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22 11. 경호회사 BD(블랙 드래곤) =========================================================================
11. 경호회사 BD(블랙 드래곤)
“지금 만나러 가는 이현주라는 약사는 제가 좋아하는 아가씨입니다. 앞으로 경호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니 친하게 지내시면 좋겠습니다.”
“예. 실장님.”
김환근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이현주에 대해서 간단해서 미리 말해두었다.
똑똑!
창문으로 약국 안이 다 보이지만 문을 두드렸다.
“네.”
이현주가 나와서 문을 열어주었다.
“하하! 안녕. 여기는 내 경호원이 김강수 대위님. 여기는 제가 좋아하는 약사인 이현주입니다.”
“안녕하세요. 이현주입니다.”
김환근의 멘트에 이현주는 얼굴을 붉히면서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십니까? 흑표부대 중위 김강수입니다.”
아직 현역 군인이라 그런지 긴장을 하고 거수경례를 하였다.
“군인이세요?”
이현주가 놀라서 물었다.
“특전사 대원이신데 실력이 좋아서 내가 경호원으로 스카우트 했다.”
“정말이세요?”
“예. 사실입니다. 다만 아직 전역을 하지 않아서 내일부터는 선배님들이 운영하는 경호회사에서 경호원들이 나올 것입니다.”
“……!”
머리도 짧고 말투도 군인이 분명했다. 더구나 단호한 말투 때문에 연극을 하거나 자신을 속이려는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었다. 또한 자신과 초면인 사람이 자신을 속일 이유도 없을 것이다.
“실장님. 어떻게 된 거예요?”
“배고프다. 카페에 가서 식사하면서 설명해 줄게.”
“네.”
이현주는 곧 약국 문을 닫고는 김환근을 따라서 카페로 갔다. 하지만 토요일 오후라 손님들이 많자 다시 올라와서 차를 타고는 홍천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가서 식사를 하였다.
“그래서 얼마나 버셨어요?”
김환근이 식사를 하면서 자신이 로또 1등에 당첨이 되었고, 그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여 부자가 되었다는 설명을 했다. 그러자 이현주가 질문을 하였다.
“한 1조원?”
“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이 커진 이현주다.
“경호원을 고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이해했지?”
“그럼, 이제 병원에서는 퇴사하는 것인가요?”
조금은 쓸쓸한 표정으로 묻는 이현주다. 한 5개월 동안 매일 만나다 보니 정이 들었다. 그런데 이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내가 왜? 그냥 놀아도 4대 보험도 되고 월급도 꼬박꼬박 나오는 이 좋을 직장을 그만 둬.”
“뭐에요?”
자신의 마음을 숨기기 위해 일부러 화난 표정을 하는 이현주다.
“맞잖아. 모두 낙하산이라고 나를 부러워하는데 내가 왜 그만둬. 병원에서 강제로 자르면 어쩔 수 없지만 내 손으로 절대 사직서 안낸다.”
“좋겠어요. 낙하산이라.”
“그럼, 내 백이 얼마나 좋은데.”
“그 많은 돈으로 뭐할 생각이세요.”
“지구를 지키는데 쓰려고. 그래서 주식을 한 거야.”
“네?”
다시금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 된 이현주가 김강수 대위를 보았다. 진짜냐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김강수 대위는 자신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묵묵히 앉아서 포크로 스테이크를 잘라서 먹었다.
“내가 초능력자라면 믿을래?”
“초능력이요? 엑스멘이세요?”
이현주가 피식 웃으면서 물었다.
“미래를 조금 예지하는 능력이 있다. 처음에는 나도 믿지 못했지. 그런데 주식을 해 보니 내가 미래 예지가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래서 미래를 대비하려고 해.”
김환근의 설명에 김강수 대위도 호기심을 가지고 집중해 듣고 있었다.
“어떤 미래인데요?”
“내가 몽유병 환자라는 소문이 있지?”
“네.”
“사실은 매일 밤 같은 꿈을 꾸어. 그 미래에 7개월 후에 해일과 지진, 화산 폭발이 우리나라에도 일어나고, 전 세계적으로 자주 일어나. 그리고 그 미래에서 신문을 보았는데 매일 같은 꿈을 꾸어서 신문에 있는 날자와 주식 시세표도 보았다. 그래서 주식 투자를 했는데 정말로 돈을 많이 벌었다. 그런데 돈을 한 3천억 원 벌자 미래가 조금 바뀌고 주식 시세표도 바뀌어서 손해를 보았다. 그래서 한동안 주식을 그만두었지.”
“정말요?”
“내가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지.”
“그래서요.”
