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낙하산-36화 (36/82)

00036  18. 천지신공(天地神功)  =========================================================================

18. 천지신공(天地神功)

스슥!

“충!”

김환근과 이명산 도인이 나타나자 김강수 대위가 거수경례를 김환근에게만 하였다. 확실하게 위계질서를 확립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상황실에는 김강수 대위만 남아 있었다.

“험. 대장하고 할 말이 있으니 자리 좀 피해주게.”

이명산 도인은 김강수 대위의 속마음을 짐작하고는 자리를 피해 달라고 하였다. 이명산 도인은 나이가 벌써 3백 살이 넘었다. 맹세의 계약을 했으니 대장에게 배신을 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하지만 새파랗게 어린놈에게 다른 놈들처럼 인사를 하고 존대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예.”

김환근이 고개를 끄덕이자 김강수 대위는 거수경례를 하고는 자리를 피해 주었다.

“생각해 보았느냐?”

“예. 제자가 되겠습니다. 어떻게 하면 됩니까?”

알파 세력이 초능력자 괴물과 전투로봇을 가지고 있었고, 차원전사가 약탈자가 되어 나나탈 수도 있었기에 알파 세력의 배후인 생체로봇이 데빌로 부르면서 무서워한 이명산 도인의 무공과 술법을 배울 기회를 저버릴 수 없었다. 용마기공술이란 뛰어난 스킬을 가지고도 그 능력의 100분의 1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스킬 숙련도를 통해서 확인했다. 이명산 도인이라면 이런 스킬들의 숙련도를 올릴 수련 방법을 알고 있을 것 같았다. 도우미는 숙련도를 올리는 방법으로 수련과 훈련, 실전으로 자연스럽게 올라간다고 했다. 이는 도우미도 모른다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다른 것 없다. 내단을 받아서 먹고 나를 사부님으로 부르면 된다.”

“입문 예식은 없습니까?”

“죽기 전에 심성이 바른 자를 골라서 내단을 먹여주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천지문의 전통이다. 때문에 별다른 입문 예식이 필요 없었다.”

“아!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너는 공적으로 내 직장 상사고, 사적으로 내 제자다. 공적인 자리에서도 존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특혜 하나 정도만 주면 된다.”

“아!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스승님.”

“그냥 사부로 불러라.”

“예. 사부님.”

“잠시만 기다려라.”

“예.”

후우우웅!

이명산 도인이 천지신공을 운기해서 아직 흡수하지 못한 블루스톤을 내단으로 바꾸면서 그 안에 천지신공, 축지경공술, 천지검법, 호신강기를 만드는 호신기공의 심결과 깨달음을 각인시켰다. 천지자연의 기운에 자신의 심령과 경험을 담은 일종의 자연심공으로 천지신공과 도술이 천지조화술을 모두 깨우치면 할 수 있는 수법이다.

“받아서 빨리 복용해라.”

몇 분 후에 이명산 도인은 목에서 빛나는 구술처럼 생긴 하얀 내단 하나를 건네주었다.

“예.”

꿀꺽!

김환근은 시키는 대로 내단을 복용했다.

‘크윽!’

그러자 배에서 불이 일어나 몸을 태우는 것 같은 열기가 느껴졌다. 용마기공술로 빠르게 대단을 녹이기 때문이었다. 보통 사람이라면 천천히 녹아서 내공으로 변환되면서 벌모세수와 환골탈태가 일어나면서 무공과 천지조화술을 익히기 가장 적합한 신체가 된다.

〈네가 아는 무공을 운기해라.〉

‘아! 예.’

김환근은 최상급 마나심법을 이용해서 내공을 녹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내단이 내공이 아닌 마나로 변환되면서 내단에 녹아 있던 심령공이 김환근의 뇌리에 각인되기 시작했다.

〈천지신공을 습득했느냐?〉

이명산 도인이 불안한 표정으로 도우미 시스템을 이용해서 물었다. 벌모세수와 환골탈태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

〈그럼, 한번 해 보아라.〉

‘예.’

김환근은 최상급마나심법을 그만두고 천지신공을 운기하려 했다.

