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8 • 자라지 못한 아이를 위한 레퀴엠 (127/154)

빌레인이 기나긴 유산 상속 절차를 마치고 마침내 금광을 손에 넣은 것은 장례식으로부터 보름이 지나서였다.

금광의 가치는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았다.

"이 돈이면……!"

그 돈이면 작위를 살 수도 있었다.

수도에 타운하우스를 마련하고 상류층 사교계에 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 오라버니를 우습게 본 동생들의 죄부터 물어야겠지.'

빌레인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전에 한 판만."

결국 유산을 물려받은 빌레인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도박판으로 달려가는 것이었다.

보통 도박장에 상주하는 사람은 그놈이 그놈이지만, 그날따라 처음 보는 남자가 하나 있었다.

빌레인은 신중하게 그 남자의 실력을 가늠했다.

'초짜로군.'

가볍게 시작하기에 딱 알맞은 상대였다.

초짜와 같은 테이블에 앉으며 빌레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초짜에게 자꾸 운이 붙었다

'제기랄. 판돈을 적게 올려서 그래. 돈으로 눌러 버리자. 딱 한 판만 더…….'

그리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는 금광 소유권 증서까지 판돈에 때려 박고 말았다.

"이거 참 고맙소, 형씨."

'초짜'는 입이 귀 끝까지 걸려서는 금광 증서를 집어 들고 도박장을 나가려 했다.

"이 자식, 거기 서! 처음부터 날 속인 거지? 그거 내놓지 못해!"

화가 머리끝까지 솟은 빌레인이 덤벼들었지만, 오히려 얻어터진 건 그였다.

기절할 때까지 얻어맞고 깨어나 보니 초짜는 이고르의 유산을 가지고 사라지고 말았다.

그렇게 미치기 딱 일보 직전에, 딱 맞춰 그를 찾는 사람이 있었다.

도미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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