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isode 30 (3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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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30

사랑이란 참으로 사소한 계기로 발아해서 보잘것없는 일에 피어난다. 

함께 지낸 짧고도 긴 시간, 별것 아닌 장난으로 잔뜩 화난 얼굴, 겨우 쿠키 한 조각에 얼굴 한가득 그려지는 웃음, 입을 열 때마다 보이는 뾰족한 덧니, 부스스한 곱슬머리, 언제나 먹음직스러운 사과처럼 빨갛게 물들어있는 뺨, 몸가짐이 단정하지 않다는 것을 나타내듯 잔뜩 구겨진 하녀복, 어느 순간 그것들을 눈에 담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때가 있을 것이다. 

그건 사랑에 빠졌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즐리 에머스는 한 번 누군가를 지독하게 사랑해본 적이 있어서, 그 사랑에게 너무나 차갑게 거절당한 탓에 다시는 누군가를 사랑하리라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기에는 너무나 지쳐 있었다. 가슴의 떨림을 단지 한순간의 착각이라 생각해버린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겨우 한 달이었다. 그녀가 이 저택에 머문 것은 겨우 한 달, 그보다 조금 더 지난 시간이었단 말이다! 사랑에 빠지기에는 너무 짧지 않은가? 

그래서 이즐리 에머스는 몰랐다. 

언제나 호의 가득했던 얼굴이 자신을 향해 일그러질 때 왜 이렇게 화가 나는지,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저를 끔찍하다는 양 바라보는 시선에 왜 심장이 쿵 하고 떨어지는 느낌이 드는지……. 떠나겠다는 하녀의 말을 누군가에게 전해 듣고는 왜 숨이 턱 막혀오는지 전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자신에게 말도 없이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 왜 이렇게 원망스러운지 알 수 없다. 

이즐리는 라일라와 친구처럼 지냈었다. 성격이 맞고 좋아하는 것도 비슷해 친하게 지냈다. 그런 하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자신을 싫어하기 시작했으니 슬픈 걸까? 

그래, 그런 걸지도 몰라. 자신에게 애교를 부리던 강아지가 어느 날 갑자기 으르렁거리는 걸 보면 괴로운 것처럼 말이다. 

아니면 저 멀리 가버린다고 하니 친우를 잃은 것 같아 서운한 걸까? 친하게 지내던 고용인이 일을 그만두는 일을 자주 있었다. 이런 일로 서운해하기에는 그는 이미 너무 많은 이별을 겪었다. 

혹시 전속 하인으로 임명하자마자 버린다고 하니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 화가 나는 걸까? 말리는 하녀장에게 억지를 부려 얻어낸 결과였으니 어이가 없을 만도 했다. 

모두 설득력이 있었지만 정답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 감정은 뭐지? 이게 뭐야? 뭔데 내 머리를 이렇게 아프게 만들지? 뭔데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들지?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은 두려움을 가지고 온다. 

이즐리는 라일라가 자신의 말에 눈물을 터뜨린 이후 그녀가 무서워졌다. 

아니, 정확히는 라일라를 만나기만 하면 이상해지는 자기 자신이 무서웠다. 

그래서 마주쳐도 모른 척했고 일부러 피해 다니기도 했다. 

그런 노력이 우습게도 정원을 돌아다니다가 라일라와 마주치고 말았다. 

정말 만나고 싶지 않았는데. 

멀거니 서서 동그란 머리통을 보고 있자니 이유를 알 수 없는 기쁨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는 홀린 듯이 소녀에게 다가갔다. 그게 좋은 결과를 가져 올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하면서도. 

풀잎이 짓이겨지는 소리와 함께 라일라가 뒤를 돌았다. 한껏 당황하던 눈은 이즐리를 보자 공포와 혼란으로 젖어들어갔다. 

왜? 

이즐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런 눈으로 나를 보는 거야? 왜 웃어주지 않는 거야? 내가 뭔가 잘못했나? 

이해할 수 없고 무서운 걸 넘어서 이제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그러는 건데? 왜 나를 미워하는 건데. 

왜! 

