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4 (34/45)

헥헥..힘들당..줄 맞춰서 다시 쓰니가 진짜 힘드네여...

현주.... 7년동안 태민만을 봐 왔다는 그 여인...... 아직도 태민을 사랑하고 있는 것일까? 

내가 지금 뭐 하는 거지? 

숨어야 해.. 

하지만.... 

내가 그를 치료하고 있는 이상, 그녀에게 들키지 않을 가망성이 있을까? 

그렇게 고민하는 동안, 어느새 현주는 자신을 보아 버렸다. 

"다.... 당신은....?" 

"........" 

"세하.. 씨군요... 그런데... 당신이 여기 왜 있는 것이죠?" 

"아...... 저... 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꺼내려 했지만 어느새 막혀오는 목구멍..... 

"흥....! 태민씨가 당신을 증오하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거예요? 

잘도 뻔뻔스럽게 그 앞에 다시 나타났군요.. 

그런데... 당신이 여기서 뭐 하는 거죠?" 

나를 증오하고 있다....? 

그것보다... 그녀가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있단 말인가? 

"놀랐나요? 태민이 다 말해 줬어요. 

당신 둘 사이가 어떤 사이였는지.... 

우린 곧 결혼 할거예요... 지금은 태민씨가 저런 상태지만... 

의사도 말 했듯이 그의 청각 장애나, 다리 불구는 고칠 수 있어요. 

곧 나아질 거예요.. 하지만 당신이 여기 왜 있는 거죠? 

무슨 이유로... ? 아직도 그에게 볼일이 남아있어요?" 

태민이 그녀에게 다 말했다고..? 

둘은 무슨 사이길래... 

사고가 난 후로 그녀와 태민 사이가 가까워 졌단 말인가? 

"그렇게 놀라는 표정 지을 건 없잖아요? 빨리 대답이나 해요! 

당신이 여기 무슨 자격으로 있는거죠?" 

"저.. 전... 태민의 다리를 치료하고 있어요.... 물론... 그는 나라는 걸 몰라요..... 

하.. 하지만...." 

"아.. 그렇게 된 거군요.. 그렇다면 태민씨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겠군요.?" 

현주라는 여자... 

이렇게 가증스러운 여자였나? 

문득 예전에 들은 얘기가 생각났다. 

이런 여자였구나..... 

하지만.. 이대로 물러 날 순 없어... 

그가 완쾌되는 모습을 봐야해... 

"... 자.. 잠깐만요!" 

"왜요? 또 할 말이 남았나요? 

어차피.. 당신은 상관 없잖아요? 그가 어떻게 되든... 

그러니 어서 짐이나 싸요. 이 모든일을 계획한 사람이 누구죠? 

아.... 그 빌어먹을 자식이 한 짓이군요. 오정석... 

이 일을 태민에게 말하면 눈에 가시가 없어지겠군..." 

"...당신도 태민이 완쾌되길 바라지 않나요? 

어차피.. 나라는 걸 알린대봤자 당신 역시 손해를 보는 것은 마찬가지일 거요... 

태민은 아직도 나를 잊지 못하고 있으니까... 

난 그저 태민이 완쾌 될 때 까지 여기 남아 있을 겁니다. 

여기서 주는 돈이 쉽게 거절 할 만큼 적지 않더군요....

치료가 끝나면 내가 알아서 사라져 줄 거니까... 그 때까지 걱정 하지 않아도 되요..." 

세하는 오기를 부려봤다. 

그러자 현주도 뭔가를 생각하는 듯 했다.... 

"하긴.. 당신이 지금와서 어쩔 도리도 없을테니.... 

단, 그가 치유되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주는 거예요.. 알겠어요?" 

그렇게 둘은 협상을 맺었다... 

태민은 자꾸 이상한 기분이 드는 것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원래 현주가 자신에게 달라 붙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요즘 들어 더 심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특히.... 

그 조그마한 물리치료사가 있을 때는 특히 더 했다. 

사고가 난 뒤에도 정성껏 자신을 돌봐준 그녀이기에 뿌리칠 수도 없는 상황이었만.... 

