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낙하산-55화 (55/82)

00055  27. 괴물의 왕 카이저  =========================================================================

‘……!’

김환근은 잠시 망설이다가 멈추어 섰다.

“나는 이곳의 지배자인 카이저다. 너는 어디 소속이냐?”

도박이 성공했다. 대장급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려면 그 대장급 괴물들이 멀리 파견되어 괴물 왕의 지배가 통하지 않는 곳에 있는 괴물들을 규합해 왕의 명령을 따르는 조직으로 규합할 수 있고, 다른 괴물 세력과 연대할 수도 있다. 파견 나간 대장급 괴물들이 지배하는 괴물들이나 다른 괴물 세력의 속한 놈들은 이쪽 왕의 지배를 받지 않기에 이쪽 왕에게 전령처럼 파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김환근이다. 문제는 자신이 어디 소속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알파 소속입니다.”

김환근은 다시 앞으로 걸어가면서 대답했다.

“알파?”

괴물들의 왕 카이저의 표정이 변했다. 그는 어떻게 판단을 내려야 할지 잠시 생각을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김환근은 그의 의문을 풀어주지 않았다.

번쩍!

콰과과과과쾅!

김환근은 괴물의 왕이 다른 판단을 내리기 전에 선공을 하였다. 호신강기를 최대한 일으키면서 강화 스킬을 사용했다. 동시에 축지 경공술을 사용하면서 분신술을 사용해 수많은 분신들도 동시에 축지 경공술을 사용했다. 공간과 공간이 접혀지면서 불안전한 에너지들이 충돌을 일으켰다. 공간과 공간이 충돌하면서 왕성의 대전 홀에 수많은 공간 폭발이 일어났다.

김환근은 마법이 불가능한 불안전한 에너지를 흐름을 관조하고 그것을 조율할 수 없자 무식한 힘으로 충돌을 일으킨 것이다. 자신은 호신강기로 보호하니 자신의 주변은 이 무시무시한 충돌의 여파로 초토화가 된 것이다. 일종의 자폭 공격과 비슷하지만 그 폭발에서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다면 자신의 주변 공간을 쓸어버리는 광역 공격이 되는 것이었다.

푸스스스!

전령들은 폭발에 휩쓸려 가루가 되어 레드 스톤만 남기고 사라졌다. 하지만 괴물의 왕은 절대 실드를 사용하는 동시에 폭발력에 순응해서 뒤로 튕겨지면서 검을 뽑았다.

후우우우웅!

카가가카캉!

폭발 속에서도 김환근과 괴물의 왕 카이저는 움직이고 있었다. 용마기공술과 용마기공술이 부딪쳤다. 그리고 실드와 호신강기가 부딪쳤고, 검강과 검강이 부딪쳤다.

김환근이 천지검법의 공간참이란 수법으로 그의 검강이 공간을 건너뛰어 상대의 절대 실드를 박살내고 카이저의 머리를 파고들어갔다. 그러자 카이저는 자신을 찌르는 상대의 회전하는 시퍼런 검강을 검붉은 색의 검강으로 막았다.

‘천지조화술.’

검강과 검강이 부딪치는 순간 김환근은 검을 떨어트릴 것 같은 강력한 충격에 손목이 찌르르 울리며 몸이 뒤로 튕겨졌다. 레벨 10의 힘을 용마기공술을 사용해 10배로 증폭해 레벨 100의 힘을 실었다. 여기에 마나를 주입하고 강화와 증폭 스킬을 사용해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환근은 힘과 속도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상대는 레벨 100은 되어 보이는 힘에 용족의 스킬인 용마기공술과 강화, 증폭 등을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김환근이 1천의 힘을 가지고 있다면 상대는 1만의 힘은 되어 보였다.

쾅!

김환근은 천지조화술로 상대의 힘을 역이용했다. 천지조화술은 자연의 모든 힘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는 죽음의 기운인 레드 스톤의 기운도 마찬가지였다. 이것이 가능했기에 괴물의 흉내를 내면서 이곳까지 침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컥!’

