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Reading Comprehension) 1권 @czc
난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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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젖해!]
지환은 침대에 누웠던 상체를 자동 반사적으로 일으켰다. 이게, 지금 이 새끼가 내 동생한테 뭐라는 거지? 지환은 책상에서 컴퓨터를 하는 제 동생, 지혜를 한 번 확인하고는 메시지 앱으로 들어갔다.
지혜가 게임을 깨 달라며 핸드폰을 건네주기에 깨 주고 있었는데, 미리 보기 창에 저딴 말이 떠올랐다. 지환은 굉장히 심각한 표정으로 도대체 뭐 하는 새끼가 제 동생에게 이런 말을 하나 확인했다. 미리 보기에서 이미 확인한 이름은 정연우. 여자인지 남자인지 제대로 가늠이 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맥락으로 한 말인지 확인하려 채팅창을 올렸는데,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왜 저런 말이 나온 거지? 안심시킨 다음 괴롭히는 건가? 지환은 그대로 계속해서 대화를 거슬러 확인하다가, 심장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낳을거야! 걱정마!]
낳아? 뭘?
[네가 빨리 낳아야지ㅋㅋ]
지환은 반사적으로 지혜를 바라봤다. 컴퓨터를 보며 게임을 하는 얼굴이 정말 어리기만 했는데, 실제로도 어렸다. 이제야 고등학교에 들어갔으니까. 그런데 이게 지금 무슨 말이지? 더 위로 가면 해답을 알 수 있을까?
[간음했자나ㅋㅋㅋ]
간음? 점점 더 혼란스러워졌다.
[겁탈]
[기만하지 말고!]
겁탈? 기만을 하지 마? 지환은 떨리는 손을 꾹 쥐며 애써 억눌린 목소리를 냈다.
“최지혜. 정연우가 누구야?”
지환을 돌아보는 지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엄마 아빠한테는 말하지 마.”
지환의 표정이 싸늘히 굳었다.
* * *
[나는 지혜 오빠인데 물어볼 게 있어서 연락했어]
[멋대로 본 건 미안한데 상황이 상황이라 대화를 봤거든]
[낳는다는 건 뭐고 간음이랑 겁탈은 또 어떤 맥락에서 나온 거야?]
[갑작스럽게 나온 말이던데 무슨 뜻이야?]
지환은 부글부글 끓는 속을 애써 진정하며 상대에게서 답이 오기를 기다렸다. 지혜는 얼마 전부터 연우와 사귀었다는데, 사귀는 사이라고 하니 대화가 더 의심스러웠다. 지혜는 계속해서 그런 거 아니라는 말만 하고 있었고.
[지혜 오빠면 그 복합생 맞죠?]
복합생? 무슨 소리지? 지환이 인상을 찡그리며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가늠하고 있을 때쯤 연우의 메시지가 이어 도착했다.
[반가워요! 지혜한테 들으면서 멘토로 삶기 좋은 형이라고 생각했는데ㅋㅋ]
삶아? 뭘 삶아? 나를?
[나물할 때 없더라고요ㅋㅋㅋ]
나물? 나물을 왜 해?
[영맛살이 좀 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복합했으니까!]
[골이따분한 성격인 것보다는 낮죠ㅎㅎ]
[그래도 핸드폰 본 건 사생할치매인대ㅋ]
[사생할치매까지 하면서 동생을 그렇게 자지우지하려고 하면 않돼죠!]
치매가, 뭐? 자지, 뭐? 지금 지환에게 반항을 하는 건지 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애초에 알아듣는 말도 별로 없었다. 저 나이대는 줄임말을 사용한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 그래서 도대체 원래 뜻이 뭔지 알 수가 없었다. 지환은 결국 전화를 걸었다.
“너 집 어디야.”
답을 생각할 시간을 주려고 일부러 메시지를 보낸 거였는데, 아무래도 역시 직접 얼굴 보고 말해야 할 것 같았다.
* * *
“아, 오빠, 진짜.”
약속 장소인 카페에 주차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자 지혜가 진짜 그런 거 아니라며 지환을 따라왔다.
“걔 지금 여기 있어?”
“지혜야!”
지혜는 고개를 저었지만, 막상 테이블 한 곳에서 나온 목소리에 지환은 고개를 돌려 얼굴을 확인했다. 유독 반반한 남자애 둘이 있었는데, 어느 쪽이 연우인지는 알 수 없었다. 지환이 우선 그 앞으로 다가가자 교복을 입고 있던 남자애가 지환을 바라봤다.
