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16)

02.

제프 사장은 유진에게 시범용 촬영을 하나 제안했다. 유진은 순순히 받아들였다. 삽입 없이 누드를 촬영하는 페티쉬 기획물이었다.

“아직 계약 전이지만 부담스러운 건 아니니까 맘 편히 찍을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이번엔 곤이 아닌 다른 사람이 와서 제프의 말을 통역해주고 있었다. 유진은 말 안 통하는 자신을 위해 불편을 감수하는 회사 쪽의 수고를 생각해 그 제안을 수락했다. 제프는 유진에게 참고할 만한 영상을 보여줬다. 유진은 소파에 앉아 핸드폰으로 비디오 하나를 보았다. 그동안 레이가 방 안으로 들어와 차를 내놓고 다시 사라졌다. 유진이 보게 된 건 가슴 페티쉬 비디오였다.

몸 좋은 바텀 배우가 뒷짐을 지고 서 있다. 그 앞으로 탑 배우가 나타난다. 탑은 바텀의 티셔츠를 잡아 올려 가슴이 드러나게 만든다. 탑이 두 손으로 바텀의 가슴을 만지다가 두 유두를 잡고 당기기 시작했다. 바텀이 앓는 소리를 낸다. 올라간 티셔츠가 자꾸 내려오자 탑이 제대로 물고 있으라며 가슴의 살을 친다. 바텀은 반항하지 않고 뒷짐 진 상태로 탑의 체벌에 고스란히 가슴을 내준다. 빨개진 가슴을 탑이 한입에 물고 빨아들인다. 그 영상화면 밑으로 높은 조회수와 평점, 시청자들의 댓글이 이어졌다. 유진이 제프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딱 이대로 하는 건가요?”

“컨셉은 같습니다만 이대로 하지는 않습니다.”

유진은 통역의 말을 귀 기울여 들었다. 이런 건 어렵지 않았다. 유진이 제프에게 알겠다고 사인을 보냈다. 제프는 유진에게 예의상 인사하면서 그의 가슴을 눈으로 훑었다.

‘타고난 모양새가 좋단 말이지.’

헐렁한 옷 너머로도 빈약하지 않은 라인이 잘 보였다. 딱 보기 좋게 발달되어 있는 가슴이었다. 가슴은 수컷이 섹스어필할 수 있는 유구한 페티시즘 중 하나이다. 남자들 중엔 일부러 키우려고 펌핑 하는 부류도 있다. 본격적으로 삽입도 하고 상황 연출도 있어야 제대로 된 영상물이 나오겠지만 시범용 촬영에 큰 예산을 쓸 필요는 없으니까. 제프는 우선 저 큰 가슴으로 장난 좀 쳐 볼 생각이었다.

“어디까지 노출하는 건가요?”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이어가면 어떻겠습니까. 어차피 웹 공개용이니까.”

“그러죠.”

유진은 성기를 노출할 건지, 전신 탈의를 할 건지 가이드도 안 정하고 오케이 했다. 시원시원한 대답에 제프가 만족했다.

‘중고라서 노출 수위를 협상하지 않아도 되는 건 좋군.’

유진은 촬영에 들어가기 위해 제프와 방 안으로 들어갔다. 지난번과는 다른 촬영실이었다. 이런 방들이 회사 내에 몇 개인가 더 있었다. 본격적인 건 호텔이나 컨셉 스튜디오를 잡아서 찍는다. 촬영실 안에서 누군가 유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가슴을 애무하려면 상대역이 필요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머리가 삐죽삐죽 솟은 남성이 유진을 향해 인사했다. 제프가 그를 소개했다.

“히즈 네임 이즈 켄.”

제프는 촬영 담당이었다. 켄과 유진은 대충 인사를 나누고 빠르게 촬영준비에 들어갔다. 옷을 벗은 켄은 유진보다 키가 작았다. 딱 벌어진 어깨와 탄 피부, 아저씨 같은 수염을 달고 있는 전형적인 고글가이였다. 운동은 열심히 했는지 알통은 튼실했지만 짜리몽땅한 몸은 숨길 수 없었다. 켄은 촬영에 들어가기에 앞서 선글라스를 썼다. 유진은 그걸 신기하게 바라봤다. 저러면 앞이 보이나? 궁금해하며 유진은 마련된 의자에 가 앉았다.

“큐.”

제프의 사인과 함께 촬영이 시작됐다. 켄이 유진의 뒤로 왔다. 유진의 앞에는 카메라를 든 제프가 서 있었다. 켄은 카메라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유진의 가슴을 뭉근하게 쓸었다. 달라붙은 옷을 입은 유진의 가슴이 선명하게 융기해 있었다. 켄은 그 봉긋한 둔덕을 손바닥으로 쓸어내렸다.

“하….”

한쪽 가슴을 덮은 손이 유두를 만졌다. 엄지손가락이 면 위로 솟은 젖꼭지를 위아래로 천천히 까닥거리는 걸 카메라가 자세히 찍기 위해 다가왔다. 유진은 감각에 몰두했다. 직접 만져주지 않아 애가 닳은 유두가 부피를 키웠다. 손톱만 한 젖꼭지가 빳빳해지면서 하얀 티셔츠 위로 도드라졌다. 그때 켄이 유진의 티셔츠를 위로 확 걷어 올렸다. 가지런하게 팔을 양옆으로 내리고 유진은 탐스러운 젖가슴을 카메라에 노출시켰다.

‘호오.’

프로필 촬영 때도 보긴 했지만 제프는 유진의 탱글탱글한 가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켄이 한쪽 가슴을 쥐자 반죽처럼 잡히는 가슴근육이 부드럽게 손안으로 들어갔다. 구릿빛 피부를 가진 배우의 팔이 상대적으로 흰 유진의 가슴을 주물렀다. 그러다 유륜과 함께 유두를 뭉개 눌렀다.

“아읏.”

상대 배우가 유륜이 튀어나올 듯이 살점을 주물렀다. 좁은 부위를 꽈악 지압하자 찌릿한 감각이 느껴졌다. 유진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지는 순간 켄이 두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잡아 조였다.

“하윽!”

켄은 양쪽 젖꼭지를 아플 듯이 잡아당겼다. 유진의 신음에 아랑곳 않고 켄은 본격적으로 부드러운 가슴을 희롱했다. 남자치곤 발달한 유두를 카메라에 대고 강조시킨다. 카메라가 붉어진 배우의 얼굴과 가슴을 차례대로 클로즈업했다. 괴롭혀진 젖꼭지가 눈에 띄게 부풀고 있었다. 유진은 가슴 하나로 흥분한 자신이 부끄러웠다.

“준 군은 유두가 좋은 거구나?”

선글라스를 낀 켄이 유진의 귓가에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를 속삭였다. 그는 능숙한 손길로 빨개진 가슴을 쭉쭉 잡아당겼다. 유진이 가쁜 숨소리를 냈다. 당길수록 큰 가슴도 탄력 있게 당겨진다. 켄이 잡아당긴 유두를 놓았을 때 유진은 크게 신음했다.

“으읏!”

물렁한 가슴이 탄성으로 흔들렸다. 유진은 발개진 가슴으로 크게 숨을 쉬었다. 고통에서 해방된 젖꼭지로 성감이 살살 몰려들었다. 가슴만 찍는 거라고 해서 간편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다른 곳이 더 애가 닳아 유진은 허벅지를 절로 조였다.

“……!”

켄의 손이 뒤에서 내려와 유진의 바지 버클을 풀었다. 예정되지 않았던 상황에 유진이 당황했으나 열을 받은 아랫도리는 이미 노출된 뒤였다.

“섰어?”

켄이 느끼한 목소리로 물으며 유진의 귀를 핥았다. 유진이 당황스러운 얼굴로 아랫도리를 쳐다봤다. 켄이 유진의 사타구니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앞으로 몸을 돌렸다. 마주 보고 선 동양인 아저씨가 무릎을 꿇고 유진의 가슴을 한입에 물었다.

“……!”

츄우웁. 유두에 와 닿은 물컹한 살의 감촉에 유진이 고개를 젖혔다. 켄은 입으로 유진의 젖꼭지를 빨고 능숙하게 그의 페니스를 속옷에서 꺼냈다. 기립된 성기를 까무잡잡한 손이 위아래로 흔들었다. 좆기둥 전체를 쿠퍼액으로 비벼 바를 정도로 켄의 손동작은 빨랐다. 유진은 눈썹을 찡그리며 호흡을 내뱉었다. 켄이 물고 있는 가슴에 까슬까슬한 수염이 닿았다. 그게 더 자극적이었다. 입술을 붙이고 유륜을 쭙쭙 빨자 가슴을 중심으로 쾌감이 퍼져나갔다. 건드리지 않은 뒤쪽이 움칠거리는 동시에 유진의 성기에서 사정액이 터졌다.

“허억, 허억….”

