을 이끌어던 그 당새아가 맞느냐?"

    "…… 그래. 내가 당새아다. 내가 당새아다."

    어차피 모두 잃어버렸고 더 이상의 반항은 쓸모없다고 생각한 복자련이었다. 이미 손가락이 다 잘린 상황에 살려준다고 해도 어떻게 살아갈 지 막막했다. 그저 별다른 고통 없이 빨리 이 순간이 지나기만을 바라고 바랄 뿐이었다.

    차라리 저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줌으로써 빨리 이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기만을 원했다. 하지만 복자련의 대답에 오히려 미간을 좁히는 만태산이었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 복자련을 노려보던 만태산이 이죽거리며 말했다.

    "이거 너무 싱겁지 않느냐? 조금만 더 버텼다면 그나마 네년의 그 알량한 자존심만은 살려주려 했거늘. 쯧쯧쯧."

    "……."

    안타깝다는 듯이 혀를 차는 만태산의 행동에 마음을 정리했던 복자련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 그런 그녀의 표정을 지켜보던 만태산이 그 모습에 환하게 웃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잘 듣거라. 지금부터 네년의 이름은 당새아다. 방금 스스로 당새아라고 말했으니 부인하지는 않겠지. 허나……"

    말을 끊은 만태산이 복자련을 향해 다가갔다. 이내 거칠게 복자련의 얼굴을 잡으면서 위로 들어 올린 그가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만에 하나라도 네년이 부인할 수도 있지 않겠더냐? 그렇다면 친히 네 자식들도 네가 겪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다시 겪게 될 것이다."

    "이…… 이놈들이!"

    "네가 당새아로 죽음으로써 복자련이라는 여인과 관련된 자들은 아무런 해도 없을 것이다. 허나, 네가 복자련으로 죽는다면…… 당연히 복자련과 관련된 자들도 문초를 해야 하지 않겠더냐?"

    "이, 이놈! 내가 당새아라고 하지 않았더냐! 내가 당새아다. 내 이름이 당새아다."

    "끌끌끌. 생각보다 그리 멍청한 년은 아니라서 다행이구나. 네 행동이 남은 네 자식들을 살릴 것이다."

    "흐윽."

    치밀어 오르는 분기를 참아내고 이를 악무는 복자련이었다. 억울했다.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는 자신을 잡아들인 이자들이 원망스러웠고 스스로 너무 억울했지만 참아야만 했다. 남은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이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고 이대로 죽어야만 했다.

    "내가…… 당새아다. 내가…… 너희들이 찾던 그 당새아다."

    마치 넋이 나간 듯이 같은 말만 읊조리는 복자련이었다. 하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던 만태산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은 듯이 다시 미간을 찌푸렸다. 이내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복자련의 얼굴을 들어 올린 그가 천천히 그녀를 내려봤다.

    "네년의 이 세치 혀가 불안하구나. 어차피 네년을 살려둘 생각도 없었으니 내 친히 그 혀를 뽑아주마. 그래야 나중에 다른 말을 하지 않겠지."

    복자련의 턱을 힘껏 잡으며 억지로 입을 벌리는 만태산이었다. 자신의 입속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쇠붙이에 복자련이 고개를 저으며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어느새 복자련의 입에서 새빨간 선혈이 흘러내렸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만태산의 얼굴에는 만족한 듯 엷은 미소가 지어졌다. 그리고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송상호의 눈에는 광기어린 만태산의 모습이 가득 들어오고 있었다.

    '미친…… 놈이다. 저 자식은 정상이 아니야! 이미 얻을 것은 다 얻지 않았는가?'

    비정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만태산의 모습에 경악하는 송상호였다. 마치 그런 행태를 즐기는 듯한 만태산의 모습에 절로 찌푸려졌지만 간신히 표정을 지운 송상호가 침음을 삼키면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그런 그의 귀에 흥분한 듯 격양된 만태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부터 복자련이라는 세 글자는 지워버리고 당새아라는 이름만 기억하거라. 누군가 너에게 당새아라고 묻거든 넌 그저 고개만 끄덕이면 된다. 알겠느냐?"

    살기어린 눈빛으로 만태산을 쏘아보며 복자련이 고개를 힘껏 저었다. '어어어'하며 발버둥치는 복자련의 모습에 만태산이 박장대소를 하며 말했다.

    "하하하, 네년이 그리 발악한다고 해서 네년의 말을 믿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차피 단전을 파했으니 힘을 쓸 수도 없거니와 손가락을 잘라서 글도 쓸 수도 없지 않더냐? 그렇다고 말을 할 수도 없고. 내기와 혀가 없으니 전음도 할 수 없을 터! 네년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네년은 지금부터 당새아가 되어야만 한다. 그것이 네년의 자식들을 살리는 길일 것이다."

    "……."

    자식이라는 말에 복자련의 고개가 힘없이 끄덕여졌다. 이내 그녀의 머리가 힘없이 아래로 떨궈졌고 두 눈에서는 억울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손과 입에서 느껴지는 그 고통보다 억울한 마음에 가슴이 답답해져왔고 심장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다만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가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렇게 복자련을 당새아로 둔갑시킨 만태산에 의해서 동창의 입지는 물론 장인태감 송기득의 어깨도 한껏 올라갔다.

    "송 공공, 감축 드리옵니다."

