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48 24. 적색 평원 전투 =========================================================================
24. 적색 평원 전투
투투투투!
쾅쾅!
양쪽 산맥을 마주보는 적색 평원 지대에 수많은 거미 괴물의 시체와 장갑과 기관총, 방패와 검과 같은 장비들이 즐비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수많은 레드 스톤들과 블루 스톤들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었다. 괴물들과 거미 족들은 이 레드 스톤을 차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병력을 퍼붓고 있었다.
‘물량전이로구나.’
하늘 높이 전투기가 있었지만 아래로 내려오거나 폭탄을 투하하지는 못하고 정찰만 하고 있었다. 가까이 내려오면 휴대용 로켓처럼 생긴 마나 포로 격추시켜 버렸다. 다만 마나 포의 사거리가 짧아서 하늘 폰이 떠 있는 전투기는 잡지 못하고, 지구보다 뛰어난 문명으로 만든 전투기가 지구의 유도 폭탄이나 미사일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폭탄과 마나 포,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귀족들이 소유한 전투기는 생체로봇의 비행체처럼 최첨단 기능과 무지막지한 성능의 무기가 탑재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식민지 행성에 판 기술로 만든 무기와 전투기들은 차원상점에서 파는 무기의 성능을 넘어설 수 없을 것이 분명했다.
‘무기의 성능은 거미 족이 우세하지만 물량과 전투력에서 괴물들이 우세해서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있구나.’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지만 죽어가는 것은 자신이 속한 신병들인 자원용병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리의 목표는 여기다. 이곳까지 밀고 들어가서 이곳에 있는 블루 스톤들과 레드 스톤들이 적에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일단 대기한다.〉
타루 소대장은 시스템을 이용해 홀로그램으로 지도를 표시하고는 타루 소대의 임무를 알려주었다.
평원지대를 마주한 괴물들의 본거지인 산맥의 중앙에는 굴들이 뻥뻥 뚫려 있었는데 그곳에서 괴물들이 꾸역꾸역 밀려나왔다.
‘신병들인 모양이군.’
말만 용병들이지 13도시에서 태어나 전사로 키워진 신병들이 분명했다. 정규군인으로 보이는 거미 족 전사들은 무척 강해보였다. 소대장인 타루도 주 무기가 기관총이 아니라 검과 방패로 보였다. 하지만 자신과 같이 온 용병들은 실전 경험이 없고, 전투력이 부족하기에 기관총을 주 무기로 쓰고 있었다. 시력이 좋은 김환근의 눈에는 평원지대에서 치열한 전투가 확연하게 보였다.
〈이동!〉
“우오!”
신병들은 한 번에 수만 개의 알을 계속해서 낳는 여왕 거미에게서 태어난 형제들일 것이다. 이들은 두려움에 떨면서도 태어나서 지금까지 세뇌에 가까운 교육을 받았는지 첫 전투가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함성을 지르면서 용감하게 소대장을 따라 언덕을 달려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포격으로 풀 한포기 없이 적색의 흙이 그대로 드러난 황무지가 된 산비탈을 거미 족 전사들은 빠르게 내려갔다. 김환근은 보법을 사용하여 이들의 뒤를 따라갔다.
쾅!
“켁!”
퍼펑!
〈앞을 똑바로 보고, 포탄이 날아오면 절대 실드를 사용해!〉
포탄이 날아오는 것을 모르고 뛰던 거미 전사 두 마리가 폭발에 휘말려 날아가면서 헬멧이 폭발해 장갑과 기관총과 같은 장비와 블루스톤만 남기고 재가 되었다.
스슥!
김환근은 블루 스톤 두 개를 염력으로 회수했다.
〈띠링! 블루 스톤 2개 회수〉
퀘스트 의뢰로 받았기에 알림음이 들려왔다. 김환근이 이 차원전장에서 받은 퀘스트는 다음과 같았다.
〈적색 평원을 탈환하자
기간 - 1달
선금 - 3천점
성공보수 - 3백만 점
1달 생존 - 3만 점
보너스 - 블루스톤과 레드 스톤 회수 하면 10% 지급, 괴물 1마리당 10점〉
거미 족 전사들이 적색 평원에서 괴물들을 몰아내고 그곳을 차지하면 기간에 상관없이 의뢰 완수금인 성공보수 3백만 점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성공하지 못해도 이곳에서 1달 간 생존할 수 있으면 3만 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보너스로 괴물 한 마리당 1점, 땅에 떨어진 레드 스톤이나 블루 스톤을 획득하면 그 수량의 10분의 1을 보너스로 받을 수 있는 의뢰였다.