“미래가 바뀌고 3년 후의 미래를 보았는데 너무 끔찍해서 도저히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야. 그 미래에서 김강수 대위님을 보았지. 그래서 지금 중위님이시지만 대위님으로 부르는 거다. 내가 주식투자로 미래가 바뀌는 것을 보고 미래를 바꾸기 위해 미친 듯이 주식투자를 해서 1조억 원을 보았다. 그런데도 미래는 바뀌지 않고 주식시장의 흐름만 달라졌다. 그래서 주식투자로는 미래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미래를 대비하려는 거야. 내 꿈이 개꿈이기를 바라면서.”
“……!”
“……!”
두 사람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미래예지가 아니라 꿈 이야기를 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꿈에서 김강수 대위를 만났고, 1조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벌었다고 하면 자신이라도 그 꿈을 무시하기 힘들 것 같았다.
“믿기 힘들어요.”
“나도 그래.”
이현주가 한숨을 쉬며 말하자 김환근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
“그 예지몽에 저도 나와요?”
“어.”
“어떻게 되요?”
“나하고 있으면 살고, 그렇지 않으면 죽어.”
“뭐예요.”
이현주는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사실인데……!”
이현주가 노려보자 김환근은 말소리가 줄어들었다.
“이제 들어가요.”
“주말인데 드라이브라도 갈까?”
“일이 밀렸어요.”
“어. 그래.”
김환근은 이현주를 병원의 약국에 데려다 주었고, 일을 도와주자 김강수 대위도 오후 내내 자원봉사를 해야 했다. 세 사람이 함께 해서 일요일에 할 일까지 모두 끝내자 저녁 7시가 되었다. 세 사람은 카페로 가서 저녁을 먹으면서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다가 저녁 10시가 넘어서야 들어와서 헤어졌다.
밤에 혹시나 해서 평행차원의 미래로 갔다. 하지만 미래는 변하지 않았다. 15일 동안 돌아다니면서 확인을 했고, 5마리의 괴물을 잡고는 바로 돌아왔다.
* * *
다음날
아침에 일찍 일어난 김환근은 김강수와 이현주와 함께 병원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였다. 그리고 약국이 아닌 자신의 집무실로 두 사람을 데리고 와서 모닝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실장님 직무실은 처음 와 봐요.”
“여직원들 눈치가 보여서 나도 처음 이용하는 거야.”
“호호호!”
김환근의 대꾸에 이현주가 웃었다. 김환근이 이 병원에서 어떤 취급을 받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개인 돈을 써서 직원들의 복지(식사와 술)를 위해 노력하고 있기에 인기는 많다. 그래도 낙하산이란 딱지는 떼어내기 힘들다.
“오늘은 뭐하세요?”
“경호원들 30명이 오기로 했다. 같이 만나볼래?”
“사, 삼십 명이요?”
깜짝 놀란 이현주의 눈이 커졌다.
“예지몽 때문에 미래를 준비하려면 최대한 많은 병력과 세력이 필요해. 그래서 주식 투자로 돈을 모은 것뿐이야. 그리고 예지몽이 아닌 개꿈이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지.”
“……!”
김환근의 쓸쓸한 대답에 이현주는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아려왔다. 김환근은 미래를 바꾸기 위해 410년간 처절하게 노력했던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많이 강해졌고, 차원에너지와 마나를 넘치도록 모을 수 있었지만 그래도 미래는 변하지 않았다. 마나 백만이면 충분히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지겨움과 외로움을 견디면서 수련을 했었다.
띠리링!
이때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예. 김환근입니다.”
<충! 박무현입니다. 근처에 30명이 숙박할만한 숙소가 없어서 홍천 비발디파크에 있는 큰 방을 예약했습니다. 제가 아는 지인이 그곳의 VIP 회원이라 싼 가격에 30일 동안 빌려 쓰기로 했습니다. 그곳에서 대원들이 교대로 실장님 경호를 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서도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사들 5명도 같이 가서 인사를 드리겠다고 해서 지금 출발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뵙겠습니다.>
“이곳에서 모두가 모일만한 장소가 없으니 비발디파크에서 만나기로 하죠. 그곳에 있는 연회홀 하나를 예약하시기 바랍니다.”
<예. 예약한 후에 문자로 장소와 시간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충!>
군대식으로 인사를 하는 박무현 중령의 목소리는 신나 보였다.
“박무현 중령입니다. 서울에서 출발했다고 하니 2시간 이내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통화를 마친 김환근이 김강수 대위에게 통화 내용을 알려주었다.
“예.”
“현주도 같이 가서 만나볼래?”
“아니요. 저는 방에서 푹 쉴래요.”
김강수 대위는 커피를 마시고는 알아서 자리를 피해주었고, 김환근은 이현주와 1시간 정도 더 수다를 떨다가 헤어져서 외출 준비를 하였다. 방으로 돌아와서 양치질을 하고 옷을 갈아입은 후에 박무현 중령에게 온 문자를 확인한 후에 김강수 대위와 함께 비발디파크로 갔다.
