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달려라 메일 (41)화 (41/144)

“그렇게 대놓고 지칭했는데?”

“금발에 자국의 공녀를 후보로 데리고 온 간택전의 후보. 거기다 공주. 귓등으로 들어도 본인 얘기잖아!”

“……이제 어쩌지? 이런 건 같은 위치에서 두 번 시도하면 수상하잖아. 의심을 사기 좋다구.”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그냥 손 뗄까?”

“……아니.”

에나가 고개를 저었다. 공연히 비장한 고갯짓이었다. 그녀는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끝내기에는 너무 황당하고 허무했다.

물론 성공해 봐야 달리 얻어지는 것도 없는 쓸데없는 행위였지만, 그런 무가치한 일일수록 왠지 모르게 승부욕이 솟아오르는 법이다. 인생에 도움 안 되는 괜한 오기로 무장한 에나가 이어 선언했다.

“한 번만 더 해보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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