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별일
“태준 씨 집에요?”
선혜가 되묻자 태준이 어색한 얼굴로 웃었다.
“네.”
“태준 씨 집이 어딘데요?”
“저기요.”
태준이 가리킨 곳에는 우뚝 선 신축 오피스텔이 있었다.
선혜의 얼굴이 떨떠름하게 변했다. 태준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수상한데.’
그런데 그런 속마음이 들리기라도 했는지 태준이 얼굴에서 웃음기를 거두고 손사래를 쳤다.
“절대, 절대 이상한 오해는 하지 마시고요.”
태준이 더듬더듬 변명을 시작했다.
“언제까지 여기서 비를 피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카페 찾으러 돌아다니기엔 비가 또 많이 오기도 하고요. 그리고…… 맞다! 수호. 이따가 수호 데리러 가셔야죠. 그렇게 젖은 모습으로 벌벌 떨면서 데리러 가면 수호 마음이 얼마나 아프겠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혜의 눈에 미심쩍은 빛이 짙어지자 태준의 눈꼬리가 축 처졌다.
“진짜 그런 거 아닌데. 저는 그냥…… 선혜 씨가 너무 추워하니까. 마땅한 데가 영 생각이 안 나서…….”
선혜는 태준의 말을 곰곰이 되새겼다.
틀린 말이 없긴 했다.
비가 내리는 기세로 미루어 보았을 때 절대 소나기로 지나갈 비는 아니었고, 카페 찾으러 돌아다니기엔 이미 너무 많이 젖었다. 설사 카페를 찾는다고 하더라도 비에 젖은 손님을 반겨주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수호도. 그의 말마따나 비에 쫄딱 젖어 데리러 가면 애가 많이 놀랄 테지.
“옷 말리는 데 얼마나 걸려요?”
태준이 고개를 들어 선혜를 보았다. 잠시 생각에 잠기는가 싶더니 대답한다.
“탈수 세탁기에 한 번 돌리고 나면 이십 분이면 마를 거예요.”
이십 분. 선혜는 현재 시각을 확인했다. 남은 시간은 어느덧 이십 분 남짓.
“그래요.”
선혜가 태준을 보며 말했다.
“가요. 태준 씨 집.”
태준이 눈을 느리게 깜빡였다.
“뭐 해요? 앞장 안 서고.”
선혜의 재촉에 그제야 정신을 퍼뜩 차린다.
“아, 네. 앞장서야죠.”
비가 오는 거리를 난감하게 쳐다봄도 잠시뿐.
“하나, 둘, 셋. 하면 저기로 뛰는 거예요.”
“네.”
“자, 그럼. 하나둘…….”
셋!
태준의 외침과 함께 둘은 빗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
선혜는 거실 소파에 우두커니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커다란 베란다 창 너머로 비 내리는 도시의 풍경이 보인다. 비는 쉬이 그칠 것 같지 않았다. 하늘은 어두웠고 내리치는 빗줄기도 굵었다.
부엌에서는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연신 들려오고 있었다. 부엌 쪽을 돌아보면 널찍한 등이 보인다.
태준이 한창 요리 중이었다. 뭐라도 만들어오겠다고 하길래 라면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언뜻언뜻 샐러드 재료로 보이는 채소와 식빵, 달걀도 보였다. 선혜가 도와주겠다고 몇 번 나섰지만, 태준이 어깨를 잡아 소파에 앉힌 참이었다. 그래서 얌전히 그가 해 주는 음식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기다리면서 선혜는 태준의 집을 눈으로 훑었다.
남자 혼자 사는 집이라고 해서 조금은 지저분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품고 있었는데 의외였다.
화이트 톤으로 인테리어 된 집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는데 간단한 인테리어 소품까지 겸비하고 있었다.
군데군데 걸려 있는 액자와 따듯한 느낌을 자아내는 원목 가구들.
베란다 앞에는 장식장이 하나 놓여 있었는데 안에는 오래된 장난감이나 레고, 피규어 따위가 전시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건, 유리로 된 함 안에 들어 있는 금메달 하나.
[전국 체육대회 남자 고등부 자유형 400m 금메달]
물끄러미 금메달을 쳐다보고 있는데 저벅거리는 발걸음이 가까워졌다. 옆으로 다가온 태준이 탁자 위에 쟁반을 내려놓았다. 선혜의 눈이 커졌다.