* * *
비발디파크
박무현 중령은 메이플동에 있는 88평짜리 VIP숙소를 빌렸다. 특별 분양된 이 곳은 VIP 회원이 1년 내내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30명이지만 항상 30명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근무를 나가거나 비근무자는 집으로 퇴근도 해야 한다. 그래도 매일 15명 이상이 숙박을 해야 하는데 거실에 침낭을 깔고 자면 100명도 잘 수 있는 넓은 숙소였다. 또한 모임을 위해서 2층에 있는 루비홀을 빌려놓았다. 김환근은 경호원들과 에메랄드 홀에서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는 회의를 하였다. 교실처럼 단상이 있고, 의자가 200개나 있는 큰 홀이다. 박무현 중령은 의자 배열을 다시 하여 37명이 둥글게 모여서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흑원의 대표인 하석태에게 은행의 대출금을 갚는 조건으로 이사들과 대원들의 사직을 일관처리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하석태 대표는 밀린 월급을 모두 지불하고 2억 원으로 이사들의 주식을 모두 매입해 주기로 했습니다.”
20억 원을 투자하고 빚이 30억 원이다. 50억 원을 날리고 2억을 건진 셈이다. 그리고 하석태는 경영난을 핑계로 이사들과 경호원들의 월급을 줄이고, 그마저도 3개월 빌려 있는 상태였다. 이사들은 하석태가 투자금과 이익금을 대부분을 빼돌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다면 이사들의 주식을 2억 원에 매입하고 3억 원이 넘는 밀린 월급을 모두 준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용역깡패와 비슷한 일에 대해서 계약한 금액 이외의 돈을 받아서 개인적으로 착복했을 것이다.
경호회사 사무실의 보증금과 각종 경호장비들을 생각하면 하석태가 실질적으로 손해 보는 금액은 2억 원이 안 된다. 새로 경호회사를 세우려면 2억 원의 10배는 들어가기에 2억 원으로 먹어치운 것이다. 실제로 그는 경영난을 핑계로 3억에 회사를 넘기자고 했었다. 아마 그가 소속된 조직의 하수인에게 회사를 판 후에 다시 그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어 경호회사를 운영하려 했을 것이다.
“명령만 하시면 하석태의 목을 따 오겠습니다.”
이사였던 박 소령이 흑원의 대표이사인 하석태와의 만남을 보고하자 경호원이었던 오 중사라는 대원 하나가 살기어린 눈빛을 뿜어내면서 의견을 발표했다. 그는 특전사 대원으로 군의 특수부대에 차출되어 북한에 넘어가서 임무를 수행한 적이 있는 대원이다.
“놈이 속한 용가리파의 두목들과 조직원들도 모두 제거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오 중사의 말에 이어 흑원에서 일했던 대원들도 모두 눈빛에 살기가 어렸다. 하석태가 특전사 대원들을 용역깡패 들인 그의 조직원들처럼 대했다. 때문에 특전사에서도 실력이 좋은 특수대원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대원들은 1년 동안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하석태가 속한 조직을 철저하게 파헤쳐 놓은 상태였다. 세금이나 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적진에 잠입하듯이 조직원들의 사무실이나 집에 침투해서 그들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하석태는 특전사 대원들이 자신의 명령에 따르지 않고 조직원인 경호원들을 두드려 패기 시작하자 위기의식을 느끼고 돈을 빼돌려 경영난을 이유로 회사를 폐업하거나 팔아넘긴 후에 특전사 대원들을 모두 내치려하는 중이었다.
“저는 제가 만들 경호회사에 문제가 생기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벌레에게 물렸다고 생각하시고 흑원의 일은 잊어버리십시오.”
김환근은 깡패들 조직과 문제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경호 일을 하려면 흑원과 부딪칠 수밖에 없습니다.”
이사 한 명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한국의 경호 세계는 좁다. 연예인 경호와 같은 VIP 경호는 유명한 회사가 독점하고 있었다. 돈이 되는 것은 용역깡패들인 깡패조직들이 세운 경호회사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이 마저도 인맥이 필요하고 흑원에서 일한 특전사 대원들이 아는 일거리는 흑원 경호회사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니 자신들이 일할 직장이 평생직장이 되기 위해서는 흑원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원들이다. 하석태 대표이사가 돈을 빼돌리지 않았다면 흑원이 망할 리가 없다는 것 정도는 안다.
“내가 목표로 하는 경호회사는 VIP 경호가 아닌 민간전투회사인 PMC입니다.”
박무현 중령과 김강수 대위는 김환근의 개인 정보에 대해서 말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즉, 김환근이 돈이 얼마나 많고, 또 그가 무슨 목적으로 경호회사를 만들려는 지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
두 사람을 제외한 모두의 눈이 커졌다.