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만난 애 아빠-28화 (28/109)

#28. 큰아빠

김 비서는 기다리는 손님들 용으로 마련된 소파에 수호를 앉혀놓고 차와 다과를 준비하고 있었다.

싱크대에 서 있던 그가 힐끔 뒤를 돌아보자 소파에 얌전히 앉아 있는 수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런 그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선혜의 뒷조사를 하다가 수호를 보고는 얼마나 놀랐던지. 한참 수호의 사진을 보고 있던 건 김 비서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봐도 현성 출판사 집안의 핏줄이었다.

처음에는 혹시나 태석의 사생아인가 싶었지만, 태석의 다분한 팔불출 기질을 익히 알기에 그 의심은 삽시간에 사라졌다.

그런 그의 머릿속에 태준이 떠올랐다. 동시에 ‘혜교’라는 이름의 여자를 찾으라고 했던 6년 전 태석의 지시도.

그 이후에 이어진 태준의 방황. 모든 것을 조합해 보자니 금방 답이 나왔다. 수호는 태준의 아들이었다.

피는 못 속인다더니. 실제로 보니까 더 닮은 듯했다. 신기해서 빤히 쳐다보고 있는데 수호와 눈이 마주쳤다.

“쿠키라도 줄까?”

“아뇨.”

아이 치고 무심한 대꾸. 그 위로 선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 보였다.

아무래도 성격은 엄마 쪽을 닮은 모양이었다.

곧 김 비서는 차와 다과가 올려진 쟁반을 들고 이사실 문을 한 번 노크한 뒤 안으로 들어갔다.

이사실 안에는 긴장 섞인 분위기가 맴돌고 있었다.

태석은 선혜를 부담스러울 정도로 빤히 쳐다보고 있었으며, 선혜는 눈을 비스듬히 내리고 있었지만, 결코 비굴하지 않은 당당한 모양새로 앉아 있었다.

태석이 저렇게 쳐다보면 수행비서인 자신조차도 주눅 들기 마련이건만. 만만치 않은 여자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쟁반을 내려놓은 김 비서가 조용히 이사실을 나간 뒤.

태석이 쟁반 위를 턱짓하며 말했다.

“들어요. 영국에서 구해 온 건데 차 맛이 좋더라고요.”

선혜는 태석의 권유에 마지못해 찻잔을 들어 올렸다.

심신의 안정을 유도한다는 캐모마일의 향이 은은하게 밀려왔다.

차향에 기대어 긴장을 풀까 싶기도 했지만, 선혜는 오래지 않아 입술을 찻잔에서 떼어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태석이 입을 열었다.

“윤선혜 씨한테는 불쾌한 일일 수 있다는 거 알지만, 동생이 좋아하는 여자라길래 내가 뒷조사를 좀 했습니다.”

선혜가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

덤덤한 얼굴이었다. 마치 다 예상했다는 듯.

태석은 계속해서 차분한 투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까 선혜 씨 아들 윤수호 군 사진을 우연히 봐 버려서. 태준이 말로는 둘이 프랑스에서 만났다고 하던데 그 시기가 윤수호 군이 생기기 딱 좋은 시기고, 게다가 우리 태준이랑 윤수호 군이 판박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닮았더군요.”

이윽고, 태석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윤수호 군, 우리 태준이 아들 맞습니까.”

선혜는 숨을 한 번 크게 몰아쉬고는 대답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네.”

태석은 헛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소파 등받이에 등을 깊게 묻은 그가 잠시 허공을 쳐다보았다.

침묵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가고 곧 태석이 입을 열었다.

“유치원, 수영장, 게다가 회사까지. 우연치고 접점이 꽤 많던데요, 우리 식구들이랑.”

선혜는 태석이 하고자 하는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제가 태준 씨한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는 말이 하고 싶으신 건가요?”

“아무리 우연이라고 해도 상황이 세 번이나 겹치니까 수상쩍어서요.”

태준이 무릎 위에 둔 손을 깍지껴 마주 잡고는 입술을 뗐다.

“애가 아빠를 찾던가요? 아니면.”

그가 내키지 않는 얼굴로 찌푸린 미간 사이를 손끝으로 슬슬 문질렀다.

“뒤늦게 밀린 양육비라도 받고 싶었던 겁니까?”