김환근의 전신 모공에서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차원균열로 인해서 발생하는 버그와 같은 죽음의 기운이다. 몸에 살짝 둘러서 생기가 흘러나오지 않게 만드는 것과 죽음의 기운 그 자체를 이용하는 것은 다르다. 작은 힘이라면 몰라도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을 자신의 힘에 합쳐서 상대에게 되돌려 주는 것은 생명체인 김환근의 몸에 무지막지한 타격을 준다. 생명의 기운이 소실되어 괴물이 되어버릴 수 있을 정도의 힘이다.

‘차원이 다른 괴물이다.’

자신이 심검의 영역에 든 것처럼 괴물의 왕 카이저도 심검의 경지에 오른 자가 분명했다. 이곳 행성에서는 그랜드 마스터로 불리는 절대자들이다. 카이저는 검에 차원균열로 인해서 생긴 버그 같은 기운인 죽음과 파괴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었다.

콰과과과과쾅!

회전하는 10겹의 호신강기도 죽음의 기운은 버티지 못하고 터져 나갔다.

‘합! 반!’

김환근은 천지검법에 있는 이화접목의 수법으로 상대의 힘인 죽음의 힘을 자신의 마나아 일치시켰다. 그리고 자신의 검강에 담아서 되돌려 주었다.

퍽!

검강들이 부딪치다가 죽음의 힘과 결합된 김환근의 검강이 만들어지자 상대의 검을 튕겨내고 그의 가슴까지 박살내는 무지막한 죽음의 기운이다.

이화접목의 수법에 괴물의 왕 카이저의 몸에 구멍이 뚫렸다. 하지만 그는 검을 이용해 머리는 보호했다. 그리고 박살난 가슴은 금방 재생이 되기 시작했다.

번쩍!

콰과과과과과쾅!

김환근은 상대에게 시간을 주지 않도록 치유의 스톤을 사용할 시간도 없이 바로 다시 호신강기를 만들고, 분신술과 축지 경공술을 사용해 공간 폭발을 일으켰다.

‘팔다리를 자르자.’

자신의 몸이 상대의 공격을 다섯 번이나 역이용할 수 없다고 느낀 김환근이다. 3번이면 자신의 전신이 가루가 될 정도로 터져나갈 것이 분명했다. 머리를 일격에 박살낼 수 없다고 느낀 전투 예지에 따라 김환근은 상대의 마나가 저장된 가슴을 먼저 공격해서 상대의 힘을 약화시켰다. 그리고 두 번째는 강력한 마법무구인 마법검을 들고 있는 팔을 잘라서 검을 놓치게 할 생각이었다.

카가가가캉!

공간을 건너뛰어 공격하는 공간참이라는 천지검법을 사용했다. 무식한 힘으로 공간을 억지로 꿰뚫기에 무지막지한 폭발이 일어나면서 김환근의 몸에 충격을 주고 두 겹의 호신강기가 터져나갔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것은 괴물의 왕 카이저의 반격이었다. 검강과 검강이 부딪치는 순간 그의 검에 담긴 무서운 힘을 견디어야 한다. 다행이라면 상대의 마나홀을 파괴한 상태라 검에 담긴 힘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괴물의 핵심이지 에너지의 근원은 마나홀이 아니라 레드 스톤이다. 그래도 이 레드 스톤에서 나오는 죽음의 기운을 강화하고 증폭시켜 주는 마나홀을 파괴했기에 상대의 힘이 처음보다는 10배 이상 약해졌다. 육체는 금방 복구되어도 파괴된 마나홀의 마나까지 복구되는 것은 아니었다.

‘크윽!’

이미 부상을 입은 신체이기에 상대의 약화된 힘이라도 죽음의 기운을 천지조화술로 받아들여 상대에게 돌려주는 이화접목이라는 스킬을 사용하는 순간 다시 신체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퍽!

괴물의 왕 카이저의 팔이 박살이 나고 검이 떨어졌다. 김환근이 자신의 힘에 상대의 힘까지 더해서 돌려주자 팔이 박살이 난 것이었다.

후우우우웅!

인간이라면 마나홀이 박살나고 오른 팔이 박살이 나서 떨어져 나갔다면 이미 전투 불능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괴물이기에 부상이 없어도 발로 김환근의 머리를 공격했다. 태권도의 돌려차기와 같은 스킬이 펼쳐지자 그의 발에서 검붉은 색의 강기가 튀어나와 회전했다.

스슥!

