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낙하산-73화 (73/82)

00073  36. 영지전  =========================================================================

“온다.”

달려오는 김환근을 보면서 오클루가 무표정하게 말하면서 검을 들었다.

“저 놈을 잡을 수 있을까?”

메렌은 방패와 창을 들면서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흐흐! 안주하면 죽는다. 전사답게 싸우다가 죽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사자족인 무치 원로는 주먹에서 뛰어나온 날카로운 칼날에 마나를 주입하면서 대답했다.

“놈이 황제급이 아니라면 잡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완벽한 기회는 없을 것이다.”

황제급이라면 모두 포기하고 도망쳐 다녀야 한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쌓아놓은 모든 권리를 포기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번 후퇴하면 놈은 자신들의 반대파와 손을 잡고 자신들이 쌓아놓은 부와 세력을 나누어 가질 것이다. 그러면 세력도 강해진 놈들을 잡을 기회는 점점 사라질 것이다. 생각보다 놈의 참모는 영리해서 정치적이 능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 했으니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승부수를 던진 것이었다.

“크크! 누구의 패가 더 좋은 지 확인해 보면 되겠지.”

문제는 상대도 지금의 상황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적이 파놓은 함정이라는 판단을 하자 수많은 동료 원로들이 떨어져 나갔다. 아마 이런 상황도 놈들이 계산했을 것이다. 그러니 누구의 계산이 맞는 지 이제 확인해 볼 차례다.

“지구의 개들이 제 역할을 해 줄까?”

메렌이 여전히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그러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놈들의 능력은 지구에서 극대화되는 데 이곳은 용족 행성이니 역부족일 것이다.”

오클루는 고개를 흔들었다. 4대 연맹을 이용해서 지구에서 게릴라전을 하면서 그들의 능력을 극대화 시키고, 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서 필승의 전략을 세우려 했었다. 하지만 적들이 수비가 아닌 공격을 선택해서 선공을 해 오자 궁지에 몰려서 용족 행성에서 영지전으로 결판을 내야 하는 상황에 내 몰렸다.

“흐흐! 우리의 숨겨진 패인 고드릭 백작의 능력이 오늘 승부를 결정할 것이다.”

고드릭 백작은 오클루 세력이 아닌 용족 행성 원주민이다. 그런데 무슨 이유인지 황제를 배신하고 오클루와 연합을 하였다.

“시작했군.”

“크크! 우리도 가자.”

휘이익!

김환근과 4대 연맹의 세력이 부딪치자 원로 3명도 전장을 향해 몸을 날렸다.

* * *

‘예상대로군.’

김환근이 혼자 접근하자 적의 최정예들은 김환근을 행해서 포위망을 형성했고, 나머지 병력은 천지구궁백팔귀갑진법을 펼치고 있는 5천여 병력을 견제하는 역할을 하려하고 있었다. 각개 격파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이니 저들이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김환근은 파멸의 창을 사용하면 자신도 조종이 쉽지 않기에 적진에서 혼자 날뛰는 것이 낫기 때문이었다. 스스로의 힘에 먹혀서 파멸의 왕이 되지 않으면 승산은 충분했다.

‘가라!’

슉!

김환근은 적의 중심에 있는 지휘부의 핵심인 고드릭 백작을 향해 검을 던졌다. 음양 파멸창이었다. 이기어검의 원로 회전하는 두 개의 검강이 번개처럼 날아갔다.

“파!”

쾅!

파지지직!

십자회 소속의 마법전사가 주먹으로 음양 파멸창을 후려쳤다. 마법 건틀릿에 뇌전마법을 집약한 후에 검강을 담은 이기어검을 후려치자 폭발과 강화 스킬이 결합된 주먹에서 뇌전이 폭발하면서 이기어검을 박살내 버렸다. 그러자 파멸의 기운이 파멸창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스러져 버렸다. 음양 파멸창의 약점이다.

‘이런!’