꾹꾹 눌러 담고 있던 무언가가 폭발했다. 가장 먼저 튀어나온 말은 상대를 원망하는 말이 아니 었다. 우습게도 “왜 떠나냐”라는 서운함 섞인 물음이었다. 그 뒤로 이즐리는 차례차례 속에 담아두었던 모든 말들을 쏟아냈다. 

말의 형식은 다 달랐지만 모두 ‘나를 미워하지 마’, ‘떠나지 마’라는 속마음을 숨기고 있었다. 하나 무어라 해도 상대방에게는 닿지 않는다. 짜증 가득한 눈에서 이즐리는 그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벽에 대고 말하는 것 같았다. 분명 벽 뒤에는 라일라가 있을 텐데, 사이를 막고 있는 벽이 너무 거대하고 견고한 통에 닿지 않는다. 그래서 억지로 입을 맞췄다. 무언가 발악을 하면 달라질 게 있을까 봐서. 

연인이 있는 지인들은 가끔 그들끼리 했던 애정 행각에 대한 감상을 떠들곤 했다. 처음 손을 잡았을 때 온몸에 전류가 흐르는 것처럼 떨리더라, 포옹을 했을 때는 상대가 너무 부드럽고 연약해서 세게 안으면 부서질 것 같더라, 키스를 했을 때는……. 입술에 와닿는 촉감이 감탄이 터질 정도로 좋았고, 눈앞에서 불꽃놀이가 펑펑 터지는 것 같이 끝내줬다고, 환상적이었다고 그렇게 말했었다. 

하지만 키스는 환상적이지 않았다. 

입술에 와닿는 촉감이 어떤지 느낄 수도 없었고 눈앞에서 무언가가 터지지도 않았다.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고, 알 수 없고, 그저 거대한 파도에 휩쓸리는 것 같은 처절한 기분이 그를 덮쳤을 뿐이다.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게 되는 기분.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 같은 기분.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은 어렸을 때 느꼈던 답답한 기분과 똑같았다. 

아, 그렇구나. 나는.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던 감정을 느끼고 나서야 깨닫고 마는 것이다. 

“나, 나, 너를 좋아하는 것 같아…….”

제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끔찍하다. 이딴 감정. 

역겹고, 하잘것없고, 증오스럽고, 거지 같고, 사람을 엉망으로만들어버리고, 그럼에도 놓을 수 없는…….

“……좋아해.”

사랑. 

사랑. 

사랑! 

하하…… 또 사랑에 빠졌구나. 멍청한 이즐리 에머스! 

그것도 자기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사람에게……. 

“그러니까 떠나지 마…….”

이즐리는 마음속 깊이 절망하며 웃었다. 

머릿속에서 차례차례 퍼즐이 맞춰지기 시작한다. 그래서였구나. 좋아하니까 나를 미워하지 않기를 바란 거구나. 좋아하니까 우는 모습을 보면 괴로웠던 거고, 좋아하니까 일을 그만두지 않기를 바랐던 거야. 

그는 퍼즐을 완성하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고 그제야 좋아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라일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아주 흉측한 생김새의 괴물을 보는 것처럼 그를 바라본다. 그리고 눈이 마주친 혐오감을 참지 못하는 것처럼 속을 게워냈다. 

이즐리는 심장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순식간에 절망 어린 미소가 고통으로 일그러졌다. 

라일라는 괴로워하다 기절하고 말았다. 쓰러지는 몸을 받아 들자 이즐리의 머릿속은 새하얘졌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다. 

그냥 내가 아주 끔찍한 짓을 저질렀구나, 큰 실수를 했구나, 그리고 거절을 당했구나, 라는 것만 알 수 있을 뿐이다. 

다리에 힘이 풀렸다. 가슴속에 있는 무언가가 산산조각 난 것 같은 고통에 제대로 서 있을 수가 없었다. 라일라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쓰러질 수는 없어서 이즐리는 벽에 몸을 기대고 겨우 섰다. 

그는 의무실 침대에 그녀를 눕히고 방으로 돌아왔다. 문에 등을 기댄 상태로 멀거니 방 안을 바라보다가 스르르 주저앉았다. 실이 끊긴 꼭두각시 인형처럼 한참을 그렇게 늘어져 있었다. 