자꾸 보란듯이 그런 행동을 하는 그녀에게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매일 매일 찾아오기까지 한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두세번이었는데..... 

이종혁... 

그는 여전히 자신을 정성껏 치료하고 있다. 

아무리 불평을 해도, 아무리 소리를 쳐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자신을 돌봐준다.... 

처음엔 반신반의 하던 자신도 그에게 끌리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이러면... 

안돼.... 

이젠 사랑 따위는 하기 싫어... 

하지만..... 왜 자꾸 종혁을 보며 세하의 향기를 느끼는 것일까? 

세하야..... 

넌 지금 어디있니? 

행복하니? 

내가 이렇게 된 걸 알고는 있는거니? 

나... 자꾸 이상하다.... 

너를 용서할 수가 없어..... 종혁에게 끌리면 끌릴수록.... 

너를 더욱더 원망하게 돼... 

왜 내가 너아닌 다른 사람에게 끌리게 만드는 거니....? 

너만 바라봤는데.... 

내 눈은 널위해 있는 거고... 

내 심장은 널 위해 뛰고 있는 거라고 믿어왔는데..... 

왜...... 왜.....!!!!!!? 

태민은 가슴속의 커다란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침대시트를 꼭 움켜쥐었다. 

오늘은 점심 때 지한과 만나기로 했다. 지한이 강원도 까지 내려온 것이다. 

오랜만에 지한을 만난다고 생각하자 기분이 가벼워 졌다. 

그동안 너무 지쳐있던 세하였다. 

현주는 태민 곁에서 항상 자신을 감시하고 있었다. 

그나마 위안이 된 것은 태민이 자신에게 부드럽게 대한다는 그 하나뿐.... 

하지만.. 둘은 언젠가 결혼을 할 것이다... 

그 모습을 보기 전 까지... 이 집을 나가야지.. 

그의 다리가 빨리 완쾌되길.. 

속으로 그렇게 바라면서도.. 

사실 아예 치료할 수 없길 바라는.. 

이중성이었다.... 

그가 완쾌되면 그를 다신 볼 수 없잖아..... 

세하는 기분을 풀며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태민이 나타났다. 

"어디가려는 거지?" 

"..... 오늘 점심 약속이 있어서요..." 

"애인인가..?" 

".. 아니요... 친구 ... 만나러 가는 건데요..." 

".... 흠... 그래? 음.. 오늘 저녁은 나와 함께하지 않겠나?" 

"...네?" 

"....기다리지..." 

그 말을 남긴 태민은 휠체어를 끌고 자신의 방으로 가 버렸다.. 

초대.. 인가? 

세하는 들뜨는 기분을 억누르며 약속장소로 가기 시작했다. 

지한은 밝은 목소리로 세하를 불렀다. 

"오랜만이다.. 힘들지 않아?" 

"그냥.. 그래...." 

"그러길래 그렇게 그 사람이 보고 싶었냐? 너만 힘들잖아..." 

"......" 

"자.. 먹어... 그래.. 그동안의 얘길 좀 해봐..." 

지한은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말을 돌리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지한이자식!!!!!! 

그 자식 일부러 작정하고 자신을 불러낸 것이 틀림 없었다. 자신을 골탕먹이기 위해.... 

웬지.. 너무많이 퍼 마신다 했네... 

시계를 보니 새벽 1시였다. 저녁약속은 커녕... 

집안은 고요.. 그 자체였다. 

고주망태가 된 지한이를 호텔로 옮기고 나자 시간이 이렇게 흘러 버린 것이다. 

세하는 조심스럽게 발 뒷꿈치를 들고 자신의 방을 향해 살그머니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때였다.. 

"이봐.. 어딜가는 거지?" 

낮고 긴장감 넘치는 조용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태민이었다.... 

아직까지 안 자고 뭐 한거야? 

그의 손 안에 들린 위스키 병이 보였다. 

계속 마셔댄 건가? 

"그래... 그렇게 조용히 들어가야 겠지... 너... 말로는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너역시 약속을 안 지키더군..... 역시.... 믿은 내가 잘못이지..." 

