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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세요, 아가씨-4화 (4/100)

-4-

?“레몬 사탕이야. 신 걸 먹으면 잠이 깨니까…….”

??“아…….”

??“이왕이면 자러 가라고 말해 주고 싶은데.”

하지만 청소를 하고 있으니까 자러 갈 수는 없었다. 확실히 나는 지금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피곤했다. 아침 기도 시간에 잠들지 않은 것만 해도 놀라운 일이었다.

그런 나를 신경 써서 레몬 사탕을 가져다주다니. 게다가 기특한 말만 늘어놓는 것이 고마워 노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고마워, 노아.”

?

그러자 노아가 배시시 미소 지었다. 노아는 평소에 사람들에게 무뚝뚝하다는 평을 많이 듣는데, 나는 그것이 그들의 착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친절하고 다정한 아이인데 말이야.

?“그런데 지금 수업 시간 아니야?”

??“…….”

돌아오는 답이 없었다. 아, 이 녀석 몰래 빠져나온 거구나.

내가 그를 혼내려는 듯 빗자루를 들고 쫓아가자 그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도망갔다. 나는 점점 멀어지는 노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사탕을 입에 넣었다.

어우, 셔. 입안에 퍼지는 신맛에 몸을 작게 떨었다.

?“대화는 즐거우셨습니까?”

?

갑자기 등 뒤에서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거 괜히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등 뒤를 바라봤다.

아니나 다를까, 그곳에는 알베르트가 서 있었다.

수도원에 서 있는 백발의 미청년이라. 언뜻 보면 천사님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지만, 그의 표정은 사람도 씹어먹을 것처럼 서늘했다.

저 망할 인간. 다시는 오지 말라고 말한 게 바로 어제인데 또 찾아왔다. 게다가 저 불만스러운 표정은 대체 뭐야.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질문을 던졌다.

?“언제부터 거기 계셨어요?”

??“한참 아까부터 서 있었습니다.”

??“오셨으면 신부님을 찾아가지 왜 여기 계세요?”

??“수도원장을 만나기 위해 온 게 아니니까요.”

불길한 예감이 점점 몸집을 부풀렸다. 알베르트가 한 걸음 다가오자 나는 두 걸음 도망갔다. 그러자 그는 얼굴을 잔뜩 구기더니 내게 빠르게 다가왔다.

?“아니, 진짜 저한테 왜 그러세요!”

알베르트가 나를 안아 들더니 어딘가로 향했다. 들고 있던 빗자루는 이미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지 오래였다.

게다가 그가 향하는 방향을 보아하니, 그는 내 방으로 향하고 있었다. 꽥꽥거리며 몸부림을 쳐 봤으나 지나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니, 이게 말이 돼? 설마 알베르트가 미리 손써 놓기라도 한 건가? 내 예상이 맞았는지 알베르트가 나를 쳐다보며 빙긋 웃었다.

?“어린아이와 헤실헤실 웃으며 즐거우셨습니까?”

??“네?”

?

그렇게 말하는 그의 표정은 언제 웃었냐는 듯 서늘했다. 심경 변화가 왜 이렇게 빨라.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줘야 하는 거지. 그와 평화롭게 지낸 여주가 존경스러울 지경이었다.

나는 소리 지르는 것을 멈추고 질문했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전 수녀님의 미소가 그렇게 싼 것인지 몰랐습니다. 겨우 사탕 하나로 살 수 있는 것이었다니.”

?

도대체 이게 무슨 개소리야. 설마 내 미소가 보고 싶다는 말인가. 어제 그런 짓을 하고도, 뻔뻔하게?

?“아무도 모르게 수녀님을 납치해서 모니카 공작저로 데려가고 싶습니다.”

헉. 나는 숨을 들이마셨다. 이 인간이라면 분명 진심으로 하는 말일 것이다. 나는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농담입니다. 물론 수녀님을 손에 넣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

전혀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는데요.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알베르트를 바라봤다.

?“그래도 그 아이에게 너무 웃어 주지는 말아요. 어린아이의 것이라고 하기에는 불쾌한 눈동자를 가졌으니까.”

그는 자꾸 노아에 대해 언급하고 있었다. 진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설마 만에 하나…….

?“……혹시 질투하세요?”

알베르트는 잠시 고민하는 듯 무언가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그는 노아를 스무 살은 먹은 성인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은 이상 열세 살밖에 먹지 않은 어린아이에게 질투를 느낀다고? 게다가 알베르트와 나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지 않은가.

?“저희는 아무 사이도 아닌데 왜요?”

??“저는 수녀님을 열렬히 사랑하고 있는데 아무 사이도 아니라니, 서운하군요.”

??“농담하지 마세요.”

??“농담 아닙니다.”

그럼 공작님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합니까?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이 차마 내뱉어지지는 못하고 삼켜졌다. 어느새 알베르트와 나는 내 방문 앞에 도착했다.

?“저는 청소하고 있었는데 왜 제 방에 데려오셨나요.”

??“선물해 드리고 싶은 게 있으니까요.”

설마 그 선물이라는 게 위로금인가? 지금 나를 창부 취급하는 거야? 나는 인상을 쓰며 알베르트를 노려봤다. 위로금 따위는 필요 없으니, 돌아가서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지만 곧 내가 지금까지 알베르트를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위로금을 줄 정도로 착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방에 들어서자마자 방문을 잠갔다. 나는 그때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왜 위로금을 주는데 문을 잠그지.

