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칼코마니-13화 (13/44)
  • 13.

    윤주가 빠르게 그의 셔츠를 벗겨냈다. 맨살이 드러난 그의 상체를 만지고 닥치는 대로 입을 맞추다 그의 바지 단추에 손을 얹었다. 빡빡한 청바지 단추가 잘 풀리지 않자 그를 확 밀어 눕히고 바지를 벗겼다. 이강은 기꺼이 허리를 들어 그녀의 움직임을 도왔고 그의 몸에는 곧 팬티만 남았다.

    “이젠 당신 차례네.”

    몸을 일으킨 이강이 마치 먹이를 노리는 표범처럼 아주 유연하게 윤주를 타고 올랐다. 반쯤 풀어진 그녀의 셔츠를 벗겨 던져버리고 바지 역시 손쉽게 벗겼다. 그녀의 몸에는 하얀색의 속옷 두 장만 남았고 이강은 망설임 없이 그녀의 중심에 손을 댔다.

    속옷 위였지만 그녀는 엄청 뜨거웠고 속옷이 젖을 정도로 애액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긴 애무 없이도 그녀는 이미 그를 받아들일 준비를 한 상태였고 이강도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이강은 손쉽게 그녀의 속옷들을 벗겨버렸고 하나 남았던 자신의 팬티도 벗었다. 자신의 행동에 잘게 떨리는 그녀의 눈동자를 본 이강은 조금 야비한 웃음을 지었다. 윤주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녀의 다리를 벌리고 자리를 잡았다.

    “날 원해?”

    “응.”

    윤주의 하얀 피부는 분홍빛으로 달아올라 있었고 얼굴은 욕망으로 자글자글 끓고 있었다. 그녀와 눈을 똑바로 맞춘 채로 이강은 자신의 양물을 잡아 그녀의 아랫도리에 천천히 비볐다.

    뭉텅뭉텅 쏟아지고 있는 애액이 그의 분신을 적셨다. 이미 충분히 발기해 있는 클리토리스를 톡톡 건드리자 윤주가 자지러지는 신음을 냈다.

    “아흑, 제발…….”

    감당하기 힘든 열기가 모여들어 윤주가 몸을 뒤트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이강이 그녀의 질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뜨겁고 촉촉한 그녀의 속살이 그의 분신에 쫙 달라붙는 것 같았다. 이강의 입에서도 깊은 신음이 터져 나왔다.

    “제길, 너무 빡빡해.”

    이강이 윤주의 다리를 들어 제 허리에 붙였다. 그녀 안으로 계속 파고들면서도 윤주의 몸 이곳저곳을 만지는 걸 포기하지 않았다.

    눈앞을 어지럽히는 소담한 가슴도, 오목한 배도, 자신을 담고 있는 아랫배도 이강의 손과 입술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지금은 당신이 내 연인인데.’

    자신이 했던 말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어느샌가 그는 윤주에게 마음을 주고 있었다. 그걸 입으로 내뱉는 순간 모든 행위에 의미와 감정이 실렸다. 윤주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두 사람의 관계에 더 큰 충만함을 느끼는 이강의 허리는 쉴 줄을 몰랐다.

    “흐아, 아읏! 죽을 거, 같아.”

    윤주의 머릿속에 있던 모든 것들이 다 날아가 버렸다. 자신이 원하는 짓이지만 이강이 입김 한 번, 손가락 하나가 스칠 때마다 온몸의 솜털이 오소소 일어섰다. 예민해진 감각들이 모두 열려 감당하기 힘든 열기들이 모여들었다.

    거기다 지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저 눈빛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진심을 담고 있는 이강의 눈을 감당하기 힘들어 윤주는 눈을 감았다.

    이강이 움직임을 멈춰버렸다. 금방이라도 윤락의 꼭짓점에 도달할 듯 헐떡거렸던 윤주가 불만을 가득 담아 손톱을 세워 그의 팔을 긁었다.

    “눈을 떠, 서윤주.”

    “…….”

    “날 봐야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 텐데.”

    이강은 고집스럽게 눈을 감고 있는 윤주의 유두를 혀로 길게 핥았다. 그녀가 움찔하는 동시에 속살이 그의 분신을 확 조이는 게 느껴졌지만 윤주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였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이강이 이를 세워 그녀의 유두를 깨무는 동시에 손을 내려 둥글게 부푼 클리토리스를 만졌다.

    “하읏! 아, 안 돼!”

    “당신 몸은 내가 더 잘 알아. 서윤주, 눈을 떠. 날 봐.”

    이강의 마지막 말은 간청에 가까웠다. 온몸을 관통하는 열기에 발작적으로 몸을 떨던 윤주는 결국 눈을 떴다. 감정이 가득 담긴 이강의 눈과 딱 마주치고 말았다.

    그제야 이강은 만족한 듯 씩 웃으며 허리를 움직였고 윤주가 조금이라도 시선을 돌리거나 눈을 감으면 행동을 멈췄다.

    그럴 때마다 윤주는 짜증스러웠고 나름 반항도 해봤지만 이강 앞에선 무용지물이었다. 이강은 그녀가 자신을 볼 때만 움직였고 그렇게 천천히 그녀를 몰아붙였다. 그녀와 눈이 마주친 채로 온몸이 쪼개질 것 같은 절정의 꼭대기에 올랐다.

    소리도 내지 못한 윤주는 죽을 듯 이강에게 매달렸고 그는 사랑스럽다는 듯 그녀를 꼭 껴안았다.

    좁은 침대 위, 땀으로 촉촉하고 뜨거운 두 육체가 하나로 얽혀 누웠다. 사랑을 나눈 후에도 이강은 윤주를 계속 품에 안고 어루만지고 가벼운 뽀뽀를 하며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힘들 텐데 좀 쉬어요. 푹 자.”

    이강의 그 말이 주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윤주의 눈꺼풀이 감겼다. 그리고 1분도 되지 않아 그녀의 입에선 편한 숨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강은 그녀가 편히 잠든 걸 본 후에야 자리를 잡고 누웠고 그도 곧 잠이 들었다.

    이른 새벽 눈을 뜬 이강은 제 품에 안긴 윤주를 물끄러미 봤다. 윤주는 어지간히 지쳤는지 어젯밤 그 모습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아픔을 잊고 싶었겠지. 다 하지 못한 이야기는 뭘까?”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관심으로, 그리고 애정으로 넘어갔다. 처음 그녀를 봤을 때부터 분명 끌리긴 했지만 그건 관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젠 그녀에 대해, 그녀가 말해주지 않은 것까지 알고 싶다. 관심을 넘어선 호감까지 생긴 거였다. 타인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이강에서 이런 감정이 생긴 건 아주 큰 발전이었다.

    “앞으로도 잘해 보자구요, 서윤주 씨.”

    이강은 잘 자고 있는 윤주를 꼭 끌어안고 다시 잠을 청했다. 윤주와 같이 지내면서 그를 괴롭혔던 악몽이 거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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