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라이 연애 시뮬레이션-92화 (92/97)

00092 85. 마지막 고백 =========================

도란이와 평화롭게 지내던 주말,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에게서 전화가 왔다. …박원호의 어머니. 아무래도 재판이 코앞이라, 아들의 형량을 줄이기 위해, 합의서를 써달라고 연락한 듯하다.

내 예상은 정확히 딱 맞아 떨어져서, 박원호의 어머니는 한참을 머뭇거리다 종이 한 장을 내밀었다. 그러면서, 자기 아들이 백 번 잘못했으니, 부디 선처해달라며 머리를 조아리셨다. 언제나 나한테 고압적이고, 사나운 말투로만 대하셨던 분이 이러니까 느낌이 묘하다.

…절대 합의 같은 건 하지 않겠노라고 생각했었는데, 마음이 약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마음고생을 심하게 하셨는지,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보다 훨씬 깡마른 어머니의 모습. 바들바들 떠시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그게 너무나도 처량해 보여서, 입술을 질끈 깨문 채, 고개를 돌렸다.

내 표정이 좋지 않자, 도란이가 한쪽 팔로 내 허리를 감싸며 조용히 물었다.

“…어쩌고 싶어? 나는 괜찮아. 무조건 네 의견에 따를게.”

“…나는.”

한참을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 …나는 합의를 해주기로 했다. 내 의견을 따르겠다고 했던 말대로 도란이는 순순히 합의서를 작성해주었다. 그 대신, 이런 조건을 덧붙였다.

“작성해드리는 대신, 다시는 우리 앞에, 그쪽 아드님이 나타나지 않게 해주세요.”라고.

어머니는 연신 감사하다고 머리를 숙이며, 꼭 그러겠노라고 대답하셨다. 초범이라서인지, 아니면, 도란이가 작성해준 합의서 때문인지, 박원호의 형벌은 생각보다 가벼웠다. 집행유예.

다행히, 정말로 도란이와의 약속을 지켜주신 어머니는 재판이 마무리되자마자, 박원호와 함께 프랑스로 떠나셨다. 그리고 먼 훗날의 일이지만, 박원호는 프랑스에서 용케도 마음에 맞는 짝을 만나, 아예 거기서 눌러앉게 되었다고 한다.

그게, 내가 살면서 마지막으로 들은 박원호의 소식이다.

박원호의 어머니께 미안하고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프랑스로 떠난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드디어 모든 게 끝났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는 도란이가 잘못될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도란이도 나와 마찬가지로 내가 안전해졌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그날 밤, 우리는 친한 친구들을 모아 성대한 파티를 했고, 빠르게 원래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이혁이는 떠나기 싫다고 빽빽거리며, 나한테 질질 끌리다시피 해서 집으로 돌아갔고, 나도 아래층으로 가긴 싫었지만, 성준이의 매서운 시선에 한숨을 쉬며, 집으로 돌아갔다. …망할 시어머니.

수확의 결실을 보는 가을, 드디어 내 인생에 어둡게 드리워졌던 고난이 끝났다.

하지만, 고난이 끝났다고 해서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지. 살다 보면, 또다시 나를 힘들게 하는 시련이 생길 거고, 시련이 생기는 만큼 기쁜 일도 생길 테니까. 요 몇 개월간, 뼈저리게 느낀 삶의 철학이랄까.

그래도 어떤 일이 닥쳐오든, 나는 이겨낼 수 있을 거다. 사랑하는 내 멍멍이만 옆에 있다면.

일이 무사히 마무리됐으니,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기로 한 나다. 전에 도란이한테 말했던 대로 …진짜 내 연인이 되어달라고 고백할 거다. 바로 오늘.

서로 좋다고 한 마당에,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긴 하지만, 이왕 내뱉은 거니 실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너는 내 거다.’라고 확실하게 낙인찍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도란이를 남산타워 앞으로 불렀다.

