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64 32. 원로원 =========================================================================
32. 원로원
파라 행성
기계 행성으로 불리는 파라 행성의 중심부는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700층짜리 초고층 건물들이 산처럼 우뚝 우뚝 솟아나 있었다. 그리고 이 행성의 주인인 오클루가 거주하는 건물은 높이 1000층이나 되는 빌딩이다. 산소가 부족하고 고층 아래로 구름이 걸려 있지만 기계 인간들인 파라 족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데빌의 제자가 타이탄을 잡았다는 것인가?”
오클루의 집무실에 포함된 대회의실에 차원연합 원로원 소속인 원로들이 둘러앉아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일종의 분신들이다. 영혼만 차원이동을 하여 분신들 속에서 회의를 하고, 회의를 마치면 영혼만 본체로 되돌아가는 방식이다.
“정확히는 데빌의 제자인 낙하산이라는 자다. 타이탄 행성에 띄워놓은 감시 위성이 찍은 영상이다.”
오클루가 보낸 정찰 로봇들은 모두 미끼에 불과했다. 김환근을 감시하는 것은 대기권 밖에서 타이탄 행성을 감시하는 스텔스 감시 위성들이었다. 이 위성들은 홀로 떨어진 타이탄과 같은 괴물들을 사냥할 때도 이용한다. 타이탄 괴물 사냥은 위험도에 비해서 얻는 수익은 적다. 때문에 가끔 귀족으로 승격하기 위한 시험 문제로 이용하는 정도다. 즉, 귀족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홀로 타이탄 괴물 사냥에 성공해야 한다. 김환근은 자신도 모르게 귀족으로 인정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낙하산이라? 엄청난 파멸의 창이군. 저 정도면 황제급이 아닌가?”
오클루의 세력들인 원로들은 영상을 보고는 놀라서 눈이 커졌다. 이들도 파멸의 창과 비슷한 스킬을 가지고 있었다. 문제는 파워과 크기에서 비교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신들이 가진 파멸의 창이 바늘이라면 상대의 창은 전봇대다.
“그래서 자네들을 부른 것이네.”
“죽음의 기운을 사용해 괴물들의 공격을 피할 수도 있는 자이니 알파 괴물 군단이 아니면 잡기 불가능하겠군.”
괴물 중에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진 놈들은 괴물 사태의 원인인 알파 괴물들이다. 차원상점의 모든 스킬들을 사용할 뿐 아니라 막강한 파워로 다른 종족 괴물들도 부하들처럼 이용하면서 종합적인 판달을 내려서 죽음의 기운으로 위장한 적도 파악해 낼 수 있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용할 수는 없을까?”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네. 파멸의 힘을 쓰는 자들의 성정이 어떤지는 잘 알지 않나?”
“괴물보다 더한 마귀들이지.”
원로원에서도 쫓겨 난 파멸의 왕으로 불리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악몽 그 자체로 괴물이 순수해 보일 정도로 악독한 자들이다. 괴물은 생명체 말살이라는 본능에 충실하지만 파멸의 힘에 먹힌 자들은 악마가 되어 생명체를 고문하고 실험하는 것을 즐기는 사악한 괴물들이다. 죽음 후에 괴물이 된 자들과 달리 파멸의 힘에 먹혀서 괴물 된 자들을 파멸의 왕으로 부르는데 그들은 일반 괴물들과 달리 파멸의 힘을 흡수해서 점점 강해진다. 또한 이들은 생명체의 말살이 아닌 파멸의 힘을 추구하여 괴물이나 생명체를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면서 성장하는 괴물이다.
“낙하산이 파멸의 왕이 되었다면 그가 있는 곳은 이미 초토화 되었어야 정상이 아닌가?”
“그래서 자네들을 부른 것이네. 그가 가진 스킬이 괴물이 되지 않고도 파멸의 기운을 이용할 수 있다는 증거이니 말일세. 저 스킬을 얻을 수 있다면 황제들도 두렵지 않게 될 것이네.”
“……!”
오클루의 말에 원로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파멸의 힘을 조종할 수는 있지만 더 욕심을 내면 파멸의 왕이 되기에 봉인할 수밖에 없는 금단의 힘이기도 한다. 때문에 금단의 힘을 억누를 수 있는 블루 스톤을 필요로 하는 것이 귀족들이다. VIP상점에서 거래하는 돈은 레드 스톤이 아닌 블루 스톤이다. 블루 스톤은 괴물이 아닌 죽은 차원전사의 몸에서 나오는 돌이다. 괴물과의 전투에서 죽은 차원전사의 몸에서 회수한 블루 스톤을 얻기 위해 귀족들은 강한 괴물들이 있는 차원전장을 원한다. 그래야 차원전사들이 많이 사망해서 블루스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루 스톤은 레드 스톤보다 귀하고 얻기가 어렵기에 더욱 고가에 거래되기에 약탈자들이 생겨난다. 이들의 목표는 차원잔사를 죽여서 블루 스톤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가지고 있던 부산물은 덤이다.
