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화 (14/45)
  • "헉 헉 헉...흐읍"

    쑥 빠져나온 놈이 단번에 꿰뚫고 들어왔다. 항문이 쫙 펴지듯 섬광이 

    번쩍한다. 놈의 배꼽주위로 정액을 쏟아부었던 페니스가 수초 지나지 

    않아 다시 빳빳하게 일어선다. 주름 없이 쫙 펴진 항문 안을 꽉 채운 

    페니스가 유연하게 허리를 돌리며 빙그르르 돌아가면서 내벽을 긁었다. 

    "흐윽"

    간질거림이 온몸에 퍼져나간다. 반쯤 감긴 눈두덩이 파르르 떨려왔다. 

    가슴위로 놈의 땀방울이 우두두 떨어져 내린다. 

    깊숙하게 찔러져 오는 놈의 번개치 듯 번뜩이는 펌프질이 쉴새없이 

    이어진다. 항문이 금붕어 마냥 뻐끔거리며 들락날락거리는 놈의 거대한 

    페니스를 쥐어짠다. 애액을 질질 흘려대는 페니스가 놈의 딱딱한 

    뱃가죽에 맞물려 비명을 질러대고 있다. 

    "이 새끼...땀 흘리는 것 봐...나한테 똥구멍 들이대는 새끼 중에 

    너처럼 땀 흘리는 놈은 없었어. 아주 수영도 하겠네...지저분한 새끼"

    놈이 근처에 있는 젖은 수건으로 눈 뜨기도 버거워 널브러진 내 

    축축한 피부를 닦아내고 있었다. 

    우현이 방청소할 때 쓰는 걸레였다. 

    "침도 좀 작작 흘려라...아무리 정신 못 차릴 정도로 좋아도 예의가 

    있지...킬킬...읍. 베개에 침 냄새가 진동을 하는구만..."

    코를 찡그리며 놈은 씨부렁거렸다. 입 주위까지 흥건한 침이 목 아래까지 

    질질 흘러내렸다. 걸레로 싹싹 닦아내면서 놈이 킬킬거리며 

    젖은 머리카락에 코를 박다 베개에서 풍기는 냄새를 들이켰던 것이다.  

    "키스 할 맛도 안 나네. 씹"

    내 벌려진 입술을 문대기 시작했다. 

    "윽. 이건 또 뭔 냄새야"

    놈이 킁킁거리며 내 얼굴에 문대고 있던 얼굴을 들어 손에 든 

    걸레에 코를 박았다. 

    "씹"

    철퍽, 하는 요란한 소리를 내며 벽을 맞춘 걸레는 스르륵 바닥으로 

    떨어졌다. 항문 안 여태 박혀있는 페니스를 스륵 빼며 

    놈이 몸을 반쯤 일으켰다. 끈적이는 마찰음을 내며 빠져나간 항문에선 

    주르륵, 젤이 흘러나왔다. 놈의 어깨 위 걸쳐진 두 다리가 이불위로 

    고히 안착되었다. 착, 하고 정액 가득한 콘돔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친다. 

    한쪽 벽에 걸려있는 젖은 수건을 놈이 빼내었다.

    돌아오자마자 씻고 닦은, 놈의 체취가 물씬 풍긴 수건이었다. 

    그것으로 내 몸을 다시 닦기 시작했다. 걸레로 닦았던 입술 주변까지 

    꼼꼼히 닦았다. 착 맞물려 밀착되어 닦지 못했던 거뭇거뭇한 음모 속 

    페니스를, 손으로 요리저리 들고 구석구석 세심히 닦았다. 

    한쪽 다리를 들어올려 젤이 흘러나오는 안쪽 깊숙이까지 훔치고 있었다. 

    "어디 살아?"

    "......."

    놈이 내 몸을 뒤집은 뒤 등에 이마를 대고 뜨거운 입김을 내뱉았다. 

    "늙은이"

    "....부산"

    예전엔 그랬다. 

    "......"

    "......"

    "갈 생각은 꿈도 꾸지 마!"

    "......"

    "......."

    "..읍...아파"

    "주물러줘도 지랄이야. 똥구멍 아프다는 놈은 있어도 너처럼 허리 아프다고 

    징징대는 놈은 처음이다....하여튼 엄살은..."

    "......"

    엎드려 있는 내 몸 위에서 커다란 덩치를 한껏 구부려 양손으로 허리를 

    조물조물 거리고 있었다. 등에 이마를 대고 있던 놈이 점점 아래로 내려온다. 

    츕, 하고 볼록 튀어나온 둔덕에 입을 맞추더니 검지손가락으로 엉덩이 

    사이를 파고들었다. 

    "많이 부었네"

    탁한 저음의 목소리가 어두운 방안에 울려퍼졌다. 부풀어오른 항문 

    부위를 조근조근 부드럽게 누르듯 쓰다듬는다. 

    민망한 곳에 촉, 하는 소리와 함께 놈의 입술이 닿았다. 

    두터운 놈의 뜨끈한 혓바닥이 낼름거리며 부풀어오른 항문을 할짝이기 

    시작했다. 

    "....자냐?..."

    어느새 놈의 숨결이 귓바퀴를 건드렸다. 베개에 묻고 있는 얼굴을

    놈의 양 손이 옆으로 살짝 돌리는 게 느껴졌다. 