“이걸 다 태준 씨가 한 거예요?”
하얀 접시 위에는 프렌치토스트와 방울토마토가 들어있는 샐러드, 구운 베이컨과 소시지가 먹음직스럽게 올려져 있었다.
태준이 옆에 앉으며 말했다.
“네. 드세요. 부족하면 얘기하시고요. 더 있거든요.”
태준이 앞접시에 음식을 골고루 덜어 선혜에게 건네주었다. 선혜는 프렌치토스트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맛있다.”
감탄이 절로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적당히 달았다. 프렌치토스트라면 선혜도 해 본 적이 있는 음식이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가는데 이런 음식을 뚝딱 만들어내다니. 그것도 이렇게나 맛있게. 해서 자꾸만 손이 갔다.
태준은 선혜가 맛있게 먹는 걸 보며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다.
“태준 씨는 안 먹어요?”
“먹어야죠.”
선혜가 손수 태준의 앞접시에 음식을 덜어주었다. 태준도 선혜의 앞접시가 비워지면 알아서 접시를 채워주었고 그건 선혜도 마찬가지였다.
커다란 접시는 금방 비워졌다. 소스까지 남김없이 싹싹 비워냈다.
설거지하겠다고 나서는 선혜를 강경하게 앉혀놓고 태준은 간단히 설거지를 마친 뒤 거실로 나갔다.
선혜는 장식장 앞에 서서 안에 있는 물건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그녀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무는 곳은 금메달이 있는 곳이었다. 잠시 태준의 얼굴 위에 그늘이 졌지만, 태준은 애써 웃으며 다가갔다. 다가온 기척에 선혜가 태준을 돌아보았다.
“고등학교 때 딴 거예요. 2학년 때였나.”
선혜는 메달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하는 태준의 얼굴을 보며 니스에서 나누었던 대화를 떠올렸다.
버릇처럼 무릎을 매만지던 그에게 물었었다. 무릎이 아픈 거냐고. 그에 그는 비만 오면 시큰거린다고 대답했었다.
‘교통사고로 무릎을 심하게 다쳤었거든요.’
짧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았던 사연. 수영 선수를 꿈꿨던 태준은 단 한 순간의 사고로 1년간의 재활 치료를 하며 남들보다 학업이 1년이나 뒤처져야 했고, 무엇보다 수영 선수라는 꿈을 접어야만 했다.
그 이야기를 하면서 웃는 태준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더라.
그런 일을 겪으면서도 웃으며 지내는 태준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었다.
상처를 딛고 일어선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었다.
“지금은 무릎 안 아파요?”
선혜의 질문에 태준은 어깨를 으쓱했다.
“별로요.”
둘은 서로를 향해 작게 웃었다.
“집구경 할래요?”
태준이 문득 제안했다. 선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
태준은 선혜를 데리고 서재로 갔다. 선혜는 천장까지 닿아 있는 책장에 빼곡한 책들을 보며 입을 벌렸다. 책이 많은 것에도 놀랐지만 그 책들의 대부분이 영어 원서였다. 눈앞이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태준 씨 유학 출신이에요?”
“네, 뭐.”
태준이 머쓱한 얼굴로 뒷머리를 긁적였다.
“교환학생으로 갔다가 간 김에 MBA까지 마치고 왔어요.”
선혜는 경제학 전문 서적을 눈으로 죽 훑다가 몇 권 뽑아 훑었다.
군데군데 태준이 공부한 흔적이 있었다. 정갈한 글씨체도 있는가 하면, 수업을 듣다가 졸았는지 글씨를 쓰다 흘린 흔적도 있었다. 물에 젖은 흔적을 발견한 선혜가 문득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침이라도 흘렸나 봐요?”
“아니에요. 물이라고요.”
태준이 불퉁한 표정으로 책을 도로 가져가 제자리에 꽂았다. 헛기침하는 걸 보니 맞는 모양이었다. 강의실에서 책에 엎어져 자는 태준의 모습이 상상되자 선혜는 다시금 웃음을 터트렸다.
책장에는 다른 책들도 많았다. 유명한 소설책도 있었고 에세이로 보이는 서적들도 있었다.
