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82화 (8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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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의 흐름

    산둥성의 변두리에 있는 낡은 객잔 안으로 인학과 사내가 들어섰다. 깔끔한 장삼을 입은 인학과 허름한 옷을 입은 다른 사내의 모습은 마치 명망있는 집안의 도련님과 몸종의 모습이었다.

    자연스럽게 안으로 들어선 그들은 익숙한 듯 객잔에 있는 방들 중에서 한 곳으로 들어갔다. 들어서는 인학과 동료인 전소평의 모습에 안에 있던 아삼이 고생했다는 눈짓을 보냈고 그 눈짓에 전소평이 웃어보였다.

    탁자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보며 앉은 그들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무거운 분위기에 제일 먼저 입을 연 사람은 인학이었다.

    "그때, 객잔에서 봤던 그 여자가 우리가 찾던 사람이 맞더군."

    "맞아. 그 객잔에서 봤던 것처럼 대체적으로 평이 너무 안 좋았어. 물어보는 사람마다 다들 고개를 흔들면서 아주 질색을 하더라고. 무공을 배웠지만 무뢰배들하고 같이 어울리는 모습에 몇몇 정파 인사들이 그 여자를 잡으려고 했었나봐. 근데…… 아직까지 저렇게 활개를 치고 다니는 것을 보면 그들이 건드릴 수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거나, 누군가 뒤를 봐주는 것이 분명해."

    "……."

    전소평의 설명에 아삼의 얼굴이 굳어졌다. 지금 그들의 전력은 자신을 포함한 앞에 있는 두 사람이 전부였다. 황궁을 나오기 전에 만태산으로부터 관을 동원할 수 없다는 말과 은밀히 처리하라는 말을 전해들은 그들이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이 인원으로 이번 일을 해결해야만 했다.

    "사람들이 그 여자라면 모두들 치를 떨더라고, 하지만 무공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고 있는 것 같아."

    "흠…… 이제부터는 슬슬 움직이면서 기회를 노리자. 그 여자 성격이 성급한 점을 이용하면 따로 꾀어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인학이 전소평의 말에 자신의 의견을 보태며 말했고 두 사람의 대화에 아삼 역시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했다.

    "내일부터 움직이자."

    "하지만…… 그 여자를 우리들만으로 대적할 수 있을까? 일전에 객잔에서 봤던 그 여자의 무공이 심상치 않아 보이던데……"

    전소평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했고 아삼 역시 그 점이 마음에 걸렸다. 살수지무를 통해서 읽은 그 여자의 기운은 만태산과 필적했다. 그에 비하면 조금 못 미치는 것 같았지만 이미 절정의 경지에 들어선 만태산이었기 때문에 그 여자도 경시할 수준은 아니었다.

    '절정에 들어선 걸까? 아니면 일류의 끝자락에 걸쳐 있는 걸까? 지금 나와 인학이 일류 초입이라고 할 수 있다면 간신히 일류라고 칭할 수 있는 전소평과 함께 승산이 있을까?'

    조용히 가능성을 점쳐본 아삼이 고개를 흔들었다. 자신이 감춘 규화보전의 기운을 끌어내지 않는 이상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최대한 음기를 억제하고 분뢰공에 의지해서 실력을 쥐어짜면 일류라는 경지의 중간까지도 가능할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절정에 다다른 무인을 잡을 것 같지는 않았다.

    전소평 역시 심상치 않아보였던, 독고화연이라는 여인의 무공의 경지가 상당히 의심스러웠다. 분명히 일류에서도 중간이라고 적혀있었지만 그 수준이 일류는 한참 넘어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특히 객잔에서 부딪쳤던 정파의 무인도 그 수준이 꽤 높은 것 같았지만 결국 쓰러진 사람은 정파의 무인이었다. 그때 그가 보여줬던 것은 분명히 완성되지 않은 검기였지만 그것을 막아낸 것은 독고화연이라는 여인의 편이었다.

    "그 독고화연이라는 여자가 함께 다니는 무리도 있고…… 아무래도 우리끼리는 역부족일 것 같은데 다른 요원들을 더 청하는 것이 어떨까? 괜히 우리끼리 나서봤자 지난번에 객잔에서 봤던 그 무인 꼴이 날 것 같은데…… 그 자도 꽤나 고강한 무공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

    전소평의 말에 아삼의 고개가 끄덕여졌다. 괜히 고집을 부려봤자 다치는 것은 그들이었다. 특히 만태산의 행동이 의심스러웠기 때문에 더욱 조심할 수 밖에 없었고 실력을 감추고 상대하기에는 독고화연이라는 사파의 여고수 실력이 너무 뛰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학은 이런 두 사람과 의견을 달리했다. 아직까지 왕소화의 일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였다. 동창에서 그를 대체할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팽가에서 내쳐지지는 않았지만 그 입지는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줄어든 상황이었다.