쾅!
정신을 차린 거미 족 전사들은 하늘을 보면서 산을 내려갔다. 그리고 강화와 폭발 스킬이 중첩된 포탄이 날아오면 절대 실드로 막아서 뒤로 튕겨지거나 밀려나도 죽지는 않았다. 김환근은 포탄이 날아오면 폭발 범위에서 피하면서 이동했다. 산을 내려오자 참호가 길게 연결되어 있어서 그 참호를 따라 이동했다. 2차 세계 대전의 참호전이 생각나는 곳이었다. 곳곳에 지하 벙커가 숨어 있었는데 그곳에서 병사들이 쉬거나 잠을 자는 모습이 보였다.
〈들어와라.〉
타루 소대도 지하 벙커로 들어갔다.
“오! 타루!”
안으로 들어가자 껌과 비슷한 것을 질겅질겅 씹고 있던 소대장이 벌떡 일어났다.
“수고했다.”
타다닥!
두 소대장이 손뼉을 치듯이 손을 마주치면서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어이! 병아리들 한 달 후에 살아서 보자. 애들아. 가자!”
“우우!”
임무 교대인 모양이었다. 100개의 침상이 있는 벙커에 살아 있는 소대원들은 30명 정도였다. 하지만 이들은 신병들과 달리 여유가 있었고 강한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신병들의 레벨이 3정도라면 이들은 5는 되는 것 같았다. 이들은 드디어 이 지긋지긋한 전장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면서 함성을 지르면서 밖으로 나갔다.
〈이곳이 한 달 간 우리가 머무를 곳이다. 아무 침대나 차지하고 쉬어라.〉
‘무슨 침대가 천장에 매달려 있냐?’
거미족 전사들은 쉬라는 말에 모두 천장에 매달려서 손으로 거미줄을 뽑아서 그물 침대를 보강하기 시작했다. 전임들이 만든 그물침대를 더 보강하는 모습이었다. 김환근은 구석에 아무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짐을 놓는 바닥을 치우고는 배낭을 풀고 누었다. 아공간을 열 수 없는 공간이라 침구는 물론 라면이나 음식들을 꺼낼 수도 없었다.
‘커피 한잔 생각나네. 저놈들은 뭐를 저렇게 씹지?’
거미 족들은 그물 침대에 매달려서 무엇인가를 질겅질겅 씹고 있었다. 자신은 모습이 전혀 다른 외계인일 텐데도 궁금하지 않은지 말을 건네는 자도 한 명 없었다. 누워 있어도 용족의 신체 때문에 저절로 마나심법을 운행하는 것과 같았다. 여기에 천지신공을 더하자 몸으로 순수한 마나의 기운이 빨려 들어왔다. 위에서는 폭탄이 터지는 소리와 기관총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고 있었다.
〈출동이다.〉
몇 시간 휴식을 취하자 드디어 전투 명령이 떨어졌다. 전사들은 그물에서 내려와 무장을 점검했다. 김환근도 무기들만 배낭에 넣고는 참호를 타라 전투 현장으로 이동했다.
〈방패 들고. 돌격! 사격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절대 사격 금지다.〉
적진에서 새까맣게 괴물들이 돌진하자 이쪽에서도 비슷한 숫자의 병력을 동원해서 돌격시켰다. 이쪽에의 참호와 벙커에 숨어서 기관총만 쏘면 괴물들을 학살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괴물들이 돌격하는 이유는 바닥에 떨어진 레드 스톤들과 블루 스톤들을 살아 있는 괴물들이 모두 회수해서 퇴각하면 손해라고 생각하기에 이쪽도 똑 같이 병력을 퍼부어 괴물들을 학살하고 바닥에 떨어진 블루스톤과 레드 스톤을 회수하는 것이 목표다. 양쪽 병력이 팽팽하기에 이곳에서는 끊임없는 소모전이 벌어지는 전투현장이다.
“우오!”
