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된다고 하면 단념할 거예요?”
“싫다고 하면.”
“싫지는…… 않은데 안 되면?”
“싫지 않은데 안 될 이유가 있나?”
“입술 아프다고 했잖아요.”
직진만 하는 것 같더니 아프다는 말에는 또 멈칫한다. 금색 눈동자가 잠자코 그녀를 응시했다. 조용히 쳐다보다가 묻는다.
“정말?”
“……뭐가요?”
“정말 아픈가?”
“아프면요?”
“반성하려고.”
순순히 나오는 말이 의외라 메일이 눈을 깜박였다. 말뿐이 아닌지 황제의 표정은 은근히 풀이 꺾여 있었다. 맙소사. 키스하고 싶다고 그리 집요하게 나오더니 입술이 아프다니까 금세 풀죽어선 반성하겠단다.
노린 거라면 고단수도 이런 고단수가 없었다. 콩깍지가 씐 메일이 그 모습이 사랑스러워서 결국 넘어가줄 마음이 들고 말았으니까.
고개를 숙였다. 입술끼리 살짝 닿았다. 금방 떨어졌지만 그렇다고 접촉이 없던 것이 되지는 않는다. 기습이나 다름없는 짧은 입맞춤에 황제가 일순 눈을 키웠다. 곧 그걸 어떻게 해석했는지 그가 시무룩하게 입을 열었다.
“이걸로 대신하라는 거라면…….”
“누가 그러래요?”
역시 부끄럽다. 말을 하면서도 메일이 스스러움에 눈을 애먼 곳으로 돌렸다.
황제는 들은 것을 곱씹은 다음 이내 뜻을 알아듣자마자 표정을 바꿨다. 풀이 죽었던 것이 그새 옛일이 되었다. 즉시 그가 메일의 양손을 한 손씩 쥐고 바닥으로 붙잡아 눌렀다.
“취소 못 해.”
“취소 안…….”
다음 말은 나오지 못했다. 황제가 기다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메일의 대꾸를 도중에 삼키며 입을 맞췄다.
얼핏 성급하게 보이나 닿아오는 입술은 또 상냥했다. 애태운 것이 민망할 정도로 달고 반가운 온기에 메일이 다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