전자보다는 후자에 무게가 실린 질문이었다.

“그런 거라면 지금 나랑 합의를 보죠. 돈이라면 얼마든지 달라는 대로 줄 테니까.”

그가 무릎에 놓인 손을 맞잡으며 단단한 음성으로 말했다.

“괜히 우리 태준이한테 상처 주지 말고요.”

선혜는 침묵했다.

침묵을 고수하면서 지은 무표정은 그 속을 알아차릴 수 없을 정도로 고요하기 짝이 없었다.

태석은 그런 선혜를 물끄러미 쳐다보며 인내심 있게 대답을 기다렸다.

당신은 무슨 대답을 할까.

수긍할까, 아니라며 변명을 덧붙일까.

혹은 다른 진실을 이야기할까.

태석은 부디 마지막 가정이 맞기를 바랐다.

아끼는 막냇동생이 좋아하는 여자다. 그 여자가 부디 그렇게까지 못난 인성을 가진 사람이 아니기를 바랬다.

이 여자로 인해 태준이 상처를 받는 건, 6년 전 그때 한 번으로 충분했으니까.

“제가.”

이윽고 선혜가 입을 열었다.

“수호를 내세워서 돈이라도 요구한다고 생각하시는가 봐요.”

메마르고 건조한 목소리를 뱉어낸 선혜는 미세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태석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진 정색한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이사님이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럼 윤선혜 씨는 이게 다 우연이라고 말 하고 싶은 겁니까?”

“그렇게밖에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만.”

선혜는 당당한 태도로 태석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

“이사님이 말씀하신 대로라면 벌써 수호 앞세워서 태준 씨한테 양육비를 요구했을 겁니다.”

태석은 선혜가 하는 말을 잠자코 들었다.

“하지만 전 그럴 생각 없어요. 혼자 수호 키우지 못할 만큼 경제력이 없진 않으니까.”

선혜가 부드러운 어조로, 그러나 쐐기 박듯이 말했다.

“그러니까 그런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사실대로 이야기했지만, 선혜는 태석이 자신의 말을 믿어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사람이란 본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법이다.

게다가 의혹 중에 가장 지지를 받는 건 가장 처음에 든 의혹이었다. 그 의혹이 낳은 오해가 가장 신빙성 있게 사람들에게 대두되는 게 현실이었다.

늘 그래왔고 선혜는 그런 의혹과 오해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서 있는 경험을 꽤 자주 하는 편이었다.

친구의 남자친구를 꾄 나쁜 년. 선생님을 유혹한 앙큼한 계집애. 또는 유부남인 대학교수에게 학점을 위해 접근한 불순한 여대생 등등.

그런 말도 안 되는 오해 속에서 선혜는 늘 침묵하곤 했다. 아니라고 말해 봤자 믿어주기는커녕, ‘당연히 아니라고 하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를 내세워 돈을 요구하는 엄마라는 타이틀은 침묵을 고수할 수만은 없었다.

수호가 자신에게 어떤 아이인데.

그 사랑스러운 아이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데.

지켜주겠다는 마음을 담아 지은 이름 ‘수호’. 그 이름에 담은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때문에 태석이 자신의 말에 무슨 반응을 보이든지 간에 가만히 있을 생각은 없었다.

아니라고 할 것이다.

자신은 그런 엄마가 아니었다. 자신의 아버지처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자식이 팔려가는 광경을 모른 척하는, 그런 무책임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저 한 아이의 엄마일 뿐이다. 하나뿐인 아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엄마.

각오를 단단히 다지며 무릎 위에 놓인 주먹을 단단히 말아 쥐는 때였다.

“그렇군요.”

태석이 입을 연 것은.

비아냥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말투에 선혜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

“아니라니 다행이네요.”

정말 다행이다 싶은 얼굴을 보자 말아쥔 주먹이 힘없이 풀렸다.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거기에 덧붙인 정중한 사과까지.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에 선혜는 얼떨떨하기만 했다.

태석이 다리를 반대로 꼬며 아까보다는 느긋한 태도를 보였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못마땅한 얼굴로 급작스레 눈가를 찡그리던 그가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럼 태준이한테는 언제쯤 이야기해 줄 생각이죠? 그 녀석 모르는 눈치던데.”

