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 만난 애 아빠-4화 (4/109)
  • #4. 네 아빠

    선혜는 눈을 피하곤 대답을 얼버무렸다.

    “모르겠는데요.”

    “……모른다.”

    남자는 선혜의 말을 믿지 않는 눈치였다.

    기가 막힌 얼굴로 짧게 웃은 남자가 무어라고 말하려다가 순간 선혜 옆에 있는 수호를 보았다.

    선혜는 자기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수호를 제 등 뒤로 숨겼다. 그러다 아차 싶었다.

    너무 티 냈나.

    슬쩍 그의 눈치를 보았지만 남자는 그저 미간을 좁힌 채 수호의 인형을 쳐다볼 뿐이었다.

    뭔가 깨달았다든가 의심한다든가 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당황한 것 같았다. 몹시도.

    “외삼촌이 수호네 아줌마를 어떻게 알아?”

    세빈이 순진한 얼굴로 물었다.

    선혜는 제 손을 꼭 부여잡는 힘을 느끼고 비스듬히 뒤를 돌아보았다. 수호도 궁금한 얼굴로 선혜를 보고 있었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몰라 둘 다 망설이는데 남자의 핸드폰이 울렸다.

    시끄러운 벨소리가 두 사람 사이에 찾아들었던 묘한 분위기를 희석해주었다.

    남자가 여유 있게 한 팔로 세빈을 안은 채 핸드폰을 꺼내는 걸 보던 선혜는 기회는 이때다 싶어 수호를 데리고 그의 옆을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잠……!”

    부르다 마는 목소리에 순간 멈칫했지만 잠시뿐. 선혜는 수호를 데리고 빠르게 걸음을 옮겼다.

    등 뒤에 내리꽂히는 시선이 느껴졌지만, 선혜는 결코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

    태준은 허망한 눈으로 멀어지는 선혜의 뒷모습을 보고 있었다.

    줄곧 흔들림 없던 그의 눈동자가 미약하게 떨림을 머금었다.

    잠깐만이라며 붙들고 싶었는데 한 손으로는 세빈을 안고 있었고 다른 손으로는 핸드폰을 들고 있어 손이 모자랐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잡으려고 하는 그 순간에 뒤를 돌아보던 수호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엄마, 라고 불렀었지.

    아이의 외모보단 그 존재가 더욱 선명하게 와 닿았다.

    ‘유부녀라니.’

    허망함이 다시금 해일처럼 덮쳐들었다. 핸드폰을 잡고 있던 손이 느리게 아래로 떨어졌다.

    ‘유부녀.’

    임자 있음을 알리는 그 단어를 되새기는 태준의 가슴이 공허해지는 때였다.

    “삼촌. 전화 안 받아? 엄마 같은데.”

    태준은 세빈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다소 원망스러운 얼굴로 발신자를 보고 있던 태준은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받았다.

    “어, 누나.”

    - 올 때 메X나.

    그러고는 뚝. 전화가 끊겼다. 태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고작 이따위 말이나 하려고…….

    속이 부글부글 끓는데 세빈이 옆에서 생긋 웃으며 말했다.

    “외삼촌. 나는 초코 아이스크림.”

    허어. 태준의 입 밖으로 실소가 새어 나갔다. 자신의 누나와 똑 닮은 세빈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고 있던 태준은 이마로 세빈의 머리를 아프지 않게 찧었다.

    “너 그러다 이빨 다 썩는다.”

    세빈이 새침한 얼굴로 이마를 문지르다가 어느 순간 까르륵 웃었다. 해맑게 웃는 얼굴을 보자 태준은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태준은 세빈을 뒷좌석에 태우고 문을 닫았다. 닫힌 문에 손을 올려놓은 그의 시선이 어딘가로 향하더니 오래도록 머물렀다.

    바로 선혜가 수호를 데리고 멀어진 그 방향이었다.

    겨우 시선을 뗀 태준은 곧 운전석에 올라탔다.

    선혜가 간 반대 방향으로 태준의 차가 느리게 멀어졌다.

    *

    집으로 돌아온 선혜는 곧장 부엌으로 들어갔다.

    컵을 꺼내 정수기에서 찬물을 가득 받은 그녀는 단숨에 벌컥벌컥 잔을 비워냈다.

