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데칼코마니-6화 (6/44)

6.

침대 위, 나신의 윤주는 이강의 허리를 타고 올라 있었다. 제 밑에 누워 그녀가 하는 대로 반응하는 이강을 보는 게 제법 재미있었다.

그를 놀리듯 그의 목덜미부터, 근육질의 가슴과 배를 지나 배꼽부터 길게 뻗은 배렛나루를 간질이며 점점 밑으로 내려가는 윤주의 손이었다.

닿을 듯 말 듯 가끔은 아주 부드럽게, 가끔은 손톱을 세워 그를 자극하며 윤주는 그를 점점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이미 발기할 대로 발기한 그의 페니스는 거대하게 하늘로 치솟아 있었고 그녀가 손을 움직일 때마다 살아있는 생명체마냥 흔들렸다.

“푸훗, 되게 웃긴다.”

웃음기 가득한 그녀의 목소리에 감겨 있던 이강의 눈이 떠졌다. 이글거리는 욕망을 가득 담고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를 보는 그의 표정에 윤주가 까르르 웃음을 터트렸다.

“표정은 더 가관이네. 원하는 게 있나 봐.”

그 말을 마친 윤주는 그의 갈색 유두를 혀로 길게 핥았다. 그녀의 분홍색 혀가 자신의 가슴을 핥고 작은 손은 아랫배를 배회했다.

조금만 더 내려가면 바로 자신의 중심부에 닿겠지만 윤주는 순순히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 절정의 고비를 눈앞에 두고 오르지 못한 이강이 결국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장난은 그만하면 좋겠는데.”

“싫은데, 정말 재미있거든.”

그의 목에서 작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난 것도 같다. 마녀처럼 자신을 놀리고 있는 윤주를 보던 이강이 순식간에 두 사람의 자세를 바꿨다.

“까아악!”

“감당해보라고.”

씹어 뱉듯 말을 마친 이강은 제 밑에 깔린 윤주의 목에 이를 박아 넣었다. 도드라진 쇄골을 따라 자국이 남을 정도로 빨아들이며 그녀의 비궁 안으로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갑작스러운 침입에 확 여성이 좁혀들자 그는 일부러 손가락 하나를 더 넣어 자극했다. 이젠 움직여 줘야 하는데 그는 가만히 있기만 했고 도리어 재촉하는 쪽은 윤주가 됐다.

윤주는 먼저 허리를 움직였다. 허리를 움직이고 그의 손가락이 담긴 비궁을 수축시키며 그를 자극했지만 이강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심술이 난 윤주가 이강의 목을 꼭 안으며 그의 귓불을 입속으로 삼켰다. 그리고 귀를 혀로 길게 핥으며 그의 성감대를 자극했다.

“이거 말고, 다른 거 넣어줘요.”

“뭘 원하는데?”

“당신, 이거.”

윤주는 직접 그의 페니스를 잡았다. ‘끙’ 거리는 그의 신음을 들으며 손에 벅차게 잡히는 남자를 위아래로 자극하며 그가 움직이길 기다렸다.

더 이상은 힘들다는 듯 이강이 그녀 안으로 거칠게 밀고 들어왔다. 오늘 밤만 벌써 두 번째 결합인데 마치 처음처럼, 아니 처음보다 더 큰 자극으로 그녀는 다가왔다.

온몸을 활짝 열고 자신을 받아들인 윤주의 속살은 무서울 정도로 그의 남자를 물고 늘어졌다. 사방에서 자유자재로 조였다 풀었다 하는 그녀 안에서 이강은 미칠 것만 같았다.

그녀를 꼭 안고 있던 이강이 상체를 세웠다. 그녀의 골반을 한 손으로 잡고 허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강하게 밀어붙였다 빙글빙글 돌리기도 했고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손가락으로 자극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윤주는 자지러지는 신음소리를 냈다.

“아흐읏, 너무 좋아.”

두 사람의 맨살이 만나 질퍽거리는 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그녀의 신음소리와 살이 부딪치는 소리, 비단같이 부드러운 맨살의 감촉, 풀었다 조였다 예술로 박자를 맞추는 그녀의 속살까지 자극은 최고조를 이루고 있었다.