".....저... 저기..." 

"그래.. 그렇겠지.. 그럴 수 밖에.. 세상엔 믿을 인간 하나 없다는 것을... 

난 학습능력도 없는 머저리 같은 인간이야..!!!!" 

세하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는 이미 많이 취해있었다. 

"태민....." 

"그렇게 부르지 마!!!!!"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위스키 병이 깨졌다. 

세하는 놀란 나머지 그를 붙잡았다. 

"왜.. 이러시는 겁니까?" 

"왜.. 이러냐고...? 후.... 제기랄!!!!" 

엄청난 힘과 함께 세하를 잡아끄는 태민..... 

세하는 자신도 모르게 태민의 품에 안겨 있었다. 

"으... 음..... 아......." 

거칠게 세하의 옷을 잡아 쥐뜯는 태민.... 

세하는 영문도 모른 채 그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자... 난 이런 자식이야.. 어때? 놀랍지? 난 남자가 좋아.. 남자를 밝힌 다고!! 

난 변태야!!" 

그는 자신을 부수고 있었다.... 

세하는 그런 그의 모습에 연민과 고통이 솟아나는 것을 느꼈다.. 

세하는 태민의 어깨를 붙잡고는 조심스레 그의 입술에 키스했다.... 

따스하고 부드러운 그의 입술을 맛보며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흘리는 세하였다... 

놀란 태민이 자신을 밀어내는 것이 느껴졌지만 세하는 그를 더욱더 껴안았다. 

"아....." 

세하는 그의 가운을 천천히 벗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운동을 많이 한 탓에 그의 근육은 예전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단련되어 있었다.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세하의 손길이 견디기 힘들었는지, 

태민은 낮은 으르렁 거림을 뱉으며 세하를 움켜 쥐었다. 

그리고는 정신없는 키스.... 

"침대로 가..." 

세하는 키스를 하며 그의 휠체어를 침실쪽으로 밀었다. 

조심스레 들어 올려 침대에 눕히는 세하.... 

그리고는 다시 끝을 알 수 없는 키스...... 

세하는 그의 몸 위에 올라탔다... 

"아... 아윽......." 

그의 남성을 조심스레 어루만지는 세하에게서 태민은 알 수 없는 욕망을 느꼈다. 

그는 이종혁이야... 

하지만... 

하지만.. 왜 이렇게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것일까? 

세하에게 밖에 느끼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던 이 욕망... 

준비 되어 있던 세하는 자신은 깊은 어둠속으로 그를 끌어 당겼다. 

거친 숨소리와 신음소리가 하나가 되어 방 한가운데에 메아리 치기 시작했다. 

"아... 아.. 하아.. 하아... 아윽....... 좀... 더..... 아..... " 

"하... 하아......헉...... 헉....... 어서..... 빨리.....!!!" 

세하는 약간의 고통보다 엄청난 쾌락에 몸을 맡겼다. 

그 역시 쾌락에 젖은 눈빛으로 자신을 밀어올리고 있었다. 

그렇게 쉴 새 없이 계속되는 욕망의 신음소리.... 

한참 뒤, 그들은 서로를 부둥켜 안은 채 침대에 널부러져 있었다. 

땀으로 뒤범벅된 서로의 몸을 쓰다듬으며....... 

저...이설 오널 완결 내는 것 만이 살길인것 같군여..ㅠㅠ

진짜 배고픈데....ㅜ0ㅜ

그는 이종혁을 사랑하고 있다..... 

세하는 한 숨을 쉬었다. 

좋아해야 하는 걸까? 

아니면.... 

이젠 현주도 안 온다.. 그가 무슨 한 소리를 한 것 같았다. 

아는 것이라고는 현주가 태민에게 뭐라고 소리치며 울어대던 것 밖에는... 

설마.... 자신의 일을 얘기한것은 아니겠지.... 

다행히도 그런 얘기는 꺼내지 않은 것 같았다. 

단지... 

알게뭐야..... 

세하는 다시 한번 크게 한 숨을 쉬어댔다. 

