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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후회는 사양입니다-22화 (23/166)

22화

데니스가 손으로 검을 이쑤시개를 가지고 놀듯 자유로이 가지고 놀며 싱긋 웃었다.

“왜들 그렇게들 놀라지? 무슨 죄라도 지은 것처럼.”

그 말에 로네와 잭슨은 식은땀을 흘리다가 번뜩 정신을 차렸다.

‘소후작은 아까 그 자리에 없었다!’

지은 죄가 있어 쫓아오는 것에 지레 겁을 먹었지만, 데니스가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그들을 추적한 거라면 자리를 빠져나올 수는 있을 거라고 믿었다.

“저, 저희가 급한 일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제발 아무것도 묻지 마라. 제발!

“그런데 왜 날 보고 그렇게 귀신 보듯 놀란 거지?”

둘의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조금 전 데니스를 보고 당연히 루스벨라의 일로 쫓아왔을 거라 단정한 게 실책이었다.

“그, 그게…….”

칼집에서 칼날이 빠져나가는 울림이 공기를 꿰뚫었다. 두 사람의 몸이 흠칫했다.

“자아, 누구부터 변명을 해 볼까? 참고로 나는 창의적이지 못한 판에 박힌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아주 싫어해.”

칼날이 빙글빙글 춤을 췄다.

“으, 으으.”

“사, 살려 주세요.”

“왜들 그러지. 나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 섭섭하게.”

‘섭섭은 무슨!’

‘안 죽이면 다행이겠지!’

후작 가문을 이어받을 사람치고는 건들거리는 모양새로 계단 위로 털썩 주저앉아 다리를 꼬는 데니스는 퇴폐적이었다.

왕자님처럼 빛나는 금발을 하고 있으면서 붉은 눈은 광신도처럼 번뜩이는 것이 인지 부조화를 일으켰다. 로네와 잭슨은 그가 일으키는 공포에 질려 그것까지는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

‘데벤테르 가에서 나온 미친 찻잔에게 걸리면 뼈도 못 추린다지.’

그런 위험한 자가 루스벨라를 두고 ‘내 아내’라고 지칭했다. 로네와 잭슨은 정략결혼이라 소문난 두 사람의 결합이 사실은 연애결혼이었던 것이냐며 불안함으로 인해 뒤틀리는 배를 쥐고 덜덜 떨었다.

어쩌지?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지?

머리를 굴려도 묘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 데니스 데벤테르를 마주한 이상 도망치는 건 무리였다.

그는 괴물같이 자기 이복형제의 팔다리 관절을 손아귀 힘으로만 부숴 버린 미친 인간이었다. 두 장사꾼의 눈이 데니스가 애들 장난감처럼 갖고 노는 길쭉한 칼에 닿았다. 칼이 있으니 그들은 관절을 꺾이는 선에서 그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샘솟았다.

아픈 건 싫었다. 죽는 것도 싫었다.

‘이게 다 그 여자 때문이야!’

루스벨라 지펠론. 아니, 이제는 루스벨라 데벤테르인 여자.

로네는 당장의 두려움에 떨면서도 루스벨라를 속으로 욕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기껏 좋은 마음으로 온 휴가가 그 재수 없는 여자 때문에 완전히 망쳐지고 있었다.

‘뭐라고 입이라도 털어야 이 위기를 모면할 텐데.’

뭐가 좋을까?

로네가 약삭빠르게 살 방도를 도모할 이야깃거리를 모색하는 도중에 잭슨이 이마가 땅에 닿도록 고개를 조아리며 울먹였다.

“저,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목숨만, 제발 목숨만 살려 주십시오.”

“야!!! 너 지금 뭐 하는 거야? 안 일어나? 안 일어나냐고!”

로네는 다급히 그를 일으키려 했지만 잭슨이 다가오는 그녀의 손을 매몰차게 쳐냈다.

“조용히 해! 너야말로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돼? 우리가 싹싹 빌어도 살아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넌 자존심도 없냐?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여?”

“적어도 내 목숨줄을 더 붙일 수는 있겠지!”

“개자식. 그래, 넌 그렇게 평생을 살든가!”

로네와 잭슨이 옥신각신 저들끼리 싸우자 데니스가 나직하게 한숨을 쉬었다.

“이봐.”

짜증 섞인 맑은 미성이 울렸다. 데니스의 목소리였다.

“둘 다 닥쳐. 머리가 울리잖아.”

