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6화 (96/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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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은 어때.”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비비안느는 밀려오는 잠을 떨쳐 내고는 고개를 들었다. 이불을 덮지 않았지만 사내와 몸이 착 붙어있어 온몸이 뜨끈뜨끈했다.

    실내에 들어오는 희미한 볕으로 그녀는 지금이 아침이라는 걸 직감했다. 몸을 일으키려 하자 가벼운 체중을 받아 내는 소파의 가죽 질감이 어젯밤의 일을 상기시켰다.

    게다가 제 옆에 누워 미소를 짓고 있는 에드문드가 반라였으니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비비안느는 눈을 도르르 굴리다가 속으로 작은 비명을 내질렀다.

    미쳤어!

    결국 방에 들어가지 않은 거다. 이게 다 에드문드가 이야기를 하자고 보채서… 이곳에 더 있고 싶다고 저 잘생긴 얼굴로 부탁해서…. 비비안느가 몸을 일으키자 그가 열성적인 키스를 퍼부은 흔적이 말라붙은 허벅다리가 시야에 드러났다. 그가 유독 집착하는 곳이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니 어젯밤처럼 바닥에 블라우스가 나뒹굴고 있었다. 전혀 레이디답지 않은 꼴이었다. 그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온몸이 녹진해서 따뜻한 목욕이 간절했다.

    비비안느가 소파에서 겨우 꾸물대며 바닥에 떨어진 블라우스를 주우려 하자, 그가 득달같이 제 허리를 끌어안아 왔다.

    비비안느는 그의 단단한 팔을 성깔 있게 툭 쳐 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고개를 돌려 그와 시선을 마주친 데까지가 아침의 기억이었다.

    그녀가 다시 불이 붙은 그를 상대하다 체력의 한계를 느껴 중간에 나가떨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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