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83화 (83/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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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의 흐름

    뱀이 똬리를 튼 것처럼 늘어진 독고화연의 편을 바라보던 전소평이 마른 침을 삼켰다. 일전에 객잔에서 보였던 그 기억이 너무나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적막한 산 길에 흉흉한 기세를 뿜어내는 네 사람이 서로를 적대를 하면서 대치하고 있었다.

    순간 그 적막함을 이기지 못하고 전소평이 바닥을 박찼다. 자신에게 등을 보이는 독고화연에게 빠른 속도로 달려들었고, 바닥을 박차는 소리와 함께 그 기척을 느낀 그녀가 손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똬리를 튼 뱀이 머리를 쳐들면서 위협적인 소리를 냈다.

    부드럽게 돌아가는 손목과 함께 늘어진 채찍이 들리면서 큰 원을 그렸고, 허공을 크게 돈 채찍이 전소평을 향해 날아들었다. 날아가는 채찍과 함께 독고화연의 신경이 뒤로 쏠린 틈을 타서 인학도 바닥을 박차면서 도를 빼들었다.

    "하압."

    전소평의 커다란 기합성과 함께 앞, 뒤로 들이치는 두 사람의 모습에 기운을 끌어올린 독고화연의 손목이 다시 한 번 돌아갔고, 어느새 그녀를 중심으로 휘둘러진 채찍이 다시 커다란 원을 그리면서 다가오는 두 사람의 길목을 절묘하게 막아섰다.

    자신을 막아서는 채찍을 보고 부딪칠 생각을 포기한 전소평은 그대로 뒤로 물러났고 인학은 가로막는 채찍의 위를 뛰어넘으면서 도를 휘둘렀다.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휘둘러진 도의 주변이 가늘게 떨리면서 뇌성이 들리는 듯 했다.

    '어린놈들이 제법이구나.'

    인학의 도에 안에 담긴 위력을 눈치 챈 독고화연이 마음을 다잡으면서 손목을 들어 올렸고, 인학이 지나치면서 뛰어넘었던 채찍이 출렁거리면서 그의 발을 노렸다. 아래에서 부터 위로 올라오는 채찍을 본 인학이 휘두르던 도의 경로를 바꾸자 두 무기가 서로 부딪쳤다.

    터어엉.

    크게 떨리는 도신과 함께 뻗어내던 인학의 팔이 튕겨져 올랐다. 그리고 비어진 그의 빈틈 사이로 다시 독고화연의 채찍이 날아들었다. 거대한 파도가 들이치듯 출렁거리면서 날아드는 채찍의 끝에 기함을 터뜨린 인학이 도를 세우면서 그 공격을 막아냈다.

    퍼어엉.

    세워진 도와 경력이 담긴 채찍의 끝이 부딪치면서 인학이 뒤로 튕겨져 나갔고 그 사이에 전소평이 가지고 있던 비도를 날렸다. 파공음을 내면서 날아드는 비도에 재빨리 몸을 튼 독고화연이 다시 채찍을 날렸고 날아서는 비도의 끝을 감은 채찍이 다시 전소평을 향해 날아들었다.

    "이런…… 젠장!"

    자신의 공격이 도리어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을 보고 이를 악문 그가 서둘러서 거리를 벌렸다. 하지만 집요하게 그를 향해 다가오는 채찍이었다. 날카로운 비도를 잡은 채찍이 섬전처럼 쏘아졌고 아슬아슬하게 그 공격을 피해낸 전소평이었지만, 마지막에 손목을 비튼 독고화연의 행동에 그 공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는지 베인 어깨에서 피가 흘렀다.

    "크윽."

    전소평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옴과 동시에 기회를 노리던 아삼이 몸을 움직였다. 음기를 제외한 내기에 분뢰공의 묘를 더한 무영보법을 펼치자 순식간에 독고화연과의 거리를 좁히는 아삼이었다. 쏘아진 채찍을 다시 거둬들일 시간에 들이친 아삼이 도를 꺼내들었다.

    '분뢰도.'

    빠르게 휘둘러진 도에 그 기세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독고화연이 다시 손목을 돌렸고 채찍의 손잡이가 돌아가면서 간신히 아삼의 도를 막아냈다.

    '빠르다.'

    생각보다 훨씬 빠른 아삼의 공격에 질겁한 독고화연이었지만, 아삼은 막혀진 공격에 다시 한 번 분뢰도를 펼쳐냈다. 이전과 다르게 그 빠른 속도의 묘를 살린 공격이 두 번 이어졌다. 마치 두 사람이 동시에 휘두르는 듯한 착각이 일 정도로 빠른 공격에 내기를 끌어올린 독고화연이 뒤로 물러서면서 손목을 돌렸고, 어느새 회수된 채찍이 둥근 원을 그리면서 두 공격을 쳐냈다.

