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화
다행히 루치는 이후로 다시 경련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알렉시스는 말했던 대로 아이를 돌보는 사용인의 수를 대폭 늘렸고, 주치의도 따로 붙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를 보러 오는 횟수를 늘렸다.
“주인님께서 요즘은 더 자주 들르시네요.”
차를 따르던 에밀리가 소곤거렸다. 캐슬린은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시선을 고정했다.
알렉시스는 아이를 허벅지에 앉힌 채 새로운 주치의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루치는 그가 가져다준 장난감 북을 치면서 노는 중이었다. 기분이 좋은지 높은 목소리로 가끔 알 수 없는 말을 옹알거리는 중이었는데, 일어나고 싶은지 다리에 힘을 주고 바둥거리기도 했다.
알렉시스는 그런 아이를 한쪽 팔로 단단히 안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퍽 자연스러워 보였다. 한 달이 가깝게 드나들어서인지 이제 아이를 다루는 데도 익숙해진 모양이었다.
“도련님도 주인님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캐슬린이 대답하지 않자 에밀리가 기대 어린 기색을 감추려 노력하면서 덧붙였다. 어쩌면 그녀의 마음이 조금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은 기색이 역력했다.
“아직 어리니까 그럴 수밖에.”
짧게 대답한 그녀는 차를 마시는 것으로 침묵을 고수했다. 하루의 중요한 일과라도 되는 것처럼 아이를 보러 들르는 알렉시스의 방문 때마다 캐슬린은 이렇게 멀찍이 떨어져 있으려 노력했다.
에밀리의 말처럼, 아이를 대하는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마음이 복잡했다. 루치를 임신했을 때 그렸던 풍경이 바로 저런 모습이라서였다.
하지만 동시에 루치를 안으며 웃던 요제프가 떠오르곤 했다. 끝없는 어둠 속으로 추락하던 그의 모습도 함께.
- 아, 공작님. 더 못 하겠어요.
- 계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