처음으로 고백하겠다고 다짐했던 장소에서, 고백하고 싶으니까.

아아, 근데 받아줄 걸 뻔히 알면서도 왜 이렇게 초조하고, 긴장되는 거지. 이제 완연한 가을이라, 날씨도 선선한데, 손에서는 땀이 줄줄, 입술은 바싹 타들어 간다. 돌겠네!

“까꿍. 누구게.”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와 함께, 눈앞이 까맣게 가려졌다.

누구기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내 멍멍이지. 목소리 낮게 깐다고 내가 모를 거 같아? 네 목소리를 한평생 들었는데. 무엇보다 네 목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내 입가에 미소가 그려지니, 절대로 모를 수가 없다고요.

“내 남친.”

“아하하. 정답.”

“손 내리고, 빨리 앞으로 와. 네 얼굴 보고 싶어.”

언제나 그렇듯, 말 하나는 엄청 잘 듣는 내 멍멍이다. 냉큼 손을 내리더니, 쪼르르 내 앞으로 와서 선다. 어이구, 예뻐 죽겠다니까. 도란이의 양 볼을 감싼 채, 입술에다 대고 연신 뽀뽀했다.

“하하, 간지러워. 그런데 왜 여기에서 만나자고 한 거야? 너 고소공포증 있잖아.”

“…그러게.”

고백에 집중하느라 잠시 까먹고 있었네. 나 고소공포증 심하지. 다시금 손에서 땀이 줄줄 나오는 것 같기도. 행여나 내 멍멍이 얼굴 축축해질까, 황급히 손을 뗐다. 그러자, 생긋 웃으며 내 손을 꼭 잡는 도란이다.

“오늘도 케이블카?”

“…아니, 오늘은 걸을래.”

“어? 괜찮겠어?”

도란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결의에 차오른 내 눈빛을 보더니, 도란이가 풋 하고 웃음을 터트린다. 웃지 마. 네 여친, 오늘 여러모로 진지하거든. 여전히 높은 곳은 손발이 덜덜 떨릴 정도로 무섭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네가 있으니까.

새삼 느끼는 거지만, 역시 도란 효과는 과학이다. 고소공포증은 높으면 높을수록 무서운 게 정상인데, 도란이랑 함께 올라가니 무서운 게 점점 사라졌다. 성큼성큼 꼭대기까지 도착했을 때는 두려움 따위는 완전히 사라진 상태였다.

“만세! 도착!”

“하하, 고생했어.”

“응, 란이 너도. 운동 싫어하면서 나 때문에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 많았어.”

고생했다는 의미로 도란이 볼에다 쪽 소리 나게 뽀뽀했다. 그러자, 까르르 웃으면서 나를 따라 내 볼에 뽀뽀하는 도란이다. 진짜, 이렇게 예뻐도 되는 거냐고요.

“그런데 여기에는 왜 온 거야?”

“…어? …데, 데, 데이트.”

“아아, 응. 데이트하자. 뭐부터 할 거야?”

…사실, 고백하러 온 건데. 왜 갑자기 고백에 ‘ㄱ'자도 말이 안 나오지? 도란이의 물음에 머리를 팽팽 돌리는 나다. 고백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 안 했단 말이야!

“음, 우리도 저기 가서 자물쇠 걸까?”

“아니!”

“어? 왜?”

“…나중에.”

너한테 고백하고 나서 걸 거야. 이 남자, 내 거니까 이제 아무도 건들지 말라는 의미로, 저기다가 자물쇠를 걸어놓을 거라고.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턱이 없는 도란이는 그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만 바라볼 뿐이다.

우리는 남산타워를 이리저리 둘러보았다. 경치를 보며, 사진을 찍기도 하고, 전에 갔던 테디베어 갤러리에 방문하기도 하고. 저번에는 어두워서 몰랐는데, 남산타워에 판다 조형물도 있다.

그걸 보더니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다가가는 내 멍멍이다. …귀여워, 역시 여기 오길 잘했어.

