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동창-56화 (56/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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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약

    늦은 밤, 동창의 일과를 마치고 처소로 돌아온 아삼이 방 한가운데에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상당히 피곤했지만 피곤하다고 해서 수련을 게을리 할 수는 없었다. 지금 이렇게 실력을 쌓아놔야 실전에서 목숨을 보전할 수 있음을 잘 아는 그였다.

    특히나 이전에 겪었던 내상과 함께 자칫 잘못 했다면 크게 다쳤을 지도 모를 상황을 겪은 그인지라 더욱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정신을 가다듬고 두 눈을 감은 아삼이 이내 내공 수련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 시진이 지난 후, 흐르는 땀을 닦으면서 자리에서 일어선 아삼이 만족할만한 웃음을 지으면서 자리를 옮겼다. 어느덧 지난번에 생겼던 내상을 모두 다스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살수지무를 이용해서 주변을 꼼꼼히 살피던 그가 이번에는 상으로 다가가서 조심스레 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사마택이 건네 준 규화보전에 관한 책이었다. 눈으로 열심히 글자들을 쫓던 아삼이 뭔가 이해되지 않은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50년? 50년이라?…… 규화보전의 음기를 이기기 위해서 50년간의 동정이 필요하다? 그 양기로 음기를 죽인다. 그리고 그것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익혔던 자들은…… 몸이 얼어붙은 상태로 죽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에 잠겼던 아삼의 두 눈동자가 갑자기 커다래졌다. 그리고 뭔가를 깨달은 듯 아삼의 입에서 한숨이 새어나왔다.

    '이명철의 37년과 아삼의 14년…… 그래서 50년은 넘겼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사람의 동정으로만 50년의 세월이 필요한 것인가? 그럼 이명철의 37년과 '아삼'이라는 14년 중에 어떤 동정이 영향을 받은 것이지? 얼어 죽지 않은 것을 보면 이명철의 삶이겠구나. 이제 41년. 앞으로 9년이라는 시간이 남은 것인가?'

    허무한 표정으로 책을 덮은 아삼이었다. 어떻게든 힘을 얻으려는 조바심에 잘 알아보지도 않고 성급하게 규화보전을 익히려한 자신이 한심스러울 뿐이었다.

    '이 기운은? 누군가가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인학이 기거하던 거처인가?'

    살수지무를 통해 갑자기 느껴지는 은밀한 기척에 아삼의 두 눈이 빛났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아삼이 조심스레 문 쪽으로 다가가 밖의 동향을 살폈다. 그때, 아삼의 눈에 주변을 살피면서 어디론가 향하는 이인학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인학? 이 밤중에 어디를 가는 거지?'

    고개를 갸웃거리던 아삼이 무영보법을 밟으면서 기척을 숨겼다. 살수지무와 더해진 무영보법은 그의 흔적을 숨겼고 그 상태로 몰래 이인학의 뒤를 쫓았다. 이인학을 감시해달라던 팽명민의 부탁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여깁니다."

    주변을 살피며 다가오는 이인학을 발견한 금화가 나직이 부르며 손짓했다. 그런 금화를 향해 이인학이 재빠르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요?"

    "마마께서 명일 미시에 처소로 행차하라고 하십니다. 긴히 상의할 일이 있으시다고."

    "알겠소."

    "그럼 전 이만……"

    용건만 전하고 재빨리 자리를 뜨는 금화였다. 멀리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삼은 은밀하게 움직이는 팽인학의 행동에 인상을 찌푸렸다.

    '팽가라는 줄을 잡고 있으면서도…… 이미 팽가의 의심을 사고 있다는 사실을 모를 놈이 아닐 텐데.'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모습에 이인학의 의중을 대충 눈치 챈 아삼이었다. 그리고 잠깐 생각에 빠진 사이에 감췄던 기운이 살짝 드러났다.

    그와 동시에 이인학의 시선에서 사라진 금화라는 궁녀의 움직임이 멈췄다. 이내 숨어서 이인학을 응시하던 그녀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돌려졌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 곳을 응시하던 그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고 그곳을 바라보던 그녀가 무형의 지풍을 쏘아냈다.

