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반했던 이유
집으로 가는 길. 선혜는 약국에 들러 체온계부터 샀다. 사자마자 차로 돌아와 수호의 체온을 쟀다. 정상 범위인 체온을 보고 안도하던 선혜는 자신의 것도 재 보았다.
37.4.
‘미열이 있네.’
선혜는 이마를 손으로 가만히 짚어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몸도 전체적으로 좀 뻐근하고 평상시보다 유독 피곤한 것 같기도 하다.
‘집에 몸살약이 있던가.’
전조증상이 있을 때 미리 먹어 두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며 차창 너머로 보이는 약국을 쳐다보는 때였다.
조수석에 앉아 고민하는 얼굴로 핸드폰을 바라보는 수호가 눈에 들어왔다. 핸드폰 화면 위에는 태준의 연락처가 떠올라 있었다.
수호는 태준의 연락처를 수정 중이었다.
[태준 아저씨]라고 적힌 글자를 하나하나 지워나가던 수호가 머뭇거리더니 천천히 글자를 입력했다.
[아빠].
아빠. 그 단어를 응시하던 수호의 입꼬리가 슬그머니 올라가는 걸 보던 선혜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리자 수호가 화들짝 놀라며 돌아보았다. 무안한 얼굴로 주머니에 핸드폰을 쑤셔 넣는 수호에게 선혜가 말했다.
“아빠 생겨서 좋아, 수호야?”
“몰라.”
부끄러워하기는.
“그렇게 좋으면 아까 아빠라고 좀 불러주지 그랬어.”
“나중에. 아직은 어색하단 말이야.”
뭐가 어색하냐고 말하려던 선혜는 순간 입을 다물었다.
갑작스레 맞닥뜨린 아버지에게 ‘아빠’라고 힘겹게 불렀던 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그래. 그 호칭이 바로 나오긴 어렵겠지.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납득한 선혜의 얼굴이 다소 쓰게 물들었다. 눈이 마주친 수호가 고개를 갸웃해 보이자 애써 웃으며 차를 출발시키는 선혜다.
아. 몸살약 안 샀네.
아차 싶었지만 이미 차는 큰길에 접어든 뒤였다.
아쉬운 눈으로 사이드미러에 비치는 약국을 응시하는 때였다.
“엄마.”
“응?”
“엄마는 아빠…… 언제 처음 만났어?”
아이가 부모님에게 한 번쯤은 할 법한 질문이었다. 선혜는 과거를 회상하며 대답했다.
“공항에서.”
“공항? 공항이 뭔데?”
“다른 나라로 가려면 비행기를 타야 하잖아. 비행기 타는 곳을 공항이라고 해.”
“그럼 여행 가다가 만난 거네?”
“그랬지.”
추억을 회상하는 선혜의 눈이 깊어졌다.
“여행 가서도 계속 마주치고 그랬어.”
“어디로 갔었는데?”
“프랑스 니스.”
“니스?”
프랑스라는 도시는 방에 걸려 있는 세계 지도에서 언뜻 본 적 있었으나 니스라는 이름은 처음이었다.
“도시 이름이야. 아름다운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곳.”
태준과의 추억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는 선혜의 얼굴에 미소가 은은하게 떠올랐다.
선혜의 얼굴을 가만히 지켜보던 수호가 문득 물었다.
“아빠 어디가 좋았어?”
빨간 불에 차를 세우던 선혜는 당황한 얼굴로 수호를 힐끔 돌아보았다. 다시 앞을 보며 운전을 하는데 수호의 질문이 계속해서 날아왔다.
“잘생겨서?”
선혜가 답이 없자 한 번 더.
“키 커서?”
또 답이 없자 다시 묻는다.
“착해서?”
선혜는 여전히 답이 없었다. 처음에는 답을 회피하는 듯싶었으나 수호의 질문이 이어질수록 생각에 잠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디가 좋았냐고.
그러고 보니 그 남자한테 왜 그렇게 끌렸었더라.
분명 처음에는 꺼림칙해 하고, 경계했었는데. 어느 순간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이 활짝 열려버렸었다.
왜였지.
추억을 뒤적이다 문득, 책갈피 같은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반고흐의 카페테리아.
눈앞을 물들이던 노란 불빛.
눈앞에 두고도 그림을 보는 것처럼 현실감이 없던 그 순간, 그 노란 빛을 등지고 나타났던 태준.