“안녕하세요. 저는 연우 사촌 형이에요. 연우 만나신다고 해서 따라왔어요.”
그 말에 지혜가 지환의 뒤에서 지환의 옷깃을 살짝 끌어당기며 작게 속삭였다.
“학생회장이야.”
“그럼 이쪽이 정연우 학생?”
대강 눈인사를 하고 그 옆의 사복을 입은 학생에게 묻자 고개를 끄덕였다.
“해명 잘해요. 제대로 안 하면 부모님 만날 테니까.”
그 말과 함께 자리에 앉자 지혜가 눈치를 보며 따라 앉았다.
“저, 죄송한데 하실 말씀 있으면 저한테 해 주세요. 연우 부모님이 안 계셔서 저희 집에서 살거든요.”
사촌 형이라는 학생의 말에 지환은 순간 굳었다. 물론 지금 지환에게 연우가 탐탁지 않은 건 맞았지만, 뭔가 숨겨져 있는 게 있는 것 같기는 해도 아직 확실한 것도 아니니 무조건적인 적의를 표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니까, 상처를 줄 의도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지환은 반사적으로 연우의 표정을 살폈는데, 연우는 지환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표정을 굳혔다. 그게 불편하다기보다는 조금쯤 놀랐다는 기색이라, 지환은 어이가 없어 지혜의 손을 제 쪽으로 가져왔다. 지금 상황이 이런데 테이블 밑에서 몰래 손을 잡고 있었어? 제 무심함으로 빚어진 실수가 갑작스레 희석됐다.
“학생 이름은 뭐예요?”
“한서진이에요.”
그 단정한 목소리에 지환은 한숨을 내쉬었다.
“학생들은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는 알고 있어요?”
“지혜 오빠분께서 오해가 있으셨다고 하던데요.”
서진의 말에 지환은 연우를 바라봤다.
“학생은 할 말 없고?”
“아니, 오빠 그런 거 아니라니까.”
지혜의 말에 지환은 지혜의 손을 꼭 잡으며 말을 저지했다.
“연우 학생, 할 말 없어요?”
“형, 그거 다 오해예요.”
언제 봤다고 형인데? 기가 막히면서도, 지환은 물었다.
“무슨 오해인지는 알고?”
입을 꾹 다물고 지환의 눈치를 살피는 그 표정에 지환이 지혜에게 손을 내밀자 지혜가 싫다는 표정으로도 핸드폰을 건네줬다.
“네가 낳아야지, 간음했잖아, 겁탈, 기만하지 말고. 이게 무슨 맥락에서 나온 말인데?”
지혜는 끝까지 그런 거 아니라는데, 그런 거 아니면 뭐냐는 말에는 또 답을 못했다.
“사고 쳤어?”
“네? 무슨 사고요?”
그 순진한 어조에 지환이 순간 말문이 막히자 서진이 슬쩍 지환의 표정을 살피더니 연우에게 말했다.
“연우야, 지금 지혜 오빠분은 진짜 사고를 말하는 게 아니고 맥락상 이건 너랑 지혜가,”
그러면서 다시 지환을 흘깃 바라보는 행동에 지환은 서진을 향해 말했다.
“서진 학생, 잠깐만 비켜 줄래?”
그 말에 서진이 잠깐 연우와 지환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휴지 가져올게요.”
그래 봤자 잠깐일 게 뻔해 지환은 바로 표정을 굳히고 진지하게 물었다.
“너희 잤어?”
“아, 오빠!”
“대답.”
“그걸 오빠가 물을 건 아니지! 오빠가 어떻게 놀았는지 내가 아는데!”
지환이 어떻게 놀았는지는 지환이 가장 잘 알고 있으니 지금 이 상황에서 더 중요한 질문이었다.
“연우 학생, 대답 안 해?”
무거운 목소리에 연우가 정처 없이 떨리는 시선으로 지혜와 지환을 번갈아 바라봤다. 그러면서 어린 기가 남아 있음에도 조금쯤 무뚝뚝해 보이는 그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
“아니, 아니요.”
우선은 다행이었다. 저게 진짜라는 가정하에.
“그럼 무슨 얘기 한 건데?”
여전히 굳은 표정을 풀지 않자 연우가 제 손을 부주의하게 만지작거리다가, 이제는 붉어진 귓불을 만지며 지환을 바라봤다.
“저희 손만 잡았어요.”
그러면서 부끄러운 듯 다시 시선을 내리는 모습에 지환은 기가 차서 헛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연우와 지혜를 한 번씩 번갈아 보자 이제는 지혜까지 얼굴이 붉어져 있었다.