    당새아와 무당의 무인이었던 왕호와의 일전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달은 아삼이었다. 단순한 초식을 보완하고자 분뢰공의 특성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고, 빠르게 떨쳐낸 두 번의 도격이 생각보다 좋은 결과를 보이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공격을 쳐낸 독고화연의 시선이 그에게 쏟아졌다. 매섭고 빠른 그 공격이 다른 어떤 놈들보다 더 위협적으로 느껴졌는지 아삼을 경계하면서 더 빠르게 손을 움직이는 독고화연이었다.

    쉬이익. 쉬이익.

    두 눈을 어지럽히는 공격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내렸다. 계속해서 무영보법을 밟으면서 거리를 벌리려는 아삼이었지만 길이의 이점을 살린 상대를 쉽게 떨쳐낼 수도 없었고 요혈을 노리고 날아드는 채찍을 쉽게 쳐낼 수도 없었다. 그 공격을 쳐낼 때마다 도를 잡은 손에 무리가 왔기 때문이다.

    내력의 차이를 느낀 아삼의 얼굴이 조금씩 찌푸려져만 갔다.

    '집요하다. 변화가 너무 많아서 쉽게 떨쳐내기 힘들다. 안으로 파고들어가야 하나?'

    생각은 있었지만 쉽게 행동할 수는 없었다. 음기를 가라앉힌 내기로는 날아오는 공격을 쳐내는 것만으로도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에 있는 독고화연의 실력은 음기를 감춘 아삼이 상대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계속 피하기만 하던 아삼이 다시 날아드는 채찍을 향해 잠든 음기를 일깨우며 도를 찔러 넣었다.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은 독고화연의 손목이 돌리면서 채찍을 회수했다. 날아가던 채찍이 '짝'소리를 내고 허공을 강타한 후, 그녀의 손으로 빨려 들어갔고 그 순간 아삼과 인학, 전소평이 그녀를 향해 달려들었다.

    너무나 절묘한 시점에 자신을 향해 뛰어든 그들의 행동에 쓰게 웃은 독고화연이 바닥을 박찼다. 공중으로 뛰어오른 그녀가 주변의 나무를 향해 채찍을 뿌리면서 그 자리를 피하려고 했지만 미리 그 행동을 눈치 챈 전소평이 그녀의 손을 향해서 비도를 날렸다.

    내기를 가득 실은 비도가 그녀의 움직임을 방해했고 어쩔 수 없이 채찍을 회수한 독고화연은 커다란 기합을 내뱉으며 길게 늘어진 채찍을 휘둘렀다. 주변을 가득 채우는 채찍에 그녀 주위의 일 장이나 되는 공간이 채찍의 그림자로 뒤덮였다. 그리고 그 모습에 달려들던 세 명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하압."

    커다란 외침에서 힘을 얻으려는지 인학의 입에서 큰 기합성이 터져 나왔고 뒤이어 전소평 역시 숨겨놨던 기운을 끌어올렸다. 빠르게 뿌려대는 비도와 함께 기운이 가득 실린 퇴법을 날렸고 아삼 역시 기운을 끌어올리면서 조금의 음기를 더했다.

    모두가 이 한 수로 끝을 보려는 것인지 그 기세가 사뭇 대단했다. 서로 경시할 수 없음을 느낀 그들이 뒤늦게 숨겨뒀던 힘을 끌어 올렸다. 독고화연의 채찍에 주변의 공기가 연신 터져나갔고 인학의 도에서 '우르릉' 거리는 뇌성이 뿜어져 나왔다. 흐릿한 도기가 도신을 감싸자, 그 모습을 본 전소평 역시 이를 악물면서 퇴법에 기운을 더했다.

    파바밧.

    전신을 가린 채찍의 그림자와 그들의 공격이 크게 부딪쳤다. 인학의 도격에 주변을 가득 채우던 그림자가 옅어졌지만 인학 역시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입에서 피를 뿜으며 뒤로 튕겨져 나갔다. 전소평 역시 몸 안을 파고드는 경력에 정신을 잃고 인학의 위로 굴러 떨어졌다.

    전소평의 발을 묶은 채찍이 그를 끌어당기면서 독고화연의 장이 그의 몸에 틀어박혔고 정신을 잃은 그를 던져버린 것이다. 아삼의 도는 정확히 독고화연의 목 앞에서 멈춰섰다. 도신을 칭칭 감은 채찍과 함께 서로 힘을 주면서 노려보는 두 사람이었다.

    상대적으로 제법 여유가 있어 보이는 독고화연은 굳었던 얼굴이 펴지는 듯싶더니 눈앞에 있는 앳된 얼굴의 아삼을 보면서 싸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흥. 어린놈이 제법이다만! 곧 네놈 목에서 그 머리를 떼어내주마!"