비를 맞아 차게 식어가는 어깨 위로 덮어진 점퍼. 전해지는 따듯한 온기. 불빛보다 더 따듯하게 빛났던 미소.
빛과 태준이 어우러지던 그 순간, 비로소 눈앞이 환하게 물들었었다.
빛이 그녀에게도 스며드는 듯했었다.
“엄마?”
수호가 부르는 소리에 선혜는 퍼뜩 정신을 차렸다.
“아, 응.”
수호는 여전히 궁금한 얼굴이었다.
그런 수호의 눈을 들여다보며 선혜가 찬찬히 입을 열었다.
“너희 아빠가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었거든.”
“반한 거네?”
반했다라. 그 말을 되새기던 선혜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응.”
이제야 알았다.
그날 밤의 일은 단순한 일탈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나는 너에게 그 순간 반했던 거였다.
어두운 삶에 유일하게 빛이 되어 스몄던 너에게.
*
경애는 입을 반쯤 벌린 채 밥을 먹고 있는 태준을 보고 있었다. 태준의 옆에 쌓인 뚝배기가 둘, 밥공기가 둘. 그것도 모자라 태준은 국밥을 한 그릇 더 말아먹고 있었다.
“배, 많이 고팠어?”
경애가 넌지시 묻자 멈칫하며 눈치를 본다. 수저를 슬쩍 내려놓는 그에게 경애가 손사래를 쳤다.
“아냐. 먹어, 아휴. 복스럽게 잘 먹고, 기분 좋네.”
빈말은 아니었다. 대접해 준 밥을 맛있게 먹어주는 데 기분이 나쁠 리가. 다만 이렇게 잘 먹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기에 놀랐을 뿐이다.
“국밥 진짜 맛있어요, 장모님. 제가 지금까지 먹은 것 중의 최고예요.”
하는 말은 또 얼마나 이쁜지. 입바른 소리가 아닌가 싶지만 무구하게 웃는 얼굴을 보니 아닌 것 같다.
“많이 먹어요. 다 먹고 꿀물도 한 잔 마시고 가.”
“네.”
태준이 국밥을 다 비울 때쯤, 경애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수 꿀물을 타 왔다.
시원한 국밥에 달달한 꿀물까지. 이보다 완벽한 해장이 또 어디 있을까.
행복한 얼굴로 꿀물을 들이켜는 때였다.
“근데 우리 선혜랑 결혼은 언제쯤 할 거야?”
“푸흡!”
느닷없이 던져진 경애의 질문에 목구멍으로 넘어가던 꿀물이 도로 튀어나왔다. 사레가 걸려 콜록거리는 태준을 경애는 굳은 얼굴로 쳐다보고 있었다.
“설마, 결혼 생각은 없는 거야?”
눈을 가늘게 뜨고 물어오는 기세는 방금 전과 달리 흉흉하기만 했다. 태준은 기침하느라 말도 못 하고 고개랑 손만 저어댔다. 겨우 기침을 가라앉힌 태준이 입을 열었다.
“그게 아니라요, 갑자기 물어보시니까 너무 놀라서…….”
경애의 눈빛은 여전히 미심쩍었다. 그런 경애를 보며 태준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 겁니다, 결혼.”
“정말이지?”
“당연하죠. 수호도 이제 알았고, 저희 가족들한테도 말씀드릴 거예요.”
흔들림 없는 태준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경애가 물었다.
“신 서방네 부모님은 혹시 뭐 하는 분들이셔?”
“저희 부모님이요?”
“응.”
태준이 대답했다.
“아버지는 사업하시고, 어머니는 전업주부세요.”
“사업? 무슨 사업?”
“출판사 운영하십니다.”
“아아 출판……사?”
그렇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던 경애가 멈칫했다.
레어미디어가 현성출판사의 계열사라고 들었는데.
아들을 다른 출판사에 입사시킬 리는 없고.
설마.
“혹시 그 출판사가 현성 출판사야?”
태준이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네.”
태준은 대답을 마치고 멋쩍게 웃었고 경애는 입을 떡하니 벌렸다.
귀티가 나서 잘 사는 집 아들이겠군 싶었는데. 출판계의 대부라 불리는 기업의 자식이라니.
“혹시…… 외아들이야?”
“아뇨. 위로 형이랑 누나 한 명씩 있습니다.”