난 너희 둘이 내 앞에서 사이좋게 떠드는 꼴이나 보려고 온 게 아니라고.

“그, 그렇지만 제 말이 맞잖습니까! 소후작께서도 사과를 바라시는 거 아닙…….”

“내가?”

와하하. 데니스가 박장대소했다. 그가 웃는 소리가 기분 탓인지 유령이 흐느끼는 소리처럼 들렸다. 오싹함에 로네와 잭슨은 입을 다물었다.

“그건 루스벨라나 할 수 있는 생각이지. 나는 더 쉽고, 효율적인 방법이 좋거든.”

루스벨라 앞에서 보여 주던 친절한 모습은 사라지고, 눈앞의 괘씸한 두 놈을 어떻게 잡아먹으면 좋을지 고민하는 맹수가 있었다.

“예를 들면 이렇게.”

빠악. 데니스가 다소곳하게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잭슨의 머리에 칼집을 휘둘렀다.

타격이 소리만 들어도 엄청나게 아프리라는 것을 짐작하게 했다. 잭슨은 앞으로 고꾸라져 기절했다.

그 옆에서 로네는 다음은 제 차례가 되겠거니 싶어 눈을 꼭 감고 둔탁한 처분이 내려지길 기다렸다.

“……?”

그러나 데니스는 로네를 잭슨처럼 칼집으로 후려치지 않았다.

“아, 저 녀석은 판에 박힌 대답을 하니까 기절시켜 둔 거야. 너라면 더 재밌는 대답을 내놓을 수 있겠지?”

어디 한번 해 봐.

“제, 제가 잘만 말씀드리면 저를 무사히 보내 주실 겁니까?”

“봐서. 그리고 어딜 주도권을 잡으려 해?”

“……죄송합니다.”

로네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소후작은 그들을 완전히 우리 안의 쥐새끼 취급을 하며 가지고 놀고 있었다.

“장사치답게 협상으로 해결하려고 하기는. 너희의 목숨줄을 쥐고 있는 건 나야. 내가 만족할 수 있도록 잘 말해야 할 거야.”

비지땀이 굵게도 흘러내렸다. 아직 5월의 봄이거늘, 무시무시한 인간의 살기 앞에서는 날씨가 한껏 무더워졌다.

‘이런 남자가 그 여자에게는 다정하게 내 아내라고 말을 건다니.’

데니스가 목숨줄을 쥐고 있는 와중에도 열등감이 불타올랐다. 로네의 머릿속으로 기사들과 떨어져 홀로 있던 루스벨라의 모습이 스쳐 갔다. 그리고 소후작은 그녀의 곁에 없었다.

‘아니지…….’

소후작이 자신의 체면 때문에 굳이 아내라고 지칭했을 뿐이지, 사실 다정하게 아끼는 사이는 아닐지도 몰라.

로네가 내리깐 눈을 잠깐 들어 데니스를 관찰했다. 딴생각을 하고 있는 데니스는 살기만 누그러뜨린다면 완벽한 아름다운 얼굴의 미남이었다. 젊고, 키도 크고, 검을 잡았으니 옷 속에 가려진 근육도 상당할 것이었다.

‘악명이 자자해도 미모는 엄청나네.’

냉정하고 자비 없어 보이는 그 모습이 뭇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다. 데니스가 제 목을 꺾어 버릴지도 모른다며 불안해했던 것이 무색하게 로네는 그를 선망의 눈으로 쳐다봤다.

그리고 이내 왈칵 인상을 일그러뜨렸다. 루스벨라가 과한 복을 누리는 것 같아서 질투가 났기 때문이었다.

‘이런 남자라면 사랑 없이도 살 만할지도…….’

날카로운 특유의 분위기가 윈체스터 공작과 닮은 구석이 있었다. 그 여자는 이런 류의 사람만 만나게 되는 팔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데니스가 칼집으로 로네의 어깨를 툭툭 쳤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있나? 빨리 변명을 해 보라고.”

그는 칼집으로 기절시킨 잭슨을 가리키며 말했다. 로네는 욕지기가 치밀었지만, 공손히 두 손을 모으며 데니스에게 물었다.

“저, 소후작님. 우선 제가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소후작님께서는 정확히 무엇에 화가 나신 겁니까?”

“말했잖아. 너희가 내 아내 된 사람을 건드려서 화가 났다고.”

“……아까 저와 잭슨과 아내분께서 함께 있던 자리에 소후작님은 보이시지 않으셨습니다만…….”