“하지만 파멸의 왕도 저놈처럼 거대한 파멸의 창을 만들지 못했어. 그런데 그런 그를 가르친 스승인 데빌까지 곁에 있는데 무슨 수로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나?”
잠시 한 원로가 부정적으로 말했다. 제거하는 것이야 많은 방법이 있다. 파멸의 왕도 타이탄 행성으로 유인하면 타이탄 괴물들을 잡아먹다가 포위되어 박살이 난다. 파멸의 힘을 한 번에 먹어치우지 못하니 스스로의 힘에 소멸되기도 하는 것이 파멸의 왕이다. 그들은 악마가 되지만 괴물보다 더 이성적이지 못하다. 괴물들은 불리하면 후퇴하여 후일을 도모하지만 파멸의 왕들은 파멸의 힘에 이성마저 삼켜진 존재들이라 무조건 공격하여 힘을 흡수하려한다.
파멸의 왕이 존재하는 행성은 스스로 차원이동을 못하는 거대한 육체를 기진 종족들뿐이다. 차원이동이 가능한 작은 종족들은 자신들이 아는 식민지 행성으로 가서 모든 생명체와 괴물들을 모두 학살하여 소멸시켜, 그들이 가진 힘을 모두 흡수한다. 때문에 이런 파멸의 왕은 모든 귀족들이 힘을 모아 소멸시키거나 타이탄 행성과 같은 죽음의 행성으로 유인해서 스스로 소멸되거나 타이탄 괴물과 같은 괴물들에게 죽도로 만든다. 그런데 낙하산은 이성을 가지고 파멸의 창을 쓰기에 함정으로 유인하기도 어렵다. 행성폭탄이나 핵폭탄과 같은 함정으로 유인해서 소멸시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지만 사로잡는다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또한 하나를 함정으로 유인해 소멸시켜도 다른 하나가 남아 복수하려 한다면 귀족들도 공포에 떨어야 한다.
“인질을 잡으면 되지 않을까?”
“잘못되면 그가 파멸의 왕이 될 가능성도 있다네.”
파멸이 힘을 조율한다고 해도 그 힘을 사용하는 자들은 가족이나 애인과 같은 친인들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분노만 한다.
“알파 괴물과 거래하는 것은 어떨까?”
알파 괴물들은 가장 영리한 괴물들이며 강력한 전투력을 가진 괴물들이다. 파멸의 힘을 공유한다는 조건이면 적어도 낙하산을 사로잡을 때까지는 협력할 것이다. 문제는 그들을 믿을 수 없으니 사로잡고 난 이후 보물이 된 낙하산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알파 괴물들과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파 원로들과 다른 파 원로들의 견제나 방해도 생각해야 하겠지.”
차원연합에 속한 원로들 대부분은 약탈자를 하수인으로 두고 있는 자들이다. 황제파 원로들이나 정의감에 사로잡힌 고리타분한 원로들도 있지만 반수 이상이 약탈자들이다. 지금 같이 상의하고 있는 과격파로 분류되는 8명의 원로들도 서로를 믿지 못한다. 그럼에도 뭉치지 않으면 잡아먹힌다는 것을 알기에 서로 협력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파멸의 힘을 조율할 수 있는 스킬이 앞에 있다면 믿기 힘든 경쟁자의 하나이다. 때문에 서로 연합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알파 괴물을 끌어들이는 의견이 가장 좋은 생각일 것이다.
“다른 원로들을 더 끌어들이자는 것인가?”
“우리의 힘만으로 알파 괴물들을 상대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어느 파가 좋을까?”
“중립파인 사자 족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사자 족이라면 믿을 수 있겠지.”
사자 족은 사자 인간들로 이루어진 단일 종족이다. 한 행성의 주인인 된 사자 족에서 다섯 명의 귀족이 탄생해서 각자 수많은 식민지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자들이다. 이들은 강해지기 위해서라면 알파 족과도 기꺼이 손을 잡을 수 있는 단순한 자들이다. 이들은 강하다는 것이 최고의 명예로 생각한다. 사자 족은 중립파 중에서 세력은 가장 약하지만 각 개인의 무력은 상위권에 있는 원로들이다.
