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7 (24/45)

"어디가?"

"......."

"어디 가게?"

"마리엔광장."

"아.....아아...... 옷 꼭 껴 입고 가."

하지만 내심 불안한 눈빛이다.

그렇겠지..

또 없어질까봐 불안하겠지.

토지는 그가 머플러를 둘러주는 것을 묵묵히 바라보다가 그 작업이 끝

나자 나간다.

그의 손길이 떨렸었다.

그 사실을 느끼고는 토지의 마음이 뒤숭숭해진다.

요즘들어 자주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다.

쌀쌀한 날씨다.

눈발이 조금 흩날리는 것이 쓸쓸해보인다. 매서운 추위에 광장에는 사

람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토지는 광장에 앉았다.

그리고는 지나가는 군상들을 바라본다.

"시간있어?"

다가오는 남자....

토지는 계속 무심히 사람들을 바라볼 뿐이다.

"시간있냐고..."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는 저벅저벅 걸어 광장을 빠져나온다.

이리저리 왔다갔다

헤메고 있다.

어느덧 님펜부르크 성 앞까지 왔다.

마차 박물관까지 둘러봤더니 어느덧 2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토지는 어슬렁 어슬렁 일어나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아마도 지금 그는 자신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집에 도착하자, 문이 열려있다.

'조심성 없는 녀석' 이라 생각 하며 들어왔지만 집 안에는 아무도 없다.

책상 위에는 조그마한 쪽지가 놓여있었다.

'미안, 잠시 나갔다 올게. 먼저 저녁먹어.'

짤막하다.

웬지 섭섭한 마음이 들어 냉장고 문을 와락 열고 체다치즈를 와르르 

꺼내버린다.

치즈와 베이컨을 먹고 나니 배가 불러와 스르르 눈이 감긴다.

토지는 바닥에 벌러덩 누워 눈을 감았다.

졸립다.

현실에서 멀어지는 기분............

따뜻함

포근함

편안함

부드러움.

촉촉함

토지는 이상한 감촉에 잠에서 깬다

따뜻하고 미끈대는 혀가 조심스레 자신의 입술을 맛본다,

그리고는 이와 이 사이를 가른다.

토지는 그 축축하고 부드러운 혓바닥이 자신의 입속으로 침투하는 것

을 온몸으로 느낀다.

조심스레 빨아당기는 흡입력에 잊었던 욕망이 되살아 나는 것 같다.

그는 키스를 잘하는 편이다. 아니, 꽤 잘한다. 처음엔 망설이면서 행동하

던것이 안심을 했는지, 점차 강도를 더해간다.

토지는 그의 대담함에 내심 놀랐다.

이 자식........ 이렇게 열정적이었나?

뽀드득 대는 혀의 선명함에 움찔한다.

토지는 눈을 번쩍 떴다.

"허....헉!"

그가 깜짤 놀라서 떨어지려는 것이 코 앞에 보인다.

예쁜 속눈썹이다.

만져보고 싶지만 가만히 주먹을 움켜쥔다.

엉거주춤 몸을 떼는 그를 재밌다는 듯이 올려다 보았다.

얼굴을 붉히는 그가 우습다.

일부러 천천히 자신의 와이셔츠 단추를 끌른다.

그의 눈이 왕방울만해졌다.

토지는 하나하나 단추를 풀어헤치며 그의 시선에 눈을 고정한다. 그는 

입을 약간 헤~벌린채 토지의 손이 하는 짓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다.

"토...토지....."

그의 숨이 가빠진다.

얼굴은 열병을 앓는 사람마냥 붉어진다.

땀은 비오듯 쏟아지고 있고, 주먹은 꼭 쥐었다 폈다를 반복한다.

토지는 나른하게 몸을 쭉 폈다.

그리곤 천천히 손을 바지자크로 흘러내려간다.

이미 하얗고 눈부신 피부는 그를 향해 드러나있었다.

그가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토지의 귀에 생생하다.

손가락이 단추를 풀고, 지퍼를 내린다.

지직대는 소리와 함꼐 드러나는 토지.......

속옷은 이미 없었다.

붉은 빛을 띤 자신이 그를 향해 꼿꼿이 솟아있다.

아무런 전희도, 어떤 자극도 없이 토지는 흥분한다.

그가 간신히 토지에게서 눈을 돌리자, 토지는 몸을 일으켜 바지를 벗었

다.

완벽한 누드.

한쪽 다리를 세우자, 이제 토지의 분신은 누구보다도 더 잘 그에게 노

출 되어 있는 셈이다.

"토.............."

토지는 그의 옷을 하나하나 벗기기 시작한다.

다음별에는 술꾼이 살고 있었습니다.

술꾼은 빈 술병과 술이 가득 들어있는 술병을 앞에 죽 늘어놓고 말없

이 앉아있었습니다.

'뭐하는 거죠?'

'술을 마시고 있다'

술꾼은 금세라도 울 듯 대답했다.

'어째서 술 같은 것을 마시지요?'

'잊고싶어서'

'잊다니 무엇을요?'

'부끄러움을 잊으려고'

술꾼은 눈을 내리깔며 비밀을 고백하듯 말했다.

'부끄럽다니, 무엇이?'

'..............................술을 마시는 것이 부끄러운거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