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더 누드-5화 (5/47)

5. 도망쳐도 괜찮아요

“아저씨는 무슨 고민이 있어서 오신 거예요?”

“왜 고민이 있다고 생각해요? 시원하게 바람 쐬러 올 수도 있는 거고…….”

풉. 우연은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입을 비쭉였다. 동태처럼 얼어붙어 있던 주제에 말씀 하난 시원하게 하신다. 아저씨도 그건 좀 아니다 싶었는지 다른 이유를 댔다.

“……글쎄요. 하느님께서 우연 학생을 구하시려고 보낸 것 같기도 해요.”

예상외의 대답에 눈물이 쑥 들어갔다. 아저씨는 하느님을 믿는 사람인가? 그럼 하느님은 내가 죽을 때까지 얻어터질 때는 뭐 하시다가 막상 죽으려고 작정하니까 멀쩡하게 길 가던 아저씨를 질질 끌어와서 세워 놓으시나? 우연은 마구잡이로 튀어 나가려는 말을 간신히 누르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반박했다.

“저, 그, 그건 좀. 저는 하느님도 부처님도 알라님도 안 믿는데요.”

“아, 그래요. 듣기 거슬리면 진우연 씨하고 나하고 그냥, 오늘 마포 대교에서 만날 운명이었다고 해 두지요.”

“으으! 그건 더 싫어요! 전 운명적인 만남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요! 소름 끼쳐요!”

반사적으로 진저리를 치다가 아차 하며 어깨를 움츠렸다. 기껏 좋은 의미로 해 준 말에 소름 끼친다니. 아빠한테 이딴 식으로 대답했으면 바로 따귀가 날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아저씨는 화를 내는 대신 담백하게 대답했다.

“……하긴, 그런 말은 노티 나게 들릴 수도 있겠어요.”

“저, 그게, 노티가 문제가 아니고, 운명적으로 만나는 거 자체가 절대 싫어요.”

“왜요?”

“우리 엄마 아빠가 운명적으로 만나서 운명적으로 사랑에 빠져서 운명적으로 저를 낳았거든요. 운명적으로 만나면 모든 게 끝장이에요.”

우연이 와다다다 쏟아 내는 말에 아저씨는 웃었다. 웃어 보이려 했다. 하지만 억지웃음은 이내 멎었고, 입가가 천천히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우연은 아저씨가 그랬던 것처럼 한참 기다려 주었다.

“그저께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오늘 새벽에 선산에 모시고 오는 길이었어요.”

말투는 여전히 평이했지만, 우연은 아저씨가 힘들게 입을 열었다는 것을 짐작했다. 가만히 아저씨의 눈을 응시하며, 그의 마음을 느껴 보려 애썼다.

“혹시…… 울고 싶어서 여기 오신 거예요?”

“아니.”

“아버지 생각이 나서요?”

“……아니에요.”

아저씨가 빙그레 웃는다.

어쩐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우연은 잘 연습한 웃음 뒤로 나타난 짙은 어둠과 혼돈의 기색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렸다. 당연히 앞서야 할 슬픔마저 잠식해 버릴 정도로 강력한 감정이 보인다. 그것은 억눌린 분노와 비슷한 색깔을 갖고 있었다. 우연은 이런 말을 해도 될까 머뭇대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버지가 혹시…… 뒤통수라도 거하게 치고 가셨어요?”

아저씨의 눈이 커졌다. 짙은 갈색의 홍채가 둥그렇게 온전히 드러날 정도로. 그는 더 이상 웃지 않았고, 우연은 자신의 짐작이 맞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그는 우연의 말을 시인하지 않았다.

“아버지는 나쁜 분이 아니에요. 나를 정말 사랑하셨고, 좋은 분이었어요.”

다만 우연의 말을 완전히 부인하지도 않았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덧붙었다.

“그리고 내 고민은…… 배부르고 호사스러워서 고민이라고 말할 거리도 못 돼요.”

우연은 그를 말끄러미 올려다보았다. 따뜻하고 달게 느껴지던 세피아 색의 홍채는 이제 깊은 고통을 머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래도…… 누군가 나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한번 물어보고는 싶었어요.”

가만히 눈을 깜박였다. 시선이 맞닿는다. 고통을 고요히 인내하는 데 익숙한 눈빛이었다.

