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0화 (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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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문드 콜트 백작이 원하는 건 뭘까. 비비안느는 한적한 복도로 걸어 나오며 생각했다.

    그는 뤼드빅이 무엇을 하려 하는지 다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그러니 그녀가 테라스에서 하려던 일이 약혼자를 지키려는 거라면, 그를 따라 로열 스위트로 오는 게 좋을 거라고.

    비비안느는 뤼드빅과 더는 말이 통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았다. 뤼드빅에게 제가 알고 있는 것을 당장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 또한.

    그러니 그녀의 최선책은 에드문드의 말대로 하는 것이었다.

    로열 스위트로 향하기 위해 승강기 쪽으로 다가가자 대기하고 있던 호텔 직원이 비비안느를 위해 철문을 열어 주었다. 그녀가 안쪽으로 걸음을 옮기자 동승한 직원이 승강기 레버를 당겨 그들이 최상층에 도착하게끔 했다.

    로열 스위트가 있는 곳이었다.

    아무리 이곳에 많이 와 본 비비안느도 그 방에는 발을 들여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당연하게 그곳에서 만나자고 하다니. 새삼 에드문드가 이곳에 실제 주인이구나, 하고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쯤 생각한 비비안느는 고개를 들어 계기판 위에서 층을 가리키는 바늘이 멈추는 걸 바라보았다. 경쾌한 띵 소리와 함께 승강기가 멈추었고, 그녀의 옆에 서 있던 호텔 직원이 문을 열어 주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비비안느는 앞으로 걸어 나가며 생각했다.

    일평생 저택의 아가씨로 불리며 안온했던 삶을 살았다. 가십이니 부정이니 하는 건 타인의 이야기였다.

    하지만 어쩌다가 그런 나쁜 남자와 얽혀서, 모두의 시선을 받으며 이곳으로 불려와야 했는지 의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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