역시 도란이랑 있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가을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어느덧 노을이 지고 있다. …이제 더는 미룰 수가 없겠네. 힘내자. 남산타워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본 나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도란이를 끌고 왔다.

내가 자기를 데리고 으슥한 곳으로 오자, 잠시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이내 생긋 웃는 도란이다.

“왜? 키스해주게?”

“…아니, 나중에.”

“…왜 오늘은 전부 나중이야?”

그거야 내가 키스보다 중요한 거사를 앞두고 있으니까. 주머니에 넣어둔 커플링을 만지작거렸다. 남산타워에 오기 전에, 쥬얼리샵에 가서 사 온 커플링. 딱 봐도 기다랗고, 하얀 도란이 손에 너무나도 잘 어울릴 것 같은 커플링이라, 냉큼 구매했다.

18K라 더럽게 비싸긴 하지만. 어차피 결혼하기 전까지 쭉 착용할 테니, 이왕 사는 거 가장 좋은 걸로 사고 싶었다. 그래, 고백할 모든 준비는 갖춰졌다. 장소도, 커플링도, 사랑하는 내 남자도.

마지막으로 나만 각오를 다지면 돼! 깊은 심호흡을 하고서 도란이를 마주했다.

“란아.”

“응?”

“…이, 있잖아. 나, 나, 나.”

“…바나나?”

그거 말고! 바나나는 무슨 바나나야! 퀴즈 아니니까 골똘히 생각하지 말라고! …진짜, 귀여워 죽겠다니까. 순간, 기가 막혀서 휘청거리긴 했지만, 4차원인 내 멍멍이 덕분에 긴장은 훨훨 날아갔다.

“나, 너 많이 좋아해.”

“응, 알아.”

거기서 당연하다는 듯 대답하지 마! 또 머릿속이 새하얘졌잖아! 도대체 이 멍멍이는 왜 이렇게 쉽게 나를 들었다가 놨다가 하냐고. 또다시 가출한 정신을 되찾기 위해, 내 양 뺨을 찰싹 소리 나게 두들겼다.

갑자기 내가 그러니까, 화들짝 놀라며 내 손목을 붙잡는 도란이다.

“뭐야. 왜 그래, 갑자기.”

“…너무 긴장돼서. 정신 차리자는 의미로.”

“…으응?”

“전에 말했었잖아. 일이 끝나면, 너한테 고백하겠다고. 그거 지금 할 거야. 네가 알고 있는 이상으로 나, …너 진짜 많이 사랑하거든? …그러니까, 내, 내 진짜 연인이 …되어줄래?”

내 고백을 들은 멍멍이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왜, 왜 아무 말이 없어?! 네가 그러니까 더 초조해지잖아! 잔뜩 당황한 나는 아무렇게나 마구 내뱉기 시작했다.

“물론, 내가 밥도 제대로 못 지을 줄 모르는 요리 고자라, 매번 즉석밥 신세에, 집안일도 너보다 후달리고. 아니, 나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프러포즈도 아닌데! 이게 아니라. 너도 알다시피, 나, 다혈질에 욱하는 기질이 있어서, 너한테 성질도 많이 낼 거야!”

“….”

“아니, 뭔 선전포고를 하는 거지?! 으아아아아. 아무튼, 아니. 그러니까 내 말은!”

묵묵히 내 말을 듣던 도란이가 나를 끌어안고서 입술을 포갰다.

내 입술을 간질이듯 달싹이는 도란이의 입술. 내 혀를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상냥한 키스에, 당황한 것도 긴장도 모조리 풀려, 그대로 눈을 감고, 오직 도란이만을 느꼈다.

솜사탕처럼 부드럽고, 달콤한 키스가 끝나고, 나와 거리를 벌리는 도란이다. 내 얼굴을 부드럽게 만지는 도란이의 손에 입 맞추며 말했다.