……저한테 털어놓으세요, 아저씨. 저도 아저씨도,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 맞잖아요.

결국 아저씨의 입술이 조심스럽게 열렸다.

“‘나와 잘 맞고 내가 간절히 원하는 일’과, ‘내가 반드시 책임지고 해야만 하는 일’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그게 왜 고민이에요, 아저씨? 잘 맞고 간절히 원하는 일을 하시면 되죠.

당연한 듯 튀어나오려는 대답을 얼른 삼켰다. 그런 당연한 대답을 몰라서 마포 대교로 나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연이 눈을 깜박이자 그는 신중하게 생각을 다듬어 말을 덧댔다.

“아니, 그보다…… ‘나 자신이 행복한 길’과 ‘많은 사람이 행복한 길’ 중에서 골라야 한다면.”

우연은 그의 얼굴이, 온몸이 말하는 것을 찬찬히 읽으며 두 개의 문장을 잠시 생각했다.

두 개의 문제는 결국 똑같았다.

아저씨와 잘 맞고 아저씨가 간절히 원하는 길은, 아저씨가 행복한 길.

아저씨가 책임지고 해야만 하는 일은, 많은 사람은 행복하지만 아저씨는 불행한 길.

……그리고 아저씨의 뒤통수를 치고 돌아가신 아버지.

우연은 드디어 그의 얼굴이, 몸이 하는 말이 천천히 읽히기 시작했다. 대체 왜 아저씨가 장례식을 마치고 마포 대교까지 나와서 서 있어야 했는지.

아저씨는 나처럼 도망치고 싶어서 온 것이었다. 아버지가 떠넘기고 간 짐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짐을 지고 가야 할 길이 너무 힘들어서.

하지만, 나와 달리 아저씨는 자신이 도망치고 싶어 한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저도 모르게 입술이 떨리기 시작했다. 이런 말을 해도 정말 괜찮을까. 우연은 걱정했고, 아저씨는 기다렸다. 떨리는 목소리가 속삭이듯 흘러나왔다.

“……아저씨. 하기 싫으면 도망쳐도 돼요.”

순간 아저씨의 눈이 커졌다.

“남들은 아저씨가 얼마나 힘든지 신경도 안 써요. 백만 명이 행복하든 천만 명이 행복하든 아저씨가 힘들면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인생에 리셋 따위 없는데, 아저씨가 행복한 것만큼 중요한 게 어디 있어요.”

“도망? 지금…… 도망이라고 했어요?”

아저씨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졌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대답인 듯했다. 우연은 자신의 느낌이 맞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네. 도망이요. 매는 피할 수 없을 때나 맞는 거예요. 이번만 참고 넘기면 돼, 그렇게 버티다가 아빠나 남편한테 맞아 죽는 거예요.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도망칠 수 있으면 도망치고, 도망친 데서 행복할 수 있으면, 그렇게 행복하게 살면 되잖아요.”

아저씨는 눈을 크게 뜬 채 망설이다가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제대로 된 어른이라면, 평생 그렇게…… 도망……치기만 하면서 살 수는 없어요. 책임과 의무라는 것도 있고,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할 수도 있어야죠.”

우연은 아저씨가 ‘도망’이라는 말에 필요 이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을 알아차렸다.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책임이니, 의무니, 나보다 남이니, 하는 꼰대 범생이 같은 대답을 듣자 분하고 안타까웠다. 말을 다듬을 틈도 없이 격한 반응이 튀어 나갔다.

“아저씨, 그건 ‘제대로 된 어른’이 아니라 ‘호구’라고 해요!”

아저씨의 눈썹이 크게 꿈틀거린다. 흠칫, 발가락이 오그라든다. 어떡하지? 너무 대놓고 말했나? 그렇지만 이렇게 정확한 사실을 어떻게 더 돌려서 말하지?

우연은 적당하게 둥글려서 애매하게 표현하는 것이 싫었다. 차라리 입을 다문다면 모를까, 말을 하려면 확실하고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아빠에게 아무리 맞아도 끝까지 고쳐지지 않는 걸 보면 타고난 성격 같기도 했다.

“호구가 되어야만 제대로 된 어른이 되는 거라면, 제대로 된 어른 말고 가짜 어른 하세요. 그럼 또 주변에서 다 알아서 맞춰 줘요.”

“그게 좋아 보여요?”

