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81화 (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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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력의 흐름

    오건휘의 묵인을 약속받은 만태산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우선, 당새아로 둔갑시킬 무림의 여고수를 추려야만 했고, 그런 자들을 추포할 동창의 요원들도 따로 골라내야만 했다.

    '우선은 무림에서 평이 좋지 않은 이들로 골라야 하겠지? 그래야만 나중에 있을 무림인들의 반발을 막을 수 있을 터. ……허면 아무래도 정파 쪽보다는 사파 쪽 인사를 택해야겠군.'

    심사숙고하며 잡아들일 대상자들을 고르는 만태산이었다. 몇몇의 적당한 인사들을 고른 만태산이 이번에는 그들을 잡아들이는 데 적합한 동창의 요원들을 선별하기 시작했다.

    '송공공의 사람인 송상호 이 아이는 무조건 함께 해야 할 것이고, 나머지야 그저 구색만 맞추면 될 듯싶고…… 잠깐, 이번 기회에 송 공공의 사람이 아닌 자들을 걸러내는 것도 좋을 듯싶구나. 팽가의 인사와 정화의 사람을 제거하는 것이 좋겠어. 팽인학과 아삼 이 두 아이를 처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자신이 떠올린 생각이 마음에 든 듯 흡족한 미소를 보이는 만태산이었다. 그런 만태산의 얼굴은 미소와 다르게 살기 가득한 눈빛이 어려있었다.

    며칠 후, 검은 목면을 입은 팽인학과 아삼 그리고 몇몇의 동창 번역들이 첩형인 만태산 앞에 시립해 있었다. 자신 앞에 서 있는 번역들의 얼굴을 살펴보던 만태산의 눈이 아삼에게 멈췄다. 인상을 잔뜩 구긴 채 못마땅한 표정으로 아삼을 훑어보던 그가 이내 그 시선을 거두면서 번역들을 바라봤다.

    "지금부터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리고, 관의 부름에도 응하지 않는 자들을 잡아들일 것이다. 대 명의 법률을 무시하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무림의 고수들이다. 이미 모든 조사는 마친 상황이니 우리 동창이 나서서 그들을 추포 할 것이다. 모두들 철저히 준비하도록 하거라."

    만태산의 말에 모두의 두 눈이 커다래졌다. 지금껏 황궁과 관련된 몇몇의 무림인을 추포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불특정한 다수를 지칭하는 대대적인 추포령이 내려진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무림고수의 추포라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오나 무림고수라면 그 무공실력이 만만치 않을 뿐더러 추포령이 내려지면 모든 무림인들을 적으로 돌릴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만태산의 말에 팽인학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첩형이라는 지위에 있는 만태산은 그만큼 어려운 상대였고, 무공만 익혔다던 무인들을 잡는 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삼을 비롯한 다른 번역들도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이자, 그런 팽인학을 매섭게 쏘아보던 만태산이 호통을 쳤다.

    "해보지도 않고 어찌 먼저 발을 빼려고 하는 것이냐? 모든 무림인들을 적으로 돌리자는 게 아니다. 그저 폐주의 잔당과 관련된 무림인들을 추포하자는 것이다."

    "……."

    만태산이 터뜨린 노기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는 그들이었다. 이내 만태산이 번역들의 앞에 종이를 들어 보이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여기 너희들이 추포해야 할 무림인의 명단이다. 대부분 폐주와 관련된 무림인들이다. 따로 악명이 높은 자들을 위주로 추려놓은 것이니 자세히 봐 두거라. 그리고 그 명단 옆에는 이곳에 모인 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무림에서 고수라고 칭해지는 자들이니 직위가 번역 이상인 자들로 꾸릴 수 밖에 없었다. 각자의 실력에 맞게 나눈 것이니 서로 도와가면서 각 조가 맡은 자는 반드시 추포해 오도록 하거라."

    만태산의 말에 그곳에 모인 번역들 모두가 고개를 숙이며 길게 읍을 했고 그 모습을 본 만태산이 흡족한 표정을 지어보이면서 종이를 건넸다.

    "그럼 각자 자신의 임무와 함께 할 동료들을 확인하도록 하거라."