“너는 왜?”
“몰라.”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하면서도 연우와 시선을 주고받는 걸 보니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싶은 생각이 아주 잠깐 들었다가, 그러고 보니 아직 사건의 진상을 듣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 그럼 이제 해명이나 좀 해 봐. 아무리 너희 일은 아니라고 해도 그런 얘기는 함부로 할 게 아니잖아.”
지환의 말 뒤로 휴지를 가져온 서진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
“무슨 일이었는데?”
서진이 연우에게 묻자 연우가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각각 서진과 지환에게로 떨어진 연우와 지혜의 말에 서진이 지환을 바라봤다.
“대화 내용 저도 볼 수 있을까요?”
그 말에 지환이 연우와 지혜를 한 번씩 바라봤다.
“둘이 의논해.”
어쩌다 보니 지환이 보기는 했지만, 둘의 대화이니 두 사람이 정해야겠지 싶어 말하자 연우는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나는 괜찮은데.”
그 말에 서진이 연우에게서 핸드폰을 받아 얼마간 그 액정을 들여다봤다.
“어떤 부분에서 오해를 하신지는 알겠는데, 이게 그런 게 아니에요.”
서진에게서도 지혜와 똑같은 말이 나왔다. 지환이 가만히 서진을 바라보자 서진이 슬쩍 연우를 살폈다.
“연우야, 케이크 좀 고르고 올래?”
“왜?”
“지혜가 먹고 싶을 수도 있잖아.”
연우는 눈치가 없구나. 지환은 이미 몇 번 알아차렸지만, 이제 정말 확신했다.
“먹고 싶어?”
지혜에게로 떨어진 연우의 물음에 지환은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며 지혜에게 말했다.
“둘이 같이 케이크 고르고 있어. 부모님 가져다드리게 테이크 아웃으로 네가 알아서 두 잔 더 시키고.”
“응.”
지혜가 서진과 지환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카드를 받아 연우와 함께 카운터로 가는 걸 지켜보고 있는데, 둘이 또 손을 잡았다. 심기가 불편해 그걸 바라보고 있자 서진이 연우의 핸드폰을 지환에게로 내밀었다.
“맞춤법 때문에 오해하신 것 같아요.”
그 말을 시작으로 서진이 채팅창을 거슬러 올라가며 차근차근 말했다.
“낳으라는 건 나으라는 거예요. 상태가 나아지다 할 때 그 나아지다.”
그 목소리에 지환은 순간적으로 멍해졌다.
“간음했다는 건 성관계를 의미하는 게 아니라 가늠했다는 거고요. 연우는 간음이라는 단어 몰라요.”
뭐?
“겁탈, 기만하지 말고. 이건 띄어 써서 보내서 오해하셨을 것 같은데, 붙여서 읽으면 겉핥기만 하지 말고. 이 뜻이에요. 둘이 운동할 거라고 얘기하는 거 보면 겉핥기로 하지 말고 제대로 하자는 뜻으로 보낸 것 같네요.”
차분히 말하던 서진이 시선을 들어 올려 어느덧 심각해진 지환의 표정을 살폈다.
“이게 다 맞춤법 실수라고?”
“실수는 아니죠. 아예 모르는 건데.”
사람이 이렇게까지 맞춤법을 엉망으로 쓸 수가 있나 싶으면서도, 막상 서진이 연우를 평가하는 말은 더없이 박하기만 했다. 서진은 그대로 말을 이었다.
“맥락 없이 떨어진 말이라 당황스러우셨겠네요. 그런데 맞춤법만 맞으면 나름대로 맥락이 있기는 해요. 알아차리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그 말에 지환은 문득 제 핸드폰을 내밀어 연우와의 대화창을 보여 줬다.
“이건 뭐라는 건데?”
지환의 물음에 서진이 찬찬히 대화를 살폈다.
“지혜 오빠면 그 복학생 맞죠? 반가워요. 지혜한테 들으면서 멘토로 삼기 좋은 형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무랄 데 없더라고요. 역마살이 좀 있다는 소리는 들었는데 복학했으니까. 고리타분한 성격인 것보다는 낫죠. 그래도 핸드폰 본 건 사생활 침해인데. 사생활 침해까지 하면서 동생을 그렇게 좌지우지하려고 하면 안 되죠.”
서진은 그대로 다시 지환에게 핸드폰을 돌려줬다.
“소리 내서 읽으면 알아보기 좀 나아요.”
“복합생이라길래 복수전공 말하는 건가 싶었는데.”