‘어 잘 안 되는 데? 어떻게 하지?’

뇌리로는 이해가 되고, 신공의 구결도 알고 있는데 마나가 움직이지 않았다.

‘용마기공술이 다른 스킬을 10배로 증폭시켜 준다고 했으니 용마기공술과 천지신공 동시에 운기해 볼까?’

용마기공술의 특징은 이것과 동시에 다른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니 두 개의 스킬을 결합해서 하나의 스킬처럼 사용할 수 있다. 용마기공술만 사용하면 일종의 호신강기를 만드는 호신기공처럼 된다.

후우우우웅!

‘헉! 저, 저절 수가! 시작하자마자 천지신공 10성의 경지라니!’

이명산 도인은 경악했다. 김환근이 시작하자마자 그의 몸에서 10겹의 호신강기가 만들어졌다. 그리고 천지신공 특유의 기운이 김환근의 몸을 휘감고 있었다. 천지조화술에 입문하기 위해서는 먼저 천지신공을 12성 대성해야 한다. 그런데 김환근은 시작하자마자 천지신공 10성이 경지에 오른 것이다. 천지신공은 1성만 달성해도 천지조화술과 연결된 축지법과 분신술을 배울 수 있다. 물론 분신은 1나 정도만 만들고, 축지법도 1미터 정도의 땅을 건너뛰는 공간이동 정도다. 용족의 신체와 용마기공술, 그리고 천지신공이 합쳐지자 이런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 것이었다.

‘된다.’

김환근은 순식간에 마나가 수십만이나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단에 있는 내공과 천지 자연에 있는 기운을 흡수해서 마나의 양을 늘린 것이다.

〈그만!〉

내단을 녹이고 주변에 있는 천지자연의 기운을 모두 흡수하려 하자 이명산 도인이 메시지를 보냈다.

‘예.’

김환근은 용마기공술과 결합된 천지신공의 운기를 그만 두었다.

‘최상급 마나심법을 필요 없구나.’

천지신공의 위력은 최상급마나심법의 10배 위력이다. 최상급마나심법이 좋은 점은 저절로 피부호흡을 통한 마나의 축적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었다. 또한 용족의 신체 때문인지 용마기공술과 함께 운기하지 않으면 천지신공을 사용하기 어렵다. 이 천지신공을 운기해서 차원 에너지를 마나로 흡수하는 용도가 아닌 방어용이나 공격용으로 쓸 때는 마나의 소모가 10배나 더 커진다. 대신 호신강기가 10겹으로 만들어져서 방어력은 10배 이상이다.

“허흠. 우리 제자가 대단하구나. 하지만 네 천지신공은 조금 위험하구나. 상극상생의 조화 속에서 내공을 모으는 신공이 너에게는 마공처럼 주변의 모든 에너지를 진공청소기처럼 흡수하는구나. 주변이 살아 있는 사람의 생명력까지 흡수할 수 있으니 천지신공을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것이다.”

“예. 사부님.”

천지신공이 아니라 용마기공의 부작용일 것이다. 용마기공술은 모든 스킬을 10배로 증폭시키니 천지신공이 자연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하는 도에서 출발한 도공이 아니라 마공처럼 변질되어 버린 것이다. 천지신공은 어긋난 자연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사악한 기운은 정화하고, 좋은 기운이라도 넘치는 것은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그런 기운을 흡수해서 자연의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면서 내공을 만든다. 그런데 용마기공술이 결합되자 마공처럼 모든 기운을 흡수해서 마나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천지조화술은 내가 천명을 다해서 하늘로 가기 전에 전수해 주마.”

이명산 도인도 내단을 전수받아 무공과 도술을 익혔기 때문에 제자를 가르치는 법을 모른다. 박무현 중령처럼 직접 가르쳐 보려고도 했지만 내공심법이 단순한 호흡법이 되고, 무공이 단순한 권각술이 되자 포기한 상태다. 블루 스톤을 또 구하면 천지조화술도 전수해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김환근의 무시무시한 능력을 보자 전수가 꺼려질 정도였다. 때문에 그 문제는 블루 스톤을 구하면 그때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예. 사부님.”

