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56 28. 파황(破皇) =========================================================================
28. 파황(破皇)
‘모두 심검의 경지인가?’
중갑을 걸친 근위기사단이 말을 타고 도열해 있었다. 그리고 하늘에는 와이번을 탄 엘프 기사단이 도열해 있었다. 근위기사단은 인간족, 호인족, 견인족, 묘인족, 곰족, 사자족, 늑대족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숫자는 생각보다 적었다. 근위기사단은 300마리, 와이번 기사단은 100마리 정도였다. 문제는 모두가 심검을 사용할 수 있는 마스터들이라는 것이다. 그랜드 마스터인 카이저보다 아래지만 모두 합치면 카이저도 도망쳐야 살아날 수 있는 가공할 전력이다. 다행이라면 덩치가 큰 오우거나 트롤과 같은 거대한 괴물들은 없다는 것이다.
“카이저가 사라진 이유는 무엇인가?”
마검사로 보이는 인간 괴물이 말을 타고 앞으로 나서서 물었다. 복장을 보니 그가 근위기사단의 수장으로 보였다.
“나는 카이저에게 고대 던전인 드래곤의 레어서 발견한 상자를 넘겨주었다. 내 능력으로는 그 상자를 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카이저는 쉽게 상자를 열었고 그 안에서 나온 괴물과 싸워서 승리했다. 카이저는 그 상자 안에서 꺼낸 구슬을 보고는 이것은 인간 군대를 단숨에 멸망시킬 비밀 무기라 했다. 하지만 공기가 접촉한 순간 파멸의 구슬로 이름 지어진 그 무기가 가동되었다. 폭발하면 왕성 전체가 날아갈 정도의 폭발이 일어난다고 하면서 상자에 다시 봉인하고 땅 속에 묻어야 한다고 했다. 나는 땅 속으로 이동하는 스킬이 있기에 내가 그것을 인간 군대가 있는 도시로 가져가겠다고 했다. 카이저는 내 능력으로는 인간 도시의 결계를 뚫지 못한다고 하면서 그 상자를 들고 나를 따라왔다. 상자가 언제 폭발할지 모르게 카이저는 연락도 하지 못하고 바로 이동했다. 하지만 상자는 방금 전에 폭발했고, 카이저가 상자에 봉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자와 카이저는 즉사했다.”
“인간 군대의 수작일 가능성이 크다. 나는 너의 머리를 열어서 뇌에 있는 기억을 스캔할 수 있다. 머리를 열어라. 네 기억을 조사해서 드래곤 레어의 비밀과 카이저가 얻은 비밀무기의 비밀을 내가 알아내겠다.”
‘빌어먹을.’
김환근은 죽음의 기운 때문인지 성격이 점점 과격해지고 있었다.
“비밀은 내가 알고 있다. 가서 상자를 하나 더 가져올 것이니 가서 조직을 정비하라.”
“조직은 흔들리지 않는다. 네가 말한 상자의 비밀이 더 중요하다. 기억을 읽은 후에 함정인지 아닌지 파악한 후에 우리가 가서 상자를 가져오겠다.”
김환근은 당황했다. 본능이 우선한다고 하지만 저들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았다. 그리고 괴물이라면 스스로 머리를 열고 뇌를 저들에게 연구 대상으로 바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뇌를 스캔한 후에 뚜껑을 닫으면 재생하니 합리적인 선택이다. 하지만 자신은 괴물이 아닌 인간이니 뇌를 보여주는 순간 저들에게 죽음을 당할 것이다.
‘죽음의 기운을 이용해 단숨에 저들을 쓸어버리면 놈들은 이길 수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도망칠 것이다.’
김환근은 천지신공과 카이저의 몸에서 나온 레드 스톤을 이용해 주변에 있는 죽음의 기운을 모으기 시작했다.
‘크윽! 버텨야 한다.’
이화접목의 수법으로 주변에 있는 죽음의 기운과 괴물들의 몸에서 뿜어지는 죽음의 기운을 흡수하여 몸 밖에 두르기 시작하자 전신 모공에서 검은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용족의 신체에 괴물들의 재생력이 더해지고 있다.’
전투 예지를 불러오는 초감각이 머리에서 폭발한 것 같았다. 뇌리를 간질이던 초감각이 사라지고 몸의 상처를 순식간에 치료하고 재생하는 트롤보다 강력한 괴물의 재생력이 몸에 더해져서 몸을 가루로 만들려던 상처가 순식간에 치유되었다. 마치 인간과 괴물의 중단 단계로 변한 것 같았다. 하지만 그 대가로 예지 능력을 불러오는 전투 초감각이 사라졌다.
“나는 인간이다!”
번쩍! 번쩍!