    만태산이 송기득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예를 올렸고 그런 만태산을 흡족하게 바라보며 송기득이 나직이 말했다.

    "이게 다 자네의 덕이네. 자네가 이 일을 이리 훌륭히 해내지 못했다면 내 어찌 이런 공을 세울 수 있었겠는가? 수고했네. 하하하."

    "아닙니다. 송 공공 덕분에 이번에 동창의 입지 또한 높아지지 않았습니까? 소인은 금의위 놈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준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지난번 금의위와 대련에서 끝을 보지 못한 게 못내 아쉬운 만태산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공을 세움으로써 동창이 금의위보다 우위에 있음을 증명하게 되어서 기뻤고, 무엇보다 송기득의 눈에 들었다는 사실이 더욱 기쁜 만태산이었다.

    우려했던 진짜 당새아도 나타나지 않았고 곧 있으면 가짜 당새아의 처형일도 다가왔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흘러갔고 생각보다 만태산도 제 역할을 잘해줘서 송기득도 매우 흡족해 했다.

    "곧 그 당새아의 처형이 있다고 들었네. 다 됐다하여 자만하지 말고 끝까지 조심하도록 하게."

    마지막 당부를 잊지 않는 송기득의 말에 만태산이 고개를 숙이며 읍을 했다.

    영락제의 치세의 걸림돌이었던 당새아를 잡았다는 것에 흡족해 하던 황궁과 달리 무림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지금껏 한 번도 엄한 이유로 무림인을 추포한 적이 없었던 관이었다. 그만큼 이번에 행해진 대대적인 추포는 무림인들의 반발을 샀다. 하지만 황궁의 처사에 대놓고 불만을 표할 수는 없어서 참고 있을 뿐이었다.

    패주의 잔당과 관련되어 있다는 공포와 함께 행해진 이번 추포에 황궁을 바라보는 무림인들의 시선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당새아의 처형일이 다가왔다. 이미 한 번 놓친 당새아라 그런지 그 어느 때보다 동창과 관군의 경비가 삼엄했다. 그리고 동창 요원들 속에 서 있던 아삼 역시 매서운 눈초리로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처형장 근처는 이미 불모(佛母)라 불렸던 여인을 보려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곧이어 사람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쏠렸다. 하얀 목면에 검은 색의 '범(犯)'자가 새겨진 죄수복을 입은 중년의 여인이 결박당한 채 힘없이 끌려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한때나마 영락제의 가슴을 서늘하게 했던 여인의 말로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비참한 모습에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수군거리기 시작했고 아삼 역시 그 여인에게 향하는 눈을 어쩔 수 없었다. 폐주 잔당과의 일전에서 우연찮게 맞붙은 적이 있었던 당새아였기 때문에 호기심이 일었다.

    '상당한 고수였는데 어떻게 동창의 번역들에게 잡힌 거지? 그만큼 만태산, 저 자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인가? 저 기운이 절정을 훨씬 넘어선 기운인가?'

    자신만만한 얼굴로 서 있는 만태산을 바라보면서 그의 기세를 가늠하던 아삼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만태산의 실력이 대단해서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실력이 모자라서 그 기운을 읽지 못하는 것인지 확신할 수는 없었다. 당새아를 잡아들일 정도의 실력을 가진 만태산이라면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의 기운을 가늠하면서 아무래도 자신의 무공실력을 더 키워야겠다고 다짐하는 아삼이었다.

    어느덧 처형대 위에 올라선 당새아가 무릎을 꿇고 앉았다. 그런 당새아의 머리끄덩이를 힘껏 잡아당기며 만태산이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잘 봐 두거라. 역적의 끝이 어떻게 되는지!"

    만태산의 말에 당새아가 거칠게 고개를 흔들면서 매서운 눈초리로 그를 노려봤다. 그리고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삼의 눈이 크게 떠졌다.

    '저 사람은…… 당새아가 아니다. 저 여자는 누구지?'

    처형대 위에 앉아 있는 낯선 여자의 얼굴에 아삼의 두 눈에 당혹감이 스쳤다. 분명 자신과 일전을 치렀던 여인이 아닌 사람이 당새아라는 이름으로 처형대에 끌려와 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왜 낯선 여인을 당새아라고 하는 거지? 분명히 그날 싸웠던 당새아라는 여인은 저 얼굴이 아니었는데……'

    고개를 갸웃거리며 여인을 살피던 아삼의 눈이 만태산에게 향했다. 음흉한 미소와 함께 당새아라고 불린 여인의 모습을 흡족하게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저자도 저 여자가 당새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혹, 가짜 당새아를…… 만들 생각이었던가?'

    폐주의 잔당을 추포한다는 말과 함께 여성 무림인을 찾는 이유를 이제야 알아 챈 아삼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정화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아삼이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내가 당새아의 얼굴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설명할 수는 없지 않은가?'

    어쩔 수 없이 그런 사실을 숨겨야만 했지만 의심스럽다는 것은 밝혀야만 했다. 자신에게 적의를 감추지 않는 만태산과 그가 모시고 있는 송기득이 공을 세우고 입지를 다지는 일은 결코 자신에게 유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아삼의 다른 무공도 생각해 둔 것이 있습니다.

    뻔한 내용 같아서 고민중입니다만.. 조만간 관련된 내용이 나올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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