왈칵 정액을 토해내는 자지를 제프가 카메라로 담았다. 가슴을 희롱당한 배우가 물기 어린 눈으로 렌즈를 응시한다. 유진의 몸은 온통 울긋불긋했다. 마지막에 방심하는 유진의 젖가슴을 켄이 찰싹 때렸다. 유진이 몸을 움찔거린 뒤에 녹화 불빛이 꺼졌다.

“윽.”

“아주 좋았어, 준!”

켄이 유진에게 휴지를 건네주었다. 유진은 몸에 묻은 자신의 정액을 훔쳤다. 앞을 보니 켄도 흔적들을 닦아내는 중이었다. 켄이 물티슈로 닦고 있는 손을 보며 유진은 가슴을 애무 받았던 감촉을 다시 떠올렸다. 사정은 했지만 아직 몸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건드려지지 못한 뒷구멍이 안달이 나 있었다.

“준, 다 좋았어. 눈도 좋고, 몸도 좋고, 액팅도 좋고.”

“네에.”

제프가 간단한 단어들을 나열해 유진을 칭찬했다. 제프는 촬영 경과를 보고 흥분한 상태였다. 기대 이상으로 꼴리는 에로비디오가 탄생했다. 그는 당장 이걸 편집해 유료 페이지에 업로드하고 싶었다.

“그가 당신에게 수고했다고 전해달랍니다. 곧 좋은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거라고 하시는군요.”

통역을 담당한 사람이 유진에게 제프의 말을 전달했다. 제프는 촬영이 끝나고 바로 다른 일을 하러 간지라 자리에 없었다. 유진은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도 간단하게 씻고 회사를 나왔다. 무려 외국에서의 첫 포르노 촬영이었다. 말을 들어보면 실수 없이 잘한 것 같았다. 긍정적인 말은 거의 계약 확정이나 다름없단 뜻일까. 유진에게 중요한 건 계약이었다. 설령 긍정이 아니더라도 이번에 받은 출연료로 비행기 값 정도는 충당할 수 있을 듯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골목을 돌던 유진은 그를 기다리고 있던 누군가와 마주했다.

“켄 씨?”

삐죽삐죽한 스포츠머리를 한 오늘의 고글맨. 고글맨이란 딸리는 비주얼로 메인 배우로 활약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뜻했다. 켄은 유진의 앞을 막아서며 ‘헬로?’ 하고 맥락 없는 인사를 던졌다. 선글라스를 벗은 그의 얼굴에 작은 눈이 도드라졌다. 유진은 그가 성적인 의미로 자신에게 접근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켄은 객관적으로 보자면 몸만 조금 좋을 뿐인 아저씨였다. 하지만 유진은 지금 몸이 달아있는 상태였다.

얽히고설키는 포르노 왕국. 배우들끼리 사적인 만남이 일어나는 건 당연했다. 마침 유진도 잔뜩 애무당한 뒤에 본격적인 섹스를 하지 못해서 애가 달은 상태였다. 그러니까 그의 후장에 박아줄 상대가 필요했다.

‘하고 싶다.’

지겹도록 섹스를 하는 직업이라고 평소에 섹스를 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사실 유진은 성욕이 강한 타입이었다. 유진은 자연스럽게 켄의 추파를 받으며 함께 허름한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방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켄은 유진을 잡아먹을 듯이 입술을 부딪쳐왔다. 키가 작은 남자에게 높이를 맞추기 위해 유진은 무릎을 굽혔다. 켄의 턱수염과 튀어나온 이빨 때문에 유진은 그와 입술이 닿을 때마다 좋지 못한 느낌을 받았다.

두 사람은 옷을 벗고 침대로 올라섰다. 켄이 서랍에서 싸구려 러브젤을 꺼내 유진의 몸 위에 뿌려댔다. 미끌거리는 감촉에 유진이 눈을 찌푸렸다. 켄은 개구리처럼 엎드려 유진의 가슴을 핥기 시작했다. 그는 혀를 내밀고 유진의 가슴살을 빨며 혼자 중얼거렸다.

“아까부터 준 군과 야한 거 하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어. 회사 화장실에서 준 군의 야한 가슴 상상하면서 몇 번이고 뺐어.”

유진은 무슨 소린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다. 켄은 낼름낼름 혀를 내밀며 유진의 유두를 야하게 부풀렸다. 한참 능욕당하고 잔뜩 민감해진 부위를 켄이 또다시 희롱하자 유진은 그를 밀어냈다. 켄은 갑자기 몸을 일으켜 침대 옆 서랍에서 수갑을 꺼내 들었다. 호텔 서랍장에서 나온 수갑을 보고 유진의 눈이 커졌다. 켄은 다짜고짜 그걸로 유진의 팔목을 구속했다. 자연스럽게 침대 머리에 고정된 팔이 움직여지지 않자 유진은 당황했다. 켄은 반항하지 못하는 유진의 가슴을 물었다.

“으읏.”

유진이 가슴을 들썩였다. 켄은 탐하고 싶었던 신입 배우의 커다란 가슴에 맘껏 달라붙었다. 유진은 켄의 성적 취향이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그래도 기분 좋은 쾌감에 반응했다. 입술과 혀로 유두를 빨아내는 애무 기술만큼은 일품이었다. 일찍이 개발당한 성감대가 꼿꼿해졌다.

젖꼭지처럼 팽창한 유진의 성기를 보고 켄이 콘돔을 꺼내 들었다. 묶여있는 유진의 다리 사이에서 켄은 콘돔을 착용한 뒤 두 다리를 들어 올렸다. 작은 몸집의 사내가 건장한 다리를 팔에 걸친 모습은 솔직히 우스꽝스러웠다. 켄은 그대로 유진의 애널에 자신의 자지를 삽입했다.

“학!”

켄이 성기를 열심히 들락날락하며 추삽질을 시작했다.

‘작아.’

뒤로 남자의 자지를 받으며 유진이 한 생각이었다. 잔뜩 풀린 애널이 작은 좆을 만족스럽게 조이지 못하자 켄이 유진의 엉덩이를 철썩 때렸다. 매운 손바닥에 유진의 엉덩이가 옴폭 들어갔다. 주름진 구멍이 켄의 자지를 바짝 조였다. 켄은 만족스럽게 유진의 볼기짝에 사타구니를 쳐댔다.

업계에서도 대접받지 못하는 아저씨가 유망한 배우와 살을 섞고 있었다. 켄은 자신의 자지가 삽입되고 있는 접합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야한 빛을 띠고 있는 미남의 뒷구멍에 박고 있다는 상황에 취해 켄은 멋대로 유진의 사타구니를 탁탁 때렸다.

“앗, 읏.”

유진은 입술을 물며 뼈가 부딪치는 아픔을 견뎠다. 켄은 가슴 애무 기술은 뛰어나지만 삽입 테크닉은 좋지 못했다. 유진의 위에 올라탄 남자가 작은 몸집으로 열심히 파바박 박아댔다. 느낌은 없고 회음부 주변 살만 아픈 느낌에 유진이 씨근거렸다. 켄이 개처럼 흘레붙어 박을 때마다 유진은 소리를 내며 허리를 움찔거렸다. 그걸 켄은 완전 제 맘대로 해석했다.

“악, 흣, 읏!”

“준 군, 아파? 내 페니스가 너무 커서 아픈 거구나. 저런.”

만약 그 말을 알아들었다면 유진은 분명 펄쩍 뛰었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유진은 켄의 말을 알아듣지 못했고 변태 토크의 대상이 되어 그에게 노리개 취급을 당해야 했다.

“윽, 하아.”

유진은 베테랑 포르노 배우였다. 그는 성욕이 왕성했고 색을 밝히는 기질이 있었다. 원나잇으로 꽝을 뽑은 상황에서 유진은 최대한 느끼기 위해 허리를 움직였다. 손이 묶인 채로 유연하게 허리를 돌리는 모습이 켄에게 매우 음란하게 비쳤다. 켄은 유진의 몸 이곳저곳을 빨아가며 자지를 박았다. 유진은 상대의 움직임에 성감대를 맞추기 위해 등을 침대에 딱 붙이고 엉덩이를 움직였다. 그때 켄의 귀두가 유진의 내벽 속 스팟을 스쳤다.

“흐응.”

유진이 처음으로 콧소리를 흘렸다. 켄은 제 테크닉으로 바텀을 흥분시킨 줄 알고 신나게 성기를 추삽질했다. 유진은 유연하게 박자를 타며 스스로 성감을 고조시켰다. 켄이 방향을 비켜날라치면 그가 켄의 허리를 다리로 감싸 상대를 자신의 안으로 딱 들어오게 만들었다. 한두 번 해 본 게 아닌 솜씨였다. 매끄러운 종아리로 탑의 옆구리를 부비작대니 유진도 기분 좋게 즐길 만했다. 때마침 켄이 한쪽 손목의 수갑을 풀어주었다. 유진은 자유로워진 손을 다리 사이로 가져갔다. 싸구려 호텔방 안에 두 사람의 시끄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허억, 준 군!”