어이가 없어서 힘없이 떨어진 지환의 목소리에 서진이 지환을 바라봤지만, 지환은 차마 어떠한 말도 하지 못하며 제 손에 얼굴을 묻었다. 우선 걱정하던 것만큼 심각한 일은 아니라 다행인데, 그건 다행인데.
지환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카운터에서 자기들끼리 뭐라고 말하며 웃는 연우와 지혜의 모습에 속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한숨이 나왔다.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초등학생이었으면 이해를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심한데.
“의젖, 의젓하다고.”
가장 처음 지환을 충격에 떨어뜨린 단어를 발음해 보자 이제야 무슨 뜻인지 알 수 있었다. 지환은 가만히 연우와 지혜를 바라봤다. 둘이 좋아 죽는 게 보이기는 하는데, 제 동생의 남자 보는 눈이 한탄스러웠다. 지환이 뭐, 보면 바로 눈물이 나올 만한 러브레터를 쓸 능력이 있는 남자친구를 사귀고 오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맞춤법만 좀, 알아듣게 사용하는 사람을 만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가? 심지어 이제 고등학생인데?
“서진 학생은 몇 살이에요?”
지혜는 원래 뭐 하나를 고르는 데 한참이 걸렸다. 그런데 지금은 케이크에 음료 두 개까지 골라야 하니 꽤 오래 걸리겠지 싶어 서진에게 묻자 서진이 단정히 답했다.
“말씀 편하게 하셔도 돼요. 저는 이제 고3이에요.”
“야자 하다 나온 거야?”
사복인 연우, 아예 집에 있다가 나온 지혜와는 달리 교복인 모습에 묻자 서진이 답했다.
“네.”
“학생회장이라며?”
“작년에 했어요. 3학년은 그런 거 안 하니까요.”
확실히 지환이 고등학교에 다닐 때도 그랬던 것 같기는 했다. 지환은 그런 모범적인 활동과 거리가 있기는 했지만.
“오늘은 어쩌다가 따라 나왔어? 원래도 동생 잘 챙기나 봐?”
“아무래도 동생이니까요.”
그 바람직한 대답을 듣자 아쉬워졌다. 차라리 서진을 사귀지. 지환은 제 동생의 취향을 꽤나 잘 아는 편이다. 지혜는 얼굴만 잘생기면 뭐든 괜찮다는 확고한 취향을 가졌다. 지혜는 지환을 가족으로 둔 덕에 하자 없는 남자는 없다는 진리를 꽤나 빠르게 깨달았다. 어차피 그렇다면 하자를 바로 파악할 수 있는 얼굴이라도 잘생긴 사람이 좋다는 확고한 취향을 만들게 됐고.
그거야 지환도 존중하고 실제로 지혜의 옆에 있는 연우는 도저히 그런 맞춤법을 쓸 거라고는 예상치 못할 정도로 멀쩡하게 생겼다. 하지만, 그런 거로 치자면 지금 지환의 맞은편에 앉아 있는 서진도 잘생겼는데. 왜 얘가 아니고 쟤야? 저절로 묻고 싶어졌다. 어차피 둘 다 잘생겼다면 그 이후로는 다른 조건을 좀 볼 수도 있는 거 아닌가.
“왜 나한테 해명하기 전에 연우는 보내려고 했어?”
쟤들을 어떻게 떨어뜨려 놓아야 하나 고민하며 묻자 서진이 지환의 시선을 따라 연우와 지혜를 바라봤다.
“아무래도 면전에서 멍청해서 그렇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꽤나 직설적인 말에 지환이 서진을 바라보자 서진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
“집안 분위기가 조금 그래서 멍청하다는 말에 자격지심이 좀 있거든요, 연우가.”
지환은 물끄러미 서진을 바라봤다. 열아홉이라던데, 잠깐 일어섰을 때 파악한 바로는 지환과 키가 비슷한 것 같았다. 더 큰다면 지환보다도 더 커지겠고. 거기다 체격도 좋았고 못마땅하지만, 지환이 얼굴 하나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연우와 함께 있어도 잘생겼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얼굴이었다. 무엇보다, 분위기부터가 단정했다.
“야자도 빼고 동생 일 도와주러 온 거 보면 많이 아끼나 봐?”
문득 떨어진 지환의 물음에 서진의 시선이 잠시간 지환에게 닿았다가, 다시 지혜와 연우의 쪽으로 향했다.
“불쌍해서요.”
서서히 퍼지는 웃음이 참 다정하기도 했다.
“어떻게 저렇게 모자랄까.”
그렇지. 하자 없는 남자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