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화 (11/45)

삐거덕, 하고 마루에 걸터앉는 소리가 방문 밖에서 들려왔다. 

경혜의 얕은 한숨소리가 이어졌다. 비닐종이 소리도 들려왔다. 

잊지 않고 호빵을 갖고 왔구나. 

제대로 닫지 않은 문을 지그시 바라보니 그녀의 옆모습이 들어왔다. 

그녀의 눈은 풀려있었다. 그녀가 보고 있는 곳은 신음소리가

흘러나오는 우현의 방이었다. 아픈 고양이가 비에 젖어 끙끙거리는 

신음소리 사이로 우현이 철만을 부르는 소리가 섞여들었다. 

부어버린 입술사이로 피식, 하고 그녀가 한숨 같은 웃음을 짓는다. 

아아..그녀는 사랑받을 가치도 없는, 저 짐승 같은 놈을 사랑하는구나. 

복도 많은 놈, 하고 억울한 심정을 느끼며 잠에 빠져들었다. 

퇴원한지 6일이 지났다.

옆방 숙미는 어디갔는지 지금쯤 꽃단장하고 단란주점에 

나갈 하이힐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간간히 을씨년스러운 

바람소리와 삐거덕, 덜 닫힌 문소리 부딪히는 소리가 스산하게

들려왔다. 

"끄응...."

뜨뜻한 방바닥을 딛고 일어서니 엉덩이에서부터 찌르르 격통이 일었다.

몸이 낫자마자 이른 저녁부터 놈이 달겨 들었다. 공사현장에서 하루 종일

철근 나르던 놈이 무슨 힘이 그리 솟는지 시큰한 땀 냄새를 지독히 

풍기며 밥을 먹는둥 마는둥 씻지도 않은 채 몸 구석구석 빨아대며 

박아댔다. 어찌나 물어뜯고 쭉쭉 빨아댔는지 젖꼭지가 쓰라리다. 

우현을 포함 다른 남자, 여자들이랑 수시로 했으면서 놈은 새벽까지

발정난 개새끼처럼 헉헉대었다. 한걸음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너덜

너덜한 항문이 마찰을 일으키며 얼얼함을 배가시켰다. 

정액을 몇 번이나 뿌려대고 만끽했으면 나와서 편히 발 뻗고 자면

되는 걸 끝까지 무성한 검은 음모를 엉덩이에 착 달라붙어, 항문 안 

성기를 그대로 담근 채, 뒷목을 까끌하게 돋아난 턱으로 부비며

이빨로 잘근잘근 거렸다. 콘돔이 찢어졌는지 항문 안 미끌거리는

이물질이 심히 거슬렸다. 놈한테 병 옮을까 심히 걱정되어 식은

땀까지 흘렸다.

"임신했냐..?..낄낄..."

엎드린 채 엉덩이만 치켜 올라간 뒤에서 딱 붙어 바닥을 향해 

빵빵하게 튀어나온 배를 쓰다듬으며 음흉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나머지 한 손으론 음모를 헤집고 성기를 엄지와 검지로 조물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니 꼬추 왜 이리 쪼글쪼글하니 못생겼냐...킥킥..."

쪼그라든 성기를 아래로 쭉쭉 늘리는 장난질까지 치고 있었다. 

"하긴...이제 니 꼬추 쓸모도 없는 물건이지...낄낄..."

"......"

엄지와 검지로 연신 성기를 만두 빚듯 조물거리며 항문에선 

찢어진 콘돔으로 정액이 흘러들어 놈의 큼직한 무기를 여실히

느끼게 해주었다. 손바닥으로 빵빵한 배를 쓰다듬으며 까실한 

털이 돋은 턱과 입술로 목과 등을 쓰라리게 잘근거렸다. 

그리고선 새벽 일찍 공사현장에 일하러 나갔다. 

끔찍한 놈이다. 

한쪽 벽에 붙은 쪽문을 여니 냉랭한 부엌이 보였다. 하나뿐인

돌계단에 발바닥이 닿으니 한기가 촥 올라왔다. 서둘러 옆에

있는 밥솥에서 따끈한 호빵을 꺼냈다. 밖이 많이 추운지 

우현이 받아놓은 그릇 씻는 바가지엔 얼음이 떠 있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체에 닭살이 돋을 정도의 추위가 몰려왔다. 

으으, 소리를 내며 몸을 살짝 떨고서, 후다닥 방으로 들어왔다. 

손에 든 호빵이 김을 모락모락 내며 따스함을 풍긴다. 

밑에 붙은 밥풀을 떼어 조심스레 입안으로 가져갔다. 따끈한 

단팥맛이 일품이다. 명자도 단팥든 호빵을 무척 좋아했다. 

군침 돌던 호빵이 먹기 싫어졌다. 그때 삐그덕 대는 소리를 

내며 누군가 좁은 방안으로 들어왔다. 

"으으...엄청 춥네..."

시뻘건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하얀 입김이 색정적이다. 한겨울에

허벅지가 훤히 내다보이는 미니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돈이 생기면 놈과 섹스하러 이곳에 오는 많은 여자 중 하나였다.

"몇 시..?...흠...."

그녀가 앉으며 벽에 붙은 낡은 시계를 보았다. 놈이 오려면 1시간은

더 있어야 된다. 내가 놈의 방에 들어오고부터 그들의 섹스는

근처 허름한 여관으로 바뀌었다. 

"그거 안 먹을 꺼야...?.."

그녀가 살짝 눈웃음을 치며 허공에 떠 있는 호빵을 가리켰다. 

"땡큐.."

건네자마자 그녀는 게 눈 감추듯 먹어치웠다. 