로네는 이 말을 하면서 데니스가 자신도 검집으로 내려치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다. 데니스 데벤테르도 여느 귀족과 다름없이 명예를 숭상하는 자이기를 바라면서 한 도박이었다.

‘제발. 제발!’

“들켰나? 사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너와 네 동료가 하극상을 하고 있길래 참을 수가 없더군.”

‘좋았어!’

살 구멍이 마련되었다. 데벤테르 소후작은 손상된 자신의 자존심을 채우기 위해 둘을 쫓은 것이었다. 재수 없고, 이제 좀 살 만해지니 큰소리를 내던 루스벨라를 위해서가 아니었다.

“그렇지요? 제가 그러실 줄 알았습니다.”

몸에 잔뜩 들어가 있던 긴장이 사르르 아이스크림 녹듯 풀렸다. 이제 입만 잘 털면 나쁠 것은 하나도 없었다.

“눈치가 빠른 자라니, 말이 잘 통하겠군. 기분이 상했으니 그걸 달랠 말을 내놔라.”

“‘아내분’이 북부에 있을 때 어떻게 생활하셨는지 궁금하시지 않으십니까?”

“흐음.”

악의가 가득 담긴 간교한 말에 데니스가 일순 멈칫한 게 보였다. 그는 동요하고 있었다. 금세 다시 그림 같은 미소를 끼얹고 평정을 되찾기는 했으나 로네는 해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구박당하는 시녀 신세나 다름없을 때는 아무 말도 못하더니. 이제 와서 뭐라도 따지려는 꼴을 내가 두고 볼 것 같아?’

시장 복도 한복판에서 당한 망신을 생각하면 이가 갈렸다. 쫓아와서 잡지도 못할 주제에 입만 살아서 조잘거리는 꼴이 보기 싫었다.

로네는 윈체스터 공작의 약혼녀로 있던 당시 루스벨라의 행실을 거짓투성이인 악소문을 진실처럼 포장해서 말할 생각이었다.

그러면, 소후작은 루스벨라를 의심하고 꺼릴 것이다. 또라이 같아도 그도 결국 보통의 귀족과 다르지 않았으니까.

“해 봐.”

“감사합니다.”

하늘은 내 편이라는 생각에 기분 좋아진 로네는 이것저것 다 말했다. 루스벨라의 이름 뒤에 꼬박꼬박 존칭을 붙이는 건 거북했지만 참았다.

‘혹시 알아? 소후작이 정보값이라고 돈을 챙겨 줄지도 모르잖아.’

그렇게 생각하자 연습하지도 않은 말들이 청산유수로 흘러나왔다.

“루스벨라 님은 공작 성에서 단연 최악의 인물이셨습니다. 그분은 약혼하실 때 지펠론 백작이 서명한 노동 계약서대로 일해야 할 의무가 있었는데도 게으름을 부리시는 분이었어요.”

시작은 루스벨라가 사실상 약혼녀보다는 치유사로서 약혼을 빌미로 고용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소리였다.

실제로 루스벨라는 나가서 싸우는 병사들에게 도움이 되고, 나아가 공작도 기뻐할 거라고 여겨 필사적으로 포션을 제작하고 병사를 치료했었다. 약혼자인 공작이 그리 말하며 ‘부탁’했으니까.

과중한 업무에 잠도 못 잘 때가 있었고 포션을 기계처럼 만들다 지쳐 쓰러진 날도 있었는데, 그 부분은 홀라당 뺐다.

“어떻게 공작의 약혼녀에게 이런 대접을 할 수 있냐면서 패악을 부리는 걸 서슴지 않았죠.”

그것 외에 북부의 실권자들이 모여서 벌이는 무도회에서 루스벨라가 영애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망신을 당한 일을 전부 그녀의 자업자득으로 바꿔 말했다.

못돼먹어서 하인들의 경멸을 받았고, 공작님께 사랑받는 공작 부인 자리에 집착했다며 진실의 함유량을 줄이고 줄여 속살거렸다.

듣는 내내 데니스의 안색은 변하지 않았지만, 눈이 로네가 말하는 내내 싸늘하게 식어 가고 있었다. 로네는 그것을 루스벨라에 대한 경멸이라 착각하여 이야기꾼이라도 된 것처럼 소설에 가까운 악의적인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여기까지입니다. 더 물어보실 점은 없으신가요?”

“아니. 되었다. 아주 흥미로웠어.”

“그렇다니 다행입니다. 그러면…… 잭슨을 데리고 가도 될는지요.”