    만약 정화가 아삼을 눈여겨보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면 진즉에 버려졌을 인학이었다. 스스로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해서든 공을 세워야만 했고, 지금이 그 기회였다.

    '그 여자가 생각보다 더한 고수라고 해도, 내가 가진 실력과…… 아삼. 저놈이 도와준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을 거야. 무당이라는 이름난 문파의 고수를 상대한 놈이었으니까.'

    인정하기 싫었지만 이전에 보였던 아삼의 모습을 떠올린 인학은 둘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을 했다. 여기에서 다른 요원들을 부른다면 그 공이 깎일 수 밖에 없었고 흔들리는 입지를 바로잡을 기회가 더 늦춰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이내 결심을 굳힌 그가 앞에 있는 전소평을 바라봤다.

    "네가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이런 걱정도 하지 않았을 텐데."

    "무…… 무슨 뜻이야?"

    "당연히 네 실력으로는 무리겠지. 하지만 나와 저놈이 상대한다면 충분히 승산은 있을 거라는 말이야."

    "……."

    기분나쁜 미소를 머금은 인학의 말에 전소평의 얼굴이 구겨졌다. 그렇지 않아도 마치 아랫사람 부리는 듯한 인학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직설적인 말에 기분이 상한 그가 울컥해서 앞으로 나서려고 했지만 지켜보던 아삼이 그를 붙잡았다. 괜히 서로 다퉈봐야 좋을 일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삼의 행동에 다시 자리에 앉는 전소평이었다. 하지만 분이 풀리지 않았는지 인학을 노려봤고 이내 화가 난 표정을 감춘 그가 비웃는 듯한 웃음을 보이면서 인학을 바라봤다.

    "그래. 내가 강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렇다고 네 실력도 크게 뛰어나지는 않잖아? 글쎄, 네 무공 실력은 모르겠지만 아삼의 무공실력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무당의 무인까지 제압한 실력이니까."

    "이익……"

    한껏 이죽거리는 전소평의 말에 인학의 얼굴이 처참하게 구겨졌다. 하지만 뭐라고 대꾸를 하려던 그가 애써 튀어나오는 말을 집어삼켰다. 아삼의 무공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지금 싫은 소리를 내뱉어봤자 자신에게 좋은 일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괜히 아삼의 심기를 건드리면 자신의 뜻과 반대되는 의견을 낼 것만 같았다.

    '저놈 도움이 없다면…… 지원을 부를 수 밖에 없겠지?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참아주마.'

    잠깐 동안 마음을 다스린 인학이 앞에 있는 전소평을 노려봤다. 그 눈빛에 움찔한 전소평이 앞으로 숙였던 몸을 빼면서 그를 경계했고 눈빛을 거둔 인학이 아삼을 바라봤다.

    아직까지 의중을 드러내지 않는 아삼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일을 진행할 지, 멈출 지는 모두가 그의 손에 달려 있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인학이었고 조용히 아삼의 눈치를 살폈다. 하지만 굳어지는 아삼의 얼굴을 확인하고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일이 더 늦춰질수록, 백성들이 더 고통을 받는다. 황제 폐하의 손과 발인 우리가 고작 그런 어려움도 이기지 못하면 어떻게 하자는 말이냐? 나는 먼저 가볼 테니 너희들은 알아서 잘 쫓아와라."

    "……."

    "뭐야? 저 자식. 언제부터 저런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했다고……"

    자리를 박차고 나서는 인학의 모습에 쓰게 웃는 아삼이었다. 인학의 얄팍한 수가 눈에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다시 살아남기 위해서 애쓰는 그 모습과 함께 자신에게 무릎을 꿇던 모습을 떠올린 아삼이었지만 지금 이대로 가기에는 찝찝한 부분이 너무 많았다.

    그렇게 고심하는 아삼이었지만 어느새 옆에 있던 전소평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은 그 독고화연이라는 여자를 그 무뢰배들 곁에서 떼어 놓는 것이 좋겠지?"

    "…….'

    "인학이 저 놈이 어울리지 않는 말을 내뱉고 나간 것을 보면 어지간히 공이 탐났나 봐. 뭐, 나도 그 공이라는 놈이 싫지만은 않고 말이야. 그냥, 이대로 우리끼리 가능 할 것도 같은데……"

    "……."