    입가에 묻은 물기를 손등으로 닦아내는 그녀의 입술 사이로 짤막한 한숨이 흘러나왔다.

    무슨 정신으로 운전해서 여기까지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선혜는 눈을 지그시 감으며 냉장고에 이마를 기댔다.

    차가운 게 닿자 제 몸의 열기가 얼마나 뜨거웠는지 느껴졌다.

    나오려는 실소를 삼키는 때였다.

    “엄마. 왜 그래? 어디 아파?”

    수호의 목소리가 들려와 선혜는 눈을 떴다. 그리고 옆을 돌아보았다.

    수호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수호의 얼굴 위로 자연스레 아까 만났던 남자의 얼굴이 겹친다.

    검은 머리칼에 백옥같이 하얀 피부. 쌍꺼풀 없이 길게 뻗은 눈매. 어림에도 선이 뚜렷한 콧대에 도톰한 입술.

    선혜는 다시금 깨달았다. 수호는 제 아빠를 닮았다는 사실을.

    그것도, 너무 많이.

    선혜가 힘없이 웃으며 말했다.

    “머리가 아파서.”

    “많이 아파, 엄마? 약 갖다줄까?”

    “아니야. 금방 가라앉을 거야.”

    선혜가 손을 뻗자 수호가 당연하다는 듯이 다가와 손을 잡아주었다. 제 손에 잡힌 작은 손을 보며 선혜가 다소 안심한 얼굴로 웃는 때였다.

    “근데 아까 그 아저씨는 누구야?”

    수호가 던진 질문에 선혜는 웃음기가 가신 얼굴로 수호를 바라보았다.

    대답을 하려다가, 선혜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다물었다.

    거짓말로 할퀴어지는 양심을 모르는 척 그녀가 입을 열었다.

    “모르겠어, 엄마는.”

    “몰라?”

    “응. 기억이 안 나네.”

    입에 쓴 물이 돌았지만 선혜는 묵묵히 견뎌냈다.

    “그래?”

    다행히 수호는 캐묻지 않고 돌아섰다. 자신의 방으로 멀어지는 수호의 뒷모습을 보던 선혜는 힘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자조적인 실소가 탁 터져 나왔다.

    기억이 안 나기는 무슨.

    기억이 안 나기는커녕, 마주하고 나니 그에 대한 기억이 더욱 선명해져서 탈이었다.

    *

    6년 전. 겨울이 끝나가던 무렵.

    선혜는 홀로 남프랑스 니스에 와 있었다.

    지중해를 낀 해안 도시 니스는 벌써 봄이 온 듯했다.

    눈부신 햇살 아래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에메랄드빛 바다는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아름다웠다.

    해안가 옆에는 붉은 지붕의 집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색의 대비를 이룬 풍경이 꼭 그림 같았다.

    “예쁘다.”

    입 밖으로 저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

    충동적으로 떠나와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오니 잘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답답하게 짓눌려 있던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

    이곳엔 아무도 없었다.

    자기를 늘 꺼림칙한 존재로 여기는 아버지 석주도, 자신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계모 예진도, 의붓동생 고은도. 그리고 약혼자인 재민도 없었다.

    아마 지금쯤 다들 난리가 나 있겠지. 오늘이 상견례니까.

    돈에 눈이 멀어 저를 팔아넘긴 가족들과, 돈을 미끼로 저를 물건처럼 취급한 재민을 물 먹였다는 기분에 속이 후련하기만 하다.

    진작 이랬어야 했는데. 눈물로 호소하며 매달리는 아버지의 모습에 약해져 우유부단하게 굴지 말았어야 했다.

    병원 건물을 마련해 준다는 명목하에 딸을 팔아넘기는 게 무슨 아버지라고.

    병원을 다시 차리면 이혼시켜 준다고 큰소리치더니만, 계모인 예진의 성화에 못 이긴 척 약혼을 진행시키던 아버지.

    선혜의 약혼자인 양재민이라는 남자는 강남에 건물을 몇채 소유한 이로, 소위 말하는 건물주였다. 가진게 돈밖에 없다며 너스레를 떨던 얼굴을 떠올리자 속이 메스꺼워졌다.

    선혜와는 열한 살 차이인 그는 아버지 병원에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던 환자였다.