    "……."

    이죽거리는 독고화연의 말에 아삼의 얼굴이 굳어졌다. 나가떨어진 두 사람은 혼절을 했는지 쓰러진 채로 미동도 없었고, 앞에 있는 상대는 조금씩 내기를 끌어올리면서 아삼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내 마음을 굳힌 아삼이 조금씩 밀리는 도에 기운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차가운 한기가 그의 손을 타고 도에 스며들었고 조금씩 차가워지는 공기에 이상함을 느낀 독고화연이 커다랗게 변한 눈으로 아삼을 바라봤다.

    차갑게 얼어붙은 도와 함께 그것을 칭칭 감고 있던 독고화연의 채찍도 딱딱하게 얼어붙었다. 그리고 그것을 타고 점점 스며들어오는 한기와 함께 가까이 붙은 그녀의 입에서 새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무…… 무슨 사술을 부리는 거지?"

    "……."

    "이익!"

    얼어붙은 공기와 함께 참기 힘든 한기가 그녀의 손을 타고 흘러들었다. 당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던 독고화연이 급히 손을 떼려고 했지만 이미 얼어붙은 그 손은 너무나 부자연스럽게 움직였다.

    "크윽."

    스며드는 한기를 막기 위해서 급히 기운을 끌어올리는 그녀였지만 뻗어나가는 내기조차 그 움직임이 부자연스러웠고 조금씩 그 기운이 몸을 잠식해가는 것만 같았다.

    "이런 악독한…… 어찌 관에 몸담은 자가……"

    - 닥쳐라. 네년이 한 짓을 생각해라.

    힘겹게 버티면서 앞에 있는 놈을 노려보는 독고화연이었지만 마음속에서 울려오는 목소리에 놀란 그녀가 더욱 커다래진 눈으로 아삼을 바라봤다. 전심어서를 사용한 아삼이었다. 그리고 그런 아삼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한 고수라는 생각에 절로 몸이 떨려오는 독고화연이었다.

    그녀가 놀란 듯 커다래진 눈으로 급히 앞에 있는 아삼의 몸을 훑었다. 이전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 앞에 있는 자의 몸에서는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살수지무로 자신을 감추는 게 익숙해진 아삼이었기 때문에 그의 기운을 읽지 못하는 것은 당연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알 수 없었던 그녀는 앞에 있는 아삼을 스스로 실력을 감춘 엄청난 고수라고 여겼다. 이내 다급해진 그녀가 애원하듯 그를 바라봤다.

    "사…… 살려다오. 살려주세요. 제 아비는 바로…… 사파의 거두…… 크윽!"

    채 독고화영의 말을 듣지 않은 아삼이 손을 움직였다. 조금씩 허해지는 단전이 느껴졌고, 이미 이성을 잃은 듯한 상대의 모습에 시간을 끌어봤자 좋을 것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잡았던 도에서 손을 뗀 아삼이 규화보전의 음기를 가득 담은 분뢰수를 날렸다. 온전히 모습을 드러낸 그 기운에 섬전을 방불케 하는 그의 손이 독고화영의 가슴에 박혀들었다.

    푸욱.

    차가운 기운을 풍기는 아삼의 손끝이 그녀의 가슴을 꿰뚫었고 그의 손에서 부터 시작된 시린 음기가 그녀의 몸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급격하게 굳어가는 그녀의 몸과 함께 얼굴에서는 핏기가 사라져갔고 피부는 마치 서리가 낀 듯이 하얀 것들이 맺히기 시작했다.

    "끄으윽……"

    끝내 뜬 눈을 감지 못하고 그대로 얼어붙은 독고화연의 모습에 찔러 넣었던 손을 빼면서 인상을 찌푸리는 아삼이었다. '파사삭'거리는 소리와 함께 박혔던 손에 쓸려 그 겉옷이 부서져 나갔고 손에 엉겨 붙은 상태로 얼어버린 피를 털어낸 그가 주변을 둘러봤다.

    아직까지 혼절해 있는 둘을 바라보면서 미간을 찌푸린 아삼이 그의 앞에 선 채로 죽어버린 독고화연을 바라봤다.

    "……."

    누가 봐도 그녀가 죽은 사인을 밝힐 정도로 독특한 모습으로 죽어있었다. 온 몸이 얼어붙은 채로 바깥까지 한기가 뚫고 나오는 것 같았고 피부 곳곳에는 눈꽃이 내려앉은 모습이었다. 이대로 놔두기에는 너무나 흔적이 도드라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둘러메는 아삼이었다.