    갑작스럽게 들이치는 이질적인 기운에 놀란 아삼이 급히 몸을 피했다. 급작스럽고도 날카로운 공격은 경시할 수준이 아니었다. 순식간에 기운을 끌어올린 아삼이 분뢰공을 더한 무영보법을 밟아갔고 간신히 그 지풍을 피했지만 허벅지를 스치고 지나간 그 기운에 침음을 삼켜야만 했다. 급히 지풍이 쏘아진 곳을 확인했지만 아무런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고수다. 누구지?'

    자신의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있을 테지만, 생각보다 더한 고수였다. 분뢰공을 일으키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수를 써봤지만 간신히 그 공격을 피하는 것만이 전부였다. 위급함을 느낀 아삼은 허벅지에서 흘린 피를 지혈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급히 그곳을 벗어났다.

    사라지는 금화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이인학 또한 주변을 살피면서 빠른 발걸음으로 사라졌다. 이인학에게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으려는 듯 그 모습을 먼 곳에 숨어서 지켜보던 금화의 두 눈이 어둠 속에서 빛났다. 몰래 아삼이 있던 곳까지 단숨에 뛰어든 금화가 주변을 살폈지만 이미 몸을 숨긴 아삼이었다.

    '벌써 냄새를 맡은 것인가? 타초경사(打草驚蛇)의 우를 범할 수도 있겠구나.'

    알 수 없는 말을 내뱉은 금화의 신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상당한 고수로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그 실력을 드러내지 않는 그녀였다.

    팽명민이 무언가를 고심하는 듯 잔뜩 굳은 얼굴로 앉아 있었다. 이제는 세가보다 황궁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어진 그였다. 팽문호를 만나는 명목 하에 출입을 하는 것이지만 정작 그가 만나고 있는 사람은 팽인학과 아삼 그리고 앞에서 긴장한 듯 서있는 당두 구영고였다.

    "아삼 그 아이의 말에 의하면 팽인학 그 아이가 은밀히 한 궁녀를 만났다고 하오. 혹시 짐작가는 것이 있소?"

    팽명민의 물음에 구영고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생각이 맞다면…… 아마도 어젯밤 만난 궁녀는 금화라는 아이일 것입니다."

    "금화?"

    "그렇습니다. 이번에 후궁 첩지를 받은 공영미인 왕씨의 궁녀입니다."

    구영고의 말을 들은 팽명민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허면 팽인학 그 아이가 혹시…… 그 후궁과 손을 잡았다는 말이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지켜본 결과 요 며칠 그 후궁과의 만남이 잦았습니다. 일전에 받은 그 교지 또한 그 후궁과 관련이 있을 것입니다."

    팽명민의 얼굴이 잔뜩 굳었다. 이내 분을 참지 못한 팽명민이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상을 내리쳤다. 제법 큰 힘이 실렸는지 그대로 부서지는 상과 함께 구영고의 눈이 흔들렸다. 하지만 그것에 개의치 않던 팽명민은 노성을 터뜨렸다.

    "이런. 내 경거망동하지 말라 그리 일렀거늘. 벌써부터 다른 줄을 잡으려 하다니!"

    냉정하고 침착하던 팽명민이었다. 평소 그 모습만 봐왔던 그가 이렇게 화를 내는 모습에 숨을 삼킨 구영고가 팽명민을 향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소가주, 이제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우선 팽인학 그 놈이 손을 잡았다던 공영미인 왕씨에 관해서 조사를 해야겠소."

    팽명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구영고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러실 줄 알고 미리 조사를 했습니다. 살펴보시지요."

    구영고가 내민 종이를 받아든 팽명민의 눈이 재빠르게 글자들을 읽어 내려갔다. 다 읽은 종이를 다시 구영고에게 건네는 팽명민의 얼굴에는 의구심이 가득했다. 그리그 그 모습을 본 구영고가 조심스럽게 그를 향해 물었다.

    "어찌 그러십니까?"

    "아무래도…… 이상하오. 석연찮은 점이 많은 것 같소."

    "어떤 부분에서 그러시는 건지?"