    심부름차 아버지 병원에 들른 자신을 보고 끈질기게 쫓아다니더니만 병원의 부도 소식을 듣자마자 나타나 자신의 건물 중 하나를 병원 건물로 내어주겠다는 조건을 내걸고 선혜와의 결혼을 요구했었다.

    그는 호시탐탐 선혜를 향해 음험한 손길을 뻗었다.

    급기야 얼마 전 같이 와인 한잔을 걸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차 안. 대리기사가 버젓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뒷좌석에서 저를 덮치려 했다.

    차에서 겨우 빠져나와 집으로 돌아간 선혜는 만신창이인 자신의 모습을 보고도 모른 척하는 아버지와, 그런 자신을 조롱하며 낄낄대는 예진과 고은의 모습에 한계에 다다랐다.

    그래서 이곳으로 도피하듯 떠나왔다.

    니스로 정한 이유는 별거 없었다. 땡처리 항공권 사이트에서 가장 윗줄에 있어 눈에 띄었을 뿐.

    아, 온 김에 아를도 들러볼까.

    아를은 선혜가 좋아하는 화가인 고흐가 사랑한 프랑스의 도시로, 고흐의 작품과 관련된 실제 배경이 되는 곳들이 밀집된 곳이었다.

    손에 든 가이드북을 뒤지며 아를로 가는 방법을 찾고 있는 때였다. 선혜가 어느 순간 갑자기 뒤를 휙 돌아보았다.

    ‘기분 탓인가.’

    아까부터 누가 따라오기라도 하는지 뒤통수가 근질거렸다.

    하지만 그녀의 등 뒤로 보이는 건 지나가는 관광객들뿐. 간혹 힐끔거리며 싱긋 미소 짓는 외국인 남자들이 몇몇 보였으나 집요해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멋쩍은 얼굴로 뒷머리를 손으로 쓸어내리는 때였다. 옆에 누군가가 다가와 섰다.

    “Mademoiselle.”

    능숙한 프랑스어가 들려와 선혜는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옆에 프랑스 남자가 하나 서 있었다. 백금발에 벽안이 인상적인 미남이었다.

    혹시 소매치기인가 싶어 경계하는데 남자가 입을 열어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혜는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영어로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알아듣지 못하는지 전혀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나쁜 사람 같지는 않은데 선혜가 자꾸 비켜서려고 하면 앞을 막아섰다.

    답답한 얼굴로 무어라 손짓, 발짓을 섞어가며 말을 걸어 오지만, 선혜가 이해할 리는 만무.

    곤란함과 난감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때였다. 누군가가 다가오더니 선혜의 옆에 다가와 섰다.

    불어오는 바람에 청량한 스킨 향이 흩어지더니 나지막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쪽을 자기 모델로 쓰고 싶다는데요.”

    익숙한 목소리.

    선혜는 제 옆에 서 있는 남자를 보고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구면이었다. 공항 서점에서 한번 마주친 적 있는 남자였다.

    ‘그 책, 볼만해요?’

    외모에 별 감흥 없는 선혜도 놀랄 만큼 잘생겼던.

    ‘나도 프랑스 가는데.’

    ‘프랑스 어디로 가요?’

    하지만 꽤나 귀찮게 말을 걸어왔던 남자.

    절묘한 우연에 얼이 나가 있는 사이, 남자가 입을 열었다.

    “당신이 너무 아름다워서, 자기 그림의 모델을 해줬으면 좋겠대요. 멀지 않은 곳에 자기 작업실이 있고, 도와주면 적게나마 보수를 주겠다고 하는데.”

    선혜는 능숙하게 통역을 하는 남자를 보며 눈을 깜박였다.

    남자가 자신이 하는 말을 알아듣는다는 것을 알아차린 외국인 화가가 눈을 빛내며 반갑다는 듯이 말을 걸었으나 그를 대하는 남자의 태도는 냉랭했다.

    귀찮다는 듯이 눈가를 찡그리던 남자가 선혜를 돌아보았다.

    “안 할 거죠?”

    당연하다는 듯이 물어오는 대답에 저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두 남자 사이에 선혜가 알아들을 수 없는 대화가 오고 갔다.

    남자는 프랑스어가 상당히 유창했다. 간간이 얼굴을 찌푸리며 짜증 섞인 투로 몇 마디 뱉자 화가는 얼굴을 붉히며 주춤거렸다. 그러다 곧 선혜의 얼굴을 아쉬운 듯 흘끔거리다가 멀어졌다.

