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pilogue (23/23)
  • Epilogue




    몇 해가 지나자 마침내 에반젤린 아카데미는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수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초의 여성 재상 다이아나와 기사단장으로 올라간 세실, 그리고 대륙 유일의 정령 마법사 아리엘이 아카데미의 명예를 드높였다.

    다른 한편, 황제 위를 물려받은 디트리히가 차기 황제로 성력을 가진 어린 공주, 미르셀라를 지목하면서 대파란이 일어났다.

    하지만 미르셀라가 역대 황족 중 가장 큰 성력을 지닌 것과, 베일에 싸인 초대 황제의 정체가 여성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미르셀라는 누구보다 강력한 정당성을 얻게 되었다.


    어느 해 봄.

    미르셀라가 후계자 서약을 하는 날, 아리엘은 제국 모두 앞에 정령 마법을 선보이며 미르셀라의 앞날을 축복해주었다.

    펑-! 펑-!

    물, 불, 바람, 대지를 관할하는 정령들이 아리엘의 부름에 응답해 하늘로 아름다운 축포를 쏘아 보냈다.

    축포와 함께 봄의 벚꽃이 공중에 흩날렸다.

    그 가운데, 어엿한 꼬마 숙녀가 된 미르셀라는 엄숙하게 후계자의 왕관을 받아 썼다.

    그리고 어린애답게 해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리엘 언니, 나 언니에게 자랑스러운 미르가 될게!”

    아리엘은 귀여운 미르셀라를 보고 웃음을 지었다.

    그녀의 좌우에는 마티어스와 루시안이 든든히 서 있었고, 루시안이 어린 라이오넬의 어깨에 손을 얹고 있었다.

    라이오넬은 최근 앙숙으로 발전한 미카엘과 투닥거리고 있는 중이었다.

    그 모습을 다정하게 바라본 아리엘은 문득 루시안에게 물었다.

    “루시안, 루시안.”

    “응.”

    “그런데 라카트옐에게는 정말 딸이 태어날 수 없는 거예요?”

    루시안이 그녀의 손등에 자잘하게 입을 맞추며 대답했다.

    “여아가 태어난 역사는 없어. 한 번도.”

    그러다 그는 불쑥 불안해진 말투로 물었다.

    시선은 라이오넬을 향한 채였다.

    “설마 저런…… 고약한 새끼 드래곤을 더 원하는 건 아니지?”

    “그런 건 아니지만, 그냥 루시안을 닮은 딸도 궁금해서…….”

    루시안은 아주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절대, 절대 그럴 일은 없어. 아리엘라.”

    마티어스와 라이오넬도 모자라 더 경쟁자를 늘린다고?

    루시안으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음, 알겠어요.”

    대답한 아리엘은 고개를 갸웃했다.

    ‘정말 그런가? 분명 드래곤이 나왔는데…….’

    그녀는 어제 꾼 묘한 꿈을 떠올리다 고개를 저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아리엘은 앞을 바라보며 밝게 미소지었다.

    라카트옐 가족과 함께라면 앞으로 펼쳐질 어떤 일도 행복할 테니까.



    <외전> 끝.

    지금까지 <대공가의 아기 마님>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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