천천히 눈으로 훑으며 태준의 취향을 짐작하는 와중 창가에 있는 커다란 책상 위에 시선이 갔다. 쌓여 있는 책들이 있기에 뭔가 싶어 쳐다보는 선혜의 눈이 커졌다.
[아이와 친해지기.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엄마만 찾는 아이, 아빠 찾게 만들기!]
육아와 관련된 책들이었다.
선혜가 책상으로 다가가자 뒤에 있던 태준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굳이 말리진 않았다. 그저 뒤를 조용히 따라갈 뿐.
책상 위에는 육아 책이 한 권 펼쳐져 있었다.
[초보 아빠의 육아 첫걸음!]
뿐이랴. 책의 내용을 정리한 공책도 옆에 놓여 있었다.
“책 읽고 공부한 거예요?”
“네.”
“대단하다.”
선혜가 다소 씁쓸하게 중얼거렸다.
“난 이렇게까진 못했었는데.”
육아 서적을 아예 읽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수호를 임신했을 때 미혼모 센터에서 몇 권 읽어보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들여다보지는 않았었다.
아이를 낳고 나서는 더더욱 시간이 없었고.
그냥 수호에게 메시지만 했을 거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뒤에서 노력하고 있었구나.
태준이 정리한 노트에는 그간의 정성과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어떻게 하면 좋은 아빠가 되어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느껴졌다.
그래서, 가슴이 뭉클하고 찡했다.
“수호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선혜의 옆으로 다가온 태준이 선혜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태준 씨가 아빠면 좋을 것 같다고.”
“수호가…… 그런 말을 했었다고요?”
예상치 못했는지 태준은 놀란 얼굴이었다. 선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확신이 잘 서지 않았던 자신과는 다르게 수호는 본능적으로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태준이 좋은 사람이란 걸.
아이들의 눈은 때론 어른보다 정확하곤 하니까.
선혜가 자신의 말에 기뻐 마지않는 태준의 얼굴을 응시하며 조용히 미소 짓는 때였다.
방 밖에서 건조기 알람 소리가 들려왔다. 옷 건조가 다 끝난 모양이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슬슬 수호를 데리러 가기 위해 준비해야 할 시간이었다.
“옷 갖다 줄게요.”
그렇게 말하고 태준이 서재를 나섰다. 태준을 따라 서재를 나가며 선혜는 생각했다.
‘진짜 옷만 말리고 가네.’
왜 생각 끝에 아쉬움이 남는 것인지.
아쉬움이라니. 미쳤나 봐. 뭘 기대한 거람.
선혜는 양손으로 제 뺨을 소리 없이 때리고는 헛기침을 했다.
그렇게 두 사람의 첫 데이트는 무사히 마무리 지어졌다.
별일 없이 말이다.
*
한편 수호는 수영 강습을 마무리 짓고 있었다.
“다들 수고했어요! 내일 또 만나요.”
선생님의 유쾌한 인사를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탈의실로 향했다. 늘 그렇듯이 샤워를 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훔친 뒤 엉덩이를 가리며 탈의실 앞에 섰다. 바지를 꺼내기 위해 수호가 허리를 숙이는 때였다.
“어! 윤수호 엉덩이에 뭐가 있어!”
누군가의 외침에 수호의 손이 멈칫했다. 순간 당혹스러움에 눈이 커졌지만, 수호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뭐가 있다는 거야?”
“그거. 파란색! 그거 뭐야?”
수호는 호기심으로 눈을 반짝이는 친구를 경계하며 뒤돌아섰다. 엉덩이를 필사적으로 가리는 수호를 바라보는 친구들의 눈이 짓궂게 빛났다. 수호는 다가온 친구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해주었다.
“점이야.”
“점? 점은 갈색이잖아. 네 건 파란데?”
“점 아닌 것 같은데.”
그때였다.
“엉덩이에 곰팡이 핀 거 아냐?”
어느 친구가 한 말에 아이들이 동시에 폭소를 터트렸다.
“와핫! 곰팡이래!”
“엉덩이에 곰팡이가 폈대!”
수호가 친구들을 노려보며 소리쳤다.
“곰팡이 아니거든? 점이라고!”
수호의 격한 반응에 아이들은 저들끼리 키득거렸다.