“흐으읏!”

켄이 거세게 유진의 사타구니에 장골을 밀어붙였다. 그대로 작은 좆을 그나마 끝까지 밀어 넣은 채 켄이 부들부들 엉덩이를 떨었다. 유진 역시 한 손으로 성기를 흔들어가며 절정에 다다를 준비를 했다. 유진은 제 안에서 부르르 떨며 사정하는 기둥의 감각을 느꼈다. 곧이어 유진도 절정에 다다랐다. 깨끗한 몸 위로 하얀 점액질이 투둑 투둑 떨어졌다. 유진은 숨을 쉬며 쾌감에 겨운 몸을 진정시켰다. 켄이 풀어주지 않은 나머지 한 손은 그대로 결박된 상태였다. 켄은 황홀한 눈으로 땀에 젖은 미남을 쳐다봤다.

다음 날 새로운 신입배우에 대한 소문이 회사 안에 쫙 퍼졌다.

유진의 가슴 페티쉬 비디오는 웹 전용 프리미엄 영상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아주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판매량 보여? 이 스코어는 완전 대박작 추세야. 신입 배우가 페티쉬 하나로 이 정도 뽑아내는데 계약 안 하는 회사가 멍청한 거지.”

제프는 곤과 함께 편집실에서 유진의 풀 촬영본을 모니터링하고 있었다. 인터넷에 올라간 건 편집 영상이었지만 곤은 원본 영상으로 자신이 없던 현장을 살펴볼 수 있었다. 화면 속에서 유진이 신음하는 걸 보고 있다가 무심히 태블릿으로 얼굴을 내려 판매량과 조회수를 체크했다. 그리고 덤덤히 말을 덧붙인다.

“페티쉬 영상 원래 은근 잘 팔려요.”

“히트 치면 잘 팔리지만 그 히트 치는 게 쉽지 않다고. 비주얼이다, 비주얼. 페티쉬 영상은 비주얼이 좋아야 돼. 배우의 얼굴, 몸, 리액션 삼박자가 고루 어우러져야 한다고. 그게 얼마나 어렵냐. 하긴 내가 보기에도 새끈한데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생각하겠지. 아, 오후에 빨리 준을 만나야 하는데. 그사이에 다른 회사가 채 가면 어떡하느냐고?”

제프의 호들갑을 들으며 곤은 화면 속 유진을 빤히 쳐다봤다. 모양 좋은 가슴과 복근을 희롱당하는 유진. 상대배우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몸이 움찔 떨렸다. 유두로 표정을 바꾸며 솔직하게 흥분하는 걸 보니 감도가 좋았다. 붉어진 눈가로 유진이 렌즈를 바라보고 있었다. 부족하니 더 해 달라는 눈빛으로 시청자들의 정복욕을 자극한다.

영상 후반부로 갈수록 유진의 이런 점은 더 두드러졌다. 측면으로 옮긴 카메라가 젖꼭지를 빨리면서 쾌감에 겨워하는 유진을 상세하게 보여줬다. 유두를 애무당하다가 사정하는 모습이 하이라이트처럼 비춰졌다. 그리고 한 번 매질을 당하고. 그 순간에도 유진은 카메라를 향한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

곤은 화면을 껐다. 제프가 잘 보고 있던 걸 왜 끄냐고 투덜거렸다. 곤이 제프에게 물었다.

“계약금은 얼마 정도입니까?”

“역시 너도 괜찮다고 생각하지?”

제프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을 내놨다. 곤이 제프에게 시선을 던졌다. 어두운 편집실 안에서 두 사람이 은밀히 이야기를 나눴다.

*

“서류 잘 읽어보시고 질문사항 있으면 물어보세요.”

유진은 제프와 레이, 통역과 나란히 마주 보고 앉아있었다. 기다렸던 계약의 순간이었다. 유진은 계약서에 찍힌 금액을 보고 조금 놀랐다. 처음에 들었던 액수보다 최종 계약금이 좀 더 높았기 때문이다. 제프는 지난번에 찍은 영상이 반응이 좋다고 했다. 반응이 좋다는 말에 기분 나빠할 사람은 없었다. 유진은 정말 자신이 새로운 나라에서 먹히는 건가 싶어 조금 두근거렸다.

“천천히 보셔도 되니까요.”

유진은 들고 있는 계약서를 내려다보았다. 외국어 공부를 시작하긴 했지만 복잡한 서류를 원문으로 읽어낼 정도는 아니었다. 따라서 영어 계약서다. 여기에 사인만 하면 유진은 앞으로 꽤 오랫동안 이곳에서 일하게 될 것이다. 그는 이미 마음을 먹었다. 유진은 영어로 된 계약서를 천천히 읽어나갔다.

포르노 촬영에 있어 중요한 건 작품 편수와 장르였다. 구체적인 사안들이 미국과 다르긴 했지만 기본적인 토대는 비슷했다. 유진은 텐위에서 취급할 장르들을 살폈다. 촬영 수위는 계약 시에 배우에 따라 단계별로 나누어 제시된다. 유진은 중고 배우였기 때문에 초장부터 레벨 3인 하드코어 수위 촬영이 포함되었다. 일 대 다의 성교, 불건전한 요소를 가미한 가상 촬영, 페티쉬, SM물은 물론이고 신체삽입용 도구와 콘돔 없는 촬영까지 하드코어의 세부 장르가 줄줄이 나열돼 있었다.

그 밑으로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안내되어 있다.

‘이 모든 소재에 대해 배우가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며, 원하지 않는 경우 거부할 권리가 있다.’

유진은 계약서를 읽다가 익숙지 않은 한 항목을 가리켰다.

“이건 뭔가요?”

“어떤 거 말씀하십니까?”

“팬 이벤트. 기획 의도에 따른 일반인 참가자와의 성관계.”

유진은 계약서에 나와 있는 글을 그대로 읽었다. 통역을 맡은 사람이 유진에게 설명했다.

“배우가 아닌 일반인과 성교하는 걸 말합니다. 여기선 흔한 컨셉이니 겁먹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렇습니까.”

유진에겐 조금 생소했다. 상대가 일반인이라니 기껍지 않았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니 미국에서도 비슷한 게 있기는 했다. 유진은 나머지 부분들도 꼼꼼히 읽은 뒤에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텐위의 식구가 된 걸 환영해, 준.”

새로운 유망주를 맞이하며 제프가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계약까지 끝났으니 또 의논해야 할 문제가 있었다. 바로 유진의 거처였다.

“회사에서 그렇게 가깝진 않지만 꽤 괜찮은 주택이야.”

제프는 핸드폰으로 집 사진을 보여주었다. 유진은 회사에서 제공해주기로 한 숙소가 마음에 들었다. 일단 공짜라는 게 좋았다. 계약금도 주는 데다 집까지 돈 안 들이고 살 수 있다니 미국에선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다. 숙소는 다음 주부터 준비될 거라고 제프가 설명했다. 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유진은 텐위 소속의 포르노 배우였다. 본격적으로 찍어내야 할 작품들과 촬영 일정이 주어졌다. 미국과 달리 동양 포르노는 장편이 많았다. 유진의 데뷔작도 여러 차례에 걸쳐 촬영될 예정이었다. 컨셉은 ‘남자들에게 사랑받고 싶은 음란 미청년.’

“준 군의 잘생긴 얼굴이 잘 나오도록 신경을 쓸 거야. 아슬아슬한 누드로 에로한 패키지를 찍어내고, 타이틀엔 ‘미국 포르노 스타의 GV 재데뷔’라고 붙이는 거지.”

제프는 그 말을 하다가 유진의 얌전한 얼굴을 바라봤다. 그는 머릿속으로 고객들이 이 남자에게 혹할 만한 요소들을 생각했다. 굳이 데뷔작에 ‘전직 아메리카 포르노 스타’를 강조하는 건 이유가 있다. 나라까지 바꿔가며 포르노를 찍는 유진은 정숙하지 못한 남자이다. 고객들은 이 문란한 남자를 물들이고 싶어 할 것이다. ‘준’이 색다른 경험을 겪고 이쪽에 빠져드는 과정이 비디오에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 주체는 시청자가 이입할 수 있는 요소여야 했다.

제프가 씩 웃었다. 유진은 뜬금없이 제프에게 미소를 받았다. 이야기를 마치고 사람들이 일어섰다. 다른 사람들도 빠져나간 뒤에 제프가 유진을 불렀다.

“준 군은 분명 잘될 테니까 말이야. 걱정하지 말라고.”