이성을 놓아버린 지는 오래였고 이강의 세상엔 자신 밑에 깔려 희열의 신음성을 내는 윤주만이 있었다.

이강은 그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자꾸만 밀려 올라가는 윤주의 어깨를 꽉 잡고 미친듯이 몰아붙였다.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또 밀어붙이고 자신의 분신을 따라 딸려 나오는 그녀의 분홍색 속살을 보며 그의 허리가 쉼 없이 움직였다.

“그, 그만…… 하읏…… 그만.”

그를 받아내고 있는 윤주는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벅차게 밀어붙이는 이강이 주는 쾌락이 그녀를 조금씩 태워가고 있었다. 아랫배에 뭉쳤던 열기가 혈관을 타고 흐르며 온몸을 태워버릴 것 같았다. 자신을 파괴해버릴 것 같은 강렬한 그의 페니스와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감각이 그녀를 열망의 최고조로 밀어붙였다.

“하아악! 까윽!”

“으윽!”

윤주의 허리가 아치를 그리며 솟아올랐다. 온몸에 힘을 준 그녀의 속살이 무서울 정도로 그의 페니스를 조여왔고, 그럼에도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이던 이강 역시 더 이상은 참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다.

사정하는 동안에도 이강은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였고 최대한 윤주의 절정이 오래 지속되도록 노력하던 그가 결국 그녀 위로 무너져 내렸다.

거친 숨만 몰아쉬며 몸을 맞대고 누워있던 이강의 등 위로 윤주의 팔이 올라왔다. 윤주는 땀이 가득한 그의 등을 부드럽게 매만지며 그의 귓가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자극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기세가 줄어들었던 그의 분신이 살짝 고개를 드는 게 느껴졌다. 눈이 동그래진 윤주를 이강이 빙긋 웃으며 바라봤다.

“한 번 더?”

“아, 아니.”

“거짓말.”

그녀 안에서 빠져나온 이강은 자신의 정액으로 가득 찬 콘돔을 빼 버리고 새로운 콘돔을 꺼내 들었다. 이로 새로운 콘돔의 봉투를 물어뜯는 그가 마치 먹이를 앞에 두고 입맛을 다시고 있는 사자처럼 보였다. 덜컥 겁이 난 윤주가 슬슬 몸을 빼봤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새로운 콘돔을 장착한 그는 그녀의 허리를 잡아 엎드리게 했고 그대로 몸을 겹쳐왔다. 침대와 그의 몸 사이에 낀 윤주가 아무리 바르작거려도 빠져나갈 방법이 없었다.

“정말, 싫어?”

지독히도 감미롭다. 약간의 강요와 사정이 들어있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은 순간 윤주의 도망가고 싶었던 마음이 푸스스 가라앉아 버렸다.

그녀가 팔을 그의 목에 감았고 고개를 돌려 그의 입술을 탐했다. 마음껏 그녀의 입술을 음미하고 난 후에 놓아준 이강의 입술이 그녀의 목덜미, 어깨, 팔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녔다

“거봐, 당신도 원하잖아.”

“아니, 나는…… 하읏.”

그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가슴을 감쌌다. 손가락으로 유두를 비틀며 다리 사이로 허벅지를 밀어넣어 그녀의 여자를 쿡쿡 건드렸다. 자극에 약해질 대로 약해진 그녀의 음부는 작은 움직임에도 애액을 뭉텅뭉텅 쏟아냈고 쾌락 역시 빠르게 달아올랐다.

그녀의 자궁 입구가 벌써 뜨거워지고 움찔거리는 게 느꼈다. 이대로 그녀 안으로 들어가 또 한 번 아주 뜨겁고 강렬하게 안고 싶었지만 조금 더 그녀를 맛보기로 했다.

그녀의 도드라진 척추를 따라 입술을 내린 이강이 통통한 그녀의 엉덩이를 살짝 물었다.

“아!”

그녀가 아프다고 엉덩이를 흔들었지만 이강은 한 번 더 깨물며 흔들어대는 엉덩이 밑으로 손을 넣어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건드렸다.

“흐앗.”

“손을 댈 때마다 소리를 내는군.”