“물론이지. 보내 주마.”

“감사합니다!”

살았다. 별거 아니었구나. 하는 안도감이 로네의 마음을 그득 채웠다.

“아, 가는 김에 이것도 받아 가도록.”

‘돈인가?’

밝아진 표정으로 로네는 데니스가 던진 것을 받아 들었다. 녹색의 가벼운 주머니에는 보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팔찌가 있었다.

“세상에.”

“그건 이야기를 들은 값이다. 상인이라면 값어치가 얼마나 나갈지는 대충 알 테고.”

“물론입니다! 감사합니다.”

이게 웬 횡재냐. 장물아비를 통해 경매장에 내놓으면 꽤 큰돈을 만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것을 눈치챈 것인지 데니스가 눈살을 찡그리며 말했다.

“내가 준 하사품을 마음대로 팔아 버리는 건 아니겠지?”

“그…… 그럼요.”

‘아이씨. 저 또라이 귀족놈이.’

로네가 한숨을 쉬며 팔찌를 손목에 착용했다. 평범한 얼굴인 제게 어울리는 팔찌는 아니었지만, 길이라도 잃어버리면 노잣돈으로 팔아 버릴 비상금은 될 것 같았다. 소후작의 눈이 닿지 않는 암시장으로 거래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만연했다.

“좋아. 잘 착용했군.”

“넉넉한 인심으로 내주신 선물에 감사드립니다.”

다 잘 해결된 줄 안 때였다.

“멍청하긴.”

데니스의 태도가 급변했다. 능글거리며 건들대던 귀족은 자취를 감추고 분노와 경멸 외엔 모든 감정이 사라진 듯한 남자가 서 있었다.

“예?”

……내가 뭘 잘못 들은 거겠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너 말이야. 멍청하다고. 내가 루스벨라를 버린 쓰레기들처럼 그녀를 헌신짝처럼 여길 줄 알았나?”

착각이 과하네.

“그 팔찌가 어떤 역할을 하는 아티팩트인 줄은 알아?”

“뭐, 뭐길래…….”

“그것을 찬 인간은 도시와 도시를 오가는 모든 편리 이용 시설과 교통수단을 타지 못한다. 절대로.”

로네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짚이는 물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이게…….”

“역시 장사를 해 봐서 아는군. <죄인의 낙인>이라 불리는 희귀 아티팩트다. 각 도시를 다스리는 영주만이 가지는 특권 중에 하나지.”

이렇게 되면, 리스냐는 벗어나는 것 자체가 힘들어졌다. 리스냐에서 다시 북부로 이동해야 하는데, 쉽게 게이트를 타고 온 그들로서는 엄청난 시간과 물자를 내고 직접 북부까지 걸어가야 할 판이었다.

로네의 눈에 실핏줄이 섰다.

“제가 아는 것을 다 이야기했잖습니까! 제게 왜 이러시는 거예요! 왜!”

“왜긴. 넌 감히 루스벨라를 모독하고 상처 입혔어. 그 정도 값은 치러야 수지가 맞지 않겠어? 응?”

역시 처음부터 그것 때문에 쫓아온 거였구나. 로네는 버둥거리며 팔찌가 걸린 팔목을 잡아챘다.

“이까짓 팔찌는 빼면 그만……!”

“소용없어. 내가 직접 빼는 걸 허락하기 전에는 못 빼. 상인으로서는 절망적일 정도로 끔찍하겠지.”

“이런 악마 같은 처사가…….”

“누가 먼저 악마 같은 짓을 했는데?”

다 알고 있다는 말투. 그 담담하게 정제된 분노에 미약한 마지막 오기만 겨우 낼 수 있었다.

“내, 내 소속은 북부입니다! 이 사실을 알면 공작님께서 당신을 가만두지 않으실 겁니다.”

공작 성에 들어오는 물자를 맡고 있는 상인인 로네와 잭슨이 곤란해지면 공작 성도 난처할 터였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사람을 갈아치우면 되지만, 그것까지 생각하려면 로네의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해 봐.”

“…….”

“해 보라고. 난 상대해 줄 자신 있으니까.”

이런 미친 불량 찻잔 새끼가.

로네의 손바닥은 손톱으로 찧어져 엉망이 되었다. 초승달 모양의 눌림 자국이 가득했다.

“오히려 바라던 바네.”

데니스가 천사처럼, 악마처럼 환하게 웃었다. 세기의 미친놈이 따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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