“물론 남들 눈엔 좋아 보이지 않죠. 하지만 당사자는 세상 편해요. 우리 아빠만 봐도, 자기 꼴리는 대로 다 하면서 살아도 아무도 뭐라고 못…….”

순간, 우연은 황급히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미쳤다. 어떻게 아빠를 저런 아저씨에게 갖다 댈 수 있지? 아니나 다를까, 아저씨가 어처구니없다는 얼굴로 묻는다.

“그럼 우연 학생도 아빠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런 부모가 될 생각이에요?”

고개를 흔들었다. 아빠 같은 팔자가 상팔자라는 주장과 달리 자신은 그러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 될 수도 없었다.

“아뇨. 저는 그런 부모가 될 일은 절대 없어요. 왜냐하면 전 결혼도 안 하고, 아기도 안 낳을 거거든요. 애가 없는데 어떻게 나쁜 부모가 되겠어요.”

“아하, 결혼을 안 한다……라.”

아저씨가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말을 믿어서 웃는 것 같지는 않다. 어른들은 여자들이 결혼 안 한다는 말을 왜 덮어놓고 안 믿는지 모르겠다.

우연은 반박하는 대신 잠자코 남은 핫초콜릿을 마셨다. 말실수를 하긴 했지만, 우연은 여전히 아저씨가 행복한 길로 도망치기를 바랐다. 매일매일 좋아하는 일만 골라서 해도 아까운 인생인데, 싫은 일만 실컷 하다가 죽으면 저 착한 아저씨는 얼마나 분하고 억울하겠는가.

잠시 후 아저씨는 굳은 표정을 풀고 웃기 시작했다.

“그래요. 호구가 되는 대신 도망쳐서 가짜 어른으로 행복하게 살 수도 있겠네요.”

“……어어?”

우연은 입을 벌린 채 말을 멈췄다. 웃음소리를 듣자마자, 아저씨가 자신의 바람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기로 결정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내 대답이 너무 한심하고 우스꽝스러워서.

우연은 아저씨의 얼굴을 물끄러미 올려다보았다. 여전히 웃음을 머금고 있는 얼굴이었지만 아까 잠깐 보았던 우울하고 피곤했던 표정이 차라리 덜 슬퍼 보였다. 우연은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그 따위로 대답만 하지 않았어도. 그 따위로 초만 치지 않았어도. 난 아저씨를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었던 것뿐인데. 저도 모르게 울먹이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저씨, 미안해요.”

“……뭐가 미안해요?”

우연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고개를 숙이고 손만 쥐어뜯었다. 이렇게 고마운 아저씨에게 손톱만큼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게 너무너무 미안했고, 아저씨가 안타까워 죽을 지경이었다.

“……제, 제가, 대답을, 조금만 더 잘했어야 했는데. 새, 생각이라는 걸 하고 대답했어야……. 나, 난 그냥, 아저씨가 행복해지면 좋을 것 같아서, 흐으…… 미안해요.”

아저씨의 시선이 우연의 눈으로 와 닿는다. 순간, 두 사람 사이로 설명할 수 없는 많은 이야기가 후드득 지나갔다.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나는…… 괜찮아요.”

아저씨가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일그러뜨리며 웃는다. 우연은 아저씨가 결심을 바꾸지 않았음을 알았다.

* * *

후우, 후우. 심호흡을 하고 도어록 숫자판 위에 손가락을 올렸다. 손끝이 가늘게 떨리는 것이 보인다.

괜찮아. 할 일은 다 했어.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은 거야.

애써 용기를 북돋웠지만, 자꾸 숨이 막히고 가슴이 쪼그라들었다.

미리 돈을 내고 오길 잘했어.

카페에서 나온 아저씨는 근처 은행까지 우연과 함께 가 주었다. 용기가 모조리 날아가 버리기 전에 일을 해치워야 했다. 가방 안에는 등록금 계좌 번호가 적힌 안내문이 있었다. 은행의 직원 언니가 건네주는 영수증을 두 손으로 받아 들고 열 번쯤 확인한 후에야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왔다.

‘이건 내 전화번호예요.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전화해요.’

‘……네.’

‘아버지가 돈 어디서 난 거냐 의심하면 꼭 전화해요. 내가 잘 설명할게. 알았죠?’