김환근은 소리를 치면서 자신의 주변에 소용돌이치는 죽음의 기운이 합쳐져서 생긴 파멸의 기운을 천지검법에 담았다. 그리고 천지검법에 있는 천검술이라는 초식과 공간참을 거의 동시에 펼쳤다. 분신술의 원리로 천개의 검강을 복제해서 사방으로 뿜어내는 검술이 천검술이다. 복제된 천개의 검강에도 파멸의 기운이 담겨 있었다. 이런 파멸의 검 천개가 공간참으로 사방으로 비산했다.
콰과과과과과쾅!
공간을 건너뛰는 공간이동의 술법이 불완전한 에너지가 가득한 대기와 만나서 김환근 주변의 모든 공간이 뒤틀리고 폭발하면서 불완전한 공간참이 되었다. 이 폭발로 인해서 그 폭발의 중심에 있는 김환근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회전하는 호신강기들이 종이처럼 찢어지고 절대 실드와 용족의 갑옷으로 강철보다 단단해진 피부가 퍽퍽 터져나갔다. 하지만 괴물의 재생력이 더해지자 터져나간 상처들이 순식간에 재생이 되기 시작했다.
퍼버버버버벅!
공간왜곡에 이은 공간 대폭발보다 더 무서운 것이 파멸의 기운이 담긴 천개의 검강이었다. 공간을 폭발시키며 날아간 파멸의 검이 괴물 근위기사단과 그들이 탄 괴물 말들을 꿰뚫고 지나갔다. 이들은 호신강기와 방패로 파멸의 검을 막았지만 파멸의 검은 호신강기, 방패를 가루로 만들고 그들의 몸까지 소멸시켜 버렸다.
“캬아아아악!”
낮게 비행하던 괴물 와이번 기사단이 가루가 되어 소멸되었고, 높게 날던 놈들은 황급히 도망을 쳤다. 본능적으로 자신들이 상대가 되지 않자 도망쳐서 다른 생명체를 소멸시키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었다.
스스스!
그런데 바닥에 남던 레드 스톤이 하나도 없었다. 죽음의 기운을 끌어 모으던 핵의 역할을 하던 카이저의 머리에서 나온 커다란 레드 스톤도 사라졌다. 파멸의 기운을 담은 천검술을 사용하는 순간 파멸의 기운이 레드 스톤도 모두 파괴하였고, 그 에너지가 천지신공의 영향으로 김환근의 신체에 모두 흡수된 것이었다.
“크으으!”
김환근은 파멸의 검을 사용해 단숨에 마스터급인 괴물 기사단 300마리와 괴물 와이번 기사단 10마리를 가루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 후유증은 심각했다. 신체는 더욱 강해졌다. 도우미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는 장소라 정확한 수치는 모르지만 레벨이 10배 이상 강해져 레벨 100에 괴물의 재생력까지 얻었다. 문제는 신체가 아닌 생명의 근원인 영혼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다.
‘생명의 술.’
김환근은 이대로 있으면 대자연에 만연해 있는 죽음의 기운이 자신의 영혼을 죽음의 기운으로 물들여 영혼에 있는 생명의 기운을 몰아내고 자신을 괴물로 변하게 만들 것이라 생각했다. 대기의 90% 죽음의 기운이라면 10%가 생명의 기운이었다. 김환근은 천지조화술로 생명의 기운을 끌어 모아 영혼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푸스스스!
김환근의 주변에 있던 풀과 나무들이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했다. 천지조화술이 풀과 나무의 생명력을 빨아들이는 마공이 되고 있었다.
‘내가 인간이 아닌 마왕, 아니 파멸의 왕이 되었구나.’
김환근은 잠시 후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는 주변을 둘러보고 황무지로 변한 죽음의 대지를 보고는 속으로 탄식했다. 자신은 이제 인간이라고 하기 어려운 존재가 되었다. 인간과 괴물의 중간에 서 있는 존재가 되었다. 영혼은 인간이지만 몸은 죽은 자의 몸인 괴물의 육체와 비슷한 상태가 되었다. 괴물과 다른 점은 생명의 기운을 흡수해서 점점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천지신공은 대자연의 조화를 추구하여 상생의 신공이었다. 그런데 괴물의 몸으로 변한 김환근이 사용하면 모든 생명체의 기운을 흡수하는 마공이 되었다. 김환근은 살아 있지만 괴물보다 더 강력한 죽음의 기운을 넘어서는 모든 것을 소멸시키는 파황이 된 것이다.
‘내가 인간들의 도시에서 천지신공을 사용하면 그 도시에 있는 모든 인간들의 생명을 흡수해서 죽음의 도시로 만들겠구나.’