“중립파인 그들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데빌과 낙하산의 비밀이 모든 귀족들에게 알려지게 된다.”
“타이탄 행성에는 우리의 정적들이 만든 스텔스 위성들도 있다. 이미 그들은 모든 귀족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김강수 대위가 일부러 이들의 정보를 흘리는 순간 차원연합의 모든 귀족들이 이들에게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의미다.
“귀족들의 이목을 속이면서 낙하산을 함정으로 유인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이들은 김환근과의 연합은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었다. 그의 능력이 황제급이니 연수한다는 것은 곧 그의 신하가 된다는 의미로 받아드리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의 목적은 그의 무력이 아닌 그가 가진 스킬이다. 연수한다고 해서 세력이 미약한 그들에게 얻을 것은 거의 없었다. 그러니 무조건 그들을 잡아 그들이 가진 황제급 스킬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그들이 연수한다고 해서 황제급 스킬을 가르쳐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지. 그러니 그를 음지에서 끌어내어 공식적인 방법으로 함정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최선이다.”
“그런 방법이 있나?”
“원로원을 움직이면 되지 않나?
”“원로원을?”
“우선은 ……!”
오클루는 낙하산을 원로원으로 끌어들여 그를 함정으로 유인할 방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 *
한국 길드
박무현 중령과 김강수 대위는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우선 파라 행성으로 외교관을 파견해서 파라 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우호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데빌과 낙하산의 무력을 과대 포장해서 적당히 압박해서 약속한 의뢰금을 받아내고 우호 세력을 만드는 데 성공해 정보를 얻기 시작했다. 또한 황제들인 드래곤들의 유물을 찾아내 연구한 결과 이 모든 것들은 황제의 가디언에게 가는 연결 통로라는 것을 알아내고 가디언이 있는 도시에 방문 신청을 했지만 거절되었다. 가디언의 도시로 갈 수 있는 자격이 귀족인 원로가 되어야 한다는 말만 들었다.
“그러니까 나보고 차원연합의 귀족이 되어 원로원에 들어가란 말이지요?”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김환근은 한 달 동안 무위도식을 하면서 놀다가 자신의 집으로 찾아온 김강수 대위와 대화를 하는 중이다.
“네.”
“그건 나더러 호랑이 굴로 들어가란 소리 아닙니까?”
지구에서 용족 행성으로 오고 낙하산이란 암호명을 사용하면서 자신의 신분을 숨긴 이유가 무엇인가?
“파라족들은 이미 실장님이 타이탄 괴물을 잡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덕분에 파라 족 수장인 오클루 반대파들과의 연합에 성공했습니다. 이미 알려졌다면 드러내는 것이 낫다는 판단입니다. 실장님의 뒤에 더 강한 데빌이라는 스승이 있다고 생각하니 숨는 것보다는 나서서 세력을 만드는 더 안전합니다.”
오클루의 반대파 세력의 수장은 오클루가 제거되면 그가 파라 행성의 실권을 잡아 원로가 될 수 있기에 황제급 스킬을 가진 김환근을 이용하기 위해 한국 길드와 비밀리에 손을 잡은 것이다.
“안 하면 안 되겠죠?”
“오클루는 원로들 중에서 가장 과격한 반 황제파입니다. 이번에 그를 반대하는 파라족들의 도움으로 중립파로 불리는 온건파 귀족들과의 연수에 성공했습니다. 그들의 도움으로 시험을 거치지 않고 바로 귀족이 되어 원로원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귀족이 되는 시험이 타이탄 행성으로 가서 괴물 타이탄을 잡는 것이다. 김환근은 이미 괴물 타이탄을 잡았기에 그 증거인 레드 스톤을 원로원에 바치면 바로 원로가 될 수 있다. 물론 원로가 되려면 원로회의에서 과반 수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안가면 안 되겠죠?”
“실장님은 괜찮겠지만 지구는 다른 귀족들이나 황제의 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함정일 가능성도 있겠죠?”
너무 쉽게 귀족으로 인정을 받고 원로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김환근이다.
“예.”
너무 쉽게 인정하는 김강수 대위다.
“휴우!”
“원로가 되시면 대리를 임명할 수 있습니다.”
우선 원로가 된 후에 놀라는 말이었다. 문제는 그곳이 호랑이 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강수 대위가 가디언 도시에 가려고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황제파인 원로들의 도움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거절당했다는 것은 그만큼 김환근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중립파는 원리원칙 주의자들이니 차원법을 교묘히 어기는 반대파들의 수작을 보고도 모르척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정을 짐작하니 미안한 마음에 김환근을 위로하는 김강수 대위다.