이 행복이 얼마나 오래갈까? 

그가 다 치료되면... 

머지않아 그는 눈 수술을 할 것이다.. 

그 때엔 어떡할런지.... 

"종혁... 무슨 생각해?" 

태민이 말했다. 

"아무것도...." 

"네 고민이 나에게 까지 전해지는걸....?" 

"......" 

"이리와...." 

태민은 세하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세하는 곧 태민의 얼굴에 키스했다. 

다정한 입맞춤....... 

미칠 것 같았다. 

자신이 벌인 일에 혼란을 겪는 세하였다. 

"태민......" 

그 때였다. 

"도련님, 여사님께서 방문하셨습니다..." 

"...!!" 

"만나기 싫다고 전해!" 

"하지만....." 

세하는 식은땀이 주르르 흘러내렸다. 여사라면... 태민의 어머니? 

도망갈 수도 없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태민의 어머니...... 

그리고 둘의 시선이 마주쳤다. 

"다.. 당신은....?" 

세하는 붉어진 얼굴을 수그렸다. 

어떻게 하지.. 

이젠 모든 것이 ... 

"한세하씨... 당신이 여길 어떻게...?" 

엄청난 정적..... 

그 소리를 깨고 흘러나오는 태민의 목소리... 

"세하... 라고?" 

세하는 뛰쳐나가고 싶은 욕망을 억눌렀다. 

침착해야해.... 

침착해야해.... 

"흥!! 물리치료사라.... 

이제 태민씨도 거의 다 나은 것 같으니까 나가주시는 게 어때요?" 

"현주..... 세하라고?" 

"자기가 나이팅게일이라도 되는 걸로 여겼다면 오산이지!" 

"세하라고,...? 이종혁... 이 아니라... 세하라고...?" 

세하는 말없이 눈물만 흘려댈 뿐이었다... 

또다시 경악에 가까운 정적........ 

그리고 분노에 젖은 태민의 목소리.................. 

"내가........ 이렇게 된 걸 보고 즐거웠나? 

그동안 또 날 속이면서 얼마나 비웃어 댔어!? 

날 이렇게 만든걸로 모자라... 

또 이런 고통을 남길려고....? 

더이상 밟힐 것도, 남아있는 것도 없는 내게 이렇게 다시 돌아와 짖밟고 가면 

나보고 어쩌라고.... 

이제 막일어서려고 준비하는데.... 또 이렇게 날 밟아버리면.. 

어떻게 일어서라고..... 

이젠..... 일어설 수도 없겠군.... 

잘 했어... 한세하... 

내가 망가지는 꼴이 그렇게도 보고싶었니? 

정말... 잔인한 자식..!!! 

다시 어떻게 또 살아가라고...!! 

이렇게 만들거면 차라리 죽여버려!!! 

왜 내가 이렇게 됐는데... 

이게 누구탓인데.... 병 주고 약 주는군.... 

개자식!!! 꺼져!! 꺼져버려!! 

다신 내 앞에 나타나지 마!!! 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모두 다 나가!! 

어머니도!! 너도!! 다 꺼져버려.. 그냥 이대로 날 내버려 둬!!! 

더이상... 

다가오지 말라구!!! 젠장!!!!!!!!!!!" 

그의 고함에 가까운 절규가 세하의 가슴속에 날카로운 비수처럼 파고들었다. 

흐르는 눈물을 내버려 둔지 오래였다.... 

그가 상처받았다.. 

이렇게 될것을... 

난 또 왜 여기 나타난 것일까? 

"태민아!!!!!" 

그의 어머니 역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현주는 영문도 모른 채 겁에 질려 있었다. 

".......당신이...... 

보고 싶어서였어...... 

단 한번만이라도.... 

당신을 볼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해서였어.... 

내가.... 잘못한 건 알아.... 

하지만... 

당신이 고통스러운 만큼 나도 고통스러웠어... 

날 증오하고, 날 원망하는 것 만큼.... 

나 역시 얼마나 나 자신을 증오하고 원망했다고..... 

당신이 그리워서.... 

매일 밤 눈물로 밤을 지새웠어..... 