적들은 4대 연맹의 세력의 먼저 내보냈다. 영주인 고드릭 백작을 미끼로 김환근을 유인해서 포위해서 잡겠다는 작전으로 보였다. 그리고 그 선발 병력이 4대 연맹의 정예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선두는 십자회주 카르파냐와 그녀의 가디언으로 불리는 뇌권과 철권이었다. 마법사가 마법이 아닌 주먹을 쓰는 것이 특징인 이들이 십자회주 카르파냐와 그의 호위 두 명이다. 십자회에서 김환근을 상대로 하는 전투에 투입된 자들이 이들 3명이 전부다. 그만큰 이들의 전투력이 십자회에서 최강이라는 의미다.

고오오오!

십자회주 카르파냐는 폭권으로 불린다. 음양 합벽권과 비슷한 원리의 폭멸권으로 음양의 기운이 만나서 폭발하는데 그 기운에 파멸의 기운이 섞여 있었다. 지구에서라면 원거리 공격이 가능하지만 이곳에서는 접근전으로 폭멸권을 사용해야 한다. 그녀의 양쪽 손에서 붉고 하얀 기운이 공처럼 뭉쳐졌다. 이 두 주먹이 상대의 몸에 동시에 틀어박히면 상대의 몸 안에서 폭멸권이 생겨나 폭발한다. 이 폭멸의 힘이 너무도 강하기에 성공하면 그녀 자신의 팔도 박살난다. 하지만 치유 스킬이 있으니 두 팔을 대가로 상대를 잡으면 이익이라는 계산으로 달려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양쪽 앞에는 뇌권과 철권이 중세 기사처럼 완전무장한 상태로 김환근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속전속결이다. 파멸창!’

김환근은 최강이자 최후의 패를 바로 꺼내들었다. 그는 단검 두 자루를 뽑아서 음양 파멸창을 짧게 만들었다. 김환근은 용족의 갑옷에 수십 자리의 단검을 장착한 상태였다.

고오오오오!

김환근의 뻗은 두 개의 단검에서 검붉은 기운이 뿜어져 나와 단검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단검 다음에는 김환근의 손목도 먹어치울 것이다.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파멸의 기운을 계속해서 뿜어내어 파멸창을 키워야 하다. 파멸창이 흡수하는 에너지보다 더 많은 파멸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이 파멸창을 조종하는 비법이다. 다만 파멸의 기운을 흡수한 파멸창은 점점 더 강력한 흡인력을 만들기에 오래 버티지 못한다.

“헉!”

뇌권과 철권은 마법의 힘을 주먹에 압축시켜 모든 스킬로 강화한 후에 파멸창을 후려쳤다. 그런데 파멸창에 가까이 가는 순간 건틀릿에 압축된 마법의 힘과 마나가 흔적도 없이 소멸되면서 주먹도 흡수되고 있었다. 마친 아공간에 물건이 들어가듯이 검붉은 기운을 뿜어내는 파멸창에 흡수되는 것이었다. 주먹을 빼내려 했지만 가공할 흡인력은 마치 블랙홀이 근처의 빛 에너지까지 흡수하듯이 모든 것을 잡아당겨 먹어치우고 있었다. 두 개의 파멸창에 뇌전과 철권이 흡수되듯이 소멸되었다.

콰아아앙!

놀란 십자회주 카르파냐는 바로 두 주먹을 충돌시켰다. 그러자 그녀의 두 주먹에서 섬광이 발생하면서 그녀의 두 팔을 흔적도 없이 소멸시키면서 거기서 발생한 충격파가 두 팔이 날아간 그녀를 파멸창의 흡인력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다.

스슥!

김환근은 파멸창을 바로 소멸시켰다가 다시 만들었다. 상대의 힘을 흡수해 더 강해진 파멸창을 계속 키우면 조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후우우우웅!