김환근은 숨을 쉬지 않아도 피부호흡으로 마나를 흡수하는 최상급 마나심법을 익혔다. 때문에 그가 숨을 쉬지 않고 있어도 그 주변에 있는 모든 생명체의 생명력을 흡수할 것이 분명했다. 이는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천지신공의 원리 때문이었다. 몸에 가득한 죽음의 기운과 생명이 기운이 조화를 이룰 때까지 생명의 기운을 흡수하여 균형을 맞추려하기 때문이다. 죽음의 기운이 천지신공을 감염시켜 변질시켜 버린 것이라 할 수 있었다. 감염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천, 수만의 생명을 흡수해야 할 것이다. 나무나 곤충이 아닌 생명의 기운이 강한 고등 생명체일수록 생명의 에너지가 강하다. 그러니 당분간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괴물 사냥을 멈추고 인간 사냥을 해야 정상적인 천지신공과 인간의 몸으로 회복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지?’
김환근은 괴물들을 단숨에 초토화 할 수 있는 파멸의 힘을 얻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자신은 생명체를 모두 파괴하는 마왕이 되었다. 자신은 이제 주변의 모든 것을 소멸시키고 파괴하는 파황이나 다름없었다.
‘으으! 결혼식이 1년 남았는데.’
양가 어른들은 1년 후에 두 사람을 결혼시키기로 약속하고 날짜까지 잡았다. 김환근은 그때까지 괴물들의 왕을 사냥할 생각이었다. 사부가 만든 스킬을 이용해 죽음의 기운을 움직일 수 있기에 세운 계획이었다. 괴물들의 왕들을 제거하면 지성체인 괴물군단들은 세력이 쪼개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더 쉽게 괴물들을 사냥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었다. 또한 괴물들의 왕들을 사냥하면서 드래곤의 유물을 찾아 황제급으로 강해지는 것을 목표로 했었다. 드래곤의 유물 없이도 단숨에 황제급의 스킬인 파멸의 힘을 얻은 파황이 되었지만 인간들의 도시로 갈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
‘봉인의 술을 사용할까?’
촤르르!
김환근은 숨을 쉬지 않고, 피부호흡도 하지 못하게 용족의 갑옷으로 피부를 금속처럼 변화시켰다. 파멸의 힘이 자신이 가진 검을 제외한 모든 것들을 소멸시켜 버렸다. 가지고 있던 드래곤의 유물들로 보이는 반지와 목걸이까지 모두 가루로 만들어버렸다. 당연히 걸치고 있던 옷과 첨단 갑옷인 슈트까지 가루가 된 상황이었다. 벌거숭이가 된 김환근은 용족의 갑옷 스킬을 사용해서 피부를 뱀의 비늘처럼 만들어서 몸에 달라붙은 비늘 갑옷을 입은 형태로 만들었다.
‘후우! 다행이군.’
봉인의 술을 사용하자 더 이상 호흡으로 생명의 기운을 흡수하지 않게 되었다. 균형이 어긋나자 김환근의 몸은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주변에 있는 생명체의 기운을 흡수하려 하고 있었다.
‘일단 움직이자.’
괴물 와이번 기사단이 도망쳤지만 오판을 하고 수백만 괴물군단을 거느리고 다시 공격해 오면 곤란했다. 파멸의 기운을 모두 쓸어버릴 수는 있지만 그 후가 문제다. 지금도 겨우 괴물로 변하지 않도록 생명의 근원인 영혼을 지켰다. 죽음의 기운과 접촉하는 순간 파황된 자신의 몸에 있는 거대한 죽음과 소멸의 기운이 자신의 영혼을 집어삼킬 확률이 컸다. 그럼, 자신은 죽고 황제급 괴물이 탄생하는 것이다. 파멸이 기운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에 버금가는 생명의 기운을 흡수해야 한다. 그런데 용족의 행성에서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곳은 결계로 보호되는 도시뿐이다. 괴물과 싸울 힘을 얻기 위해서는 괴물들과 같은 행동을 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는 괴물 사냥은 다른 이들에게 맡기고 나는 배신자들을 처단하는 심판자가 되어야 하겠군.’
김환근은 자신이 파멸의 기운을 얻은 파황이 되자 죽음의 기운도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면 사부도 죽음의 기운을 완전히 소멸시키려는 대의 따위는 없었다. 그저 자연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도인이었다.
‘죽음의 기운을 가진 괴물들이 문제가 아니라 이를 이용하려는 야망과 욕심이 더 큰 문제로군.’
강대한 힘을 가진 드래곤들도 자신의 행성을 버리고 도망쳤을 정도로 지성체들의 욕망이 무섭다. 생명체와 죽음의 기운이 만나서 생성되는 레드 스톤이라는 에너지 덩어리를 얻기 위해 귀족들과 왕들은 생명의 기운이 가득한, 아니 죽음과 생명의 기운이 조화와 균형을 이룬 행성의 균형을 파괴하여 죽음의 행성으로 만들어 레드 스톤을 생산하는 식민지로 만들고 있었다.