제프가 만면에 미소를 띠고 유진을 격려했다. 어깨를 토닥이던 손이 유진의 목 근처로 올라왔다. 유진은 고개를 들고 제프를 바라봤다. 게이 포르노 회사의 중년 사장. 머리가 벗겨지고 뱃살이 두둑한 그는 탐욕스러운 인상을 가지고 있다. 제프가 유진의 목을 슬며시 문질렀다. 유진의 눈이 커졌다. 유진이 채 반응하기도 전에 제프는 빠르게 팔을 내렸다. 그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등을 돌렸다. 유진은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

본격적인 촬영은 세팅부터가 달랐다. 카메라만 들어왔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침대 옆에 반사판이 놓여 있었다. 장소도 회사가 아닌 호텔. 테이크 샷을 찍을 카메라맨과 상대 배우가 유진에게 인사를 건넸다. 첫 촬영 상대가 될 남자는 꽤 몸이 좋았고 켄보다 봐줄 만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키도 유진보다 컸다.

“안녕하세요.”

그런 배우보다 훨씬 훤칠한 남자가 방 안으로 들어온다. 놀랍게도 유진은 첫 촬영을 곤과 함께하게 되었다. 일정을 들으며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인데도 유진은 곤을 보고 긴장했다. 곤은 삼각대와 카메라를 세팅하고 지시를 내렸다. 두 대의 카메라 앞에서 유진은 성교 포르노를 찍는다.

유진은 옷을 입은 상태로 침대에 앉아 있었다. 얇은 티셔츠와 짧은 바지, 헐렁한 바지통 사이로 맨살의 허벅지가 드러났다. 유진이 앉아있는 침대로 상대 배우가 다가갔다. 카메라맨이 움직이는 배우를 따라 이동했다. 곤은 침대 옆에서 풀 샷을 찍는다. 큰 컨셉 없는 섹스씬 촬영이었다.

먼저 상대 배우가 유진에게 입을 맞췄다. 남자는 유진의 입술을 빨며 그의 티셔츠를 위로 밀었다. 유진이 팔을 들어 남자가 상의를 벗기는 걸 도왔다. 남자가 목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유진의 몸을 애무했다. 입술이 닿은 부분마다 유진의 몸이 움찔했다.

바지까지 벗기자 스판 재질에 감싸인 유진의 고간이 드러났다. 성기 부분이 두둑이 부풀어 있었다. 남자가 유진의 사타구니를 쓰다듬다가 면 위로 올라붙은 기둥의 곡선을 쓸었다. 유진이 단 신음을 흘렸다. 카메라맨이 유진의 발기한 사타구니를 찍었다. 카메라 렌즈가 고간에서부터 유진의 얼굴로 올라왔다. 유진은 그 카메라로 향해 시선을 줬다. 그러다가 그 뒤에 서 있는 곤까지 보게 되었다.

곤은 표정 없이 카메라 화면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던 곤이 눈썹을 찌푸렸다. 그가 고개를 틀고 유진을 바라보며 집중하라는 엄중한 눈빛을 던진다.

‘그 사람 완전 스트레잇이거든.’

유진은 조쉬의 말이 떠올랐다. 노골적인 성교를 눈앞에 두고도 무표정한 남자. 순간 상대 배우의 남자가 가슴에 혀를 내미는 바람에 유진의 상념은 이어지지 못했다. 남자는 두툼한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유진의 유두를 핥았다.

“흐으.”

혀가 날름거리며 타액을 묻힐 때마다 유진의 아랫도리가 뜨거워졌다. 남자는 유진의 팬티를 천천히 벗겼다. 떨어지는 속옷 사이로 유진의 발기한 성기가 퉁 솟아나왔다. 상대 배우는 침이 고인 입에서 유진의 기둥 위로 타액을 떨어트렸다.

“아!”

애매한 감각이 예민한 부위에 닿아 유진이 신음했다. 위에서부터 길게 늘어진 타액이 질척하게 귀두로 떨어졌다. 그걸 카메라가 진득하게 촬영했다. 배우는 미끌거리는 타액으로 유진의 자지를 위아래로 문질러주었다. 찰박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상대의 침이 유진의 기둥에 발라졌다. 유진의 자지에서도 이미 쿠퍼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남자가 유진의 골반을 잡았다. 순식간에 눕혀진 유진의 엉덩이가 배우의 손끝에서 양옆으로 벌려졌다. 허리를 붙들고 위로 올린 유진의 비부를 남자가 카메라에 비춰주었다.

“흣….”

유진은 제 비부로 카메라가 서서히 다가오는 걸 쳐다봤다. 허리가 들린 아래에서 유진은 제 은밀한 구멍을 보는 세 사람의 시선을 느낀다. 카메라와 상대 배우, 그리고 곤까지. 부끄러움이 몰린 뒤쪽으로 힘이 들어갔다. 세 쌍의 시선 아래서 깔끔하게 정돈된 맨들맨들한 애널이 벌어졌다가 입을 다물었다. 그 안으로 상대 배우가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읏!”

유진이 다리를 꿈틀거렸다. 아무리 부끄러워도 포르노 배우는 카메라를 피하면 안 된다. 유진은 노골적으로 희롱당하는 자신의 애널을 가만히 쳐다봐야 했다. 울퉁불퉁한 손가락이 들어올수록 유진의 발이 곱아들었다. 축축하고 말랑한 속살을 상대배우가 둥글게 휘저었다. 그 안으로 빨간 속살이 비치는 걸 카메라가, 곤이 응시했다.

“으응.”

유진의 입에서 옅은 신음들이 흘러나왔다. 곤은 카메라를 조절해 전체적인 화면을 찍었다. 다리를 붙잡혀 뒷구멍을 애무당하는 유진. 남자가 유진의 구멍에서 손가락을 뽑아냈다. 가느다란 애액이 손가락에 이어져 나왔다. 상대배우는 본격적으로 주름진 입구에 혀를 내렸다. 꾸물거리는 혀가 주름을 펴 벌리고 들어오는 감각에 유진이 몸을 떨었다.

엎드린 유진의 골반을 붙잡고 배우가 엉덩이에 얼굴을 묻었다. 유려하게 허리를 굽힌 유진은 상대에게 애널을 내어주고 있었다. 상대배우는 그 항문을 리밍했다. 혀끝을 삽입해 쿡쿡 쑤시다가 혓바닥을 넓게 펴선 주름을 예쁘게 핥아주었다. 안팎으로 진득하게 자극할 때마다 유진은 시트를 잡은 손을 꽉 쥐었다. 옆으로 돌린 얼굴로 짙은 한숨을 내뱉었다. 곤의 카메라가 그 얼굴을 클로즈업했다. 다른 카메라는 부드럽게 풀어지는 애널을 촬영하고 있었다.

“읏.”

남자가 유진을 그대로 옆으로 눕히고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다리를 일자로 벌려 남자의 어깨에 올리자 유진의 엉덩이가 상대의 사타구니에 딱 알맞게 위치했다. 바텀 배우를 찍기 좋은 상태로 만든 남자가 유진의 허벅지를 잡고 그대로 성기를 들이밀었다. 볼기짝을 벌리고 들어간 귀두가 숨겨져 있던 애널을 찾아내 입구를 벌렸다. 삽입된 순간 유진의 얼굴이 찡그러졌다. 기둥이 속살에 파묻힐 때마다 변하던 얼굴이 두꺼운 부분이 퍽 치고 들어가자 붉게 달아올랐다.

“읏, 아앗, 흑.”

곧이어 남자의 추삽질이 시작됐다. 유진은 끊어지는 신음을 흘렸다. 애널로 성난 자지가 쿵쿵 들이닥치면 꿰뚫리는 몸이 절로 들썩였다. 카메라맨은 뒤에서 페니스가 들어가 있는 엉덩이를 촬영했다. 성기가 들어갔다 나올 때마다 유진의 애널 구멍이 넓게 벌어졌다. 뜨겁고 부드러운 내벽에 안착한 페니스로 상대 배우는 유진의 속살을 남김없이 맛봤다.

“헉, 허억.”

남자는 밑기둥을 꽉 조이는 입구에 신음을 뱉었다. 유진의 안은 뜨겁고 축축했다. 한 번 자지를 깊게 박으면 유진은 몸을 움찔하는 척하면서 엉덩이를 발씬거렸다. 음란한 몸이었다. 남자는 유진이 천상 남자를 밝히는 욕심 많은 몸이라고 생각했다. 그토록 잘생긴 얼굴로 직접 뒷구멍에 자지를 받곤 야하게 신음하다니. 유진에게 페니스를 삽입하며 남자는 자신이 ‘준’의 첫 촬영 상대가 된 걸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아으, 흐읏!”

옆으로 누운 자세는 스탠딩 카메라와 정면으로 마주 보는 자세였다. 유진은 눈꺼풀을 깜빡이며 곤을 쳐다봤다. 밑에서 상대의 성기가 내벽을 짓쑤셔와 유진의 얼굴이 들뜨게 달아올랐다. 곤은 박힐 때마다 흔들리는 머리카락을 한 프레임 안에 담았다.

“하아….”