    아무 말도 없이 그를 직시하는 아삼의 눈빛에 계면쩍은 듯 뒷머리를 긁적이던 전소평이 이내 웃음을 보이면서 말을 이었다.

    "그 만태산인지 뭔지, 깜냥도 안 되는 첩형 나리가 우리를 그런 고수에게 보낸 이유야 당연히 나도 꺼림칙하지. 근데, 뭐…… 우리가 그 일을 해결하고 나서 일그러질 그 첩형 나리의 표정도 볼만 할 것 같지 않아?"

    능글맞게 웃는 전소평의 모습에 탁자 위로 글을 적는 아삼이었다. 찻물을 적셔서 써내려가는 말에 그것을 바라보던 전소평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

    "생각보다 더 뛰어난 고수일 수도 있다고? …… 그래도 가능하지 않을까? 너와 인학이 감춰둔 실력만 꺼낸다면."

    "……."

    "물론 숨겨놨던 내 실력이 먼저 까발려질 테지만. 하하하."

    크게 웃어보이던 전소평이 짐을 챙겨들면서 객잔을 나섰다. 이미 이대로 독고화연이라는 사파의 여인을 잡으려는 듯한 그들의 행동에 앉아있던 아삼의 미간에 주름이 졌다.

    '나와 인학이 숨긴 실력이라…… 그리고 스스로 숨겨둔 실력. 단지 추측만으로 내뱉은 말인가? 아니면 따로 저의가 있는 건가? 전소평, 저놈도 만태산의 눈 밖에 난 것인가?'

    가벼운 모습을 보이던 전소평의 의미심장한 말에 다시 한 번 고민을 하게 되는 아삼이었다. 동창이라는 작은 조직 안에서도 범상치 않은 사람이 넘쳐나는데 하물며 그 밖은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황궁을 나와서 자유로워질 거라고 생각하는 아삼이었지만 그 안이나 밖이나 가장 조심할 것은 바로 사람인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저들의 행동에 맞춰가야 하는 그였지만 찝찝한 마음은 떨쳐낼 수가 없었다.

    붉은 노을이 걸린 하늘과 함께 조금씩 어두워지려는 듯 쌀쌀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모두 그 추위를 피하려는 듯 물건을 정리하고 들어서려는 저잣거리는 더욱 시끌벅적 했고, 그들 사이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모두가 그 무리를 피해서 길을 비켜섰고 그 모습에 더욱 으스대면서 걸음을 옮기는 그들이었다. 길을 비켜선 사람들의 얼굴은 그들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 잔뜩 굳어있었고 그런 그 무리를 뒤쫓는 세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소평, 준비됐어?"

    인학의 물음에 전소평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내 마음을 먹었는지 앞으로 뛰어가던 그가 그 무리들 사이를 파고들면서 독고화연이라는 여인의 어깨를 부딪쳤다.

    투욱.

    가볍게 부딪친 어깨와 함께 그가 튕겨져 나가면서 바닥을 굴렀고 옆에 있는 사내와 이야기를 나누던 독고화연의 얼굴이 구겨졌다.

    "뭐야? 눈깔을 어디다 달고 다니는 거야?"

    노성 띤 목소리로 소평을 노려보는 독고화연의 눈빛에 자리를 털고 일어난 그가 옷에 묻은 먼지를 털면서 뒤로 내뺐다. 갑작스런 그 행동에 당황한 독고화연이 뒤늦게 허리춤에 있는 편을 잡았지만 해질녘의 저잣거리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이익…… 저 자식! 죽여버리겠어."

    단순한 행동이었지만 그 모습에 화가 난 듯 보이는 독고화연이었다. 이내 바닥을 박찬 그녀가 같이 다니던 사내들의 어깨를 밟으면서 뛰어 올랐고 좌측에 늘어진 건물의 지붕을 타면서 도망가는 전소평을 쫓았다.

    금방 잡힐 거라고 생각했던 전소평이었지만 생각보다 그 움직임이 날쌔고 재빨랐다. 지붕을 타면서 그를 뒤쫓던 독고화연이 의심스러운 듯이 인상을 찌푸렸지만 이내 상관없다는 듯이 더욱 속도를 높였다.

    '흥, 어디에서 온 놈인지는 모르지만 우선은 네놈 뜻대로 따라주마!'

    독고화연을 끌어들이는 일에 자청하고 나선 전소평은 자신의 방정맞은 입을 탓해야만 했다. 누구보다 경공에 관해서는 자신이 있었지만, 자신을 뒤쫓는 여자의 경공이 생각보다 훨씬 뛰어났기 때문이다.