    안도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때였다.

    “여기서 다 만나네요? 반갑게.”

    화가를 노려보던 형형한 눈빛은 어디 가고 반가움이 두 눈에 가득 서려 있었다.

    무구하게 반짝이는 눈이 부담스러워 선혜는 슬쩍 시선을 피했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그럼.”

    또 귀찮게 말을 걸까 싶은 마음에 빠르게 감사 인사를 마치고 걸어갔다. 하지만 얼마 안 가 손목이 붙들리고 말았다.

    “말로만요?”

    그의 입술 끝이 말려 올라갔다.

    “고마우면, 저 밥 한 끼만 사 주세요.”

    *

    그렇게 엮이기 시작한 인연이었다.

    말 한마디 않는 선혜가 불편할 법도 한데 남자는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해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왔었다.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불어 회화를 몇 마디 가르쳐준다고 나섰었지. 고등학교 때 제2 외국어로 불어를 배워서 몇 마디 안다고 하면서 말이다.

    그러면서 은근슬쩍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었다.

    ‘Je m'appelle Taejoon Shin.(내 이름은 신태준입니다.)’

    선혜가 알아듣지 못하자 한국말로 다시 말해 주었었지.

    ‘신태준이에요. 내 이름.’

    신태준.

    그 이름이 떠오르자 선혜는 허탈하게 웃어버리고 말았다.

    같이 다니자는 말에 칼같이 거절하자 펄펄 뛰던 모습도 떠올랐다.

    ‘아니 진짜 무방비하시네. 아까 그 남자가 진짜 화가일 것 같아요? 모델이니 어쩌니 했지만 흑심 품고 다가온 건지 누가 압니까? 그리고 유럽에 소매치기가 얼마나 많은데. 소매치기뿐입니까? 사기꾼들도 득실거린다고요. 게다가 그쪽 훔쳐보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요?’

    선명해진 기억 속의 태준은 아까 보았던 모습보다는 앳된 모습이었다.

    순수하고 맑아서,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나 따라다닌 거 그쪽인가 봐요?’

    그래서 속이 쉽게 들통나 버리는. 심지어 거짓말도 못 해서 얼굴이 시뻘게져서는 어쩔 줄 몰라 했었다.

    ‘그게, 걱정이 돼서…….’

    순간적으로 귀엽다고 생각한 자신이 낯설어서, 그대로 휙 외면하고 등진 사람이었다.

    마음 한 켠에 남는 작은 아쉬움은 낯가림이 심한 자신이 편히 대했던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와 함께한 식사 자리가 생각보다 편했던 건 사실이었으니까.

    그저 여행길에서 스친 인연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잊으려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다음 날 아를로 떠나는 길에 그가 계속 생각났었다.

    이름을 알려주던 그 얼굴이. 스치듯 눈만 마주쳐도 귓가를 붉히던 그 얼굴이. 자기도 모르게 터져 나온 희미한 미소에도 반한 얼굴을 하던 그 얼굴이. 걱정된다며 펄펄 날뛰던 그 얼굴이 이상하리만치 자꾸만 생각이 났다.

    그리고.

    비가 오는 포룸 광장.

    ‘르 카페 반고흐’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앞에 그가 나타났었지.

    ‘하여간. 눈을 뗄 수가 없다니까.’

    우산을 씌워주고 점퍼를 어깨 위에 둘러주는 그를 보고 깨달았다.

    이 우연한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는걸.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 남자를.

    ‘니스로 돌아가면, 저녁 같이 먹을래요?’

    그렇게 그 인연에 자기도 모르게 매달렸었다.

    자신답지 않은 일생의 첫 일탈이었다.

    달콤하고 황홀하고, 또 가슴 저릴 정도로 애틋했던 순간들.

    추억에 젖어 있다가, 문득 수호가 던진 질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근데 아까 그 아저씨는 누구야?’

    거짓으로 답했던 그 질문.

    “……누구냐고.”

    수호가 들을까 싶어 수호의 방문 쪽을 돌아보며 선혜는 입을 다물었다.

    그 아저씨가 누구냐면 수호야.

    ……네 아빠야.

    ‘네, 아빠.’

    입 밖으로 뱉지 못한 대답이 가슴 속에서 메아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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