    "공영미인 왕씨 아니 왕소화라는 이 후궁 말이오. 대부분의 궁녀들은 열 살 전후의 나이에 입궁을 하지 않소? 하지만 이 여자는 14살이라는 비교적 너무 늦은 나이게 궁녀로 들어왔소."

    "간혹가다 그렇게 늦게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별로 대수로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구영고였지만 여전히 뭔가가 걸리는 듯 팽명민의 얼굴은 펴질 줄 몰랐고 이내 그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건 그렇다 쳐도…… 이 여자의 기록을 살펴보면 그저 왕가의 여식이며 조실부모했다고만 적혀있을 뿐 자세한 내막은 없지 않소?"

    "그 점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그 때문에 후궁 첩지도 3년 만에 받았다 들었습니다. 미비한 출신이라서 그런지 딱히 이렇다 할 내용이 없었습니다."

    "기록이 없다는 건 두 가지요. 하나는 당두의 말처럼 정말 적을 수 없을 정도의 한미한 집안이라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그 기록을 적으면 안 되는 경우. 즉 무언가 감춰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이오. 이 여자는 어느 쪽일 것 같소?"

    팽명민의 말에 구영고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팽명민의 말처럼 후자의 경우라면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리라는 걸 쉽사리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하나 더, 미비한 출신이라면서 어찌 폐하의 승은을 입었을까? 라는 점이오. 제 아무리 미색이 뛰어나다하나 폐하의 후궁마마들 중에 미색이 빠진 자들이 있었소? 미색만 뛰어나다하여 폐하의 승은을 입을 수는 없지 않소? 한낱 궁녀가 그것도 뒷배가 없는…… 그런 궁녀가 폐하를 영접하는 것 자체가 힘들 것이오."

    "……."

    "폐하의 눈에 들려면 폐하의 가까이에 있어야 하는 법이오. 당두도 알다시피 폐하를 모시는 궁녀들은 모두 든든한 배경을 가진 이들이 아니오? 아무래도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는데……"

    확신에 찬 듯 말을 내뱉은 팽명민이 그 누군가를 찾으려는 듯 고심을 했다. 그 모습에 잔뜩 찡그린 구영고가 걱정스레 물었다.

    "허면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 소가주 말처럼 그 후궁의 뒤가 구리다면 필시 팽인학이라는 아이 때문에 팽가에게도 타격이 올 것이 온데……"

    "아직은 그렇게 속단할 것은 없소. 이상한 것은 사실이나 아직 정확한 사실은 모르지 않소? 우선은 주시해 볼 수 밖에…… 우선은 팽인학과 왕소화라는 그 후궁, 두 사람 모두를 철저히 감시해야겠소. 지금부터 사소한 거 하나 놓치지 말고 잘 지켜봐줬으면 좋겠소. 내 믿을 사람은 당두뿐이오."

    팽명민의 청에 구영고가 크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 모습을 보던 팽명민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름을 되뇌면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고민을 했다.

    '왕소화…… 왕소화라……'

    왕소화의 이름을 중얼거리는 팽명민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이내 긴 한숨을 내쉬던 팽명민의 시선이 성의 북쪽으로 매섭게 노려봤다.

    "요즘 들어 발걸음이 잦아졌군.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인가?"

    은밀히 자신을 찾아온 신문하를 바라보는 왕소화의 표정은 차가웠다. 자신을 달가워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는지 애써 웃음을 보이던 신문하가 품속에서 서책을 꺼내더니 후궁인 왕소화를 향해 공손히 내밀었다. 그리고 그 서책을 받아든 왕소화가 천천히 그것을 살펴보면서 얼굴을 굳혔다.

    "이게 무엇인가?"

    "폐하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들의 비리 내역을 적은 치부책입니다. 폐하의 최측근은 아니지만 그래도 폐하와 관련이 있는 자들이니 그 자들을 없앤다면 우리에게도 힘이 될 것입니다."

    "폐하의 최측근도 아닌 자들을 굳이 이리 없앨 필요가 있는가? 명단을 보아하니 폐하와 그리 관련이 있는 것 같지도 않는데……"

    초승달 같은 왕소화의 아미가 꿈틀거렸다. 괜히 이런 자잘한 일로 자신을 드러내기가 껄끄러웠기 때문이다.