김환근은 전투 예지를 믿고 부딪치지 않고 피했다. 검강보다 더 강력한 족강이었다. 날카로운 검강과 달리 족강은 망치와 같은 파워를 담고 있었다. 김환근의 입장에서는 검강보다 더 까다로운 힘이었다.

콰과과과과광!

‘컥!’

김환근은 피하면서 천지포박술을 사용했다. 용마기공술과 강화, 증폭된 자신의 마나와 상대의 몸에서 흘러나온 죽음의 기운이 불규칙한 대기의 에너지와 충돌하면서 공간 파괴 형상이 일어났다. 천지폭박술이 아니라 김환근의 손에서 뻗어나간 기운이 카이저의 주변 공간을 파괴해버리고 있었다. 카이저는 몸에서 뿜어져 나온 죽음의 기운으로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공간이 허물어져 버리는 것을 막아냈다.

‘치유의 술! 참격!’

파파파팡!

김환근은 상대가 팔을 잡아서 다시 붙이는 것을 천지포박술로 막으면서 천지검법으로 자잘한 공격을 가했다.

카이저는 자신의 마나홀이 파괴되자 죽음의 기운인 레드 스톤만으로는 그가 생전에 사용하던 막강한 스킬들을 사용할 수 없었다. 순수한 육체에 능력에 레드 스톤에서 뿜어져 나오는 죽음의 기운만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었다. 레드 스톤이 규격 이외의 힘이기는 하지만 괴물의 신체에 깃들인 마나와 결합되었을 때에만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민첩과 힘의 레벨이 100이 되기는 하지만 마나와 천지신공, 그리고 용마기공술로 10배 증폭된 김환근의 힘과 민첩이 더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콰과과과과광!

‘크윽!’

치유의 술로 몸을 어느 정도 회복시킨 김환근은 강기를 뿜어내는 상대의 다리를 향해 공간참을 사용했다.

퍽!

무지막지한 파워에 담긴 죽음의 기운과 접속하는 순간 김환근은 커다란 파격을 받아 전신 모공에서 피가 흘러나왔지만 치유의 술로 어느 정도 몸을 회복한 후였기에 버티면서 자신의 힘과 상대의 힘을 더해서 이화접목의 수법으로 상대에게 돌려주었다. 그러자 카이저의 왼쪽 다리가 퍼져나갔다. 잘려나간 팔과 다리는 완전 재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한쪽 다리와 팔로는 완벽한 균형을 잡고 공격과 방어를 제대로 하기 힘들었다.

콰과과과과광!

퍽!

곧 이어진 김환근의 공격에 카이저의 남은 팔과 다리마저 터져나갔다.

‘치유의 술.’

괴물의 왕이 죽으면 새로운 대장이 생기고, 그는 바로 김환근을 공격하려 명령할 것이 분명했다.

‘저 괴물 왕이 가진 죽음의 힘을 컨트롤 할 수 있다면 내가 괴물들을 통제할 수 있을 텐데?’

김환근은 치유의 술법으로 부상을 치유하면서 괴물의 왕을 잠시 살려주었다. 괴물이 죽으면 레드 스톤은 단순한 에너지 스톤으로 변한다. 때문에 상대의 머리통을 잘라서 그 머리통 안에서 나오는 죽음의 힘을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카이저의 머리는 이 구역에 있는 모든 지성체 괴물들을 조종할 수 있는 최고의 보물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주 잠깐 죽음의 힘에 접속해서 그 힘을 흘리거나 되돌려 주는 것도 몸에 부담이 되니 장시간 그 힘을 이용한다는 것은 스스로 자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삭!

김환근은 일단 괴물의 목을 잘랐다. 죽이지 않고 머리만 가져가면 괴물들의 왕성을 들키지 않고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음의 기운을 컨트롤 할 수는 없지만 머리만 남은 괴물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푹!

입에 물리면 죽을 수도 있기에 입에다가 단검을 박고는 그 사이로 대전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로 코와 입을 채우고는 천으로 둘둘 말았다. 그리고 괴물 왕이 가지고 있던 마법검과 반지, 목걸이, 건틀릿, 갑옷 조각들을 모두 챙겼다.

‘지둔술.’

파파파파박!