상대 배우는 유진을 돌려 눕히고 정상위로 피스톤질을 이어갔다. 남자의 굵은 팔뚝에 걸린 유진의 다리가 추삽질에 맞춰 흔들거렸다. 내벽은 좁고 바텀의 감도는 좋았다. 상대 배우는 기분 좋게 살을 맞대다가 유진에게 다시 키스했다. 유진도 선뜻 입맞춤에 응했다. 두툼한 입술이 유진의 입을 벌리고 혀로 그 점막을 핥았다. 유진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곤을 생각했다.

“응….”

유진은 눈앞에 저를 탐하는 남자를 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상대의 목에 팔을 두르고 적극적으로 혀를 얽었다. 남자는 유진의 저돌적인 반응에 놀라 움찔했다. 유진의 혀가 애틋하게 남자의 입술을 쪼았다. 유진이 직접 서비스해오니 남자 쪽도 촬영이란 걸 잊고 유진에게 격정적으로 키스했다.

“으읍, 쪼옥….”

춥춥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입술 사이로 오고갔다. 입술이 떨어지자 실 같은 타액이 길게 늘어졌다. 상대 배우는 더운 눈빛으로 유진을 쳐다봤다. 유진은 그때까지 눈을 감고 있었다.

“준 군…!”

남자가 삽입돼 있는 자지를 세게 밀어붙였다. 그때서야 유진이 눈을 떴다.

“하윽!”

사정할 타이밍에 맞춰 상대 배우가 빠르게 자지를 박아 넣었다. 유진은 내벽이 거칠게 마찰될 때마다 벅찬 신음을 뱉었다. 고환에 차 있는 정액을 짜내기 위해 남자가 유진의 엉덩이를 꽉 쥐었다. 엉덩이가 벌어지고 유진의 허리도 한 뼘 둥글게 휘었다.

“흐아앗…!”

“헙! 큭!”

유진의 안에서 남자가 사정했다. 유진도 바짝 서 있던 성기로 배 위에다 묽은 정액을 내보냈다. 그걸 보고 있던 곤의 표정이 묘해졌다. 유진은 자신의 성기에 손을 대지 않았다.

남자가 유진의 안에서 자지를 빼냈다. 구멍을 벌리고 있던 압박감이 사라지면서 유진의 다리가 잘게 떨렸다. 끄트머리가 부푼 콘돔을 벗기고 상대배우가 콘돔에 담긴 정액을 손바닥 위로 쏟아냈다.

“…….”

이어 할 일을 알아차린 유진이 꾸물꾸물 몸을 일으켰다. 상대배우는 홀쭉해진 콘돔을 카메라 앞에 대고 정액 묻은 손을 유진에게 가져갔다. 유진은 혀를 내밀어 남자의 손바닥 안에 고인 정액을 핥기 시작했다.

“맛있어?”

남자가 무어라고 유진에게 묻는다. 유진의 혀끝에 짠 맛과 익숙한 정액의 맛이 닿았다. 할짝할짝. 그의 발간 혀가 남자의 정액으로 더럽혀진다. 유진은 정액 묻은 혀를 카메라에 내보이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 정액을 삼킨 목이 꿀꺽 움직였다. 첫 영상은 그걸로 끝이었다.

*

“편집 바로 할 거야?”

“아뇨. 촬영 다 마치고 종합해야죠.”

제프가 촬영을 마친 곤과 바 안에서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유진의 데뷔 작품은 곤이 총괄하기로 되어 있었다. 제프는 그에게 이것저것 궁금한 걸 물어봤다.

“그래서 어땠어?”

“뭐가 말입니까.”

“준 말이야, 준. 촬영해 보니까 어때?”

“…짬밥은 있어요.”

“그거 닳고 닳았다는 뜻이잖아? 크크.”

제프가 술을 한잔 들이켰다. 곤은 무심히 앞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프는 취기가 오른 얼굴로 곤에게 주정을 부렸다.

“통역이 아니라 감독으로 들어가는 건 괜찮지? 앞으로 준을 찍게 될 일이 많을 테니까 친하게 지내두라구. 준도 널 좋아하는 거 같으니까.”

곤이 한쪽 눈썹을 올리고 제프를 쳐다봤다. 제프는 모른 척 술잔을 손에 들었다. 그는 돌려 말하며 은근히 떠들고 싶은 티를 냈다.

“인기가 많아서 곤란하겠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곤의 대답에 제프가 ‘푸하하’ 웃음을 터뜨리며 그의 등을 쳤다.

“지금 그거 자랑하려고 하는 소리냐?”

“배 맞아가며 하는 일인데 화학작용에 끌리는 건 쉽단 얘기죠.”

“쯧. 귀염성 없는 녀석.”

“…….”

그가 흥이 떨어졌다는 듯 혀를 찼다. 술잔이 다시 채워진다. 곤도 이번엔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

*

전속배우가 된 뒤 유진은 회사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다 보니 오며 가며 다른 배우들도 보았다. 초면인 사람들이 더 많았지만 눈에 익은 배우도 있었다. 그중에 켄이 있었다. 켄은 그 뒤로도 간혹 유진에게 집적거렸다. 유진은 켄이 성가셨으므로 그의 추파를 모두 무시했다. 그러면 켄은 왜인지 분하다는 표정으로 유진을 쳐다봤다.

미국과 달리 이곳 사람들은 타인에게 말을 잘 걸지 않는다. 유진은 자신을 흘긋거리며 쳐다보는 시선들을 느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그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본다는 걸 알았다. 처음엔 신입이라 그런 건가 했다. 하지만 눈빛에 담긴 은근한 시선들을 읽고 유진은 기분이 이상해졌다. 저렇게 기분 나쁘게 작업을 거는 것도 문화 차이인 걸까. 역시 타지 생활은 어렵다고 생각하며 유진은 미팅룸으로 향했다.

레이는 배우들의 촬영 일정을 담당한다. 유진도 다음 촬영에 대해 듣기 위해 미팅룸에서 레이를 만났다. 레이는 오랜만에 보는 유진을 향해 인사했다.

“준, 잘 지냈어요?”

“잘 지냈습니다. 레이 씨는요?”

유진은 이제 서툰 외국어로 인사 정도는 나눌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그래도 회화를 하려면 한참이었다. 때문에 그럭저럭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선에서 일 얘기를 전달받았다.

레이는 유진의 다음 촬영에 대해 알려주었다. 이번엔 스토리가 있는 촬영이다. 수영장에서 물장난을 치던 풀보이 준이 뜨거운 햇볕 아래 잠들어 있다가 무뢰배들에게 능욕을 당한다. 물론 대사는 일절 없다. 수영장을 빌려 거기서 촬영이 진행될 거란 말에 유진의 눈이 흔들렸다.

레이는 노련하게 유진의 걱정을 일축했다.

“우리가 자주 쓰는 외곽 수영장이에요. 평일에는 사람이 아무도 없거든요. 너무 걱정 말아요.”

해서, 지금 유진은 촬영 스태프들과 함께 차를 타고 수영장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촬영 장비를 실은 차가 인적 드문 도로를 달렸다. 유진은 창밖으로 한산한 도로를 구경하다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옆자리엔 곤이 눈을 감고 잠들어 있었다. 이번에도 그가 촬영감독이었다. 곤은 피곤해 보였다. 처음 집합 장소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부터 그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았다.

“이번에는.”

자는 줄 알았던 곤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유진은 깜짝 놀라서 움찔했다. 몰래 쳐다보고 있던 걸 들킨 줄 알고 두근두근했지만 곤이 꺼낸 건 촬영에 대한 이야기였다.

“지난번처럼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유진은 무슨 소린가 싶어 눈을 깜빡였다.

“레이프 컨셉이니까 배우 쪽에서 안달이 나면 매치가 안 되거든요.”

유진은 곤의 말을 뒤늦게 이해했다. 그러니까, 욕심 채우면서 즐기지 말라는 건가…?

잠시간 정적이 이어졌다. 외국인 운전수는 한국말로 떠드는 얘기를 알아듣지 못했다. 유진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곤이 무얼 가지고 하는 얘긴지 알아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촬영 때 자신이 그렇게 보였나 싶어 유진은 기분이 언짢아졌다. 어쨌든 그땐 일반 촬영이었고 유진도 포르노 찍은 경험이 엔간했다. 곤에게 주제넘게 지적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저절로 무뚝뚝하게 말이 나갔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

곤이 눈을 뜨고 옆에 있는 유진을 쳐다봤다. 그러나 유진의 시선은 이미 창밖으로 향한 뒤였다.

유진은 반투명한 나시 티와 반바지를 입고 수영장 앞에 섰다. 외진 곳에 위치했다는 수영장은 정말로 인기척 하나 없었다. 덕분에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촬영 스태프들은 장비와 카메라를 수영장 옆 잔디밭에 설치했다. 아무도 없는 빈 수영장 앞에 서 있는 유진의 모습을 카메라가 찍고 있었다. 그 뒤에는 오늘 등장할 배우들이 대기 중이었다.