“란아, …내 고백받아주는 거야?”

“…있잖아. 우리 이미 사귀는 사이 아냐? 그런데 굳이 왜 고백을 해?”

“그거야, 고백하겠다고 선포했었기도 하고. …무엇보다 너 이런 쪽으로는 눈치가 더럽게 없으니까. 혹시나 사귀고 있는지도 모를까 봐 고백했지.”

“….”

장난 섞인 내 말에, 도란이가 뾰로통해졌다. 으아, 귀여워. 볼을 살짝 꼬집으려는데, 고개를 홱 돌리는 도란이다. 응? 뭐야. 반대쪽을 꼬집으려고 하니, 다시 반대쪽으로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뭐야, 삐진 거야?”

“응. 안 받아줄 거야.”

“…뭘?”

“네 고백. 거절할 거라고.”

전혀 상상하지도 못했던 상황에 그대로 얼어버린 나다. …물론, 고백 안 받는다고 우리 사이가 달라지거나 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받으라고! 아니, 아닌가? 받기 싫다는 건, 나랑 헤어지겠다는 소리인가? 아악! 상상하기도 싫어!

잔뜩 당황한 나는 안절부절못하며 도란이를 끌어안았다.

“왜, 왜. 잘못했어. 미안해. 장난이야. 응? 받아줘.”

“싫어.”

“…아아! 잘못했다니까!”

눈을 게슴츠레 뜨고서 나를 바라보던 도란이가 이내 웃음을 터트린다. …진짜, 십년감수 했으니까 그만 놀리라고. 온몸에 힘이 축 빠져서, 도란이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런 나를 언제나 그렇듯 상냥하게 토닥여주는 도란이다.

내 등을 정성스레 토닥여 주던 도란이가, 어깨를 으쓱이더니 장난스럽게 말한다.

“그래도 거절.”

“뭐? 왜!”

“나는 애초에 연애할 생각도 없었지만, 만일 누군가와 사귄다면, 그 사람과는 평생을 함께할 거라고 생각했었거든. …그 상대가 너라면, 특히 더 그렇고.”

도란이의 말에 고개를 퍼뜩 들고서 째려봤다. 누구는 너랑 헤어질 생각하는 줄 알아? 나는 지금이라도 너만 좋다면, 네 손 꼭 붙잡고, 결혼식장으로 쳐들어갈 각오까지 하고 있는 사람이야.

씩씩거리면서 도란이 볼을 꼬집었다.

“누구는 너랑 헤어진대?! 나도 너랑 평생 함께할 거거든?!”

“응,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

“지금 내가 네 고백을 받아주면, 나는 살면서 한 번도 고백을 못 해보게 되는 거잖아.”

짐작도 못 한 말에 그저 눈만 끔뻑이는 나다. 그런 나를 보고 생긋 웃더니, 도란이가 나와 거리를 벌린다. 내 손을 꼭 잡은 채로 잠시 생각에 잠긴 도란이가, 이윽고 확고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래서 내가 너한테 고백하고 싶어.”

“어?”

“하하, 고백 같은 거,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음, 이소야. 내가 많이 부족한 데다가, 연애는 살면서 처음 해보는 거라서. 내가 네 속을 썩일 수도 있고, 네가 슬퍼할 때도, 화낼 때도 있을지도 몰라.”

“…응.”

“그 대신, 내가 그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네가 기쁠 수 있게 노력하고, 평생을 너만 사랑할게. 그러니까 …평생, 나만 사랑해줄래?”

대답해야 하는데, 눈물이 차올라서 말이 안 나와. 그대로 도란이 손을 놓은 나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전에 다 울었다고 생각했는데, 왜 또 눈물이 나오느냐고요.

아니, 이건 응어리가 아니라, 너무 좋아서 나오는 눈물이니까 좀 다른가.

얼굴을 감싸고 있는 내 손을 내리더니, 도란이가 내 눈물을 정성스레 닦아준다. 어쩐지 더욱 울컥해서, 그대로 도란이를 끌어안고 울음을 터트리는 나다.