만일 사실을 알았다면 이렇게 얌전할 녀석이 아니라는 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족들하고 상의했을 것이다. 아니면 적어도 자신에게는 말을 했을 터.

한편, 태석이 너무나 당연하게 던진 질문에 선혜는 아까보다 더한 반응을 보였다.

그 모욕적인 오해에도 반응 없던 여자였는데 얼굴을 단번에 굳히고 켕기는 게 있는 사람처럼 눈을 피한다. 태석의 눈이 가늘어졌다.

이것 봐라. 태석이 설마 하는 얼굴로 물었다.

“태준이한테 숨길 생각입니까?”

선혜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고 태석은 허, 하고 헛웃음을 쳤다. 고개를 옆으로 튼 그의 얼굴에 황당함이 가득했다.

뒤늦게 선혜가 변명하듯 입을 열었다.

“때 되면 말할 생각이에요.”

당당했던 아까의 태도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그때가 언젠데요?”

선혜가 입을 꾹 다물었다.

허. 다시금 새어 나오는 헛웃음.

하도 기가 막혀 감탄이 다 나오려 했다.

“왜죠?”

태석은 진정 궁금하다는 투로 물었다. 그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다음으로 나오는 선혜의 대답은 이해의 선을 여전히 넘어선 것이었다.

“부담스러울 거예요.”

“부담?”

어이없는 투로 되묻는 태석에게 선혜는 차분히 말했다.

“태준 씨 이제 고작 스물일곱이에요.”

“아이를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린 나이다?”

“창창할 나이기도 하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기회도 많고.”

선혜의 목소리는 메마른 가지처럼 건조했다. 눈동자도 마찬가지. 태석은 그런 선혜의 모습을 유심히 살피다 실소했다.

아이를 받아들이기엔 너무 어린 나이라니. 창창할 나이라니.

그건 태준과 세 살 차이밖에 안 나는 자신도 매한가지 아닌가.

심지어 선혜가 아이를 낳았던 나이는 지금의 태준보다 어릴 때였다.

무엇보다 부담이라니.

“윤선혜 씨 알지 않아요? 태준이가 그쪽 많이 좋아하는 거.”

선혜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좋아하는 거랑 책임을 지는 거랑은 마음가짐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책임지라고 하면 우리 태준이가 홀라당 내빼기라도 할까 봐 걱정된다, 이겁니까?”

선혜는 침묵으로 긍정했고 태석은 코웃음을 쳤다.

“우리 태준이 그쪽이 애 엄마인 것도 상관 않고 만나고 싶어 하는 애입니다.”

선혜는 그 말에 입을 다물었다.

“게다가 선혜 씨가 아는지 모르겠는데, 6년 전에 선혜 씨랑 프랑스에서 만난 이후부터는 여자라고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애예요. 유일하게 알려준 이름마저 속인 그쪽을 잊지 못해서.”

태석이 흔들리는 선혜의 눈을 들여다보며 물었다.

“그게 책임을 회피할 정도로 가벼운 마음이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가벼워?’

순간, 태준이 정색하며 반문하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선혜는 무릎 위에 둔 손을 세게 말아 쥐었다. 흔들리려는 마음을 다잡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태준이는 누구보다도 내가 잘 알아요. 나이 차이가 커서 내가 기저귀도 갈고, 볼꼴, 못 볼 꼴 다 봐 가면서 키우다시피 한 애라서.”

태석이 닫힌 문 너머로 시선을 두다가 입을 열었다.

“아마 수호가 자기 아들인 거를 알면.”

태석이 무슨 상상을 했는지 피식 웃었다.

“아주 좋다고 난리 치고도 남을 애입니다, 태준이 걔는.”

고개를 숙인 선혜의 눈을, 태석은 볼 수 없었다. 그저 고집스럽게 꾹 다문 입술만 눈에 들어왔다. 주먹 쥔 손은 미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무엇이 저 여자를 망설이게 하는지 태석은 알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제 동생을 못 믿고 말을 하지 않는다는 고집을 부리는 선혜가 조금은 괘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우리 태준이도 알 권리라는 게 있습니다.”

알 권리. 그 말에 선혜가 고개를 들어 태석을 보았다. 태석이 그런 선혜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덧붙였다.

