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화
우리 세 식구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연회장 안으로 들어갔다.
입장에 맞춰 실내악단의 발랄한 연주가 시작되었고, 천장에서는 수많은 색종이 조각들이 팔랑거리며 떨어져 내렸다.
사람들의 환호성이 이어졌다.
“와아!”
“세르안, 생일 축하한다!”
“건강하게 크렴!”
“우리 세르안, 오늘도 잘 생겼네!”
“자기 생일인 걸 아나 봐요! 생글생글 웃는 게 기분이 무척 좋아 보이네요!”
세르안을 담은 손님들의 눈이 하트 모양으로 빛났다.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감사한 순간이었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눈가에 열기가 몰리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내 표정 변화를 알아차린 제크론이 고개를 숙여 귓속말로 속삭였다.
“세르안 어머니! 울고 싶으시면 언제든 말씀하세요. 대신 제가 더욱 밝게 웃을 준비를 해야 하니까요.”
“푸훗. 무슨 말이 그래요?”
“우리 그러기로 했잖아. 기억 안 나?”
“기억나요.”
치잇, 나는 부드럽게 눈을 흘기며 제크론을 바라봤다.
고개를 내밀던 눈물은 어느새 쏙 들어가 자취를 감췄다.
제크론 덕분이었다.
“고마워요.”
“내가 고맙지.”
제크론이 싱긋 웃더니 내 이마에 살짝 입을 맞췄다.
그 모습을 포착한 손님들의 입에서 ‘어머나!’ ‘어머!’ 하고 탄성이 터져 나왔다.
파티는 순서대로 차근차근 진행됐다.
생일 케이크에 불을 끄고, 케이트 커팅식도 마쳤다.
선물 증정식은 계획한 대로 생략했다.
우리는 애초에 파티 초대장에 이렇게 적어 놨기 때문이었다.
…선물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하오나, 혹 선물을 준비하고 싶으신 분은 세르안의 이름으로 기부를 해 주시고, 그 기부 증서를 선물로 주시면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