“이제 들어오라고 해라.”

“예.”

김환근이 메시지를 이용해 들어오라고 하자 김강수 대위가 들어왔다.

“천지문의 문주님이시자 내 사부님이십니다. 앞으로 공식석상에서 제가 하대를 해도 되시는 분이십니다.”

김환근은 약속을 지켰다. 그러자 이명산 도인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예. 앞으로 명예 고문으로 모시겠습니다.”

김강수 대위는 김환근을 인류 연맹의 맹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런 그에게 하대를 하는 유일한 인물이 생기자 명예 고문으로 추대해 버렸다.

“앉아서 이야기 하시죠.”

“그러자.”

“예.”

세 사람은 탁자에 둘러앉았다.

“이면 세계의 강자들에 대해서 아십니까?”

김강수 대위는 대통령과 국정원 원장에게 이면세계의 강자들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얻었지만 자세한 정보는 그들도 잘 모르고 있었다.

“잘 안다. 천지문은 일인 전승문파라 세력이 없었다. 세력을 만들기 위해 박무현처럼 군인들에게 무공을 가르쳐 보았지만 천지문의 무공을 깨우쳐서 초인이 되지 못했기에 생활하는 데 조그마한 도움은 받았지만 다른 나라처럼 실권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다른 나라는 초인들이 실권을 잡고 있다는 뜻입니까?”

“맞다. 가까운 북한도 금강문과 백두문이라는 두 문파가 서로 견제하면서도 천지문주인 나를 견제하려고 손을 잡고 있는 상태이지. 유럽은 기사와 마법사라는 초인들이. 아프리카는 주술사라는 초인들이. 일본은 닌자와 술법가로 불리는 초인들이, 중국은 구파일방으로 불리는 무공의 초인들이 존재하고 있다.”

“미국의 초인들은 어떤 놈들입니까?”

“천지문은 지금까지 그놈들과 수천 년 동안 치열한 싸움을 이어왔다. 놈들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자연의 조화와 균형을 무너뜨리려 했고, 천지문을 그것을 막아왔다. 그리고 이제야 그들이 알파 세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 그들은 자신들의 방법이 계속해서 막히자 20세기 들어와서는 세계 각국에 있는 초인들을 납치해서 초인부대를 양성하기 시작했다. 나를 제거한 후에 차원균열을 일으키려 한 것이지.”

“알파 세력이 어떤 방법으로 초인부대를 양성한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납치한 초인을 죽인 후에 그의 혼을 초인부대 대원에게 강신시키는 방법으로 초인을 만든 것 같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모든 초능력자들을 납치하고 세상에는 초능력자가 없다고 선전했다. 때문에 알파 세력이 무서워서 세상의 이면에서 고고하게 존재하던 초인들이 지하세계로 숨어들어 배후에서 각국의 정부를 장악하기 시작한 것이 20세기부터이다. 그 후로는 각국의 정보국을 이용해서 초인들끼리 연합하기도 하고 싸우면서 알파 세력의 초인부대를 견제해 왔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미국은 알파 세력이 장악했다고 보아도 됩니까?”

“그렇게 되었다면 세상은 벌써 핵전쟁으로 멸망했을 것이다. 내가 미국으로 가서 알파 세력의 초인부대를 모두 박살내고 항복한 놈들 중에 기가 순수한 놈들은 살려서 내 편으로 만들었지. 험! 나도 세계를 지배하는 미국의 배후가 되어보려고 대부분을 미국에서 보냈다. 한국에는 가끔 수련을 위해서 들리는 정도였지.”

조금은 어색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이명산 도인이었다. 미국의 배후 세력의 핵심은 알파 세력이 아닌 이명산 도인이라도 해도 될 정도다. 이명산 도인이 장악한 세력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하셨습니까?”