빛이 사그라들고, 세상이 핏빛으로 물들고, 어둠의 장막이 드리울 때까지. 이즐리는 정말이지 울고 싶었다. 

하지만 어릴 때와 마찬가지로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사람의 출입을 막고 식사까지 물렸기 때문에 라일라가 지하 감옥에 갇혔다는 소식은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었다. 

* * *

저택의 서재에는 숨겨진 방이 있다. 

아서의 연구실 겸 전용 서재로 사용되는 방이다. 아서는 오늘도 그곳으로 가마탑에서 보내온 서류를 훑어보다 바람을 쐴 겸 방으로 나왔다. 방에서 나온 그는 곧장 지하 감옥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불안한 얼굴로 웅성거리는 고용인들에게서 흘러나오는 어떤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 도련님들의 물건을 도둑질해서 감옥에 갇혔다는 하녀의 이야기를. 

라일라 핸슨.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그의 시선을 끌던 하녀. 

열여덟 살, 여자, 가족은 위로 언니 하나. 부모는 사고로 사망. 니고르 영지에서 거주하다 수도로 옮김. 

아서는 심심하면 책이나 서류 같은 것을 통째로 외우는 취미가 있었다. 

전공 서적이나 서재에 있는 소설책, 시집을 보는 데에 질리면 고용인들이 작성한 입사 서류를 외웠다. 따라서 저택에 있는 모든 고용인의 이름은 물론이고 라일라와 유리아의 이름은 진작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지만 굳이 떠올리려고 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서재에서 이즐리와 숨바꼭질하던 라일라를 만난 이후 아서는 계속해서 그녀에 대한 정보를 상기하고 있었다. 이름이 무엇인지, 가족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과거에 어디에서 일했는지 등 서류의 나와 있던 정보를 계속해서 떠올렸다. 왜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 오랜만에 마법이나 어머니 외에 흥미를 끄는 존재가 나타나서 그런 걸지도 모른다. 

자신이나 다른 형제들을 꺼리는 게 뻔한 행동, 얼굴 표정, 눈빛이 시선을 끌었다. 서재에서 시비조로 웅얼거리던 것이나 형님께 생일을 가짜로 알려줬던 것, 이즐리에게 빵을 던졌던 일을 떠올리면 어이없어 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그런데도 겉모양으로는 아닌척한다. 싫어한다는 게 딱 보이는데도. 

처음에는 감히 고용인 따위가, 평민 따위가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것을 다 숨기지도 못하고 티를 낸다는 것이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어느 순간부터는 분노를 느끼는 대신 그녀가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왜? 

그 누구도 자신에게 저 정도로 깊은 증오를 보인 적은 없었다. 마탑의 마법사들이 내보였던 같잖은 질투와는 결이 다른, 깊고도 깊은 감정. 그 감정의 원천은 무엇인가? 호기심 가는 일에는 관심이 따라가는 법이다. 

아서는 마법사였고, 마법사들은 더더욱 그런 경향이 심했다.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로 그녀에게 심하게 신경 쓰기 시작하자, 아서는 세 형제 모두가 한 사람에게 애정을 갈구했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그런 생각이 들수록 라일라에 관한 관심은 더더욱 짙어졌다. 

저택을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정원에 숨어 혼자 울고 있던 그녀의 모습을 발견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서는 반쯤은 충동적으로 공작에게 부탁했다. 라일라라는 하녀를 내보내지 말아 달라고. 그러자 정말 원하는 대로 이루어졌다. 

공작은 아들들의 부탁이라면 대부분 들어주는 편이었다. 함께 식사해 달라거나, 시간을 내달라는 등의 공작 자신의 시간을 쓸데없이 소비한다고 생각하는 부탁은 거절당하곤 했지만. 

아서는 라일라에게 관심이 많았고 그녀라는 사람을 파악하기 위해 애를 썼다. 저를 위해 직접 고양이를 들고 방까지 찾아오기까지 하고, 주변인들과의 관계도 그리 나쁘지 않고, 생글생글 잘 웃고 다니는 것이 나쁜 사람 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하여 마음이 다급한데도 불구하고, 귀족답게 천천히 복도를 거닐던 아서는 라일라 핸슨은 도둑질 같은 걸 할 사람이 아니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완전히 확신하지는 못했다. 

