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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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en님의야만인1
Queen 야만인
부제 : 야만인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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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고 있었다.
그 비는 마치 세하의 마음을 알고 있는 듯, 세하의 머리 위로 거침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세하은 한 시간 전부터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고장난 전화 박스 옆에서 우두커니 서서 한 호화로운 빌 딩을 바라보고 있었다.
빗방울은 세하의 머릿속을 적시며 떨어졌고, 그런 세하의 처량하고도 애처로운 모습은 뭇 지나가는 여성들의 보호본능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빗방울에 섞인 세하의 눈물은 뜨겁기만 했지만, 세하은 그것을 닦아낼 기력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차가 운 빗줄기.....
하지만 세하은 피하지 않았다.
차라리 폐렴이라도 걸려서 죽어 버렸으면 좋을 것 같았다.
지금 그의 머리위로 우뚝 솟아 있는 저 빌딩 에서는 그가 목숨보다도 더 사랑하는 이의 약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자신을 너무나도 사랑해 주었고
자신의 목숨보다도 더
이세상 그 무엇보다도 더 사랑했던
그리고 아직도 변치 않고 사랑하는 이의 약혼식이........
그의 모습을 한번만이라도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세하는 고개를 숙였다.
비가 점점 더 많이 내리기 시작했다.
세하는 마지막으로 건물을 바라본 후, 등을 돌려 빗속으로 묻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