“막내아들이란 소리네?”
“네.”
“혹시 늦둥이야?”
“네. 큰 형이랑 띠동갑이에요.”
부잣집의 늦둥이 막내아들이라. 개천에서 난 용에 외아들보다는 나으려나.
태준은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빠진 경애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지금껏 이어지는 질문 세례에 대한 답을 하면서 태준은 경애의 의도를 어느 정도 눈치챘다.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답을 듣고 경애가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할지 걱정이었다. 염려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은데. 어떤 식으로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꿀물만 홀짝이는 때였다.
“에이. 사장님도 참. 밥 먹은 거 다 체하게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묻고 그러시나 모르겠네.”
춘희가 물잔을 들고 와 끼어들었다. 미간을 찌푸리며 노려보는 경애를 아랑곳하지 않고 춘희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네가 여길 왜 앉아?”
“그래도 내가 선혜 언니나 마찬가지인데. 좀 끼어들면 어때서요?”
“언제부터 네가 선혜 언니였다고. 둘이 얘기하게 좀 비키지?”
둘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달려온 춘희였기에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경애가 눈치를 줘도 무용지물.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이 보기 좋아 태준이 웃는 때였다.
“우리 선혜랑 언제 처음 본 거예요?”
춘희가 태준에게 물었다. 태준이 과거를 회상하다 대답했다.
“처음 본 건 도로 위에서였고, 만난 건 공항에서였어요.”
“도로 위?”
“네.”
태준은 그날을 떠올렸다.
상처투성이인 선혜를 도로 위에서 마주친 그날을.
“공항은 또 뭐야? 거기서도 봤어요?”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춘희가 또 물었다.
“네. 여행 가던 길에 공항 서점에서 마주쳤었어요. 그리고 여행지 가서도 마주쳤었고.”
태준의 대답을 듣고 있던 춘희가 옳거니 하며 손뼉을 쳤다.
“거기서 수호를 만들었구나?”
태준이 붉어진 귓가를 쓸어내리다가 대답했다.
“네.”
처음에 춘희를 나무라던 경애는 어느덧 두 사람의 대화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태준이 하는 얘기는 경애도 처음 듣는 이야기들이었다. 미혼모 센터에서 재회했을 때 애 아빠가 누구냐는 경애의 따발총 같은 질문에 선혜는 줄곧 답을 얼버무렸으니까.
여행하다가 만났다고. 그전에는 도로 위랑 공항에서 마주쳤다고.
“예뻐서 반하기라도 했나 봐?”
문득, 경애가 물었다. 춘희가 뭐 그렇게 당연한 걸 묻느냐며 경애의 팔을 쳤다.
“아휴. 사장님도 참.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우리 선혜가 보통 미인인가? TV에 나오는 웬만한 연예인들보다 훨씬 낫지. 애가 있다는 말에도 남자들이 줄을 섰었는데 말 다 했지, 뭘.”
춘희가 선혜의 외모에 대한 찬양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경애의 표정은 별로 좋지 않았다. 자꾸만 호들갑을 떠는 춘희의 발이라도 몰래 밟을까 싶어 슬그머니 발을 움직이는 때였다.
“예뻐서 반했던 거 아니에요.”
경애도, 춘희도 의아한 얼굴로 태준을 쳐다보았다.
웃는 얼굴이긴 했으나 멋쩍고 민망하게 웃던 때와는 다르게 태준은 진지한 표정이었다.
태준의 얼굴을 응시하던 경애가 물었다.
“그럼?”
“그냥…….”
태준이 꿀물이 담긴 잔을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멋쩍은 얼굴로 답하기를.
“안아주고 싶었어요.”
상처투성이인 그녀를, 그저 안아주고 싶었었다. 그 상처를 치료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날 처음 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태준의 대답에 경애는 태준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수줍은 얼굴로 꿀물을 홀짝이며 웃는 태준의 모습에서 오롯한 진심이 느껴졌다.
애 엄마여도 상관없다고 소개해달라고 조르던 남자들과는 다른 눈빛이었다.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하는 눈.
경애는 비로소 안도하는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
이 남자라면 선혜를 맡겨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아니, 확신이 섰다.
*
집으로 돌아온 태준은 두 손 가득 들려 있던 가방을 힘겹게 부엌에 내려놓았다.