켄 역시 유진을 능욕할 역을 맡은 배우 중 하나였다. 그는 신인의 데뷔작에 참여할 만큼 비중 있는 배우는 아니었지만 유진의 가슴 페티쉬 영상에 출연했던 걸 구색 삼아 오늘 촬영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 영상은 이제 완전히 히트작이 되어 버렸다. 켄은 다시 만난 유진을 또 어떻게 주무를지 잔뜩 구상 중이었다.

유진은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에 반바지를 벗었다. 반바지가 내려가고 팬티나 다름없는 작은 수영복이 드러났다. 엉덩이가 거의 드러난 뒤태를 여러 대의 카메라가 찍어댔다. 유진은 수영장 물을 첨벙첨벙 몸에 끼얹었다. 물이 튀자 흠뻑 젖은 나시 티가 유진의 몸에 달라붙었다. 은근하게 비치는 살갗이 유진의 가슴과 유두, 배꼽과 그 밑에 자리한 복근을 그림같이 드러냈다.

유진은 허리를 뒤로 뻗고 다리를 수영장으로 내밀었다. 그는 맡은 역할을 충실히 연기하는 중이었다. 스무 살 때나 했던 컨셉을 지금 다시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흐음.”

풀보이는 첨벙첨벙 물장구를 치다가 풀 근처 잔디밭으로 걸어갔다. 예정돼 있던 나무 아래로 들어간 유진이 그늘에 누웠다. 그는 그대로 눈을 감는다. 물에 젖은 유진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잠들어 있다.

자고 있는 풀보이를 향해 신원 미상의 남자들이 다가간다. 무뢰배들은 잠든 유진을 보며 자기들끼리 중얼거렸다.

“예쁜걸.”

“저런 게 수영장에 있다간 꼴려서 자지가 터져버린다구.”

“일부러 남자를 유혹하려고 저러고 있는 거 아니겠어?”

“좆 밝히는 음란변태라고 내가 말했잖아.”

마지막 말은 켄이 한 거였다. 켄은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며 유진의 머리맡에 앉았다. 그는 유진의 얼굴을 제 다리 사이에 놓고는 얇은 나시 티를 걷어 올렸다. 자고 있는 풀보이의 가슴이 노출되었다. 남자들은 눈을 반짝이며 유진의 가슴을 구경했다.

“우왓, 커다랗잖아. 대단해.”

“부드럽고 말랑말랑해.”

유진을 덮친 남자는 켄까지 합해 총 네 명이었다. 누군가의 손가락 하나가 유진의 가슴을 쿡 찔렀다. 부드러운 가슴이 푹 들어가면서 탄력 있게 나왔다. 곧 다른 남자들도 유진의 가슴을 만져보았다. 가슴 둔덕을 손에 쥐거나 유륜 주위를 손가락으로 꾹 눌러보는 등 그들은 마음대로 탐스러운 젖가슴을 만졌다. 한 손가락이 유두를 긁어내릴 때 유진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유진은 눈을 감고 있었기 때문에 상황을 볼 수가 없었다.

‘촬영 중인 건가?’

이번 촬영에서 유진은 거의 마지막까지 눈을 감고 있어야 했다. 눈을 뜨면 NG였다. 민감한 가슴 위를 벌레 같은 손길들이 지나다녔다. 눈을 감고 있으니 감각도 더 예민해졌다. 하지만 상황을 제대로 살필 수 없어 유진은 완전히 남자들에게 몸을 내맡긴 상태였다.

“이거 정말 남자 가슴?”

“흣.”

부푼 젖꼭지를 누군가 잡아 올린 순간 유진이 참지 못하고 한숨 같은 신음을 흘렀다. 유진은 ‘아차’ 하고 입술을 달싹였다. NG인가 고민하고 있을 때 켄이 한 손으로 유진의 젖통을 꽉 쥐었다. 아픔이 내달렸지만 유진은 참았다. 신음을 참느라 조근조근 숨만 내뱉는 입술이 점점 붉어지고 있었다. 켄은 유진의 가슴을 실컷 주무르면서 수치스러운 말을 던졌다.

“자면서도 느끼는 건가, 이 초음란변태는.”

“좋아하는 남자 자지 줄 테니 기다려.”

켄이 유진의 얼굴을 제 고간 사이로 눌렀다. 유진은 뺨에 와 닿는 볼록한 무언가가 성기라는 걸 깨달았다. 유진은 켄의 사타구니에 얼굴을 갖다 대고 있었다. 바지 너머로 뜨거운 열기와 자지가 내뿜는 진한 냄새가 느껴졌다. 유진의 호흡이 조금 가팔라졌다. 남자들은 유진의 다리를 양옆으로 벌렸다. 수영복 같지도 않은 작은 팬티에 감싸인 유진의 비부가 활짝 개방되었다. 가슴, 그리고 복근과 그 밑으로 수영복에 가려진 치골. 켄이 손을 넣고 수영복을 슬쩍 들자, 유진의 깨끗한 사타구니가 드러났다.

“에, 민둥산?”

남자들이 유진의 자지를 보며 웃기 시작했다. 자지 뿌리를 감싸고 있어야 할 음모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이다. 유진의 사타구니는 깔끔하게 제모돼 있었다. 민둥민둥한 하얀 살갗을 주무르며 남자들이 말했다.

“백자지인가-.”

“그러면 어디, 이쪽도.”

남자들은 벌렸던 유진의 허벅지를 밀어 그의 비부로 얼굴을 가져갔다. 남자들의 숨결이 은밀한 곳으로 향했다. 유진은 뜨거운 숨이 허벅지 안쪽에 닿을 때마다 엉덩이를 움찔했다. 남자들은 유진의 회음부를 가리고 있던 수영복을 걷어냈다. 그러자 뻐끔거리며 개폐하고 있는 작은 항문이 나타났다. 아래쪽 역시 위쪽처럼 무모였다.

“깨끗해….”

“한 번도 뚫려본 적 없는 새 구멍 같은걸.”

은밀한 구멍은 불그스름한 색깔을 띠고 있었다. 손을 많이 탔을 게 분명한데도 애널은 늘어난 흔적이 없었다. 오물거리는 주름은 은밀한 안쪽을 보여주지 않고 입구를 다물었다. 마치 개통돼 본 적 없는 아다 애널 같았다. 수영장 물인지 아니면 흥분해서 흘린 애액인지, 알 수 없는 물기가 유진의 회음부를 촉촉하게 적시고 있었다.

“네 말이 맞아, 켄. 이건 자지를 받기 위해 타고난 구멍이야.”

“내 전용 좆집으로 만들어서 하루 종일 푹푹 쑤시면 좋을 텐데.”

유진의 애널은 감상하던 남자들이 하나씩 말을 던졌다. 배우들의 대화는 촬영을 위한 것이라기엔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하지만 그걸 알 도리가 없는 유진은 눈만 감은 채 뒷구멍을 희롱하는 손길들을 견뎌야 했다.

“만지니까 벌렁벌렁거려.”

“원하는 대로 자지를 넣어 주자구.”

손가락이 닿을 때마다 풀보이의 항문이 뻐끔거렸다. 봉오리처럼 톡 튀어나온 애널이 순결한 듯이 움츠러들었지만 사실 이것이 닳고 닳은 걸레 구멍이란 걸 남자들은 알고 있었다. 음산하게 킬킬대며 남자들이 바지를 벗기 시작했다.

유진과 다르게 남자들의 자지는 무성한 터럭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한 명이 하의를 완전히 벗자 아랫도리에서 부숭부숭한 자지털에 감싸인 까만 좆이 튀어나왔다. 그는 그걸 유진의 입으로 가져갔다. 유진은 갑자기 입 근처로 뜨거운 것이 다가오자 흠칫 놀랐다.

“자아, 입 구멍은 어떤지 한번 볼까.”

남자가 유진의 턱을 잡아 쥐었다. 유진이 살짝 입을 벌렸다. 그 안으로 남자가 발기한 자지를 욱여넣었다.

“흡!”

“허억, 좁아.”

유진은 순식간에 목 끝까지 처박혀오는 자지에 얼굴을 찌푸렸다. 거무튀튀한 좆기둥이 유진의 붉은 입술 사이로 왔다 갔다 했다. 유진은 목을 움찔거리며 자지를 입안으로 받았다. 꿈틀거리는 입안은 들어온 좆기둥을 알맞게 조였다. 유진의 윗구멍을 차지한 남자가 천천히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읍, 웁, 흐으.”

“아랫구멍이 허전해서 어쩔 줄 모르는군.”

밑에서는 다른 남자가 벌름대는 애널로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본격적으로 자지를 쑤시기 위해 풀어주는 과정이었다.

“흐으읍!”

“곧 아저씨들이 구멍을 예쁘게 뚫어줄 테니까 기대하라고.”