곧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수호를 손가락질하며 놀리기 시작한다.
“얼레리 꼴레리. 윤수호는. 엉덩이에. 곰팡이 폈대요.”
곰팡이 폈대요-. 곰팡이 폈대요-.
탈의실에 아이들이 놀리는 소리가 웅웅 울렸다. 수호는 주먹을 꽉 쥐고 그런 친구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
비슷한 시각.
태준은 선혜를 수영장 앞에 데려다주고 수영장 안으로 향하고 있었다.
‘수호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태준 씨가 아빠면 좋을 것 같다고.’
입꼬리가 저절로 치솟는다.
‘자식. 그렇게까지 생각했었단 말이야?’
그렇다면 수호의 마음을 여는 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콧노래가 저절로 흥얼흥얼 새어 나왔다.
수영장 앞에 다다른 태준이 막 문을 향해 손을 뻗는 때였다.
앞에서 문이 벌컥 열렸다.
문 너머에는 수호가 서 있었다. 이렇게 반가울 때가 다 있나. 수호를 보는 태준의 얼굴에 활짝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수호야, 안…….”
태준이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건넸으나 수호는 태준을 한번 노려보고 옆을 스쳐 지나갈 뿐이다.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을 멋쩍은 얼굴로 응시하던 태준은 헛기침을 두어 번 하다가 안으로 들어갔다.
탈의실로 들어가자 키득거리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별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나가는 때였다.
“봤냐? 윤수호 표정?”
자신의 탈의실로 향하던 태준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뒤로 몇 번 걸음을 물리고 평상이 놓인 쪽을 바라보자 아이들 서넛이 평상에 앉아 있는 게 보였다. 수호와 같이 수영 강습을 받는 아이들이었다.
한 아이가 우스꽝스럽게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곰퐝이 아뉘거둔! 점이라구우!”
“아, 진짜 똑같애!”
아이들이 깔깔깔 웃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태준의 미간이 점차 좁아졌다.
“근데 무슨 엉덩이에 그런 게 있냐, 걔는?”
“내 말이. 어후, 징그…….”
아이들이 어깨를 움츠리고 바르르 떠는 시늉을 하다가 다가오는 태준을 보자 흠칫 입을 다물었다. 서로 눈치를 보다가 태준을 향해 허리를 꾸벅 숙인다.
그리고 도망치듯 탈의실을 나섰다.
태준은 아이들이 나간 출구 쪽을 천천히 돌아보았다.
곧 그의 입 밖으로 헛웃음이 샜다.
아이들의 대화를 짤막하게 들었을 뿐이었지만 상황이 어땠는지 충분히 짐작이 갔다.
어렸을 때 자신도 당했던 상황이었으니까.
“예나 지금이나 애들 유치한 건 똑같구먼?”
손에 든 가방을 어깨에 걸친 태준이 비딱하게 탈의실 문을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걸리기만 해 봐라.”
감히 우리 아들을.
태준의 코로 뜨거운 콧김이 흥 하고 뿜어졌다.
*
수호는 씩씩거리며 수영장 건물을 나섰다. 별것도 아닌 놀림에 괜히 눈시울까지 시큰거렸다. 친구들이 놀리던 소리가 귓가에 쟁쟁했다.
‘친구는 무슨.’
이제 쟤네랑 친구 안 해.
콧김을 흥 하고 내뿜으며 성큼성큼 걸어가는 때였다.
“수호야.”
자신을 부르는 귀에 익은 목소리에 수호는 고개를 들었다. 엄마를 보자마자 괜히 울컥했지만, 수호는 꾹꾹 억누르며 엄마 앞에 다가가 섰다.
“잘했어? 별일 없었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묻는 엄마에게 별일 없었다고 말하려는 찰나였다.
방금 스치고 지나간 태준에게서 났던 향이 어렴풋이 선혜의 옷에서 풍겨 왔다.
그뿐 아니라 처음 보는 장우산이 선혜의 손에 들려 있었다.
“수호야?”
수호가 대답이 없자 선혜가 수호를 불렀다.
“너 무슨 일 있었어?”
걱정스러운 엄마의 목소리에 수호가 고개를 들었다.
“아니.”
수호가 말했다.
“별일 없었어,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