    탁자 위에 종이를 올려놓은 만태산의 행동에 어느새 종이로 몰려드는 번역들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만태산의 눈이 팽인학과 아삼에게 멈춰섰다. 제일 먼저 종이를 확인하는 인학이었고, 먼 곳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아삼이었다. 느긋해 보이는 아삼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은지 미간을 찌푸리던 만태산의 입에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정화가 눈여겨보는 놈이라…… 훗. 정화의 그 말이 너를 사지로 내몬 것이다. 그날 정화에게 당한 모욕을 생각하면, 네놈을 그냥 둘 수는 없지. 이번 일을 계기로 송 공공의 입지가 더욱 올라설 것이다. 그리고…… 제독의 자리도 내게 올 것이야.'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주시하는 만태산이었다. 그런 만태산의 눈빛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저 아삼과 같이 엮인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인학이었다. 한 쪽에서 자신을 주시하는 만태산과 자신을 보면서 인상을 구기고 있는 인학의 모습에 무표정한 모습을 고수하던 아삼의 미간이 좁혀졌다.

    '나는 저놈과 같이 행동하는 건가? 저 덜떨어진 인사는 왜 나를 노려보고 웃는 거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가?'

    일부러 팽인학과 아삼을 엮어준 만태산이었다. 두 사람이 잡아들일 무림인은 무공은 높지만 강호에서는 그 평가가 절하된 인물이었다. 당연히 두 사람의 무공 실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거라고 자신하는 그였다.

    동이 틀 무렵, 오문을 나선 인학과 아삼 그리고 같은 번역인 동료 하나가 재빨리 말에 올라탔다. 이내 인학이 앞장서서 말을 몰아가자 그 뒤를 따라서 남은 두 사람도 황궁을 뒤로 하고 조금씩 멀어져만 갔다.

    객잔 안으로 들어선 세 사람이 자리에 앉았다. 만태산의 지시로 산동성까지 오게 된 그들이 곁눈질로 주변을 살폈고 그런 세 사람을 향해서 비슷한 또래의 점소이가 미소를 지으면서 다가왔다.

    "어서 오십시오. 뭘 드릴까요?"

    "소면 세 그릇 주시오."

    인학의 말을 듣고 주방 쪽으로 사라지는 점소이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인학이 두 사람을 향해 나직이 속삭였다.

    "이 근처에 있다고 했으니 두 눈 크게 뜨고 살펴봐야 한다."

    명령을 내리는 듯한 인학의 말투에 그와 함께 온 두 사람의 인상이 딱딱하게 굳었다. 특히 그보다 나이가 더 많은 번역의 얼굴은 처참하게 구겨졌다. 같은 번역의 위치에 있으면서 아랫사람 부리듯 하는 인학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보다 윗줄인 인학의 무공 실력과 팽가의 사람이라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참을 수 밖에 없었다.

    그때, 세 사람이 앉아있던 탁자에 소면을 올려놓던 점소이가 누군가를 발견하고는 잔뜩 얼굴을 구기며 볼멘소리를 토해냈다.

    "아이고, 어째 오늘은 조용하다 했지."

    그 모습에 호기심이 동한 인학이 점소이를 향해 물었다.

    "어찌 그러는가?"

    "그것이…… 조금 있으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하도 안하무인인 인사라 또 무슨 일을 벌일 지…… 크흠. 손님들도 조심하십시오. 괜히 엮이면 골치 아파질 테니까요."

    혀를 차면서 멀어져가는 점소이와 함께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곧이어 큰 목소리가 객잔 안에 울려 퍼졌다.

    "여기 술 가져와."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에 객잔 안의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다. 한 갈래로 묶은 머리에 노란색의 목면을 입은 여자가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아서 점소이를 향해서 소리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의 곁에는 무인으로 보이는 사내들이 비굴한 웃음을 보이면서 그 옆에 앉아있었다.

    "뭘 봐."

    자신에게 향한 사람들의 시선이 불쾌했는지 크게 소리를 치던 여자가 얼굴을 잔뜩 구기면서 매섭게 소리쳤다. 노성이 깃든 그 목소리에 그 여자를 바라보던 시선들을 거둬들이면서 언제 그랬냐는 듯 자신의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이었다.

    "야, 여기 술 가져오라는 말 못 들었어?"

    "예. 손님,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곧 대령하겠습니다."

    굽실거리는 점소이의 행동에 그의 멱을 잡은 여인이 그를 노려보면 싸늘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왜 이렇게 굼떠? 빨리 못 움직여? 좋아. 내가 빨리 움직이게 만들어 주지."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무언가를 꺼내든 여인이 비릿하게 웃어보였다. 곧이어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기다란 무언가가 바닥을 내리쳤다. '짜악'하고 객잔을 가득 채우는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바로 편(鞭)이었다.

