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도 나랑 맞춰 볼래요?-61화 (61/110)
  • 11.

    또다시 성녀와 리첼의 이야기가 사교계 전체의 화젯거리가 되었다.

    더불어 리첼이 이전에 성녀와 머리채 잡고 싸웠던 사건들도 함께 언급되었다.

    ―어느 거리를 가더라도 성녀와 아가씨 이야기만 들려요.

    사건 직후 외출하고 돌아온 비아가 리첼에게 걱정스레 말했다.

    그 얘기를 들으니 리첼은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더 당황스러운 건 힐다의 처벌이 약하다는 사실이었다.

    아무래도 신전이다 보니 강렬한 처벌은 하지 못하겠지만 신전에서 300시간 봉사라니….

    너무나도 약한 처벌에 김이 새긴 했지만 일단 불명예로 성녀 직에서 내려오고 성녀의 혜택도 박탈당했으니 신전에서는 봉사로 끝낸 것 같았다.

    하지만 힐다는 모를 것이다. 그동안 다른 영애들에게 시비를 걸고 다닌 결과가 성녀 직을 내려오는 순간 바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차라리 멱살을 잡은 리첼의 행동은 봐준 편에 가까웠다. 이제 힐다는 뒤로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어휴.”

    리첼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신전에서 제게 온 서신을 읽었다.

    <신전에서 안내해 드립니다. 카일 사제를 도와준 건 감사하나 몰래 신전에 잠입한 건 잘못된 행동이므로 일주일간의 신전 출입을 금합니다.>

    평소 2주에 한 번 신전을 갔기에 처벌이라고 할 것까진 아니었다. 카일을 만나기 전에는 말이다.

    지금은 아니었다. 일주일간 신전 출입을 금한다는 건 이제는 그 시간 동안 카일을 만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차라리 잘됐어. 한동안 그를 만나지 않는 것이 나을지도 몰라.’

    아쉬움이 남았지만 소문이 잠잠해질 때까지 집 밖을 나가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서신을 구기며 그녀는 멍하니 창가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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