당신이 다쳤다는 말 듣고... 

그래... 다시 한 번 만날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하고 싶었던거야.... 

미안해...... 

미안해.... 

날 용서할 수는 없겠지..... 

단지... 

그래.... 

그냥.. 날 잊어.... 

날잊고... 당신이 행복하길 바랄뿐이야.... 

나는....... 난... 어떻게 당신을 잊겠어.... 

당신이 날 증오 할 동안... 

난 당신을 사랑했던 날 증오할 거야.... 

죽을 때 까지........ 

당신만... 

사랑 했어.... 

이제.. 

나갈게.... 

정말......

미안해...." 

세하는 조용히 자리를 빠져나왔다. 

두 눈에선 투명하고 맑은 이슬만이 쏟아져 내릴 뿐이었다.... 

밖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마치.. 

세하의 슬픔을 알기라도 하는 것 처럼... 

그렇게... 

세하는 다시한번 별장을 뒤돌아 보았다... 

안녕... 내사랑..... 

죽을 때 까지.. 당신만 사랑할거야.... 

열심히 봐주셔서 감사!

몇 달이 지났다.. 

자신이 살아 있는 지... 

그것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로..... 

세하는 점점 폐인이 되어갔다. 

매일 밤 술에 절어... 

아침을 맞이하고, 다시 아침이 되면 술을 마셨다.... 

사는 것이 사는 것 같지 않았다.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태민을 절대 잊을 수가 없었다. 

왜 이렇게 아픈걸까...? 

잊고 싶어서 미치겠는데.... 

절대 잊혀지지 않았다. 

밤마다 꿈에 나타나 자신을 괴롭히는 태민...... 

술에 절어 사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었다. 

보답받을 수 없는 삶... 

그것은 자신에게 죽음과도 같았다. 

미칠것 같은 갈구.. 

갈망..... 

"딩동!!" 

벨이 울렸다. 

세하는 귀를 틀어막았다. 

지한인가? 

아니면 판매원? 

다 지겨웠다. 

그냥 무시하려고 했지만 벨 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젠장!! 

세하는 바지를 입고 문을 열었다. 

도대체 누구지? 

문 앞에 있는 사람은.... 

놀랍게도 태민의 어머니였다... 

더이상 내게 볼일이 남아 있던가? 이 사람? 

"웬... 일이시죠? 여기까지...?" 

세하의 싸늘한 말투에 태민의 어머니는 움찔하는 기색을 보이더니 

갑자기 고개를 숙여 절을 하기 시작했다. 

놀란 세하는 태민의 어머니를 붙잡았다... 

"무... 무슨 짓입니까?" 

"미안해요... 내가.. 내가 잘못했어요..... 난..... 태민에게 거짓말 했어요..... 

세하씨가..... 돈만 밝히는 사람이라고... 

태민에게 거짓말을 했던 거예요... 세

하씨의 사정을 하나도 얘기하지 않은채.. 미안해요... 

미안해요...... 그러니 제발..... 우리 태민일 만나줘요... 

벌써 며칠 째 아무것도 먹지 않고 있어요...... 

수술을 했는데.... 눈 수술을 했는데.... 의사말로는 성공적이라지만... 

태민이가.. 

아무것도 보려고 하지 않아요.... 

당신만 기다리고 있어요....." 

태민의 어머니의 놀라운 고백....... 

하지만 세하는 고개를 저었다... 

"태민은... 날 만나려고 하지도 않을 거예요.... 원치않을 겁니다... 

그러니.. 이만 돌아가 주시죠...." 

"태민은......세하씨를 기다리고 있어요.. 

늙은 여자의 소원이라 생각하고.. 한번만.. 한번만.. 들어주세요... 

당신들을 헤어지게 하는 게 아니였어요.... 

난 그저.. 태민을 생각해서 한 행동이었지만..... 

태민은 당신없인 안 돼.... 제발... 제발...." 

세하는 눈물을 글썽이는 태민의 어머니를 뿌리칠 수가 없었다. 

태민은 움켜쥐었던 글라스 잔을 내던졌다. 