두 번째 달려든 것은 일본의 닌자들인 야마모토 이소코루와 그의 제자들이었다. 모든 검은 철갑슈트로 무장했고, 날카로운 검을 들고 있었다. 은신술을 펼칠 수 없어서 가장 불리한 전장이지만 부하들의 목숨을 미끼로 일격필살을 노리고 있는 야마모토 이소코루다. 그런 그들을 향해 파멸창과 호신강기로 무장한 김환근이 달려들었다.

카가가가캉!

닌자들의 검은 각종 스킬로 관통력과 절삭력을 극대화했지만 회전하는 파멸의 기운이 담긴 호신강기를 뚫지 못했다. 김환근은 하수들은 호신강기로 막고 파멸의 기운을 담은 검강을 만든 검을 휘두르는 야마모토 이소코루를 파멸창으로 집어 삼켰다. 오클루의 지원을 받아 검에 검강과 파멸의 기운을 담는 스킬을 얻었지만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스러졌다.

철컥! 철컥!

뒤로 물러난 십자회주 카르파냐는 치유스킬로 팔을 치유해 지혈을 하고는 오클루가 제공한 인공 팔을 어깨에 달았다. 폭멸권을 사용하는 데는 인공 팔이나 진짜 팔이나 상관없었다.

고오오오!

파츠즈즈!

파멸의 기운을 담지 못한 스킬은 소용없다는 것을 알자 4대 연맹의 수뇌부들만 김환근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천룡과 엑스맨 수장인 제임스, 그리고 두 팔이 사라진 카르파냐가 삼각형을 이루면서 김환근을 향해 달려들었다. 정면은 카르파냐다. 파멸창과 부딪치는 순간 폭멸권으로 방어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그 사이에 뒤로 돌아간 천룡과 제임스가 일격필살의 스킬로 김환근의 목을 자를 생각이었다.

‘음양 파멸창!’

김환근은 동시에 3개의 단검을 날렸다. 음양 파멸창에 폭발형 스킬을 가미한 것이었다. 거리가 가까우니 이기어검으로 속도만 맞추면 피할 수 없기 때문에 가까이서는 피하지 못하고 막을 수밖에 없는 속도다.

번쩍! 번쩍!

콰과쾅!

3개의 단검을 각자 최강의 스킬로 방어했다. 카르파냐는 폭멸권으로, 제임스는 몸을 다이아몬드로 변화시켜서 그것을 스킬로 강화한 주먹으로 막았다. 그리고 천룡은 파멸의 기운을 담은 검강으로 막았다. 하지만 단검과 부딪치는 순간 단검들이 일제히 폭발하면서 파멸의 기운이 순간적으로 파멸창으로 변하면서 주변의 모든 것을 흡수한 후에 사라져 버렸다. 4대 연맹의 수장들이 단번에 소멸될 것이다.

스스슥!

4대연맹의 수뇌부는 죽었지만 충분히 미끼 역할을 해 주었다. 그들이 막는 순간 고드릭 백작, 오클루, 메렌, 무치가 4각형으로 김환근을 포위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사사사삭!

또한 그들의 부하들 수백 명이 넓게 포위한 상태로 투명한 거미줄 같은 은사를 주고받으면서 고치 형태의 결계를 만들기 시작했다. 잠시 동안에 김환근과 4명의 원로들은 고치와 같은 커다란 구체안에 갇혀 버렸다.

“크크크!”

사자족인 무치 원로가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부터 상대는 힘을 흡수당할 것이고, 자신들은 결계를 통해서 힘을 얻을 것이다.

‘후후!’

김환근은 속으로 웃었다. 적들은 자신이 미친놈처럼 파멸의 창만 휘두를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그들의 얼굴에 훤히 드러나 보였다. 김환근은 저들이 결계를 만드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천지조화술로 결계에 자신의 힘을 부여했다. 결계가 완성되자 이 안에서는 공간이동과 같은 모든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안정된 에너지 공간으로 변했다. 그러자 마법사인 고드릭 백작은 공간 확장 마법을 사용해서 결계 안을 인조공간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에너지 흐름을 천지조화술로 파악하고 있었기에 김환근은 오히려 이런 공간을 환영했다.