김환근은 괴물의 머리를 가지고 땅속으로 파고들어갔다. 괴물 왕을 호위하는 괴물들이 따라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 김환근이다. 따라와도 지상으로 따라오면 괴물 왕의 상태가 머리만 남은 상태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 이 왕성 안에서 들키면 지성을 가진 괴물들이니 금방 사태를 파악하고 김환근을 공격할 것이다.

‘지성보다는 본능이 우선이군.’

인간의 왕성이라면 대전 안에서 이처럼 큰 폭발음이 들리는 소음이 들렸다면 근위병들이 당연히 달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괴물들은 자신들의 대장인 왕이 죽지 않았고, 생명체의 기운이 느껴져도 이 왕성 안에도 노예들이 있기에 노예의 하나라고 판단하고 왕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하고 있을 것이다. 본능에 각인된 무조건적인 명령이 지성의 판단보다 우선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파바바박!

‘역시 따라오는 군.’

땅 속으로 이동하면서 주변의 기운을 살피자 호위들로 보이는 막강한 힘을 가진 괴물군단이 따라오고 있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괴물들로 그 어떤 도시도 공격할 수 있겠군.’

김환근은 갑자기 사악한 생각이 들었다.

‘……!’

지둔순을 사용해 회전하는 나사못처럼 지하를 파고 이동하는 김환근은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레드 스톤을 이용해 죽음의 기운을 사용하자 자신도 모르게 파괴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전투 예지가 아니라면 감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전투 예지는 자신이 괴물의 왕 머리를 들고 가면서 그가 뿜어내는 죽음의 기운과 자신이 레드 스톤을 사용해서 결합시킨 죽음의 기운이 자신을 괴물로 만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었다. 죽어야만 차원균열로 생겨난 죽음과 파괴의 기운이 괴물을 탄생시킨다. 그런데 김환근은 천지조화술로 대기에 있는 죽음과 소멸의 기운을 움직여 레드 스톤과 하나 되게 만들어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운이 괴물의 왕이 내뿜는 기운과 결합되자 살아 있는 인간인 김환근이 점차 괴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조, 조금만 더 버티자.’

전투 예지로 느껴지는 불안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었다. 분명 처음에는 생명의 기운과 죽음이 기운이 충돌하면서 몸에 심각한 부상을 입혔다. 때문에 몸에 침투하지 못하게 호신강기를 얇게 두르고 레드 스톤을 이용해 그 위에 죽음의 기운을 입혀서 괴물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지금은 이 레드 스톤에 괴물의 왕에서 나오는 죽음의 기운이 합쳐졌지만 자신의 몸으로 파고들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죽음의 기운이 주변에 강해지면 살아 있는 생명체도 괴물로 만드는 것인가?’

지금까지는 생명체가 죽는 순간에야 죽음의 기운이 생명체 안으로 침투해서 괴물로 만든다고 알려져 있었다. 그것도 뇌력(腦力)이 강한 생명체 순으로 괴물이 되었다. 하지만 차원의 균열이 심해져서 죽음이 기운이 강해지면 이 용족 행성처럼 뇌가 작은 곤충도 괴물로 변한다. 그런데 완전히 죽음이 기운이 가득한 행성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 살아 있는 생명체도 괴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버틸 수 없다.’

퍽!

마치 물귀신이 자신을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것 같은 불길함이 강해지자 지둔순을 멈추고 괴물의 왕 카이저의 머리에 검강을 주입해 뇌를 파괴해 버렸다. 그러자 머리를 송곳으로 찌르면서 자신의 온 몸을 물속으로 잡아당기는 것 같은 불길한 감각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

갑자기 자신들의 왕이 죽자 지상으로 그를 추종해 따라오던 괴물들이 갑자기 멈추었다. 김환근은 괴물의 왕 카이저를 죽인 후에도 레드 스톤을 이용해 죽음의 기운으로 생명의 기운이 밖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차단하고 있었다.

‘괴물들은 지성적인 판단보다 본능적인 판단을 우선시 한다. 그렇다면 속일 수 있을 것이다.’

김환근은 괴물의 왕 카이저가 죽었어도 그들의 부하들이 흩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도망치지도 않는 것에 주목했다.

파파파파박!

김환근은 지둔술을 이용해서 땅 속에서 지상으로 솟구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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