“그 약속 꼭 지켜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어디로 가야 합니까?”
“오메가 행성으로 가시면 됩니다.”
괴물 사태가 시작된 것이 알파 행성이니 그것을 막을 최후의 보루가 오메가 행성이라는 의미로 차원연합 원로원이 있는 행성을 오메가 행성이라 부른다.
“지금 바로 갑니까?”
“예.”
‘오메가 행성으로 차원이동.’
〈연결중입니다. 오메가 행성으로의 차원이동 허락이 떨어졌습니다.〉
“갔다 오겠습니다.”
“다녀오십시오.”
슥!
허공에 아공간이 열리자 김환근은 그 검은 구멍 속으로 뛰어들었다.
* * *
스슥!
“어서 오십시오. 낙하산님. 7번 도우미입니다.”
김환근이 차원이동으로 허공에 나타나 바닥에 내려서자 제복을 입은 초절정 미녀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였다. 그러자 그녀의 커다란 가슴골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산이라 부르면 됩니다.”
“네. 산님. VIP 대기실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여기도 인간이 있냐?’
〈마스터 담당으로 새로 만든 도우미 로봇입니다.〉
김환근이 가장 좋아하는 모습으로 만든 로봇이라는 의미였다.
“여기입니다. 산님을 담당하게 된 7번 도우미입니다.”
마치 전망대에 올라온 것처럼 사방이 유리로 된 방으로 안내 되었다. 동쪽으로는 푸른 바다가, 서쪽으로는 밀림과 같은 숲이 펼쳐져 있었다. 해변에 우뚝 솟은 거대한 초고층 빌딩이 유일한 건축물이다. 오메가 행성은 왕들과 원로들의 휴양지와 같은 곳이다. 순수한 생명의 에너지가 넘치는 곳으로 이곳을 방문하는 모든 귀족들은 각자가 수백층짜리 초고층 빌딩을 별장으로 받는다. 즉, 이 빌딩 자체가 김환근의 소유가 될 것이라는 의미다. 물론 김환근이 원로가 되지 못하면 오메가 행성에서 추방되고, 이 빌딩은 새로운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원로 후보가 대기하는 곳이 된다.
“좋군.”
김환근은 소파에 앉아서 두 다리를 탁자에 올려놓으면서 감탄했다. 빌딩의 구조와 방의 인테리어 모두 김환근을 만족시키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새로운 원로 후보가 생기면 그의 도우미에 입력된 정보를 바탕으로 빌딩을 개조하게 되어 있었다.
“이곳에는 777개의 놀이시설과 7777개의 휴양시설이 있습니다. 또한 7777기의 도우미 로봇들이 마스터를 위해 배치되어 있습니다. 내일 있을 원로회의 전까지 모든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다른 원로의 구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해당 원로의 허락이 있어야 합니다.”
이 빌딩과 주변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지만 다른 원로의 구역으로 가지는 못한다는 의미다. 또한 7이란 숫자는 김환근이 좋아하는 숫자이기에 도우미 이름부터 모든 것이 7로 맞추어져 있었다. 이 빌딩도 777층이다.
“원로회의는 어떻게 이루어지지?”
“중앙에 있는 원로원 총본부에 분신을 보내거나 이곳에서 홀로그램 화상 시스템을 이용해서 참가하시면 됩니다.”
“직접 본신으로 참가하면 안 되나?”
“원로원 총본부인 중앙 건물은 원로회의 의장님의 구역입니다. 그분의 허락이 있어야 본신으로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원로들이 서로를 믿지 못해서 믿을 수 있는 사람들과만 함께 한다는 의미였다.
〈온건파 원로이신 메렌님께서 분신 방문 요청을 하셨습니다.〉
‘허락한다.’
방문 요청을 허락하자 허공에 홀로그램으로 메렌이 나타났다. 개구리와 오징어를 섞은 얼굴 형태의 양서류 인간이 은빛으로 빛나는 메탈 슈트를 입고 있었다. 홀로그램이 도우미 로봇으로 몸속으로 들어가더니 7번 도우미가 액체금속처럼 변하더니 이내 메렌으로 변신했다.
“반갑습니다. 메렌이라고 합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낙하산이라고 합니다. 산이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이제는 암호명이 본 이름보다 더 유명하기에 암호명을 이름처럼 사용하는 김환근이다. 지구의 인사법을 배운 모양인지 두 사람은 악수를 하고는 소파에 마주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