철컥!

스르르!

마법과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자 모두 변신을 시작했다. 인벤토리에 있는 슈퍼 로봇을 장악해서 강철거인으로 변하는 오클루, 거대한 사자 머리 거인으로 변한 무치, 배가 남산처럼 커진 맹꽁이배에 작은 개구리 얼굴로 변한 메렌, 그리고 마법사의 모습을 한 고드릭 백작은 변하지 않았다.

“강산 원로. 우리는 산 원로가 가진 파멸의 창이 왕급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 넷 모두 왕급은 아니지만 파멸의 창을 만들 수 있지. 서로가 파멸의 창으로 싸우면 우리는 공멸할 가능성이 9할이라 생각한다. 1할은 우리가 승리할 가능성이지. 반대로 산 원로가 황제급이라면 그대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5할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대항을 포기하고 네가 가진 블루 스톤을 내어주면 그에 상응하는 블루 스톤을 건네주지. 아! 변명할 생각은 말게. 데빌의 능력이 내단인 블루스톤을 이용해 제자를 키우고, 블루 스톤에 스킬을 주입해서 능력을 전수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오클루 원로가 큰 목소리로 김환근에게 제의를 하였다. 천지문의 정보를 알고 있으니 천지문의 무공과 도술이 모두 저장되어 있는 내단을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대가로 그 내단을 대신할 수 있는 블루 스톤을 줄 테니 그것으로 내단을 만들라는 뜻이다.

“내단은 나의 힘의 결정체다. 그것을 받은 뒤에 내 목을 취하고 준 블루스톤을 가져가도 그만 아닌가?”

김환근은 결계를 더욱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끌었다.

“내 명예를 걸고 약속하겠다.”

“너에게 명예가 있었던가?”

“나는 원로가 된 후로 아직까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나는 믿을 수 없다.”

“어리석구나. 우리가 왜 이런 결계를 만들었는지 모르겠는가? 이 안에서는 네가 죽어도 레드 스톤이 아닌 블루스톤이 떨어지게 된다. 그 블루 스톤은 다른 것과 달리 역대 천지문주들의 경험과 스킬들이 모두 담겨 있는 귀중한 것이지. 우리는 네가 파멸의 창으로 자폭할까 두려워서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일 뿐이다.”

오클루는 김환근을 이미 잡아 놓은 물고기 취급하고 있었다.

“너희가 파멸의 창을 쓰지 않으면 나도 파멸의 창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김환근은 천지조화술로 고드릭 백작이 만든 결계를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하지만 천지포박술과 같은 도술도 파멸의 창을 사용하면 풀릴 수밖에 없다.

“죽는 순간까지도 파멸의 창을 쓰지 않겠다는 것이냐?”

“물론이다. 네가 원로라면 나도 원로이다. 내 명예를 걸고 약속 할테니 너희들이나 약속을 지켜라.”

“크하하하! 물론이다. 귀족중의 귀족인 원로란 놈이 약속을 어긴다면 괴물만도 못한 잡놈이다.”

김환근의 대답에 가장 좋아하는 것은 사자족인 무치 원로다. 그는 파멸의 창은 자폭하는 수단이나 마찬가지니 순수한 스킬과 육체적 능력만으로 싸우는 것이 진정한 전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혹시라도 김환근이 항복할까 걱정하고 있었다. 그는 목숨을 걸고 왕급인 김환근과 싸워보고 싶었다.

“맞는 말이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한꺼번에 덤벼라.”

“크하하하! 마음에 든다. 사자족의 전사인 나 무치는 너를 인정하겠다. 나는 죽어도 좋으니 일대 일로 싸워보고 싶다. 그러니 이 싸움에 아무도 끼어들지 마라.”

김환근이 파멸의 창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자 사자족 무치는 일대일로 싸우겠다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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