    자신의 발 아래로 떨어지는 그것에 겁을 집어먹은 점소이가 뒷걸음질을 쳤고 돌아서려는 그 모습에 편을 든 여인이 다시 한 번 손을 놀렸다.

    점소이의 발을 향해 날아드는 편과 함께 놀란 그의 몸이 경망스럽게 뛰기 시작했다. 꽁지에 불이 붙은 망아지마냥 뛰어대는 그 행동에 손을 놀리던 여인이 박장대소를 터뜨렸고 그 여인과 함께 왔던 자들도 키득거리면서 웃어보였다.

    "푸하하하. 고놈 참 빨리도 움직이는 구나. 발이 안 보일 지경이라니. 푸하하하."

    뭐가 그렇게 즐거운 지 박장대소를 하며 웃는 여자의 모습에 객잔 안에 있던 사람들의 얼굴은 싸늘하게 굳어갔다. 하지만 대놓고 뭐라고 말할 용기는 없었는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눈치만 살폈고 싸늘해진 객잔의 분위기를 눈치 챘는지 웃음을 멈춘 여자가 크게 소리쳤다.

    "지금 당장 술을 대령하라고. 이제는 바닥이 아닌 네놈 몸통에 내 채찍이 떨어질 거니까."

    "네. 네. 갑니다. 지금 갑니다."

    여자의 채근에 점소이가 발을 절뚝거리면서 뛰어왔다. 조금 전에 휘두른 채찍에 잘못 맞은 것인지 비틀거리면서 걷는 그 모습에 미소를 짓던 여자가 다시 한 번 채찍을 휘둘렀다. 길게 늘어난 검은 채찍이 점소이의 손에 있던 술병을 휘감았고 순식간에 그 여자의 손으로 날아갔다.

    고절한 수법이었다. 채찍에 감긴 술병은 멀쩡했고, 점소이의 몸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술병을 가져간 여자가 순식간에 그것을 비워내고는 다시 점소이를 향해 소리쳤다.

    "한 병 더. 아! 아니지. 너 같은 굼벵이는 말로 해서는 안 듣지."

    비릿한 미소를 짓던 여자가 손에 감았던 채찍을 다시 풀어냈고 그 모습에 겁을 먹은 점소이가 울먹이며 애원했다.

    "손…… 손님, 이러지 마십시오. 제가 지금 당장 가져오겠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는 여자였다. 채찍을 잡고 있던 그 여자의 손목이 움직였고 늘어진 채찍이 반원을 그리면서 점소이를 향해 날아갔다. 그 순간, 회색빛의 목면을 입은 한 사내가 점소이의 앞을 막아서면서 그 여자의 채찍을 향해 검을 내질렀다.

    점소이의 얼굴을 향해 날아드는 채찍의 끝을 가로막는 사내의 검에 그 여자의 채찍이 휘감겼고 서로를 노려보던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

    낯선 사내의 등장에 차가운 미소를 지어보인 여자가 그를 직시했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남자가 중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제 그만 하시지요."

    "훗, 그만하라? 네놈은 뭔데 남의 일에 끼어드는 것이지?"

    "보아하니 사파에 적을 둔 사람 같은데…… 아무리 그래도 무공을 배운 자가 죄도 없는 양민을 괴롭히는 것은 너무한 처사가 아니오? 손에 들린 그 편을 이렇게 사용하라고 배우지는 않았을 터. 부득이하게 참견할 수 밖에 없었소."

    "흥. 오지랖 넓게 끼어드는 것을 보니 정파 나부랭이군. 허나, 내 오늘 너의 오지랖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해주마."

    말이 끝나자마자 감겨든 채찍을 잡아채는 여자였다. 그와 동시에 점소이의 앞을 막아섰던 사내도 손에 쥔 검에 힘을 주면서 버티기 시작했다. 팽팽하게 당겨진 채찍과 함께 사내가 기운을 끌어 올렸고 이내 그 편을 잘라내려는 듯이 크게 기합을 내뱉었다.

    "하압!"

    은은한 빛이 서린 검과 함께 순식간에 검에 감겨든 채찍이 찢어질 것 같았지만 되려 힘이 들어 보이는 사람은 검을 든 사내였다. 여인의 내기를 두른 채찍을 잘라내지 못한 사내의 몸이 끌려가기 시작했고, 이를 악물던 그가 검을 털어내면서 채찍을 뿌리쳤다.