따먹힐 위기에 처한 풀보이는 둔하게 잠들어 있을 뿐이다. 그렇지만 몸은 예민한 모양인지 손가락을 찔러줄 때마다 내벽이 부들거리며 꽉 조여 왔다. 축축한 점막을 손가락으로 훑으며 남자는 중지손가락을 세워 유진의 장벽을 긁었다. 예민한 속살이 후벼지는 감각에 유진은 다리를 부르르 떨었다.

유진의 코끝에서 야한 비음이 흘러나왔으나 목이 자지에 막혀 있어 원하는 대로 신음을 내뱉지 못했다. 자고 있는 풀보이의 양 뺨이 달아올랐다. 위도 아래도 남자들에 의해 구멍이 쑤셔졌다.

“흡, 읏!”

“이쯤 하면 됐겠지.”

목구멍으로 자지를 쑤셔 박히고 있는 중에 유진의 아래가 완전히 진득하게 풀렸다. 윗구멍을 차지한 남자는 자지를 길게 처넣으며 유진의 목구멍을 귀두로 툭툭 건드렸다. 유진의 코가 남자의 음모에 파묻혔다. 숨겨진 입천장과 식도를 향해 남자가 움칠움칠 귀두를 밀어 넣자 유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숨이 막히고 한계에 다다랐다. 어떻게든 숨을 쉬기 위해 유진은 목울대를 꿀럭이며 파고든 성기를 조였다. 좁은 목구멍이 귀두를 조이는 감각을 느끼며 남자가 시원하게 유진의 목구멍으로 정액을 갈겼다. 진한 정액이 식도를 타고 들어오는 동시에 아래에서 다른 남자의 자지가 처박혔다.

“하악!”

구강을 차지했던 성기가 빠져나가면서 유진이 눈을 떴다. 기침을 터뜨리는 입술 사이로 입안 가득 받아 마셨던 정액이 질질 흘러나오고 있었다. 뒤에 앉아있던 켄이 눈을 뜬 유진의 얼굴을 다시 우악스럽게 가렸다.

“가만히 있으라고. 얌전히만 있으면 다치진 않을 테니까!”

철퍽, 철퍽. 유진의 아래에서 다른 남자가 피스톤질을 하기 시작했다. 성난 귀두가 발개진 구멍을 밀어젖히며 내벽을 짓눌렀다. 그들은 풀보이를 능욕하는 강간마들이었다. 순진한 청년을 타락시키기 위해 그들은 거칠게 굴었다.

“처음 따먹히는 기분이 어때? 응? 더 이상 순결한 몸이 아니라구. 큭큭.”

남자가 유진의 볼기짝을 철썩 내리쳤다. 유진은 켄의 팔에 얼굴이 졸려 윽윽거렸다. 유진도 컨셉에 따라 반항하는 척을 해야 했다. 그런데 켄의 팔이 워낙 강하게 얼굴을 감싸고 있어 연기가 아니라 정말로 유진은 허우적댈 수밖에 없었다. 켄은 가학적으로 유진을 포박하고 있었다. 앞은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촬영이었지만 유진은 살짝 겁이 나기 시작했다.

“으윽, 읍, 으으응!”

힘이 들어간 애널이 들어온 자지를 더 바짝 조였다. 축축한 내벽이 기둥에 달라붙자 남자는 기합을 지르며 빠르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장골이 엉덩이에 팡팡 부딪칠 때마다 까슬까슬한 음모가 유진의 하얀 엉덩이를 찔렀다. 끼얹었던 물은 이미 햇볕에 마른 상태였다. 그러나 접합부에서 치닫는 쿨쩍거리는 소리는 점점 더 커져갔다.

“헉, 헉.”

“흡, 흐읏, 흐아아아!”

욕망 가득한 불알이 씨물을 싸내기 위해 여린 살갗을 척척 때렸다. 곧 남자가 유진의 안에서 사정했다. 바짝 세운 자지가 콘돔 끄트머리에 정액을 푹푹 싸냈다. 한참을 박아대던 자지가 배 속에서 가만히 사정의 순간을 즐기자 유진의 몸이 열기로 뜨끈해졌다. 남자는 정액을 배 속에 싸갈기고 싶은 걸 하지 못해 아쉬운 한숨을 내뱉었다. 그 욕망은 다음 남자가 풀기로 했다.

“비켜 봐.”

교대할 때가 되어 막 사정한 남자가 유진의 다리 사이에서 일어났다. 질척해진 애널이 자지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달라붙었다. 정액으로 축 늘어난 콘돔은 유진의 안에서 빠져나왔다. 이번 촬영은 콘돔이 준비되어 있었고 노콘 삽입은 얘기된 바가 없었다. 그러나 다음 남자는 콘돔을 씌우지 않은 발기한 자지를 손에 쥐고 있었다.

유진의 몸을 차지한 남자들이 서로 은밀한 시선을 교환했다. 핏줄이 불그죽죽하게 서 있는 자지를 보며 켄은 유진의 얼굴을 더욱 강하게 감쌌다. 유진은 아직까지 주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의 애널로 팽팽해진 귀두가 닿았다. 이미 요도 구멍으로 끈적한 쿠퍼액을 질질 흘리고 있는 것이 유진의 부은 주름을 비볐다. 유진이 이상함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앞은 보이지 않았다. 남자는 콘돔 미착용인 생생한 육봉을 그대로 유진의 안에 잠입시켰다.

“허윽!?”

이상한 감각에 유진이 몸을 퍼득 떨었다. 그 순간 켄이 유진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팔을 풀었다. 유진은 드디어 환해진 시야에 바보처럼 눈을 깜빡였다. 주위를 둘러싼 남자들과 바로 옆에서 카메라로 자신의 치태를 찍고 있는 스태프들이 보였다. 벌려진 다리 사이에서 남자가 구멍 속에 자지를 처박고 있었다.

뜨겁게 마찰되는 다리 사이로 유진이 눈을 내렸다. 핏줄을 불뚝 세운 자지가 어떠한 방어막도 없이 애널 안에 들어와 있었다. 느껴지는 거나, 눈으로 보는 거나 분명한 생자지였다. 이번 촬영이 노콘 섹스라는 건 들어본 적이 없었다. 준비되지도 않게 타인의 맨들한 페니스를 받게 된 유진이 깜짝 놀라 허우적댔다. 저항하려는 유진의 겨드랑이 아래로 켄이 팔을 끼워 넣었다. 그가 유진을 포박하며 음침하게 속삭였다.

“저항하면 안 되잖아? 준 군은 착한 아이니까, 계속 얌전히 있어야겠지?”

멋대로 날것의 성기를 삽입하는 배우를 말리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현장의 카메라들은 유진이 강간당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찍고 있었다. 방금까지 목 아래가 벌게져 허우적대던 유진은 정말 강간당하는 것처럼 보였다. 이건 촬영이고 컨셉에 충실하기 위한 요소는 언제든지 개입될 수 있었다. 유진은 그대로 포박된 상태로 밑에서 쳐올려지는 자지를 받아냈다.

상황을 깨달은 풀보이가 안타깝게 고개를 젖히고 얼굴을 찡그린다. 이제 막 순결을 따인 주제에 몰캉거리는 내벽이 수컷의 성기를 익숙하게 받아먹었다. 남자가 유진을 음탕하다고 욕하며 구멍을 들쑤셨다.

“헉, 헉. 안에다 듬뿍 싸줄 테니까…!”

“읏, 흣, 하아악!”

구멍이 쫄깃하게 자지를 감쌀 때마다 남자는 더 거세게 허리를 쳐올렸다. 적당히 풀어진 속살이 뜨거운 기둥을 감쌌다. 오랜만의 생자지라 직장에 닿는 감촉이 생경했다. 뜨겁게 꿈틀거리는 살기둥이 울룩불룩하게 내벽을 짓누르자 유진은 교성을 터뜨렸다. 유진의 몸도 똑같이 꿈틀거렸다. 야한 가슴과 허리가 선을 그리며 상대방의 사타구니에 엉덩이를 내렸다. 남자가 제 물건을 끝까지 유진의 배 속에 꽂아 넣었다.

“안….”

남자는 자지를 구멍에서 빼지도 않고 사정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유진은 눈을 크게 떴다. 멍청하게 입을 연 남자가 고간을 추하게 털어대며 뿌리 끝에서부터 생성된 씨물을 끌어올렸다. 유진은 저도 모르게 저항의 말을 뱉었다. 하지만 곧 직장 안으로 정액이 왈칵왈칵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말은 단어가 되지 못하고 도로 유진의 입안으로 삼켜졌다.

“허윽!”

남자는 진한 정액을 유진의 배 속으로 부어넣었다. 유진은 장내사정 당하며 정신적으로 전율했다. 찌릿한 쾌감이 단전에서 퍼지며 발기한 성기를 사정하게 만들었다. 삽입된 성기가 빠져나가고 남자들은 정액으로 더럽혀진 유진의 두 다리를 활짝 들어 올렸다.