    "곁가지도 나무에 달린 가지입니다. 이렇게 천천히 곁가지를 쳐내 가다보면 언젠가는 그 나무를 벨 날이 오지 않겠습니까?"

    여전히 못마땅한 듯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왕소화의 모습에 신문하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품안에 손을 넣더니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두 손으로 받아든 상자를 조심스럽게 왕소화를 향해 건네던 그가 말을 이었다.

    "이것을 받아 주십시오."

    "이게 뭔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상자를 열어서 안을 확인한 왕소화의 눈망울이 커졌다. 그 상자 안에는 누런빛을 흘리는 황금으로 된 금보 10개가 들어있었다.

    "이제 마마께서도 후궁의 첩지를 받으셨으니 필요한 곳이 많아지실 것입니다. 이것들은 그런 마마를 위해서 저희가 준비한 약소한 선물입니다. 앞으로도 마마의 뒤를 든든히 봐드리겠습니다."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신문하의 모습에 왕소화가 움찔거렸다. 처음 보는 재화 앞에서 잠깐 놀랐지만 다시 예의 그 태도를 고수한 그녀가 앞에 있는 늙은 환관을 바라봤다.

    '이런 재물들로 나를 매수하겠다는 뜻이겠지? 지금은 받아 주마. 어차피 공으로 주는 것은 아닐 터. 내 계획을 위해서도 어느 정도의 자금은 필요하니……'

    "알았다. 이만 돌아가 보거라."

    어느새 도도한 표정을 띤 왕소화가 신문하를 내려다 봤다. 금보가 든 상자를 닫은 채 갈무리하는 모습을 확인한 신문하가 웃어 보이면서 예를 표했다. 조용히 빠져나가는 그 모습을 확인한 왕소화는 측근이라고 할 수 있는 금화를 불렀다.

    "금화, 게 있느냐?"

    왕소화의 부름에 금화라는 궁녀가 안으로 들어서면서 고개를 조아렸다.

    "가서 팽인학이라는 그 아이를 데리고 오너라."

    전각을 나서는 금화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생각에 잠긴 듯 왕소화의 두 눈이 허공을 향했다.

    '후궁이라고 하지만 아직 내 힘이 미미하니 어쩔 도리가 없구나. 저들의 손을 내치지 못할 바에는 이렇게 서로 이용하면서 손을 잡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처음 자신이 도움을 구했을 때, 매몰차게 내치던 그들이었다. 그래서인지 더 저들의 요구가 뻔뻔하게 느껴지는지도 몰랐다. 황제의 눈에 잘 띌 수 있게 자리만 만들어줬을 뿐, 그 이후는 순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후궁의 첩지까지 받아낸 왕소화였다. 그런 그녀가 황제와 가까운 위치에 오르면서 그 능력을 입증하자 득달같이 자신에게 붙는 그들이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는 그녀였다.

    그렇게 왕소화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 때, 금화가 데리고 온 팽가의 양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자신의 계획을 앞당겨 줄 어린 환관의 모습에 환한 미소를 짓는 왕소화였다. 그리고 그 환한 웃음에 얼굴을 붉힌 팽인학이 급히 고개를 조아렸다.

    "부르셨습니까? 마마."

    "그래. 생각보다 빨리 왔구나."

    담담한 얼굴로 시립해있는 이인학을 바라보던 왕소화가 곁에 있던 서책을 그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그것은 탐관오리들의 비리를 적어 놓은 치부책이다. 그 치부책을 이용하면 동창에서의 네 능력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고 네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다. 한번 잘 사용해 보거라."

    왕소화가 건넨 서책을 공손히 받아든 이인학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지난번의 교지도 그렇고, 이런 공을 세울 기회까지…… 내가 잡은 줄이 생각보다 탄탄하구나. 예상했던 것보다 꽤나 능력이 있는 분이 아닌가?'

    이인학이 건네받은 서책을 품속에 소중히 갈무리하면서 왕소화를 향해 예를 올렸다. 그녀가 건네준 책을 어떤 방법으로 사용할지 고민하던 이인학의 얼굴에 미소가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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