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3화 (11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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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성공적으로 마친 부부가 웨딩 카에서 숨을 돌리기도 전에, 운전기사가 다음 일정을 알렸다.

“안내받은 대로 공작 각하의 제도 저택으로 모시겠습니다. 저택의 집사가 손님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고 전해 달라 하더군요.”

결혼식의 다음 단계는 피로연에서 하객들과 안부를 주고받는 것이다. 아까 그 넓은 성당에 앉아 있던 하객들이 모두 저택으로 향할 거고, 저택의 주인 부부는 그들을 대접해야 했다.

에드문드가 고개를 끄덕이자 운전기사가 그 모습을 백미러로 살폈다.

곧 차가 출발했다. 그때 비비안느가 에드문드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왜 그래요?”

“뭐가.”

그가 비비안느를 바라보자 그녀의 손이 그의 손을 덮었다.

“표정이 굳어 보여서요. 혹시 아까 내가 결혼식장에서 실수라도 했어요?”

“아니.”

“그럼….”

“단둘이 있고 싶어서.”

그는 그대로 몸을 기울여 그녀의 입술을 다시 한번 머금었다. 아까 식장에서 보였던 것이 의례상의 건조한 키스였다면, 이번 것은 뒤로 고개를 빼는 그녀의 입술을 뜯어 먹기라도 할 정도로 집요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아랫입술이 그의 잇새에 짓눌렸다.

“이런 것도 하고 싶고.”

그가 고개를 무르며 씨익 웃었다. 비비안느는 부케의 꽃잎을 하나 뜯어서 그의 입술을 닦아 주었다.

잠시 에드문드의 시선이 제 턱을 야무지게 붙잡고 있는 비비안느의 손 쪽으로 향했다.

“…그래도 피로연 내내 같이 있을 거잖아요.”

그녀가 손을 떼며 말해 왔다. 기습적인 키스에 놀랐는지 동그란 귓바퀴가 살짝 붉어진 채였다.

“거기다 피로연은 저랑 공작님이 처음으로 무언갈 같이 해 보는 자리이기도 하고요.”

“그렇네.”

“그래서 전… 좋아요.”

“나도 네가 좋아.”

“네?”

그제야 에드문드는 그녀에게 잠시 또 홀려 있어서 제가 얼빠진 말을 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는 얼굴을 쓸어내리고는 말했다.

“됐어.”

“네에.”

비비안느가 바로 앉았다. 그는 그녀를 흘긋 바라보다 그녀의 볼에 입을 쪽 맞추었다. 사랑스러워서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서였다.

“비비안느 콜트.”

그는 그녀의 이름을 한 번 불러보고는 시선이 제 쪽으로 옮겨 오는 걸 즐겼다.

이런 게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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