?“저 나가 봐야겠는데요.”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알베르트는 나를 나무 책상 위에 앉히더니 갑자기 치마 속에 손을 넣었다.

?“흣…….”

?

갑자기 아래에 느껴지는 이물감에 신음을 흘리자 알베르트는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설마 사과를 하려고 온 게 아니라 또 하려고 온 거야……?

아래에서는 계속 야한 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신음을 참으며 그의 손을 빼기 위해 끙끙거리자, 알베르트는 무언가 발견한 듯 몸을 일으켰다.

?

그는 한 손으로 내 뺨을 감싸더니 그대로 입술을 겹쳤다. 갑자기 물컹한 것이 들어온 탓에 놀라 살짝 그의 혀를 깨물었음에도 그는 아픈 기색 없이 입안을 탐했다.

한참 동안 혀로 내 입안을 휘젓던 알베르트는 마침내 비릿하게 웃으며 입을 떼 냈다. 그의 입안에서 오독, 하고 무언가 부서지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제야 나는 알베르트가 내 입안에 있던 사탕을 가져갔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거 노아가 준 건데. 설마 일부러 가져간 건 아니겠지.

알베르트의 손가락은 여전히 내 아래에 들어와 있는 상태였는데, 그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을 멈추고 품 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그러더니 그는 품 안에서 꺼낸 것을 내 아래에 집어넣었다. 갑자기 딱딱한 것이 깊숙이 들어오자 허벅지가 잘게 떨렸다.

?“무, 무슨…….”

??“마법으로 만든 기구입니다.”

알베르트가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갑자기 아래에서 딱딱한 것이 진동하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읏, 흐, 아…….”

?

그 기구를 아래에서 꺼내기 위해 입구 주변을 더듬었지만 없었다. 뭐가 없었느냐고?

?“주, 줄이, 하으, 윽……!”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기구와 연결된 줄이 없었다.

?“말씀드렸잖습니까. 마법으로 만든 기구라고.”

??“그, 게 무슨, 흣.”

??“제가 아니면 꺼낼 수 없습니다.”

이, 이 미친놈아! 있는 힘껏 외치려고 했지만 신음이 섞여 제대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알베르트는 눈꼬리를 휘며 미소 지었다. 그는 내 목을 쓰다듬더니 조용히 속삭였다.

?“내일 봐요, 수녀님.”

?

그는 살로스처럼 내일 보자는 말을 남긴 채 떠나갔다.

***

?“……님.”

??“…….”

??“수녀님!”

?

헉, 깜짝이야. 나는 놀라 눈을 번쩍 떴다.

?

살로스의 얼굴이 내 시야를 가득 채웠다. 그가 내 눈앞에 있는 걸 보면 또 꿈속이라는 이야기인데.

?“잠들지 않으려고 버티는 것 같던데. 나 만나기 싫었어, 수녀님?”

??“응.”

내가 단호하게 답하자 살로스는 오히려 히죽 웃으며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살로스는 몽마였다. 그것은 즉, 꿈이라는 연결체가 없으면 내게 찾아올 수 없다는 말이었다.

?

그래서 잠들지 않으려고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서 눈을 부릅뜨고 있었는데. 지금 살로스가 내 앞에 있는 것으로 보아 결국 잠든 모양이다.

?“난 수녀님 봐서 반가워 죽겠는데.”

??“그럼 그냥 죽을 수는 없어?”

??“수녀님, 농담도 참. 아, 복상사는 괜찮을 것 같기도 하고.”

히익. 나는 얼굴을 잔뜩 구기며 벽 쪽으로 몸을 붙였다. 그러자 살로스는 재밌다는 듯 낄낄거리며 내게 다가왔다.

?“그나저나 배에 재미있는 게 들어 있네?”

살로스가 내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재미있는 거라니. 잊을 만하면 자꾸 진동하며 아래를 자극하는 바람에 종일 죽을 뻔했는데, 재미있는 거라니.

살로스에게 무어라고 소리치려는 순간, 그가 속삭이듯 말했다.

?“빼 줄까?”

그는 알베르트가 넣은 기구를 빼 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홀린 듯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을 본 살로스가 내 허리를 잡아당겨 나를 그의 아래에 위치시켰다.

?“무, 슨.”

??“왜? 빼 달라며.”

?

아니, 그건 맞지만 굳이 이런 자세로? 내가 눈을 가늘게 뜨고 살로스를 노려보자 그는 능글맞게 웃으며 내 잠옷을 들어 올렸다.

……그래도 빼 준다잖아. 알베르트가 내 아래에 들어 있는 기구를 빼 줄 리는 절대 없었다. 지금 빼지 않으면 언제 기회가 올지 몰랐다.

그래, 참자. 조금만 참자. 나는 눈을 꾹 감았다.

그러나 눈을 감자 감각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살로스는 손가락으로 입구를 벌리더니 그 안을 헤집기 시작했다.

?“빼 준다며!”

??“수녀님 왜 이렇게 성격이 급해? 지금 빼고 있잖아.”

하지만 그의 표정은 장난을 치는 소년의 것과 같았다. 처음부터 빼 줄 생각이 없었던 게 분명했다. 나는 그의 아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을 비틀었지만 살로스는 내 허리를 세게 잡고 놔 주지 않았다.

?“이, 이 미친놈.”

빼 준다면서, 그는 오히려 기구를 깊숙이 밀어 넣고 있었다.

?“아, 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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