‘귀족이나 왕들을 사냥하면 나도 마음 놓고 괴물 사냥을 할 수 있는 균형자가 될 수 있겠지. 일단 돌아가서 사부와 상의하자. 그런데 언제 돌아가지.’
천지신공을 사용하는 순간 자신은 생명체를 말살하는 파황이 된다. 천지조화술을 사용할 수 없고, 레드 스톤을 이용하는 스킬도 사용할 수 없다. 모든 힘을 봉인한 상태로 순수한 육체의 힘만으로 이동해야 하는 것이다.
탁!
휘익!
김환근은 순수한 육체의 힘으로 뛰기 시작했다. 레벨 100이나 되는 무지막지한 힘과 민첩은 땅을 박차는 순간 그의 몸이 수십 미터씩 날아오르게 하였다.
* * *
“허허! 네가 괴물이 되었구나.”
김환근의 설명을 들은 이명산 도인이 탄식을 하였다.
“죄송합니다.”
“아니다. 내가 만든 스킬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내 탓이다.”
천지조화신공으로 레드 스톤을 매체로 해서 죽음의 기운을 이용해 괴물처럼 행동하는 계획을 수립한 것이 이명산 도인이었다. 그 계획은 성공했지만 그 대가로 김환근을 파황으로 만들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명상을 많이 해서 영혼과 정신을 단련시켜야 한다. 네가 ‘아차’하고 방심하는 순간 네 주변에 있는 지인들이 모든 생명력을 너에게 흡수당하고 괴물로 변할 수 있다. 그러니 네 생각대로 1년 동안 용족 행성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면서 배신자들을 처단하는 심판자로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명상으로 영혼과 정신력을 단련시켜 방심해서 봉인을 풀지 않도록 하면서 배신자들을 처단해서 그들의 생명력을 흡수하라는 것이다. 김환근이 얻은 파멸의 힘은 황제급이지만 여러 가지 단점이 있었다. 상대가 죽음의 기운을 가진 괴물이라면 그 힘을 이용할 수 있기에 절대무적이 된다. 그리고 그것은 괴물이 강할수록 김환근은 더 강해진다. 문제는 그럴수록 김환근이 괴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생명의 기운을 가진 차원전사들에게는 파멸이 기운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상대의 힘을 역이용할 수 없기에 그 힘이 약할 수밖에 없다. 대기에 있는 죽음의 기운을 이용할 수는 있지만 왕급이나 귀족들은 그럴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죽의 대지가 아닌 생명의 대지인 결계 안의 도시에 있을 것이니 죽음의 기운을 사용할 수도 없다. 몸에 있는 파멸의 기운만을 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파괴력이 왕급은 되어도 황제급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대일로는 쉽게 이기겠지만 수많은 부하들의 보호를 받는 귀족들에게 가까이 접근할 방법이 없으니 배신자들인 왕이나 귀족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조화와 균형을 맞추어서 파멸의 힘뿐 아니라 귀족들이 사용하는 생명의 힘도 천지조화술로 이용할 수 있는 경지에 올라야 한다. 지금 김환근의 신체는 균형이 무너져서 천지신공이 마공이 되었기에 생명의 기운을 흡수만 할 수 있지 이용할 수 없다.
‘생명의 기운으로 황제급에 해당하는 힘을 얻어야 배신자인 귀족이나 왕들, 심지어 황제인 드래곤도 상대할 수 있다는 의미로군.’
김환근은 사부의 말을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주와 가족들에게 잘 설명해 주십시오.”
“통화도 하지 않고 갈 생각이냐?”
“통화를 하면 마음이 약해질 것 같습니다.”
김환근은 자신이 파황이 된 후에 자제력과 인내심이 약화되었고, 폭력적인 성향을 느끼고 있었다. 초감각이라도 살아 있다면 위험을 감지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이기에 조금만 방심하면 큰 사고를 칠 수 있다는 생각에 연락을 하지 않고 떠날 생각이었다.
“그래 어디로 갈 생각이냐?”
“지구에서 함정을 파고 기다릴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는 숨어 다녔다. 하지만 이제는 데빌의 제자인 자신의 정보를 노출하여 스킬과 정보를 노리는 귀족들이나 약탈자들을 끌어들일 생각이다.
“알겠다. 이곳에서도 네가 필요하면 연락하마.”
용족 행성에서도 이 도시를 노리는 세력이나 괴물을 이용해 도시를 파괴하고 자신의 세력을 키우려는 종족이나 인간들이 있다면 김환근에게 연락해서 그들을 제거할 생각이 이명산 도인이다. 이제부터 김환근은 조화와 균형을 이룰 때까지 생명체의 적인 괴물들이 아닌 배신자들을 처단하는 심판자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