***

지금 상황을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말 그대로 전세역전? 내가 고백을 듣자마자, 울어버린 바람에, 고백에 대한 대답을 전혀 못들은 도란이다. 그 덕에 아까의 나처럼 안절부절못하고 있다.

크, 재밌네. 이거. 너도 아까 그랬으니, 나도 실컷 놀려주마.

“…어쩌지. 받아줄까, 말까.”

“아아. 받아줘. 응? 자기야.”

…항복. 앙탈에 애교에 그것도 모자라 ‘자기야’라니. 짧은 순간, 연달아 퍼붓는 3단 콤보에 당한 나는, 다리 힘이 풀려 스르르 주저앉았다. 공격의 여운에 취해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 아니지. 항복은 무슨!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온다고!

다시금 마음을 굳히고서 도란이를 쳐다봤다. 안절부절못하는 내 멍멍이를 보니, 또다시 마음이 약해진다.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어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이걸 어쩌나. 받아주고 싶은 생각이 전혀 안 드는데?”

“으응. …그럼 어떻게 해야 해?”

미치겠다! 울먹거리는 목소리도 왜 이렇게 귀엽냐고요. 참아라, 참아야 하느니라. 아랫입술을 질끈 깨무는 것도 모자라, 허벅지까지 꼬집으며 본능을 억누르는 나다.

“글쎄요. 우리 귀여운 오빠야가 내 속을 하도 썩여서 받아주고 싶은 마음이 없네.”

“아, 어, 어쩌지. …무릎 꿇을까?”

안절부절못하는 도란이의 말에 퍼뜩 고개를 들었다.

안 돼. 고작 이런 일로 내 남자가 무릎 꿇는 건, 원치 않아.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도란이의 얼굴을 감쌌다. …아, 큰일이다. 더 놀리고 싶은데, 뽀뽀도 하고 싶어. 뽀뽀냐, 오랜만에 갑 행세냐. 그것이 문제로다.

결국, 본능에 무릎 꿇은 나는 도란이 입술에 뽀뽀했다.

“당해보니까 알겠지. 상대방 들었다 놨다 하는 게 얼마나 애타는지.”

“…응.”

“그러니까 이제 그러지 마, 알았지?”

“…으응. 근데, 내가 언제 그랬어?”

그것도 무자각이냐! 언제 그러기는! 하루에도 수십, 아니 수백 번 나를 들었다 놨다 하면서! …자기가 4차원인 걸 모르는 것만큼이나, 자기가 얼마나 해로운 멍멍이인지도 모르나 보다.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아, 모르면 됐어. 그럼 그건 패스. 어쨌든 내가 네 고백 받아주는 거니까. 앞으로 잘해. 나만 바라보고, 나만 사랑해. 알았어?”

“…난 어차피 너밖에 안 보이는데.”

아, 또 너무 좋아서 힘이 쭉 빠진다. 지금도 내 심장을 들었다 놨다 하잖아, 이 망할! 아, 몰라. 아무래도 좋아. 사랑해. 진짜 내가 많이 사랑해, 도란아.

너한테 말한 것처럼, 나 역시, 너만 바라보고, 너만 사랑할게. 평생을.

============================ 작품 후기 ============================

이루네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도 둘 사이에서 고통받는 성준잌ㅋㅋㅋㅋㅋㅋㅋㅋ

soae님// 음.. 아마 답답함이 폭발한 주변 사람들이 사귀라고 등 떠밀지 않을까요 :D

약속했던대로 저 또 왔어요 XD

연참이 이어질수록 점점 더 빠방해지는 분량

어째 도란이랑 사귀면서도, 이소의 사리는 마를 날이 없을 것 같습니다. ^p^

그래도 마냥 좋아죽겠지만 (또르르)

밤에 한 편 더 연참 갑니다 XD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