    아직 저 두 사람이 깨어나지 않았을 때, 이 시체를 수습해야만 했다. 기운을 일으킨 그가 바닥을 박차면서 빠른 속도로 멀어져갔다.

    '무모한 싸움 같았지만 많은 도움이 된 건가? 단조로웠던 공격을 보완할 실마리를 찾은 것 같고…… 새삼, 규화보전의 무서움을 알게 된 것 같구나.'

    차갑게 얼어버린 독고화연의 시체를 둘러메면서 적당한 장소를 찾던 그의 눈에 적당한 장소가 들어왔다. 작은 토굴로 보이는 곳에서 멈춘 아삼이 뻣뻣한 시체를 집어넣으면서 그 흔적을 지우려고 노력했다.

    내기를 일으켜서 시체를 집어넣은 토굴의 입구를 후려치자 무너져 내린 토굴과 함께 독고화연의 시체가 토굴 속에 파묻혔다. 이윽고 대충 주변을 정리한 아삼이 다시 걸음을 옮겼다.

    독고화연의 장에 맞아서 잠깐 정신을 잃었던 전소평은 다행히 인학의 몸 위로 떨어지면서 그 충격을 줄일 수 있었다. 한동안 그 상태로 혼절해 있던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아삼이 독고화연이라는 여자를 둘러메고 사라진 그 이후였다.

    뒤늦게 몸을 일으켜서 주변을 살폈지만 벙어리인 아삼과 고강한 무공을 지닌 독고화연이라는 사파의 여인은 이미 사라지고 난 이후였다.

    "끄으응. 젠장, 죽을 것 같네."

    장에 맞은 옆구리를 부여잡으면서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킨 그가 주변을 살폈다. 곳곳에 파인 흔적과 피들이 낭자해있었고 주변은 난장판으로 변한지 오래였다. 그제서야 자신의 베인 어깨를 인지한 그가 옷을 찢어내면서 상처를 동여맸다.

    "아삼 그 놈은 어디로 간 거지? 우리가 무사한 거라면…… 설마, 따로 그년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도망간 건가?"

    자신이 아직까지 살아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혹시라도 무슨 표식이라도 남겼나 싶어서 흔적을 살펴봤지만 별다른 표식은 보이지 않았다.

    '하긴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표식을 남겼겠어. 젠장!'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다른 흔적을 찾던 그의 눈에 붉은 결정이 들어왔다. 가까이 가서 살피던 그가 조심스럽게 그것을 들어 올리자 차가움이 느껴졌다. 이내 녹아서 붉은 피를 만들어내는 그것에 전소평의 눈이 번뜩였다.

    '이건…… 피잖아? 얼어버린 건가? 그렇다면…… 그년이 음습한 내기를 가지고 있었단 말인가? 지독한 음기다.'

    손바닥 위에 남은 차가운 핏방울에 인상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먼 곳에서 아삼이 경공을 펼치면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한 전소평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지어졌다.

    "왔구나! 무사해서 다행이다."

    반색하는 그의 행동에 고개를 끄덕인 아삼이 속도를 줄이면서 그곳에 내려앉았고 생각보다 상태가 양호한 아삼의 모습에 전소평의 고개가 갸우뚱거렸다.

    "그년은 어떻게 됐어? 왜 너 혼자 오는 거야? 몸은 괜찮은 거야?"

    쉴 새 없이 묻는 전소평의 행동에 당황한 아삼은 아무런 답도 내놓지 않았다.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벙어리라는 사실이 다행이라고 여기는 아삼이었다. 계속해서 답을 재촉하는 전소평의 눈빛에 아삼이 턱짓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그제서야 쓰러져있는 인학을 인지한 전소평이 뒤늦게 쓰러진 인학에게 다가갔다.

    천천히 그의 몸을 살펴보던 그가 인상을 찌푸리면서 손을 털고 일어섰다.

    "망할 자식! 꼭 이런 놈들이 명이 길단 말이야. …… 근데, 그 여자는 어떻게 된 거야?"

    다시 아삼을 향해 되묻는 전소평이었다. 그런 그에게 그녀를 뒤쫓던 고수가 나타나서 그곳을 빠져나갔다는 글로 대충 에둘러서 설명한 아삼이 쓰러진 인학을 깨우기 시작했다.

    '찰싹'거리는 소리와 함께 인학의 뺨이 붉어지기 시작했고 뒤에서 뺨을 때리며 인학을 깨우는 아삼을 바라보던 전소평의 얼굴에는 의구심이 가득했다.

    '아삼 …… 숨기는 게 많은 놈이야. 쳇. 어쨌든 저놈한테 목숨을 빚진 건가?'

    이내 상념을 떨쳐낸 그가 천천히 아삼을 향해 다가갔다. 아직까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짐을 옮겨야만 했다.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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