겉모습만 보고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그녀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평민이 눈앞에 있는 비싼 물건에 홀려 도둑질을 하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닌가. 그는 어렸을 적 공작가의 재물을 탐내다 매를 맞고 쫓겨난 유모를 기억한다. 

집안에 빚이 있다며 몰래몰래 보석함을 뒤지던 하녀도, 손님용 객실에서 장식품을 훔치던 하인도. 

그러니 그녀에게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직접 물어볼 필요가 있었다. 

저택에서 나와 정원에 들어선 아서는 눈살을 찌푸렸다. 문득 자신의 행동에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러는 걸까? 평소 같으면 그냥 평민 하나가 재물에 눈이 멀어 사고를 쳤다고 생각하고 넘겼을 것이다. 

근데 어째서 직접 그녀에게서 사건의 경위를 들으려는 것이며, 범인이라는 오해를 받은 것뿐이라면 친히 그 오해를 풀어주려는 생각까지 하고 있는 것인가? 만약 범인이라 하더라도 불이익을 주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훔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해도 믿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좀 이상하네.”

라일라의 방에서 발견된 재물의 양은 상당하다고 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훔쳤을 것이다. 하녀들은 그들의 범죄를 계속해서 목격해왔다고 했는데 왜 이제야 신고를 한 걸까? 지금 신고를 한 덕분에 타이밍 좋게 라일라 핸슨이 저택을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지금 이런 사건을 터뜨리고 싶어 했던 것처럼.’ 

지하 감옥의 입구에까지 다다른 그는 익숙한 얼굴을 발견했다. 

“형님.”

그의 형인 오세스가 하인을 대동한 채 서 있었다. 저 멀리 보이는 창고의 입구에는 기사들이 서 있었다. 저 창고 아래에 감옥이 있다. 

“아서군요. 여기는 무슨 일인가요? 감옥에라도 들어가려고요?”

“네, 맞습니다. 만나볼 사람이 있어서…….”

“누구요?”

“라일라 핸슨이라는 하녀를 만나볼 생각입니다. 저는 그 평민이 도둑질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해보지 않는 이상 아무것도 믿을 수가 없어요.”

“그거 별로 좋은 생각 같지는 않은데. 그러지 말아요. 죄인을 만나 봤자 좋을 게 없잖아요. 지금쯤, 제가 저지른 죄도 생각하지 않고 감옥에 갇혀있다고 잔뜩 성질이 나 있을 걸요? 괜히 들어갔다가 불쾌한 일을 당하면 어떡해요? 기분만 상할 거예요.”

오세스는 미소를 띤 채 돌아가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했다. 아서는 그의 눈에서 무언가를 읽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을 내뱉고 만 것이다. 

“……형님 혹시, 형님이 하신 일입니까? 라일라 핸슨은 아무 죄도 없는 거죠?”

아. 

“형님께서 뭔가를 한 거죠?”

또르르, 오세스의 붉은 눈동자가 왼쪽으로 굴러갔다. 생글생글 웃는 낯을 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귀찮게 됐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에머스가 형제들의 행동 양식은 대개 비슷했기에 서로가 어떤 생각을하고 있고, 앞으로 무슨 짓을 할 것인지 조금만 생각하면 알아낼 수 있었다. 

특히나 아서는 머리가 좋았다. 지금 어떤 변명을 하건 반드시 가까운 미래에 들키게 될 것이다. 

보라, 지금 그의 얼굴은 거의 확신에 차 있지 않은가? 잠시 고민을 하던 오세스는 사실대로 말하기로 했다. 

“맞아요. 제가 그랬어요.”

곧이어 오세스는 조곤조곤하게 자신의 계획을 말했고, 그걸 듣는 아서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졌다. 화가 난 것 같은 얼굴을 봤음에도 오세스는 그가 자기 일을 망칠 거라는 생각을 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에머스가의 형제들은 모두 똑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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