    점점 거칠어지는 호흡과 함께 도망가던 전소평이 한적한 곳으로 들어서자 더욱 빠른 속도를 내면서 뒤쫓는 독고화연이었다.

    쉬이익. 타악.

    달려오면서 휘두르는 그녀의 채찍이 길게 늘어나면서 전소평을 향해 날아들었고, 들리는 파공음에 더욱 내기를 끌어올린 그가 바닥을 박차면서 그 공격을 피했다.

    생각보다 재빠른 그 몸놀림에 인상을 찌푸린 독고화연이 바닥을 때린 자신의 무기를 바라보면서 더욱 속도를 높였다.

    "망할 자식! 잡히면 네놈 살갗을 찢어버릴 테다."

    흉흉한 그 말에 질겁한 전소평이 더욱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앞으로 뛰쳐나갔다. 이전에는 유인하듯이 천천히 달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따라붙는 독고화연을 떨쳐내려고 달리는 전소평이었지만 둘의 거리는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었다.

    "죽어라!"

    생각보다 빠른 경공에 앞에 선 자를 잡지 못하던 독고화연이 다시 한 번 채찍을 휘둘렀다. 길게 늘어난 채찍이 전소평의 등을 향해 날아들었고 그 소리에 질겁한 그가 뒤로 돌면서 내기를 모은 장을 내질렀다.

    파아앙.

    커다란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그 공격을 받아친 전소평의 몸이 뒤로 날아갔다. 바닥으로 처박혀야할 그가 가볍게 내려앉더니 살짝 웃어 보이면서 다시 앞으로 뛰쳐나가기 시작했다.

    "이…… 이 자식을! 죽여버리겠다."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더 멀리 도망가는 전소평의 모습에 광분한 독고화연이 뒤늦게 그의 뒤를 쫓기 시작했다.

    빠르게 달리던 전소평이 걸음을 늦췄다. 저잣거리에서 멀리 떨어진 한적한 산길이었는데 이미 그의 동료들과 약속한 장소였다. 일부러 먼 거리를 돌아서 왔기 때문에 인학과 아삼은 오래전에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 전소평이 숨을 골랐다. 하지만 그 여유도 잠시, 어느새 나타난 독고화연이 살기어린 눈으로 그들을 바라봤다.

    "네…… 네놈들이 나를 여기까지 부른 것이냐?"

    새파랗게 어려보이는 놈들이 자신을 불렀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되묻는 독고화연이었다. 이미 자신을 끌어내려는 짓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상대가 이런 어린놈들일 줄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당연히 정파의 고수나 살수들이 지키고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그녀의 그런 생각은 앳돼 보이는 세 명의 젊은 환관들에 의해서 산산이 부서졌다. 그리고 그 사실에 어이없어 하던 그녀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네놈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이런 짓을…… 찢어 죽여 버리겠다. 이놈들!"

    분노한 독고화연이 흉흉한 기세를 뿜어냈다. 그 광기어린 모습에 앞에 있던 전소평의 몸이 움찔거렸고 그 모습에 피식 웃은 인학이 앞으로 나서면서 도를 빼들었다.

    자신만만하게 나서는 어린놈의 모습에 독고화연의 아미가 꿈틀거렸고 그 사실을 개의치 않는 듯 도를 들어서 그녀를 가리킨 인학이 싸늘한 목소리로 물었다.

    "네년이 독고화연이냐?"

    "……."

    "우리는 너를 추포하러 동창에서 나왔다. 그러니 순순히 오라를 받거라."

    인학의 말에 적막이 흘렀다. 저런 말을 내뱉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는 듯이 어이없는 눈으로 그를 바라본 전소평이 나지막하게 욕을 내뱉었고, 뒤에 있던 아삼도 인상을 쓰면서 그를 바라봤다.

    하지만 그 두 사람보다 더욱 어이없어 하는 사람은 독고화연이었다. 잠시 멍해있던 그녀가 콧방귀를 끼며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세 사람을 바라봤다.

    "훗, 동창? 언제부터 관이 무림인들을 추포했다더냐? 그리고…… 그 동창이라는 이름이 네놈들의 목숨을 살려줄 수 있을 것 같더냐?"

    "……누구 목숨이 위험한지는 겨뤄보면 알게 되겠지."

    그 말과 동시에 세 사람이 독고화연을 에워쌌다. 그들의 행동에도 가만히 지켜보던 독고화연이 가소롭다는 듯이 손을 늘어뜨렸다.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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