음란하게 펼쳐진 국부에서 내벽을 범했던 씨물이 왈칵 터져 나왔다. 질척한 점액이 회음을 기어 흐르는 감각에 유진이 몸을 떨었다. 여러 대의 카메라들은 발간 주름이 정액을 빼꼼 내뱉는 광경을 클로즈업해서 촬영했다.

“힘을 줘.”

간단한 말을 알아들은 유진이 뒤로 힘을 줬다. 애널 구멍이 끔뻑거리며 농후한 정액을 쏟아냈다. 잔디밭 위로 유진의 구멍에서 나온 액체가 떨어졌다. 위아래로 정액을 받아먹은 유진을 만족스럽게 정복하고, 남자들이 짙은 미소를 지었다.

촬영이 끝난 뒤 남자들은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유진에게 수고했단 인사를 건넸다. 유진은 조금 어지러웠다. 메인 카메라는 철수하고 한 대의 카메라만이 비하인드 씬을 촬영하기 위해 여전히 그들을 찍고 있었다. 뒤처리를 해주겠단 명목으로 남자들은 힘이 빠진 유진의 몸을 또다시 끈덕지게 주물렀다.

유진은 고개를 돌리다 곤을 발견했다. 곤은 촬영 현장이 가장 잘 보이는 위치에서 다른 스태프에게 지시를 하고 있었다. 그 역시 유진이 낱낱이 능욕당하는 걸 지켜보던 동조자였다.

샤워실로 간 유진은 몸속에 남은 정액을 빼내기 위해 쭈그려 앉았다. 남자들은 뒤처리를 해주겠다고 해놓고 그의 구멍을 쑤셔 벌리기만 했다. 싸는 건 다른 사람이고 빼는 건 제 몫이니 바텀 역을 맡는 포르노 배우는 고되었다.

옷을 전부 탈의한 뒤 유진은 벽에 손을 짚었다. 다른 손으론 팔을 내려 구멍을 쑤셨다. 부어오른 구멍 안으로 손가락을 집어넣자 점액질이 들러붙은 내벽이 쿨쩍거렸다. 유진은 손가락을 굽혀 속 안을 긁어내렸다. 손가락을 따라 불쾌한 점액질이 흘러나왔다. 잔뜩 민감해진 장벽을 긁으려니 엉덩이가 절로 움츠러들었다. 오늘따라 뒤를 깨끗하게 하는 작업이 잘되지 않았다.

똑똑. 유진이 들어가 있는 샤워실 문을 누군가 노크했다. 유진은 퍼뜩 놀라 더듬거리며 대답했다. 문밖에서 들린 건 곤의 목소리였다.

“유진 씨. 아직 멀었습니까?”

유진은 눈을 깜빡였다. 왜 저 사람이 여기 있는 건가. 빨리 나가고 싶었지만 유진도 곤란한 상태였다. 유진은 약간 날이 선 채로 대답했다.

“아직…,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안 되나요?”

“너무 늦는데.”

곤은 문밖에서 혼자 중얼거리더니 갑자기 샤워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유진은 화들짝 놀라 엉덩방아를 찧었다. 무려 아까까지 우스운 자세로 구멍에 손가락을 넣고 있었다. 원초적인 모습을 들킨 유진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뭐, 뭡니까?”

“엎드려 봐요.”

성큼 다가온 곤이 말했다. 유진은 기겁하고 엉덩이를 움직여 뒤로 물러났다. 뒤처리를 돕겠다는 곤의 호의 아닌 호의에 유진이 항의했다.

“돼, 됐습니다.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시간 없어서 그런 거니까, 빨리.”

곤이 한숨을 쉬었다. 정말 시간이 없어 보였다. 유진은 고집 부릴 때가 아니란 걸 느끼고 어쩔 수 없이 등을 돌렸다. 남자가 뒤에서 무릎을 꿇는 기척이 느껴졌다. 그는 유진의 허리를 감싸고 엉덩이를 세우게 했다.

“윽!”

“남자 알몸 보고 흥분하는 취향 없으니까 안 부끄러워하셔도 됩니다.”

그렇게 말한 곤이 곧장 유진의 구멍에 손을 댔다. 유진은 그가 유명한 스트레잇이라던 조쉬의 말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 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젠장, 그게 더 부끄럽거든.’

곤이 유진의 애널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 거기가 남자 뒷구멍이라는 것도 개의치 않고 곤은 단번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

“아, 으으….”

바닥에 대고 있던 유진의 팔꿈치가 조금 비틀거렸다. 뒤에서 곤이 조심하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유진은 침착하지 못했던 걸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웠다. 곤은 손가락으로 꼼꼼하게 유진의 내벽을 벌렸다. 다 벗은 유진과 달리 멀쩡하게 입은 상태인 곤은 바닥 타일 때문에 옷이 젖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아주 천천히 유진의 구멍을 넓혀 정액을 내보냈다.

“빠, 빨리.”

“그러다 다칩니다.”

곤은 최대한 손가락의 넓은 면적을 이용해 유진의 구멍을 훑었다. 시간 없다고 한 게 누군데 오히려 그 쪽이 더 끈질기게 남의 속살을 파헤친다.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남자의 손가락이 안으로 잠겨들면 잠겨들수록 유진의 몸이 달아올랐다. 유진이 번쩍 눈을 떴다. 다리 사이의 성기가 열을 받고 일어나려고 하고 있었다. 유진은 난처함을 느꼈다. 촬영 때라면 아무 상관이 없지만 섹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스트레잇이라는 남자 앞에서 발기를 하는 건 곤란했다. 유진은 입술을 질끈 물었다.

“으, 읏.”

입술 사이로 단 숨이 새어나왔다. 유진의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곤이 벌린 구멍 안을 살피며 점액들을 긁어내고 있었다. 배려한답시고 살살거리는 손가락에 유진의 머릿속이 아수라장이 되었다. 뒷구멍이 근질거렸다. 회음부에서부터 지근지근한 쾌감이 몰려들었다. 자칫 발정 난 뒷구멍으로 남자의 손가락을 조여 버릴 것만 같아 유진은 정신을 붙잡았다. 붉어진 눈가를 가물거리며 흥분을 견디고 있을 때였다.

쿡. 굳은살 박인 손가락 끝이 유진의 내벽 어딘가를 눌렀다. 유진의 온몸으로 전기 같은 쾌감이 내달렸다. 유진은 기어이 참았던 교성을 터뜨렸다.

“흐아앗!”

쾌감에 겨운 목소리가 샤워실을 크게 울렸다. 유진은 신음을 내뱉고 그대로 몸을 정지시켰다. 마지막 남은 정액이 유진의 엉덩이에서 주륵 떨어졌다. 애널을 벌리고 들어간 곤의 손가락을 욕심난 구멍이 꼬옥 물고 있었다. 곤이 손가락을 뺐다. 달라붙어 있던 주름이 벌어지면서 뽁 하는 소리와 함께 입구가 열렸다.

“…….”

“…….”

유진은 엉덩이를 움칠거리다가 바닥으로 주저앉았다. 뒤에서 보는 유진의 귀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곤은 등 뒤에서 유진을 내려다보다가 그의 다리 사이로 시선을 내렸다. 애널을 들쑤셔지다 싸버린 정액이 바닥에 고여 있었다. 유진은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의 귀에서 붉은 기가 내려와 점차 목과 등까지 발긋해졌다. 차마 등을 돌리지 못하고 무릎만 끌어안고 있는 유진의 상태가 어떤지 알 만해 곤은 무심히 말했다.

“처리하고 나오세요.”

곤이 떠난 샤워실에서 유진은 혼자 부들거리며 수치로 몸을 떨었다.

‘진짜 쪽팔린다….’

남의 손에 흥분하다가 사정까지 해놓고도 유진의 앞은 가라앉지 않았다. 유진은 제가 너무 잘 느끼는 게 아닌지 그로서는 매우 드문 고민을 잠깐 했다. 허벅지를 벌린 유진이 발기한 성기를 내려다봤다. 징징 울리는 기둥을 달래줄 방법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유진은 괜히 주위를 한번 둘러보다가 샤워실 바닥에 엎드렸다. 야동에서나 나올 것 같은 포즈를 취한 그가-야동 배우이긴 했지만-손을 뒤로 가져가 삽입했다. 그는 아주 익숙하게 허리를 바짝 세우고 두 손가락으로 기분 좋은 곳을 쑤셨다. 체액이 음란하게 마찰하는 소리가 퍼졌다. 밀폐된 공간을 크게 울릴까 봐 유진은 숨소리만 내쉬면서 엉덩이를 조였다. 나머지 팔은 바닥에 대고 몸을 지탱했다. 뒷구멍 자위만으로 유진의 성기는 능숙하게 정수를 토해냈다. 유진은 비틀비틀 일어나 차가운 물을 틀었다. 정신이 확 드는 냉수를 몸에 끼얹으며 유진은 진한 탈력감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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