가방 안에는 경애가 싸 준 반찬들과 꿀물, 그리고 국밥 두 그릇이 포장되어 있었다. 먹거리를 싸 주는 것도 모자라 길거리로 배웅을 나와 손수 택시까지 잡아 준 경애였다.
태준은 경애의 모습을 떠올리며 가만히 미소 짓다가 가방에 있는 먹거리들을 모두 정리해서 냉장고 안에 넣어 놓았다. 달달한 꿀물을 한 잔 더 마시고 침대에 누운 태준은 깊이 생각에 잠겼다.
경애에게 말했다시피 수호도 알았으니 이제 가족들한테 알려야 할 차례였다.
갑자기 일곱 살짜리 아들이 있다고 하면 다들 분명 경악할 것이다. 처음부터 웃으며 반겨주지는 않을 것 같다.
반대하거나, 마지못해 받아들이거나 둘 중 하나일 텐데.
어떻게 하면 가족들을 설득시키나.
설득도 설득이지만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선혜와 수호가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던 태준이 문득 침대 옆 협탁에 놓인 달력을 집어 들었다.
다음 가족 모임 날을 달력으로 확인하니 4주 남짓한 시간이 남아 있었다. 선혜와 상의하고 고민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나저나 가족들한테 말하러 가기 전에 프러포즈해야 할 텐데.
프러포즈는 어떻게 해야 하지. 반지는 어떤 게 어울릴까.
또 다른 고민에 깊이 빠져 있는 때였다. 느닷없이 하품이 새어 나왔다. 누적된 피로가 급격하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졸음을 쫓으려 여러 번 시도했으나 허사였다. 천하장사도 못 드는 게 눈꺼풀이라고 하지 않나.
‘자고 일어나서 생각해 보자.’
시간은, 많으니까.
태준은 자기 위해 눈을 감고 자리에 누웠다.
커다란 침대 위. 그의 바람이 환영같이 펼쳐졌다.
나란히 누워 있는 태준과 선혜, 그 사이에 있는 수호.
태준의 입가로 기분 좋은 미소가 피어올랐다.
하루빨리 현실이 되기를 바라며 태준은 눈을 감았다.
*
한편 비슷한 시각. 세빈은 핸드폰을 들고 심각한 얼굴로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다.
옆에 앉아 과일을 먹던 태연이 그 모습을 보더니 물었다.
“수호라는 애한테서는 연락 없어?”
“응. 없어.”
세빈은 시무룩한 얼굴로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많이 아픈가.”
걱정스럽게 중얼거리는 세빈의 모습을 보던 태연은 속이 착잡하기만 했다. 사과를 들어 입에 넣고 와작와작 씹는 때였다.
띠링-.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에 세빈이 귀신처럼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곧 세빈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오르는 걸 본 태연이 물었다.
“수호한테 답장 왔어?”
“응! 오늘 퇴원했대. 월요일부터 유치원 온대, 엄마!”
좋아라하는 세빈의 얼굴을 보던 태연이 물었다.
“수호가 다 나은 게 그렇게 좋아?”
“당연하지. 엄청 걱정했단 말이야.”
그 사실은 태연도 알고 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수호가 아프다는 사실 하나로 기운 없어 했던 세빈이니까. 세빈도 덩달아 병에 걸리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까지 했었다.
“세빈아, 있잖아.”
태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 수호라는 애 안 좋아하는 거 맞지?”
“아이, 참, 엄마도! 그런 거 아니라니까아!”
강하게 부정하는 세빈을 보며 태연은 다시금 확신했다. 강한 부정은 곧 긍정인 법. 속이 갑갑해져 와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런 엄마의 속도 모르고 세빈은 수호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애 감정이 더 커지기 전에 확인 사살을 해야지.
곧장 태준에게 전화를 걸려다 태연은 멈칫했다.
만약 태준이 모르는 상태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알면서도 지금껏 가족들한테 말을 안 했다는 건 말이 안 되지.
가만히 턱을 쓸다가 태연은 다른 방안을 찾았다.
태연은 다음 주 스케줄을 더듬었다. 당장 내일은 안되고 그다음 날인 화요일에 유치원으로 세빈을 데리러 갈 여유가 있었다.
그때 수호의 엄마라는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좀 해 봐야겠다고, 태연은 다짐했다.
애 엄마한테 물어보는 게 확실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