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이제 우리의 시간을 즐기러 가볼까?”
“뭐 하려고?”
“드라이브시켜 준다니까.”
“나 바이크 타본 적 없는데.”
“뭐든 처음은 있는 법이잖아.”
“나 무서운데…… 우리 엄마가 위험한 짓은 하지 말라고 했다고.”
“날 믿어. 내가 다치면 다쳤지 당신은 절대 다치게 안 해. 한 번만 타보면 또 태워달라고 할 거야. 인생은 모험이라고.”
“말이 거창하니까 더 믿음이 안 가네.”
이강은 여전히 껄끄러워하는 윤주를 데리고 식당을 나왔다. 여름이 다가오는 건지 저녁이어도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드라이브하기 딱 좋은 날씨네.”
이강은 윤주의 머리에 헬멧을 씌우고 제 뒤에 앉혔다. 제 허리에 감긴 윤주의 팔을 당겨 더 단단히 잡게 하고는 자신도 헬멧을 썼다.
“자, 신나게 달려 봅시다.”
얌전하게 출발한 바이크의 속도가 점점 더 높아졌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거리의 풍경이 빠르게 지나갔다.
처음엔 무서워 그의 등에 딱 붙어 있던 윤주가 그 바람을 느끼기 시작했다. 목까지 뭔가 꽉 들어차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은 시원해지는 것도 같았다.
“더 빠르게 달려 봐.”
“뭐라고?”
“더 빠르게 달리라고! 야호, 난 자유다!”
언제 무섭다고 했냐는 듯 바이크를 즐기는 윤주를 느끼며 앞에 앉은 이강은 혼자 피식 웃었다. 이럴 줄 알았다. 마음속에 다 꺼내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시원한 바람을 한번 맛보고 나면 중독이 되니까, 마치 자신처럼 말이다.
* * *
기사를 쓰던 윤주의 시선이 옆에 놓인 핸드폰으로 향했다. 핸드폰을 째려보다 다시 기사를 쓰기 시작했지만 결국 몇 분 집중하지 못하고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신경질적으로 화면을 홱홱 넘겼지만 톡에도 문자에도 대답 온 흔적이 없었다.
‘작업 시작하면 연락 자주 못할 거예요. 뭐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건 통 신경을 못 써서. 답장 못해도 이해해줘요.’
바이크 드라이브를 끝내고 작업실로 가며 이렇게 말을 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일주일째 연락도 없고 자신의 연락도 씹을 줄은 몰랐다.
“죽여, 버릴까?”
연락을 자주 못한다는 말이 일주일이 넘도록 문자 하나 못 보낼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하루에 한 번 생존신고는 하라고 말을 할 걸 후회해봐야 소용없는 일이었다.
“살아는 있겠지?”
일이 잘돼서 연락이 안 되는 건지, 아님 일이 안 돼서 이러는 건지 도통 걱정이 돼서 일이 손에 안 잡혔다. 다른 사람 때문에 산만한 거 되게 오랜만인데 이 감정이 아주 나쁘지 않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선배, 기사도 마무리 안 하고 뭐 해요? 마감이잖아요.”
“걱정 마, 너보고 대신 쓰라고 안 해. 그리고 너, 제발 나한테 신경 좀 꺼.”
윤주는 대충 가방을 꾸려 사무실을 나왔고 혼자 남은 선애는 그녀를 째려보며 이를 악물었다.
“한 번 걸리기만 해. 가만 안 둘 거야.”
운 좋게 몇 번 특종 냈다고 잘난 척하기는, 꼴랑 2년 선배면서 항상 자신을 무시하고 잘난 것도 없으면서 잘난 척하는 윤주가 꼴사나워 죽을 거 같았다.
분명 자기네 사장과 모종의 관계가 있어서 편집장까지 끼고도는 거 같은데,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선애가 삐죽 나와 있는 그녀의 의자를 발로 뻥 찼다.
이강의 작업실 앞에 도착한 윤주는 팔짱을 끼고 작업실이 있는 빌딩 꼭대기를 째려보고 있었다. 그가 이사 오고 처음 오는 건데, 꼴 보기 싫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고, 들어가서 볼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작업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 얼마나 바쁜지 직접 확인해 보자고.”
윤주는 신경질이 잔뜩 난 걸음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윗도리를 벗고 청바지만 입고 있는 이강은 잔뜩 신경질 난 얼굴이었다. 작업대 위며 바닥이며 찢겨 나간 종이와 원단으로 엉망이었고 그는 그사이를 서성대고 있었다.