병사들은 소대장을 따라 함성을 지르면서 돌격했다. 하지만 돌격하는 속도가 느렸다. 앞으로 갈수록 땅에 떨어진 검과 방패, 장갑들이 방해가 되어서 속도는 느려졌다.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라. 또한 천점 이상 회수한 병사는 퇴각해도 된다.〉
“우오!”
조금만 더 가면 스톤 밭이다. 병사들은 함성을 지르면서 더욱 빠르게 돌격했다.
쾅! 쾅!
마나 폭탄이 떨어져서 죽는 병사들이 있었지만 거리가 멀어서 염력으로 회수하기 전에 다른 병사들이 회수해 버렸다.
투두두두두!
김환근은 최선두 병력들은 기관총을 쏘면서 돌격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것은 괴물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뒤의 병력들은 총을 쏘면 앞에 있는 아군의 등을 쏘기에 사격을 하지 않고 그냥 돌격하고 있었다.
퍼버버벅!
절대 실드를 사용하고, 방패가 박살났다. 그리고 장갑이 부셔지면 선두의 병사들은 블루스톤이 되어 사라지고 그러면 뒤에 있던 동료들이 블루스톤을 회수하고 기관총을 쏘면서 돌진했다. 그러자 괴물들은 바닥에 쌓인 장비나 괴물 사체를 엄폐물로 삼아서 숨기도 하였다. 닥치고 돌격하는 것은 신병들뿐이다.
‘천점이다.’
퍼버버퍽!
뒤를 따라가다가 주운 블루 스톤이 점수가 1천이 되자 퇴각하기 위해 바닥에 엎드린 병사의 몸에 수많은 총알에 터져 나갔다. 그러자 그가 주운 수많은 스톤들이 바닥에 떨어졌고, 뒤의 병사들이 스톤들을 줍기 시작했다. 노련한 병사들은 방패로 막고, 기관총을 쏘면서 괴물을 학살하고 살아남는데 주력했다. 하지만 신병들은 눈앞에 있는 스톤을 줍는데 급급하다가 죽어나갔다. 타루 소대장은 강화된 방패로 총알을 막으면서 포탄을 피해 이리저리 움직였다.
〈사격!〉
적들이 시야에 드러나자 김환근은 괴물의 머리를 향해 기관총에 마나를 주입했다. 방아쇠가 아니라 손잡이에 마나를 주입하면 기관총이 작동해서 총알이 나가게 되어 있었다. 마치 전기로 발칸포를 작동시키는 원리와 비슷했다.
투두두둑!
육중한 소리를 내면서 3개의 총신이 돌아가면서 탄피가 발 아래로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마나가 폭발하면서 일어나는 반발력에 레벨 1이라면 총을 제대로 잡지도 못하고 놓칠 것 같은 충격이 느껴졌다. 화약의 매캐한 냄새가 아니라 산소 용접할 때의 냄새를 풍기면서 마나가 폭발할 때에 일어나는 시퍼런 불길이 총구에서 뿜어지고 있었다.
‘같이 왔던 소대원들은 한 명도 없군.’
기관총을 쏘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같이 왔던 동료는 타루 소대장뿐이었다. 같이 돌격했던 소대원들은 대부분 전사하고 소대장 타루와 몇몇 운이 좋은 자들만 살아남았다. 부상을 당해서 다리가 부러져 후방에 뒤쳐진 자들이었다. 가장 뒤에 있던 김환근도 최선두에서 기관총을 쏘고 있었고, 다른 소대원들이 선두에서 같이 기관총을 쏘고 있었다.
콰광!
‘이크!’
옆에서 포탄이 떨어지자 김환근은 옆으로 밀려났다. 전투복과 방탄복에 파편이 박혔다. 용족의 갑옷이 아니었다면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전투 초감각은 목숨이 위험하지 않으면 잘 발동되지 않는 군.’
전투 초감각도 만능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김환근은 경각심을 가지고 주변을 모두 살폈다. 앞에 돌격하던 병사들이 대부분 전사했고, 하늘에서는 포탄이 떨어지고 있었다. 선두에서 마주보는 괴물과 거미 족 전사들은 서로를 향해 기관총을 쏘면서 돌격하고 있었다.
적인 괴물들은 거미 족을 죽일 수 있다면 동료 괴물이 다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뒤의 열에서도 사선에 거미 족 전사가 보이면 기관총을 쏘았다. 괴물들은 다쳐도 금방 재생이 되기 때문이었다.