“그건…… 아앙.”

“이건 어때? 좋아?”

“죽을 거 같아.”

“좋단 말이네.”

이강의 그녀의 엉덩이를 들게 했고 음란하게 벌렁거리고 있는 그녀의 음부에 입을 맞췄다. 이미 축축할 정도로 애액을 쏟아내고 있던 그곳에서 또 한 번 울컥 애액이 쏟아졌고 도망치려는 그녀의 엉덩이를 꼭 잡았다.

만찬이었다.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음순들을 핥고, 빨았다. 그럴 때마다 윤주는 경련하듯 몸을 떨어댔고 이강은 입을 벌려 음부 전체를 흡입했다. 질 안으로 혀를 밀어넣어 부드러운 속살을 자극하고 쪽쪽 빨아대면서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흐윽, 그, 그만…… 제발, 날 좀…… 하윽.”

욕망의 본능만 남은 이강이 더 이상 거대할 수 없게 부푼 자신의 분신을 그녀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정을 느낀 듯 윤주는 온몸을 떨어댔고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했다.

그건 이강 역시 마찬가지였다. 용광로처럼 뜨거운 그녀 안에서 자신의 육체는 물론 영혼과 정신까지 모두 불타버리는 것 같았다.

서윤주라는 여자에게 모든 걸 지배당하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은 또 한 번 열락의 최고조에 올랐고 그 열락은 오랫동안 지속됐다.

감당하기 벅찬 희열에 윤주는 결국 기절하듯 쓰러져버렸고 이강은 그런 그녀를 안고 거친 숨을 골랐다.

살짝 젖은 윤주의 눈가를 닦아준 이강은 그녀를 품에 꼭 안고 잠이 들었다. 육체를 나눈 후 이렇게 온기까지 나누는 경험은 참으로 색달랐다.

윤주가 힘겹게 눈을 떴다. 잠들기 전 마지막은 거의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녀가 기억하는 마지막은 자신을 뒤에서 안고 지독하리만치 밀어붙이던 이강이었다.

흐린 눈 안으로 고요히 잠든 이강의 얼굴이 보였다.

짙은 눈썹에 쌍꺼풀이 없는 긴 눈이 곱게 닫혀있었다. 살짝 휘어진 높은 코는 고집스러워 보였고 짓궂은 말을 내뱉던 입술은 살짝 벌어져 달큰한 숨을 뱉어내고 있었다.

그의 얼굴을 감상하던 윤주가 살짝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허리부터 다리 사이까지 찌르르 울리며 고통을 호소했다. 살짝 인상을 쓴 윤주가 숨을 멈추고 통증이 가라앉길 기다렸다.

윤주는 최대한 조심하면서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고 이불 밖으로 나서려는 순간 그의 손이 그녀를 낚아챘다.

“그때처럼 혼자 가버리려고?”

“샤워해야겠어.”

윤주는 원망스럽게 자신을 보는 이강에게 얼른 변명 아닌 변명을 내놓았다. 그녀의 말에 벌떡 일어난 이강은 어리둥절한 윤주를 두고 욕실로 들어갔고 이내 물소리가 들렸다.

“저 남자 뭐야. 왜 심술을 부려?”

그럼 그때 이강이 잠에서 깰 때까지 기다려서 즐거웠다고 인사라도 하고 떠나야 했단 건가? 잠시 혼자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알몸으로 나온 이강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

“뭐, 뭐 하는 거예요?”

“물 받았어요. 몸 좀 풀고 나와요. 나 혼자 두고 가버리는 건 다시 하지 말고.”

이강은 살짝 윤주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그녀를 욕조 안에 내려놨다. 말은 안 해도 윤주는 온몸이 다 아플 거라는 정도는 안다. 그 정도로 지독하게 그녀를 탐닉했으니 말이다.

윤주가 있는 욕실을 보던 이강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다짐한 듯 뭔가를 말한 이강이 상대의 말도 듣지 않고 그대로 전화를 끊었고 그대로 전화기를 침대에 던지고 욕실로 들어갔다.

몇 년마다 발동하는 비정상적인 집착, 지금 자신의 마음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이강의 모든 것이 서윤주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만이 중요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