“하나만 풀려라, 하나만. 제발, 하나만.”
혼자 중얼거리며 펜을 들었다 놨다, 노트를 폈다 접었다, 원단을 들썩이는 이강의 얼굴은 한여름도 아닌데 땀으로 촉촉했다.
윤주가 조심스럽게 작업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생각보다 너무 어지러운 광경에 윤주의 눈이 동그래졌고 바닥에 떨어진 것들을 살살 피하며 조심스럽게 안으로 들어갔다. 윤주는 처음 보는 이강의 날 선 모습에 천천히 걸음을 멈췄다.
미간에 잡힌 주름, 초조한 발걸음, 짜증이 잔뜩 난 얼굴, 윤주는 조용히 그를 보고 있었다.
“괜히, 온 건가?”
순간적으로 이대로 돌아가야 하나 생각한 윤주가 천천히 뒤로 물러날 때 바닥에 떨어진 팬을 밟았고 빠직하는 소리에 이강이 그녀를 돌아봤다.
“아, 안녕.”
“……윤주 씨.”
“나는 연락이 너무 안 돼서, 혹시 무슨 일이 있나 하고, 근데 작업이 잘…… 켁! 이강 씨…… 답답해요. 나 숨 못 쉬겠어.”
“잠깐만. 후우, 좀 살겠다.”
이강이 있는 힘껏 그녀의 허리를 안으며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다. 윤주를 보니 그나마 답답했던 속이 좀 뚫리며 쪼그라들어 붙었던 폐에 숨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갑작스러운 그의 행동에 놀라 굳어있던 윤주가 그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거렸다. 많이 지치고 많이 힘들어 보이는 이강이 안쓰러웠다.
“근데, 이강 씨, 당신 좀 뜨거운 거 같아.”
“괜찮아.”
“아냐, 열나. 당신 뜨겁다고.”
“그래서 더웠나?”
“그럼 약을 먹어야지 웃통을 벗고 있음 어떻게 해? 기다려 봐, 약 사다 줄게. 저녁도 안 먹었지?”
“나한테 약은 당신이야.”
이강이 그녀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윤주는 어떻게든 그를 떨어트리려 했지만 열기에 취한 이강은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입맞춤은 점점 더 강해졌다.
“아, 아파.”
입맞춤으로 만든 붉은 띠가 그녀의 목덜미 주변에 만들어졌다. 목덜미에 머물던 입술은 점점 더 밑으로 내려갔고 그의 손은 빠르게 셔츠 단추를 풀어냈다.
마음이 급한 이강은 몇 개 남은 단추를 무시하고 셔츠를 확 벌려 벗겨버렸다. 드러난 그녀의 맨 어깨를 깨물어버릴 듯 입을 맞추며 그녀의 바지 위로 허리춤에 손을 올렸지만 윤주가 그 손을 잡았다.
“그, 그만.”
“싫어?”
“당신 아프다고.”
“말리지 마. 진짜 죽을 거 같아.”
윤주는 이미 뜨거울 대로 뜨거워진 눈으로 자신을 보는 이강을 바라봤다. 자신을 간절히도 원하는 남자,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윤주가 그의 얼굴을 잡아 키스했고 이강이 그런 윤주를 번쩍 안아 들었다. 윤주의 다리가 그의 허리에 감기고 이강은 그녀와 뜨거운 키스를 주고받으며 침대로 향했다.
부딪치는 두 사람의 입술이 뜨거웠다. 부끄러움은 없었고 서로를 원하는 갈망만 남았다. 한껏 입을 벌려 상대의 입술을 빨아들이고 열정을 불태우기 위해 혀를 엮었다.
두 사람이 만든 질척이는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우고 한껏 달아오른 두 사람이 한 덩어리로 침대로 넘어졌다.
두 사람은 계속 키스를 나누며 옷을 벗는 손길을 늦추지 않았다. 긴 애무가 필요 없을 정도로 두 사람은 한껏 달아올랐고 금세 하나로 합쳐졌다.
윤주의 눈꺼풀이 조용히 열렸다. 작업실 곳곳의 전등들은 여전히 밝게 켜져 있었고 사방으로 날아간 두 사람의 옷은 엉망인 작업실을 더 엉망으로 만들었다. 윤주는 자신의 품에 안겨 정신없이 잠들어 있는 그의 이마에 조심스럽게 손을 올렸다. 다행히 아까 왔을 때보단 열이 많이 내려있었다.