    볼에 닿는 놈의 까칠한 입술. 

    커다란 몸을 소리안나게 움직이며 베개를 치운다. 딱딱한 팔뚝으로 

    내 머리를 감싸 안고선 살포시 끌어안았다. 마주 닿은 가슴, 놈의 

    팔딱대는 심장소리가 울렸다. 허벅지에 닿은 놈의 까실한 음모속 

    페니스가 여실히 느껴진다. 

    냄비뚜껑보다 큰 놈의 손이 연신 아픈 허리를 쓰다듬었다.

    삼 일후 놈은 내 발밑으로 만 원권 지폐 다섯 묶음을 던졌다. 

    오백만원이었다. 

    "입어봐"

    쇼핑백을 건넨다. 방바닥에 앉아서 옷을 벗고 있는 놈을 멀뚱히 

    올려보았다. 우현이 옆에서 놈의 옷을 받아 옷걸이에 걸고 있다.

    빨리 입어보라는 놈의 눈짓에 쇼핑백에 든 옷을 집어들었다. 

    "씹..."

    바지자크를 반쯤 내리다말고 놈은 날 향해 인상을 찌푸렸다. 

    이윽고 다가오더니 어깨를 돌려 엉덩이에 시선을 내렸다.

    "경혜년...뒈질려고...벗어!"

    화난 놈의 가래 끓는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우현도 나도 어리둥절했다. 

    마침 놈의 바지주머니에서 너덜거리는 낡은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썅년! 이걸 옷이라고 사왔어! 목덜미는 

    뚫리고, 엉덩인 터질 것 같이..!"

    놈의 노성일갈에 수화기 너머 경혜의 주눅 든 모습이 생생하다. 

    옷은 어디에서나 보는 그저그런 평범한 옷이었다. 

    말이 브이넥이지 쇄골도 보이지 않았고 청바지는 진한색으로 착 

    달라붙어 있지도 않았다. 오히려 헐렁할 정도였다. 차라리 옆에 

    보이는 우현의 옷차림이 놈의 말에 합당할 것이다. 

    쇄골은 물론이거니와 약간 고개만 숙여도 분홍빛 유두가 보일 정도였고,

    바지는 우현의 예쁜 엉덩이 굴곡을 여과없이 내비치고 있었다. 

    놈에게 자신 좀 봐달라는 우현의 간절함이 여실했다. 

    우현을 봐. 너 같은 놈을 향해 온몸으로 부르짖는 그를. 

    "나가"

    덜렁거리는 플립을 거칠게 닫더니 놈이 우현을 향해 고작 이런 말이나 

    지껄여댔다. 풀죽은 모습으로 우현이 부엌 쪽문으로 내려선다. 

    문이 닫히자마자 놈이 내게 달겨들었다. 

    "읍"

    진공청소기처럼 입술을 붙이더니 놈의 혓바닥이 내 입안을 

    빨아대며 이로 성나게 잘근거리고 있었다. 

    "츕..츕"

    "씹. 미치겠네"

    놈의 입술이 이젠 내 목을 쯉쯉 빨아대며 거친 숨을 뿜어댄다. 

    청바지에 둘러싼 엉덩이를 양손으로 풍선 터트리듯 꽉 움켜잡고선 

    주물떡거렸다.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놈의 이빨이 사자처럼 쇄골을 

    긁어대고 있었다. 새로산 니트가 늘어져 버린 것은 두말 할 필요없다. 

    놈의 페니스는 질긴 청바지를 뚫어버릴 듯 팽팽해져 있었다. 

    질퍽하니 놈과 뒹구느라 구겨지고 늘어진 옷을 다음날, 더러운 

    성격을 뽐내 듯 바꿔왔다. 점원이 불쌍하다. 

    바꾼 바지는 검정색 기지바지로 엉덩이 형태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윗도리는 목을 반쯤가린 회색니트였다. 놈의 인상이 또 찌푸려졌다. 

    젖꼭지 튀어나온 게 보인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음날 좀 더 두꺼운 것으로 

    바꿔왔지만 놈의 인상은 풀어지지 않았다. 

    결국 놈은 자켓을 사들고 왔다. 

    "씨발. 천쪼가리 하나에 엄청 비싸네"

    씨부렁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켓 입은 게 그나마 흡족한지 

    인상을 쓰진 않았다.

    건네는 표2장. 부산행 열차티켓이었다. 

    생각지도 못했다. 쿵쾅거리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귓가를 때렸다.  

    재철의 안위는 생각조차 나지 않았다. 

    놈은 떠나는 날이 다가올수록 어울리지 않게 유난을 떨어댔다. 

    나를 끌고 목욕탕엘 가고 이발을 했다. 예전 돈 많은 늙은 여자가 

    사준 양복과 구두를 꺼내 벽에 붙은 옷걸이에 조심스레 걸어두며 

    이죽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아르마니라고 들어봤냐! 아르마니...킬킬...하긴 중졸인 니가 

    알 턱이 있나...무식하긴..."

    "......"

    처음 들어본 말이다. 일본어인가. 

    노인네는 단걸 좋아한다며 상자에 포장된 꿀도 사왔다. 

    놈은 마치 결혼승낙 받으러가는 여자처럼 그 큰 덩치를 들썩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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