    튕겨진 채찍과 함께 무방비로 보이는 여인을 향해 바닥을 박찬 사내가 달려들었다. 제법 빠른 몸놀림에 여인의 눈에 놀라운 감정이 비쳤지만 다시 흔드는 손목과 함께 그 사내의 앞에 채찍이 날아들었다. 그리고 달려가던 사내의 몸이 멈칫거렸다.

    날아드는 채찍을 쳐내면서 뒤로 물러서야만 했고 순식간에 그를 향해 다시 채찍이 꽂혀들었다.

    터엉.

    꽂혀든 채찍이 바닥을 부쉈다. 그리고 그 파괴력에 놀란 사내의 몸이 움찔거렸다.

    처음 접하는 생소한 무기에 제대로 된 공격도 하지 못하고 물러서는 사내였다. 어느새 그 사내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혔고, 주변에 있는 물건들도 산산조각 부서지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싸움에 놀란 사람들이 서둘러서 그곳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객잔의 주인은 발을 동동 구르면서 울상을 지을 수 밖에 없었지만 그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둘은 싸움을 멈추지 않았다.

    "쥐새끼처럼 잘도 피하는구나. 허나 그것도 마지막이다. 이제 너와 노는 것도 슬슬 지겨워지던 참이다!"

    표독스런 말과 함께 편을 쥔 그 여자의 손이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공간을 가득 채운 공격에 질겁한 사내가 뒤로 물러서면서 공격을 피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여자의 눈이 번뜩였다.

    거둬진 채찍이 다시 크게 반원을 그리면서 사내를 향해 날아들었다. 이전과 다르게 큰 움직임에 기회를 잡았다고 판단한 사내가 그 공격을 피해내면서 앞으로 달려들었다. 순간, 피했다고 생각했던 채찍이 갑자기 방향을 틀면서 갈지 자를 그렸다.

    순식간에 그의 발목을 감은 채찍이 앞으로 당겨지자 균형을 잃은 사내가 그대로 바닥을 굴렀고 그대로 휘둘러진 채찍과 함께 그의 몸이 탁자를 깨부수면서 바닥에 처박혔다.

    쿨럭.

    상당한 충격이 있었는지 사내의 입에서 검붉은 핏덩어리가 뱉어졌다. 하지만 그 모습을 보고 조소를 띠던 여자가 고통스러워하는 사내를 향해 다시 채찍을 휘둘렀다. 공기를 찢어발기면서 날아든 채찍이 사내의 가슴을 후려쳤다.

    내공이 실린 그 공격에 사내의 몸이 멀리 튕겨져 나갔고 다시 한 번 바닥에 처박히면서 찢어진 가슴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 창백하게 질린 안색에도 꼿꼿이 일어서려던 사내였지만 결국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져 내렸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여인이 박장대소를 터뜨리면서 소리쳤다.

    "하하하, 대단하신 정파의 협객이 이런 하찮은 사파 년에게 당하다니? 흥. 제 분수도 모르고 나선 대가다!"

    쓰러진 사내를 매섭게 노려보던 여자가 그를 바라보면서 비아냥거려다. 아직 화가 다 풀리지 않았는지 다시 쓰러진 사내를 향해서 채찍을 날리려고 할 때, 그녀와 같이 객잔에 들어섰던 자들이 그녀를 말리고 나섰다.

    "그만하면 되었습니다. 괜히 저런 놈들과 엮여봤자, 골치만 아파집니다."

    "뭐라?"

    "아무래도. 어디 이름난 가문의 자제 같습니다. 하는 행동도 그렇고…… 그 있잖습니까? 괜히 치기어린 행동으로 함부로 나대는 그런 놈들."

    조롱 섞인 사내의 말에 동조하듯 쓰러진 자를 보며 비웃던 그 여자가 쓰러진 사내를 향해 침을 뱉고는 일행과 함께 객잔을 나섰다.

    이미 난장판이 된 객잔은 여기저기 부서진 상태였고 그 주인과 점소이는 울상을 지으면서 부서진 것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아서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인학은 아삼과 동료를 향해 나직이 물었다.

    "저 여자인가? 우리가 찾던 사람이."

    인학의 말에 동료인 번역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뒤에서 아무런 말도 없이 그 여자를 바라보던 아삼의 얼굴이 굳어졌다.

    '생각보다 엄청난 고수다. 만태산이…… 의도적으로 우리를 보낸 건가?'

    ============================ 작품 후기 ============================

    코멘트 감사합니다.

    평소보다 늦게 올렸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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