“애 아빠로서.”

애 아빠. 그 단어에 풍랑 앞에 놓인 촛불처럼 선혜의 눈동자가 아슬아슬하게 흔들렸다.

“안 그렇습니까?”

그 말은 촛불처럼 흔들리는 마음에 불어닥치는 강풍과도 같았다.

*

슬슬 배가 고프기 시작한 수호는 눈앞에 놓인 쿠키에 힐끔힐끔 시선을 두었다.

고집스럽게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수그리고는 있지만 달콤한 냄새가 자꾸만 살살 유혹했다.

수호는 애써 고개를 팽하니 돌렸다. 그런 수호의 시선이 닿는 곳에는 닫힌 이사실 문이 있었다.

‘엄마는 언제 끝나는 거지.’

다소 초조한 눈으로 문을 빤히 응시하는데 꼬로록, 배에서 망측한 소리가 나고 말았다. 퍼뜩 놀라 자기도 모르게 김 비서 쪽을 쳐다보자 자신의 책상에서 업무를 보던 김 비서가 귀엽다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배고프면 좀 먹지 그러니. 아니면 샌드위치라도 사다 줄까?”

보통 때 같으면 ‘아니요.’ 하고 단호하게 거절했을 터인데.

샌드위치라니.

부드러운 빵 안에 한가득 들어찬 햄과 채소. 달콤한 소스. 상상으로 만든 이미지가 머리 위로 두둥실 떠 올랐다.

수호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멍해졌다. 금방이라도 군침을 흘릴 것 같은 모양새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 비서는 소리 없이 웃느라 애를 써야 했다. 도도한 척 용을 써도 고작 일곱 살 먹은 아이일 뿐이다. 본사 1층에 있는 빵집이라도 잠깐 다녀올까 싶어 자리에서 일어나는 때였다. 이사실 문이 열린 것은.

“엄마!”

수호가 소파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선혜 앞으로 포로로 달려왔다. 그리고 선혜의 옷자락을 잡고 맑은 눈동자로 선혜를 올려다보았다.

“끝난 거야?”

선혜는 조금 지쳐 보이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손을 뻗어 수호의 머리칼을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미안. 오래 기다렸지.”

“아니야. 엄마. 많이 안 기다렸어.”

배가 고파서 어쩔 줄 몰라 할 때는 언제고. 엄마가 덜 미안할 수 있도록 저렇게 말하는 모습이라니. 기특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해서 김 비서는 말 못 할 눈으로 수호를 보고 있었다.

“배고프지? 얼른 가서 밥 먹자.”

“응!”

선혜의 말에 수호가 화색이 도는 얼굴로 밝게 웃었다. 선혜는 태준과 닮은 그 얼굴을 보다가 못내 웃고 말았다.

선혜와 수호가 손을 꼭 붙잡고 몸을 돌리려는 때였다.

“조심히 가요.”

이사실 문 너머에 서 있던 태석이 인사를 건넨 것은.

선혜와 수호가 동시에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태석은 나란히 서 있는 모자를 보며 똑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태준이 수호를 제 아들로 못 알아보는 이유를 태석은 어렴풋이 알 것 같기도 했다. 저 윤선혜라는 여자에 미쳐 있는 그 녀석은 저와 닮은 모습보다는 선혜랑 닮은 모습만 수호에게서 찾아내는 모양이었다.

하여간, 둔해 빠져서는.

속으로 이어지던 생각을 멈추고 태석은 손을 슬쩍 흔들어 보였다.

수호는 깔끔하게 그 인사를 무시하고 고개를 돌렸고 선혜가 대신 고개를 살짝 숙여 인사한 뒤 멀어졌다.

수호가 못마땅한 얼굴로 선혜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엄마. 저 아저씨 대체 누구야?”

선혜가 수호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문득, 머릿속에 태석이 한 말이 스쳤다.

‘잘 생각해요. 수호를 위해서 뭐가 옳은지.’

선혜는 수호의 고사리 같은 손을 꼭 움켜쥐었다.

‘수호 엄마로서.’

태석의 말을 떠올리던 선혜가 곧 입을 열었다.

“큰아빠.”

“큰아빠? 그게 뭐야?”

수호의 질문에 선혜는 그저 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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