아저씨는 우연에게 몇 번이나 당부한 후, 택시를 잡아 아파트로 데려다주고, 입구로 걸어 들어가는 것까지 뒤에서 지켜봐 주었다.

우연은 아저씨를 향해 활짝 웃어 보인 후, 아저씨한테 잘 보이도록 어깨를 힘껏 펴고 배에 힘을 주고 씩씩하게 걸어 들어갔다.

“됐어. 이젠 엄마 아빠가 아무리 화를 내고 소리를 질러도 무를 수 없어. 오늘만 무사히 넘기면, 난 이 집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야.”

4년은 짧지 않다. 이 기회에 자연스레 독립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동안 엄마, 아빠, 혹은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그때 일은 그때 생각하면 돼.

우연은 열 번쯤 심호흡을 하고, 남은 용기를 모조리 끌어올려 숫자판을 눌렀다.

띠띠띠띠띳, 삐로롱.

문을 열자마자 여전히 뒤집혀 있는 식탁과, 마루 가득 널린 밥풀, 반찬, 사금파리, 그리고 천장과 벽에 빼곡한 음식 얼룩이 보였다. 새로운 멍 자국으로 얼굴이 시퍼레진 엄마가 부엌 구석에서 막걸리를 마시다가 비틀비틀 일어났다.

“너 졸업식인데 학교 안 가고 어디 싸돌아다니다 오는 거야? 학교에서 전화 왔었어! 근데 너 전화기도 놓고 갔더라?”

“……한강에 갔었어.”

“한강? 아주 지랄을 해라. 등록금 안 준다고 데모해? 똑바로 말 안 해?”

“정말 한강에 갔었다고!”

엄마는 잠시 움찔했지만 이내 얼굴로 뻘겋게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우연은 엄마가 화를 내기 전에 빠르게 덧붙였다.

“엄마. 나 서림예대 가게 됐어.”

어차피 숨길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이 고비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건 알고 있었다. 각오도 단단히 하고 왔다. 엄마는 웃기지도 않는다는 듯 콧방귀를 뀌었고, 안방에 있던 아빠가 고개를 비죽 내밀고 이죽거렸다.

“이건 또 무슨 말씀이신가. 돈 한 푼 없이 가긴 어딜 가.”

우연은 주먹을 피가 나도록 움켜잡고 더듬더듬 말했다.

“아, 아빠가…… 네, 네가 알아서 가라고…… 하셨잖아요. 그, 그래서, 도, 돈 빌려서 입학금 내고…….”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엄마의 눈이 주먹만큼 커다래진다. 아빠가 허리춤에 손을 얹은 채 으르렁거렸다.

“시발, 이게 말이야 방귀야. 네가 돈이 어디 있어서? 한두 푼도 아니고 500만 원을! 그 학교 국가 장학금도 안 나온다며. 삥 뜯었어? 훔쳤어? 어디서 났냐고!”

아빠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몸이 와들와들 떨리기 시작했다. 집에 들어온 지 1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가슴 가득 채워 왔다고 생각한 용기는 벌써 깨알만큼 쪼그라들었다. 입학금을 미리 내고 와서 정말 다행이다. 집에 먼저 들렀으면 절대 그 결심을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고비는 넘겨야 한다. 각오하고 왔다. 우연은 덜덜 떨면서도 끝까지 말했다.

“안 훔쳤어요. 어떤 아저씨가 도와주셨어요, 학비 하라고. 그래서 은행에 가서 내고 왔어요. 전 서림예대에 갈 거예요. 가서 그림을 그릴…….”

“뭐? 뭐가 어째?”

아빠가 득달같이 달려와 멱살을 움켜잡는다. 핏발 선 눈이 이글이글 불타오르고, 입술 사이로 부드득, 하는 소리가 튀어나온다.

“아저씨? 어떤 아저씨? 그게 누구야?”

발이 대롱대롱 허공에 떠올랐다. 아까 아저씨가 무슨 말을 하라고 알려 주셨는데, 머리가 하얘지면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눈물만 미친 듯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모, 몰라요. 오, 오늘 처음 만난 아저씨……, 마포…… 대교에서, 500만 원을 주셔서…….”

“미친년! 또 시작이야? 처음 만난 아저씨가 왜 그 큰돈을 줘! 솔직히 말 안 해?”

갑자기 뺨에 엄청난 통증이 일면서 몸이 붕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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