“스트레스 엄청 받나 보네.”
작업을 시작하면 다른 곳에 전혀 신경을 못 쓴다고 한 이강의 말이 이제는 이해가 됐다. 그만큼 집중하는 것일 거고,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걸 거다.
윤주는 안쓰러운 이강의 머리를 부드럽게 만지다 조심스럽게 침대를 빠져나왔다. 이렇게 따뜻한 침대에 파묻혀 있을 시간이 없었다.
손에 닿는 그의 티셔츠를 껴입은 윤주가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집에 갈 수도 있지만 아침이라도 같이 먹고 헤어져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다.
“자, 기사를 좀 써 볼까?”
쓰다만 기사를 펼치고 안경을 꺼내 썼다. 아까는 그렇게 단어 하나하나가 막히고 문맥도 건조하기 짝이 없더니 이젠 아주 술술 그녀의 의도대로 글이 써졌다. 그녀의 자판 두드리는 소리가 마치 자장가처럼 그 공간을 메웠다.
이강이 퍼뜩 잠에서 깼다. 눈은 떴는데 정신은 멍하고, 언제 침대에 누웠는지도 몰랐는데 꽤나 긴 잠을 잤던 것 같다. 하긴, 벌써 며칠째 잠도 못 자고 디자인해보겠다고 씨름을 했으니 이럴 만도 했다.
“맞다, 윤주 씨.”
멍하니 있던 이강이 벌떡 일어나 윤주를 찾았다. 혹시 또 가버린 건 아닌가 했는데 자신의 면 셔츠를 원피스처럼 입은 윤주가 제 작업대에서 노트북으로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귀에 익숙한 이 소리가 그녀의 자판 소리였다. 이강은 벽에 기대 일에 열중한 윤주를 지켜봤다.
“저 여자는 안경을 가운뎃손가락으로 올리네.”
살짝 입을 내밀고, 내려가는 안경도 올려가며 열심히 쓰기도 하고 지우기도 하고, 가끔은 글이 안 풀리는 건지 입술을 질겅대기도 했다. 자신의 일에 열중해 있는 여자는 제 품에 안겨 열정을 불태울 때만큼이나 매력적이고 섹시했다.
“못 참겠다.”
덮고 있던 얇은 시트를 허리에 두른 이강이 그녀를 향해 천천히 걸었고 뒤에서 포근히 끌어안았다.
“깼어요?”
“뭐해요?”
“오늘이 마감인데 기사 마무리를 못 했어요. 이제 조금만 더 하면 돼요.”
“얼마나 조금?”
“음, 반 장쯤? 아이, 하지 말아요. 이거 출근 전까지 보내야 해요. 마무리 못 한 것도 이강 씨 때문인데.”
“왜 나 때문인데?”
“……일주일 내내 연락 안 됐잖아.”
“그래서 화났어?”
“짜증도 나고 화도 좀 났고 또 걱정도 했지.”
“내가 잘못했네. 아주 많이 잘못했어.”
기분 좋게 웃은 이강이 윤주의 반항에도 셔츠 속으로 손을 넣어 그녀의 배며, 옆구리를 만지고 가슴으로 슬슬 올라갔다. 그의 자극에 슬슬 몸이 더워지는 걸 느낀 윤주가 그의 손등을 탁 쳤다.
“이러면 나 간다.”
“당신 살 만지고 있으면 기분 좋아.”
“맞다, 조금 있으면 죽 배달 올 거야. 가만 보니까 밥도 제대로 안 먹은 거 같더라.”
“좋다. 당신이 나 걱정해 주는 거, 위해주는 거 정말 행복해.”
이강이 자신보다 한참 작은 그녀를 안고 목에 얼굴을 묻고 딱 달라붙었다.
온전히 자신만 걱정해 주는 그녀는 이강을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세상 유일의 존재로 만들어줬다.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안식처 같은 느낌, 그녀의 옆에서 완전한 안정과 위안을 얻었다.
어린애 같은 이강의 행동에 윤주가 그를 향해 돌아앉았다. 반쯤은 잠에 취해있는 것 같은 그의 얼굴을 걱정스럽게 보던 윤주가 그의 손을 잡았다.
“일이 잘 안 돼요?”
“머릿속에 아이디어는 한가득인데 그게 나오질 않아. 뭐랄까, 뒤죽박죽 엉망으로 엉킨 실타래 같아. 첫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어서 너무 답답해.”
“당신 밥도 안 먹고, 잠도 잘 안 잔 거 같던데 예전에도 그랬어?”