“우오오!
기관총을 쏘면서 다가오는 괴물들이 가까워지자 거미 족 전사들을 고함을 질렀다. 이들은 어깨에 있는 기관총을 쏘면서 날아오는 총알은 방패로 막으면서 돌진했다. 거리가 더 가까워 지자 어떤 괴물들은 바닥에 떨어진 잔해들을 발로 차서 공격하기도 했고, 이를 엄폐물로 사용하기도 했다.
‘강화.’
티디디팅!
투두두둑!
김환근은 되도록 선두에서 물러나 방패를 강화하고 천지신공을 사용해 방패에 보이지 않는 투명한 호신강기를 둘러 크기를 키웠다. 그리고 방패 중앙에 구멍을 만들어서 총구를 내밀고 기관총을 쏘아대며 물러났다. 기관총은 발칸포처럼 3개의 총구가 회전을 하면서 1분 만에 5천발의 총알을 모두 쏟아냈다. 하지만 뒤에서 파도처럼 밀려오는 신병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앙에서 선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띠링! 1마리 사살.〉
〈띠링! 2마리 사살.〉
김환근은 강해 보이는 괴물은 피해서 만만해 보이는 놈들 집중적으로 사격했다. 절대 실드 1초가 지나고, 실드와 방패, 그리고 장갑이 터져나가자 결국 머리가 폭발해서 레드 스톤이 밖으로 삐져나오자 도우미 시스템으로 킬 수가 올라갔다. 무조건 학살하는 것이 아니라 타루 소대장을 따라다니면서 그가 싸우는 모습을 흉내 냈다. 신병들보다는 압도적인 전투력이지만 소대장들과 비슷한 전투력만 내보인 것이었다.
‘탄창을 갈아 끼울 시간이 없구나.’
김환근은 기관총을 용족의 갑옷에 장착하고는 검을 뽑았다.
‘절대 실드!’
티디디디딩!
다른 소대의 멍청한 신병이 자신의 등 뒤에 총알을 쏘아댔다. 전투초감각으로 김환근은 절대 실드를 사용하고는 옆으로 굴러서 총알을 피했다. 하지만 고참으로 보이는 다른 소대의 병력들이 우수수 쓰러졌다. 방패로 앞에만 막다가 뒤의 총알에 당한 것이었다. 괴물들이 쏘는 총알과 하늘에서 떨어지는 포탄을 잘 막던 거미 족 전사들도 뒤에서 쏘는 아군의 공격에는 속수무책이었다.
펑!
아군을 향해 총격을 가했던 병사의 머리가 펑하고 터져 블루스톤이 되었다. 파티장인 소대장은 헬멧을 자폭시킬 권한이 있는 모양이었다.
‘불안하군. 이상하면 호신강기로 헬멧을 날려버리자.’
김환근은 뒤의 아군도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그렇지만 자신의 초감각을 믿고 10겹의 호신강기는 만들지 않았다.
‘전투 임무를 완수하고 퇴각하자.’
김환근은 적들의 총탄을 피하면서 염력으로 바닥에 즐비한 블루스톤과 레드 스톤을 주웠다. 순식간에 1천점이 넘어가서 퇴각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타루 소대장을 보니 이대로 후퇴하려고 하면 뒤에서 밀려오는 아군에 밀려 등 뒤에서 적의 총알을 맞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김환근은 어쩔 수 없이 타루 소대장과 함께 엄폐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면서 적의 총알을 피해 앞으로 전진했다.
“우오오!”
카가가가캉!
투두두두둑!
마침내 적과 적색 평원 한가운데서 부딪쳤다.
번쩍!
김환근은 호신강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용마기공술을 이용한 호신강기가 아니라 천지신공을 응용해서 실드와 결합한 호신기공이었다. 천지신공의 호신기공술은 호신강기를 투명하게 만들 수도 있고 변형을 하거나 회전을 시킬 수도 있는 도술과 무공을 결합한 스킬이었다. 자신이 이곳에서 무지막지한 호신기공을 보여주면 이 정보가 차원상점에 들어갈 것이고, 그러면 파라 족 들에게 자신이 여기 있다고 알려줄 수 있기에 얼굴 모습까지 도술로 바꾸고 용병이 되어 이곳으로 온 보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