천지문주인 이명산 도인이 미국의 초인부대를 박살내고 그들을 부하로 만들어서 미국을 배후에서 지배하려 했다는 말에 김강수 대위와 김환근은 깜짝 놀랐다. 그냥 산속에서 도나 닦으면 세상을 유유히 떠도는 천년 학처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거의 성공했다. 알파 세력이 나를 데빌로 부르면서 그들도 지하로 숨어들었다. 그리고 그때부터 전투로봇을 만들고 독가스와 핵폭탄으로 나를 제거하려 시도했지만 내가 살린 초인들이 정보국과 미국 군대에서 요직에서 이를 사전에 알아내고 막아왔다. 놈들이 나 하나를 죽이기 위해서 수백만 시민들이 있는 대도시에도 핵폭탄을 터트리려 하자 그때부터 내 부하들은 수많은 핵무기를 대통령을 비롯한 세 명의 암호를 모르면 절대로 발사하거나 폭발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산으로 날아온 탄도 미사일에 핵탄두가 실려 있지 않다는 것은 내가 살린 초인들이 아직 미국을 지배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럼, 지금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폭발한 핵폭탄은 누가 터뜨린 것입니까?”

“당연히 알파 세력이겠지. 그들은 미국이 관리하는 핵폭탄을 움직일 수 없자 테러범들처럼 다른 나라에서 밀수를 하거나 비밀리에 핵폭탄을 제조하려 했다. 필사적으로 막았지만 완전히 막지는 못해서 그때부터 나는 알파 세력을 피해서 사람들이 없는 산으로만 다녔다. 내가 있으면 앞뒤 가리지 않고 무조건 핵폭탄을 지고 자폭하려는 자폭병사들이 있었기 때문이지. 그 자폭병사가 전투로봇이라는 것은 이제야 알았다.”

알파 세력들은 이명산 도인을 죽이기 위해 밀수하거나 제조한 핵폭탄, 가스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가 없어야 차원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저절로 차원균열이 일어나자 괴물들이 인류를 멸종시키고 완전한 차원균열을 만들기 위해 이명사 도인을 죽이기 위해 준비했던 독가스와 핵폭탄 등을 사용한 것이었다. 만약 괴물들이 인류를 압도했다면 모두 사용하지 않고 남겨 두었겠지만 인류가 괴물들을 압도하자 모두 사용해서 전기와 수도, 통신 등등을 차단하여 인류가 단합하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초인들이 연합하여 이명산 도인과 합류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조금 전에 항모전단에서 연락이 왔었습니다. 핵잠수함은 연락두절 상태로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내부에서 문제가 생겨서 침몰한 것이 분명합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핵잠수함에 알파 세력의 동조자가 있을 것이고, 그들이 핵잠수함의 정확한 좌표를 알려주면 공간이동으로 초인괴물들이 그곳을 잠입해서 핵잠수함을 장악했을 것이다. 하지만 핵탄두가 실린 미사일은 암호를 모르니 발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공간이동이 가능한 초인괴물이 핵탄두를 들고 이동하여 자폭하면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공간이동 능력자가 들 수 있는 무게는 100Kg 이내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한 사람만 데리고 이동하는 능력도 대단한 것이지. 그러니 가볍게 제조한 핵폭탄이 아니라면 들고 이동할 수 없다.”

미국은 점퍼 초능력자가 핵폭탄을 들고 이동하여 테러를 하지 못하도록 미국에서 만든 모든 핵폭탄은 크기가 거대해서 그들이 가지고 공간이동을 할 수 없다. 그것은 아공간을 가진 차원전사들도 마찬가지다. 보통 사람은 무거워서 들기도 어렵고 초인이 들 수 있다고 해도 부피 때문에 입구에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핵폭탄을 모두 크게 만들고 터지지 않도록 3중 암호 체계를 확립하자 알파 세력들은 작은 핵폭탄을 해외에서 만들어서 밀수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자 이명사 도인과 미국의 초인들은 다른 나라에도 압력을 가해서 3중 암호 발사체계와 테러범이 훔쳐가지 못하게 크게 만드는 것은 물론 방어체계를 확고하게 했다. 그래서 알파 세력은 핵폭탄에 대한 감시가 커지자 독가스를 만드는 화학탄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고, 차원균열이 일어나자 그것을 이용해 미국의 초인부대를 거의 몰살시켜서 그 중의 일부를 초인괴물로 만든 것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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