놈의 취향이다.

섹시하고 가슴 크며 쾌활한 여자. 만지면 터질 듯 그녀의 가슴은 

쫙 달라붙은 옷에 한껏 도드라져 보였다.

"...가슴..."

"....?..."

"부풀었네..."

그녀가 씨익, 하고 웃었다. 붉은 입술에 묻은 팥까지 입술을 핥아

먹으며 그녀의 눈이 내 젖꼭지에 닿아있었다. 

"...아..."

"니가 꽤 마음에 드나봐...그는 손을 주로 애용하는데..입 쓰는 건 

그닥 좋아하지 않잖아......꽤 깔끔을 떨어..."

".....윽...."

옷을 찾아 입으려 몸을 돌릴 새 없이 그녀의 부드러운 손가락이 내

젖꼭지에 닿았다. 서늘한 손이다. 내 몸은 놈으로 인해 타인의 

손길에 예민해져 있었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여자의 화사한 분 냄새는 

모든 감각을 자극했다. 

"섰어..."

그녀의 손이 고무줄바지 아래 있는 페니스를 살짝 쳤다. 

놈이 입히고 간 바지 안엔 팬티는 없다.

"여자하고도 되나 보지...철만씨와 자는 남자치고 여자와 되는 거

못 봤는데..."

그녀의 두 손이 내 젖꼭지를 슬슬 쓰다듬는다.

"정상이었던 남자도 결국, 남자가 아니면 안 되는 몸이 돼 버리던데..."

놈에 의해 쓰라린 젖꼭지가 익숙한 쾌감에 꼿꼿해진다.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지...."

붉은 입술에 그려지는 미소가 예쁘다.

"철만씨와 한바탕 하고 나면 며칠간 젖가슴이 아파.....얼마나 

세게 쥐어짜는지...마치 소젖 짜는 것 같다니까...후훗.."

".....읍..."

내 몸 위에 올라선 유들유들한 그녀의 엉덩이가 슬슬 사타구니를 

비벼대며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래도 그의 테크닉은 최고지...당신도 알다시피..."

그녀가 나를 내려다보며 짓궂게 웃었다. 

"큰 것도 좋아...내 성감대는 꽤 깊거든....철만씨가 아니면 

만족시켜 주는 남자가 드물어..."

살짝 엉덩이를 들어 매끈한 다리에 휩싸인 그물 스타킹과 

안이 훤히 비치는 망사팬티를 동시에 허벅지께로 내린다. 

"근육질의 탄탄한 몸도...시원시원한 남자다운 얼굴도...

다 좋아....."

그녀의 손이 내 페니스를 부드럽게 쓰다듬는다. 

"...으으..."

그녀의 안으로 들어가고 싶어 미칠지경이다. 

그녀가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금방 끝날 테니.....안에다 싸면 안돼......"

짧은 치마 속으로 내 페니스가 삼켜진다. 

철벅이는 안이 맘껏 조여댄다. 

여자의 안은 부드러우면서 뜨거워 데일 것 같다.

"싸면 안돼..."

"으으..."

그녀가 재차 말했다. 여유롭게 상하 운동하는 그녀와 달리 난 짜릿한 

쾌감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늘 궁금했어...당신은 우현보다도, 지금껏 스쳐지나간 남자들 보다 

지극히 평범한데...왜 유독 당신만....같은 방을 쓰며 한 이불을 

덮으며 사는 건지..."

".....으...쌀 것...."

".....당신과 자면 알 수 있을 줄 알았는데......"

"........"

"....아직도...."      

그녀의 말이 끝나기 전, 그녀의 뜨거운 안에다 분출하기 전 꽝, 하고

집안을 쩌렁 울리는 소리가 강타했다. 

놀래서 입이 쩍 벌어진 우현과 경혜, 마지막으로 소름끼치는 놈이 

문 밖에 서 있었다.  

몸서리치게 추운 바람이 들이대는 것도 느낄 새 없었다. 

"이 썅년..."

꺄악, 하고 그녀의 비명소리가 집안을 쩌렁 울렸다. 

그녀의 파마끼 있는 뒷머리채가 꽉 잡혀 방 밖으로 끌려 나가고 있었다. 

차가운 바닥에 사정없이 철푸덕 내리꽂히는 그녀의 몰골은 지금까지의 

행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허벅지에 걸쳐진 팬티와 스타킹은 그녀의 적나라한 음부를 감싸주지 못했다. 

치마는 허리께에 올라간 채다. 

"꺄아아악..."

우드득, 하고 뼈 부러지는 소리가 진동했다. 그녀의 팔이 기형적으로 

꺾여졌다. 

쾅 퍽 퍽 퍽

그녀를 향해 미친 듯 이어지는 구타. 바닥에 깔린 시멘트가 쾅쾅 울리며

으깨질 정도였다. 

"아악..."

놈의 절규에 가까운 쇳소리가 그녀의 몸을 강타하며 쏟아졌다. 

그녀의 형체는 알 수 없을 정도로 으스러져 있었다. 피범벅이 된 

그녀의 몰골은 차마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놈은 쉬지도 않고 강한 

펀치를 쏟아냈다. 반 이상이 뽑혀나간 그녀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질질, 녹이 쓴 문 쪽으로 끌고 갔다. 

더러운 길거리에 버려진 윤간당한 창녀의 몰골보다 더했다.

그녀의 회음부가 여실히 시야에 들어왔다. 

끼익, 덜컹, 하고 그녀의 널브러진 문이 철제대문을 넘어 쓰레기더미 위로

잔혹하게 엎어졌다. 멀리 개 짖는 소리가 시리도록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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