빌어먹을!!!!! 

자신이 잘못했다. 

모든 사실을 어머니에게서 전해들었다. 

세하의 모든 일들을.... 

그 바보.... 왜 자신에게 말하지 않았던가? 

자신에게 말해줬었더라면..... 끝까지 자존심을 지키는 ... 나의 사랑스런 바보.... 

세하가 떠나기 전에 자신에게 울먹였던 그 말을 잊을 수가 없었다. 

나를 사랑한다고.... 

한번도 입밖에 내뱉지 않았던 말이기에.. 

믿을 수도 없고, 자꾸 의심만 했었던 자신인데... 

그러고 보니 세하가 자신을 치료하며 했었던 말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고... 

용서받지 못 할 잘못을 저질렀다고... 

자신이 행복하기만을 바란다고,...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다..... 

태민은 태민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가.. 나를....위해..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어야 했는지... 

이제 알 것 같았다. 

권태민!! 이 바보같은 새끼!! 

수술을 했다. 

그렇게 간단한 것을..... 

처음에는 뿌옇고 잘 안 보였으나.. 

지금은 너무나도 모든 것이 선명하게 보인다.. 

하지만.... 

그의 눈 앞에 비치는 것들은 어두컴컴한 방.. 

그리고... 세하...... 

그에게 용서를 빌고 싶다. 

자신을 용서해 달라고.. 

다시 만나달라고.. 

사랑한다고..... 

하지만... 

하지만... 어떻게 염치없이 자신을 그 앞에 드러낸단 말인가? 

그렇게 많은 잘못을 저질러 놓고..!!! 

태민은 한시도 술병을 놓지 않았다. 

술을 마심으로서... 

모든것을 다 잊고 싶었다. 

밤마다 꿈 속에 나타나는 세하를 어떻게 잊을 수 있단 말인가? 

태민의 볼 위로 흘러내리는 눈물...... 

닦을 수가 없었다. 

그럴 기력조차 없었다... 

단 한번만이라도..... 

그를 만날 수만 있다면.... 

태민은 부질없는 욕망에 다시한번 술병을 입에 가져갔다.

세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날 받아줄까? 

그의 어머니가 착각 한 것이라면...? 

그렇다면 어떻게 하지? 

태민의 방은 온통 술냄새로 가득했다. 

세하는 좀 더 다가가 그의 이름을 낮게 불렀다. 

"태민...." 

태민의 움찔하는 뒷모습......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세하쪽을 바라보았다. 

"세......하...?" 

"태민.... 난..... 난......" 

세하가 말을 잇기도 전에 태민이 그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세하..... 

정말 너야? 

정말....? .. 

세하야....

미안해........!" 

세하는 참아왔던 눈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단지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그의 어깨만 움켜 쥘 뿐이었다. 

"미안.... 

내가 잘못했어... 

난 아무것도 모르고... 

너만 원망했어.. 

그래야만 내가 살아갈 수 있었거든... 

널 원망하면서..... 

나 자신을 합리화 시키면서.... 

이젠... 다신 그런식으로 떠나지 마... 

난 너없이 살 수가 없어... 

너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도 없단말야....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 지 알아? 

얼마나 고통 스러웠는 지 아냐고..... 

너만 기다린 내가 얼마나 미련스럽게 느껴졌었다고...... 

세하야..... 사랑해...... 

이젠 날 떠나지 마... 

다시는.... !!!" 

세하는 아무말 없이 눈물만 흘렸다. 

이제.... 

이젠 다시는 그를 그리워하며 살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뜨거운 키스........... 

그리고 다시 사랑을 되찾은 안도감의 격렬한 포옹..... 

이제.... 

무슨 일이 있어도 그들은 헤어지지 않을 것이다.. 

너를 버리지 않을 거야.... 세하...... 

그렇게.......... 

아름다운 순간 후에 창 밖에서는 밝은 햇살이 그들을 비추고 있었다. 

그렇게.. 

영원히......... 

<끝> 

앗!돌 날라온다..아직 올리지두 않았는데..ㅠ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