“음,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었어. 사람들은 계속 새로운 걸 원하고 그러면서도 대중성을 놓치면 안 되니까. 열심히만 하면 되는 일이면 너무 좋은데 그게 아니니까.”
“그때도 이렇게 작업실에만 처박혀서 사람들이랑 연락도 안 하고 밥도 안 먹고 막 스스로를 괴롭히면서 일했어요?”
“……그때는 사람이 무서웠어. 모두 날 감시하는 것 같고, 재촉하는 거 같고, 날 위축되게 만들었으니까.”
그때를 말하는 이강의 표정이 너무 생생하게 고통스러워서 그녀에게까지 그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전해지는 것 같았다.
벌써 3년이나 지났다는데 아직도 저렇게 힘들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면 그 일을 다시 하는 건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힘들었으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겠다.”
“어?”
“그때, 당신 한창 일할 때 너무 힘들어서, 죽을 만큼 힘들어서 당신 무의식이 그때 그 일로 돌아가는 걸 거부하는 건지도 모르겠다고.”
“설마……. 나 디자인하는 거 좋아. 물론 죽을 만큼 힘들고 마음대로 되지 않아 쉬기는 했지만 나 다시 할 거야.”
“물론 당신 의식은 그렇게 말하지만 무의식은 아닐 수도 있어. 한번 먹고 체한 음식은 다시 못 먹게 되거나 다시 먹게 될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리잖아. 일도 충분히 그럴 수 있지, 잘 생각해 봐요.”
“아…….”
새로운 깨달음이었다. 디자이너로 일할 때, 승진하고 점점 위로 올라가며 책임이 커질수록 디자인을 하며 느끼는 즐거움보단 힘겨움이 훨씬 더 컸다. 한 시즌을 끝내고 나면 쉴 새 없이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 하고, 끊임없이 돌아가는 쳇바퀴 안에서 이강은 점점 더 자신을 잃고 메말라갔었다. 때론 술도 마셔보고 약물의 유혹도 느낄 정도로 그는 괴로웠다.
“일하는 방법을 좀 바꿔보면 어때? 옛날처럼 너무 일에만 매달리지 말고 좀 놀아가면서.”
“우리 일이라는 게 그렇게 되는 게 아니잖아.”
“당신의 일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는 거 나도 알아. 하지만 인풋이 있어야 아웃풋이 있는 거잖아. 그러니까 몰입하기 전까지 규칙적으로 잠도 자고 밥도 먹고 놀기도 하고. 나 걱정되니까 살아있다고 한 번씩 문자도 해주고. 시도나 한번 해보라고.”
윤주는 생각에 빠진 이강을 두고 노트북으로 돌아앉았다. 생각하다 보면 스스로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거였다. 윤주가 기사를 마무리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있는데 이강이 다시 그녀의 등에 머리를 기댔다.
“내가 되게 잘하고 싶었나 봐. 나도 모르게 욕심을 냈네, 내가.”
윤주는 별말 없이 어깨에 기댄 이강의 머리를 헝클이고 이메일을 보냈다. 조금만 말하면 바로 알아차릴 사람이니까, 정답을 찾을 줄 알았다.
그녀가 이메일을 다 보낸 걸 확인한 이강이 윤주를 다시 벌떡 안았다. 이 사랑스러운 여자를 도저히 가만둘 수가 없었다.
“뭐 하는 거야! 나 출근 준비해야 한다고.”
“이렇게 가면 서운하지.”
이강이 그녀를 안고 막 침대로 다시 가려고 하는데 누군가 작업실 문을 활짝 열고 들어왔다. 쇼핑백을 든 쟝과 윤주를 안은 이강, 그리고 안겨있는 윤주까지 셋의 눈이 딱 마주쳤다. 그리고 침묵.
―이강아, 이거 무슨 죽…….
―쟝…….
“까악!”
“너 눈 감아!”
“미안합니다!”
세 사람의 음성이 동시에 뒤섞였다. 놀라 펄쩍 뛰는 윤주를 이강은 재빨리 내려놓고 두 사람은 동시에 침대 쪽으로 뛰었다.
떨어진 옷들을 주워 들고 재빨리 입느라 두 사람은 부딪치고 깨지고 엉망진창이었고 쟝은 등 뒤에서 들리는 난감한 소리에 눈동자만 데굴데굴 굴리며 서 있었다.
―저기, 이거는…….
“가, 가만히, 아직 안 돼요!”
“꼼짝도 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